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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의 섹스과목-91화 (91/92)

제90화 - 해상 시나리오편 - 토끼 불알은 어딨니 (3)

*

시장터로 가니 각종 생물들이 바글거렸다.

우럭, 자가미, 참치 등등

그 중 상어가 이곳 시장터를 관리하고 있었다.

"어디간거야."

생물들이 많은 탓에 토끼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 와중에 수상시장은 활발했었다.

인간으로 따지면 인신매매 시장쯤 되려나?

자기 친구들부터해서, 가족, 친척 등을 잡아봐 수상시장에 판다.

수상시장에선 다양한 생물들을 팔았다.

우럭, 산낙지, 광어, 참치 등등

지나다니는 생물들과 똑같은 생물들이 죽어서 매대앞에 놓여져 있었다.

"조씨 아저씨..!!"

한 우럭이 매대 앞에서 눈물짓고 있었다.

"뭐지.?"

그 남자가 우는 까닭은 옆집 이웃아저씨가 죽어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아저씨. 어렸을 적에 제가 울고 있을 때마다 새우를 주셨잖아요..근데 왜 이곳에서 10전에 거래되고 계세요..!"

"어이 이봐. 장사 방해말고 살거 아니면 꺼져!"

주인집 도미가 나와 화를 내었다.

"나쁜자식. 같은 물고기로서 창피하지 않아?"

"이봐. 사연은 딱하지만 너도 물회 비빔밥이 되고 싶지 않으면 썩 꺼지라고. 그렇게 꼬우면 10전주고 사가던가."

"개자식. 어디서 바가지를 씌울려고. 8전에 해줘."

"그래. 좋아. 사연이 딱하니 8전에 주지."

남자는 일어나서는 8전에 흥정을 맞췄다.

그리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바로 조씨 아저씨를 회 쳐 먹었다.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데 한 참치가 다가와 말했다.

"신경쓰지 말아유. 저러는 놈들이 한 둘이 아니에유. 저렇게 감성팔이하면서 흥정하는 게 유행이라니깐유."

"아아..그런건가요?"

"예에. 근데 인간분이 여기는 무슨 일이에유?"

"아. 토끼 간을 팔려고요?!"

"뭐라고요?! 토끼 간?!"

"예. 토끼 불알도 구할 수 있음 좋고요."

"일단 따라와봐유."

참치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조용히 어딘가로 따라오라 하는데 골목길이였다.

삥 뜯으려는 건가?

난 참치남을 따라 골목길로 들어가니 다른 참치들이 서 있었다.

"뭐야? 싸우는거야?"

"진정하세유. 그런게 아니라.."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수명이 얼마남지 않은 인어라 했다.

참치는 눈물까지 흘리며 내게 빌었다.

"선상님..제발 제 와이프를 한번만 살려주셔여.."

"흐음.."

"알고 있습니다. 토끼 간 수만전에 팔 수 있다는 거..하지만 제 와이프는 그게 없으면 죽습니다.."

"흐음..사정 딱한건 알겠는데.."

"이,이렇게 빕니다. 아니면 제 뱃살이라고 잘라드리겠습니다. 아시잖아요 참치뱃살 맛있는거! 무순이랑 먹으면 얼마나 기가 막힌지!"

"알지알지. 아는데.."

"선상님..제발요..!"

"아무리 그래도 공짜로는.."

"뭘 원하시나요!"

"인어가 그렇게 떡감이 좋다던데.."

"예?"

"아니. 어차피 죽을 목숨이면 한번 대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목숨을 살려주는데 보지 한번쯤이야 벌릴 수도 있는 거지."

"선상님. 그건 쫌.."

"왜. 와이프 죽일꺼야?"

참치는 고민했다.

뒤에 있던 남자들도 쉽사리 편들어줄 수가 없었다.

내가 제안하는 건 구멍동서.

목숨이 달렸다고 하나 어느 이에겐 구멍을 내준다는 건 목숨보다도 소중한 일이였다.

"그래도 선상님 구멍동서는 쫌.."

"시발로마. 너가 부탁한거잖아. 구멍도 안 주려 했어?!"

"아..아고 선상님. 고정하시고요."

"고정하게 생겼어? 공짜로 간을 달라고 하는게 날강도지 아니야?"

"마..맞죠."

"구멍 줄거야 말거야."

"그건 제 아내 의사를 물어봐야.."

"그러면 아내 뒤지면 물어봐."

"아고야..선상님. 살려만 주십쇼. 그깟 섹스 한번이 뭔 대수겠습니까?!"

참치남은 무뤂꿇고 빌었다.

인어를 위해 모든지 하겠다는 참치남.

이런 순수한 자를 위해서 감히 토끼의 간을 안 줄 수 없었다.

"에헴..자네가 간곡히 부탁하니 주는거야. 인어랑 섹스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아..알죠. 가,감사합니다."

일어나서 내게 두번 90도로 인사했다.

참치 남의 눈 밑은 어두웠고, 그동안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자네가 고생 많았겠네."

