제87화 로미오와 줄리엣편 - 마왕 뚝배기 깨서 저주를 풀자. 마지막편. 개새끼들. (4)
*
[곧 몬스터들이 몰려옵니다. 전투태세를 갖추세요.]
메세지가 떴다.
우린 메세지를 확인하고선 검을 들었다.
로미오는 단검을.
난 대검을.
줄리엣은 작은 지팡이를.
"와라. 다 죽여주마."
모든 스킬들을 오픈했다.
흑산풍, 추적형 발도. 등 최고 스킬들로만 추렸다.
로미오도 이상한 스킬을 쓰더니
그림자만 빼놓고 모습이 감춰졌다.
쿵쿵쿵-
-쿠어어어!!
-궤에에에!
몬스터들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떼거리로 몰려드는 소리.
그 수가 엄청나다.
던전에는 돌들이 많았다.
울퉁불퉁한 지역.
여기저기에선 불꽃 용암들이 튀겼다.
앞에는 큰 돌산들이 시야를 가렸는데
소리가 들리고 돌들 사이로 몬스터들이 튀어나왔다.
타이탄 몬스터부터 고블린까지.
볼 수 있는 몬스터들은 다 있었다.
그 중에는 타우르스 무리들도 있었다.
"온갖 잡것들이 다 있구만."
나는 결계를 펼치며 대검을 들고 뛰어갔다.
"블래스트!"
파동을 외쳤다.
대검을 휘두르고 날아가는 검날과 함께 파동이 터져 몬스터들의 잔해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쳐놓은 결계 탓에 살점들이 결계를 지나갔다.
그러나 체력이 센 편에 속하는 타이탄들은 그대로 밀고 나왔다.
블래스트 하나만으로는 죽이기 어려웠다.
사사사사삭-
바닥에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봐서는 로미오가 움직이는 모양이다.
"암흑사절단."
로미오가 말했다.
난 흑산풍을 시전해 로미오를 도왔다.
흑산풍으로 인해 주위가 어둠으로 물들고 로미오의 기술이 한층 더 강해졌다.
암흑사절단은 여러 분신들을 이용해 적들을 사정없이 베는 기술이다.
실체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삭-
샤샥-
사사삭-
-꾸어어어!
-퀘에에에에!
-쿠어어어어억!
로미오의 단검이 지나간 자리에 타이탄의 팔 다리가 하나씩 절단되었다.
단단한 타이탄의 팔조차 단검의 몇번 베이고 나니 무참히 떨어져나갔다.
베여진 팔에는 근육들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마지막.
줄리엣의 힐이 공격력과 체력을 올려주고, 민첩함까지 올려주었다.
"추적형 발도."
발도를 사용할 수 있는 영역도 확장되었다.
버프 탓일까.
맵 전체를 뒤엎는 것 같다.
발도가 발동되고,
눈으로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많은 칼날들이 날아갔다.
시야를 잃을 정도로 밝은 빛이 연속해서 번쩍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뒤로 물러나 눈을 감았다.
촤촤촤촥-
촤촤촤촤촥-
촤촤촥-
촤촤촤촤촤촤촥-
수만번의 칼집.
수만번의 외침.
소리가 멈췄을 땐 모든 몬스터들이 목숨을 잃은 후였다.
개미새끼하나 살아있지 않았다.
"뭐...뭐에요 이 스킬은.."
"가자. 마왕한테."
"정말..당신 정체가 뭐에요."
줄리엣은 날 두려워하며 말했다.
이정도 강한 이라고 생각 못했을 거다.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
[다음 던전으로 향합니다.]
그 다음은 던전 안에서 초록색 정수를 찾는 일이였다.
물론 전 던전과 다를 게 없었다.
몬스터들을 모두 죽이고 초록색 정수와 함께 다음 던전에 들어가는 것이였다.
이곳도 무난하게 클리어했다.
추적형 발도, 로미오의 공격.
이미 레벨차이가 많이 나는 곳이였다.
잡몹 처리하는데는 그냥 대검으로도 충분했다.
금방 초록색 정수를 찾고선 다음 던전으로 향했다.
[마지막 던전으로 향합니다. 보스를 잡고 보스의 심장을 획득 하십쇼.]
"보스의 심장?"
"맞아요. 저 심장이 마왕을 깨워줄 거에요."
줄리엣이 말하는 보스의 심장.
내겐 식은 죽 먹기였다.
그깟 보스놈이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다고.
던전안으로 들어가자
또 몬스터들이 몰려왔다.
이젠 죽이는 것 조차 귀찮았다.
"어우. 시시해."
추격형 발도를 앞세워 몰살시켜 버리고 보스를 기다렸다.
그러자 어딘가 야옹하는 소리가 들렸다.
"야옹..?"
무슨 뜬금없는 소릴까 싶었다.
어디선가 조그맣고 똘망똘망한 하얀색 고양이가 나왔다.
미묘라고 불리는 고양이였다.
"개귀여워.."
눈을 뗄 수가 없는 미모다.
앙증맞은 새끼 고양이.
난 다가가 고양이를 안았다.
쓰다듬어 주니 도망치지도 않고 도리어 내게 안겼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날 핥아주었다.
"아하하! 그만해. 간지러워~!"
"속으시면 안돼요. 그 좆냥이가 이곳 보스에요. 빨리 심장을 꺼내요!"
"뭐..? 장난치지마. 이런 미묘를 어떻게 죽여!"
"그래도 죽이셔야돼요. 주세요. 저라도 죽일께요."
"이 악마들아!"
"속지마시라니깐요. 처음에 저도 그랬어요. 얼른 죽이셔야 돼요."
난 고양이를 쳐다봤다.
고양이는 불쌍한 표정으로 야옹거리며 날 보았다.
어떻게 죽이라고!
난 못해..
"잔인하잖아. 어떻게..이런 아이의 심장을 꺼낼 수가 있지?"
"연약한 인간을 현혹시키는 던전이에요. 일부러 인간 마음을 약하게 만드는 고양이로 변신한거라고요."
"보스가 변신한거라고?"
"네. 몬스터들이 이런 짓거리로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죠."
줄리엣은 고양이를 건네 받았다.
"설마 죽이려고?"
"그럼요. 바로 심장을 꺼낼꺼에요."
"다시 한번 생각해봐. 보스가 아닐 수도 있잖아."
"마왕 죽이러 안 가실 거에요? 여기서 고양이나 키우고 사실건 아니잖아요."
"맞긴한데.."
"가만히 계세요. 심장을 뺄테니깐."
"야아아옹..!"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줄리엣은 로미오에게 건네받은 단검으로 단번에 고양이를 찔렀다.
가슴을 가르고 그 안에 심장을 꺼냈다.
아직 뛰고 있는 심장.
고양이의 시체는 바닥에 떨어졌다.
"잔인한년.."
"게이트로 가요."
게이트 앞에 서자 노랑색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게이트 문이 열렸다.
"봤죠? 아마 시간을 끌었다면 이곳에 갇혔을 거에요."
"마음이 아프다.."
슬픔을 추스릴 시간도 없었다.
바로 마왕의 성에 도착했다.
넓은 들판 위에 타우르스 마왕이랑 똑같은 녀석이 나무기둥에 앉아있었다.
"아니 넌..?"
-침입자들이로구나.
잠시 타우르스 마왕년인줄 알았다.
허나 이 녀석은 성별이 남자였다.
"복수를 하기 위해 왔다."
-복수?
"그래. 3년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왔지."
-3년전? 내가 3년전에 뭔 짓을 했더라..?
"기억도 못하는 거냐?!"
-뭔진 모르겠지만 와라. 깔끔히 죽여주마.
로미오와 타우르스가 대화를 마치고선 서로 무기를 겨눴다.
타우르스는 전매특허인 큰 도끼를 꺼내들었고, 로미오는 단검을 들었다.
대형도끼앞에서 로미오의 단검이 어린애 장난감 같았다.
"저래서 이길 수 있으려나?!"
"안 도와주실거에요?"
"잠깐만 지켜보고."
난 팔짱을 끼고 저들의 전투를 지켜본다.
아직 도와줄 때는 아니라 생각했다.
챙챙-
창창창-
쿠웅-
나름 승부가 된다.
로미오가 약한 녀석이 아니였다.
큰 도끼를 잘도 피하면서 타우르스에게 작은 상처들을 내었다.
타우르스의 근육들이 베이면서
틈이 벌어지고 있다.
로미오가 집요하게 벤 곳을 또 베고 있다.
작은 데미지들이 쌓이면서
근육들이 벌어지고 있다.
-쥐새끼마냥 피해다니는구나.
"흥. 스킬이야."
-한번만 걸려봐. 두동강 내줄거니깐.
"너야말로 팔 조심해. 곧 떨어져 나갈 것 같으니깐."
둘은 치열했다.
한번의 틈을 안주는 로미오.
데미지를 입지만 몰아치는 타우르스.
타우르스의 말처럼 잘못걸렸다간 로미오의 몸이 두동강 날 것 같았다.
챙챙-
챙챙챙챙-
로미오가 몰아붙히는 그림이 되고 있다.
작은 데미지가 쌓여 거의 오른팔을 쓰지 못할정도가 되었다.
촤악-
-끄어억!
터업-
바닥에 타우르스의 오른팔이 떨어졌다.
단검에 검은 빛이 돌고 있었다.
"어떠냐. 암흑의 힘을 실은 단검이다."
-크윽..훌륭하군. 하지만 옆구리가 비었잖아?"
타우르스의 왼쪽팔.
도끼가 들려져 있다.
미처 생각 못했을 거다.
왼쪽손만으로 도끼를 휘두를 줄은.
로미오는 피하지 못하고 날아오는 도끼날을 바라만 보고 있다.
"으..으악!"
탱-
로미오가 공포심에 눈을 질끈 감았고
타우르스의 도끼를 막은 것은 바로 나였다.
나의 대검으로 도끼날을 막았다.
가볍게 대검을 위로 쳐들고 마왕의 목을 베었다.
-꾸어어억!
"어림없지."
"허..허어..절...살려주셨네요."
"약속은 약속이니깐."
난 로미오에게 손을 건넸다.
로미오는 나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네,네놈드을..허어..허어..
"네녀석의 목숨을 받아가겠다."
-인간놈드..을..우리의 터전을..감히..내 기술이...탐나서 온..것이냐..! 지워...주는...기술이...대체 뭐길래..이렇게까지..!
"닥쳐! 악마같은 자식. 죽어라!"
로미오가 타우르스에게 달려들어 마지막 숨통을 끊어내었다.
타우르스의 목이 끊기고 피가 얼룩졌다.
타우르스는 바로 숨을 거둔듯 했다.
[마왕을 해치웠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마왕의 스킬이 지급되었습니다.]
메세지가 나왔다.
마왕의 스킬.
뭔진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받았다.
하지만 내 스킬창에는 없었다.
"뭐지..? 스킬이 없는데?"
"아하하. 그러게요. 뭐지..? 일단 나가시죠."
로미오가 다급하게 말했다.
뭔가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우린 게이트를 따라 들어왔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정말 감사드려요. 이로써 마왕의 저주가 모두 풀린 것 같아요."
"이거면 된건가..?"
"그럼요. 전부다 해결됐어요. 감사드려요."
줄리엣에 말처럼 마을로 돌아오자 로미오와 줄리엣 시나리오가 완료되었다.
어딘가 찝찝하게 끝나버렸지만, 클리어 됐으니 뭐..
난 시나리오 클리어를 눌르고 로딩창으로 향했다.
*
아직 다른 시나리오가 뜨기 대기중이다.
이제 클리어를 했으니 궁금해졌다.
대체 클리어 조건이 뭐였을까?
"로미오와 줄리엣 클리어 조건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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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클리어 조건.
성전환한 줄리엣의 결혼을 위해
마왕을 해치우고 기억을 지우거나, 조작하는 스킬을 획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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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성전환? 씨발..? 뭐야..? 이 개새끼들 날 속인거야..?"
화가 치밀어 올랐다.
줄리엣은 처음부터 성전환한 로미오의 소꿉친구.
날 속여 마왕을 해치우려 했던 것이였다.
어째선지 뭔가 이상하다 했다.
[클리어 보상이 지급되었습니다. 아이템 창을 확인해보십시오.]
"조까. 필요없어. 이딴 여성호르몬 목걸이 따위."
난 줄리엣의 귀걸이를 버리기로 한다.
정말로 버리겠냐는 메세지창이 떴지만 과감하게 버렸다.
혐오감이 들어서 도저히 간직하고 있을 수 없었다.
"씨발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