"어후우..눈물만 납니다..이렇게 극적으로 간을 구하다니."

"간 구하기가 힘든가?"

"수만 전이 어디 애 이름인가요..밖에 나가서 사흘밤낮으로 물고기 잡아봐야 겨우 100전 만집니다.."

참치남의 말대로 간은 이곳에 엄청나게 희귀한 고기였다.

당연히 육지에 사는 토끼 간을 구하려면 자라를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다.

토끼가 말했다시피 간은 양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간이 자라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자라라고 해서 무조건 토끼와 친한 것도 아니다.

이 자라가 특별해서 토끼를 꼬셔서 섹파를 하는 거지 섹파관계가 애초에 쉬운게 아니다.

섹파는 한쪽이 맘에 생겨버리면 파토나기 마련이다.

그 미묘한 감정선 컨트롤해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거다.

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섹스 파트너 관계가 아닌 비즈니스 관계가 될 수 있다면?

토끼 무리에게 간을 양식받는다면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그 간으로 인어들을 살려낸다.

그렇다면 수백명의 인어를 따먹으면 평생 섹스 걱정없이 살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섹스 만수르.

용궁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권력을 잡을 수 있다.

난 포세이돈이자, 섹스 만수르.

아!

자라에게 마땅한 이름을 붙혀주기로 한다.

카사노바 자라.

"어디야?"

"조금만 가면 됩니다."

참치남을 따라가보니 해초로 지은 집이 나왔다.

"여기야?!"

"옙."

"꽤 평수가 넓네?"

"그럼요. 여긴 먼저 자리 차지하는 쪽이 임자에요. 대신 해초를 구하기 힘들죠."

"해초도 돈 주고 사는거야?"

"돈 주고 사기도 하고, 직접 구하기도 하고요. 근데 이 근방에 해초는 다 바닥났어요."

"으흠..그럼 멀리 이동해서 가져와야 되는구나?"

"그렇죠. 대부분 체력 때문에 할 수 없죠. 근데 전 참치잖아요."

난 참치남의 몸을 봤다.

배 여기저기 상처 가득.

얼마나 해초를 많이 옮겼으면 돌덩이에 긁힌 상처로 가득할까.

안타까웠다.

맘 같아선 그냥 토끼 간을 주고 싶다.

그냥 줄..까?

아니야..아까워.

나도 인어 보지 한번 박아보자.

"고생했겠네."

"에헤이..고생은요. 제가 좋아서 한건데요."

참치남은 수줍게 웃었다.

얼굴이 붉어져 귀까지 빨갰다.

"근데 어떻게 만났어?"

"저요?"

"응. 인어가 흔하진 않잖아."

"그쵸. 우리 요니를 언제 만났더라.."

"요니?"

"헤헤헤..네 애칭이에요. 요니라고 불러요."

"좋을때다. 그래서 어떻게 만났어?"

"요니가 제 목숨을 구해줬어요."

참치남이 얘기를 풀어나갔다.

때는 참치남이 태평양을 주름잡던 시절이였다.

참치는 심해의 귀족이라 불리었다.

직책도 백작.

참치남은 태평양의 무리들을 이끌며 활보하고 다녔다.

참치 중에서도 순수혈통인 참다랑어.

다른 어류 부럽지 않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참치남을 거슬리게 하는 어류가 있다면 무참히 살육하고 다녔다.

"저도 잘나가던 때가 있었어요.."

심해에는 큰 세력들이 있다.

심해를 주름잡는 용궁을 제외하고 고래, 상어, 그리고 참치.

힘으로 따지자면 고래를 이길 어류가 없다.

그러나 고래 성격상 다른 세력들과 싸움을 일으키고 다니진 않는다.

최종적으로 상어와 참치 두 어류가 심해를 주름잡고 다닌다.

상어 또한 참치와 싸우기 꺼려한다.

상어 수에 비해 참치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

인해전술을 펼치면 상어가 감당할 수 없다.

"그런데 왜 니 꼴이 그래?"

그렇게 잘나가는 참다랑어 무리를 이끌던 자가 왜 지금은 거지꼴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였다.

"어디까지 심해 안에서나 참치와 상어가 주름 잡죠."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뭐를?"

"제가 멍청하게 방향을 잘 못 잡고 무리들을 이끌고 갔었어요."

"자세히 좀 얘기해. 알아듣게."

참치남이 한숨을 푹 쉬었다.

입술이 떨리고 호흡곤란이 오는지 가슴을 움켜잡았다.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왜,왜그래."

"아악..!! 가슴이.."

"수..숨 쉬어!"

"하호우..하호우..하호우.."

눈이 파래졌다.

동태눈이 되가지고 정신을 못 차렸다.

경련 상태가 온 듯 했다.

"말하기 힘들면 안 말해도 돼."

"후우...후우...아,아니에요..."

한숨 돌린 참치남이 위를 쳐다 보며 말했다.

"그물이라고 아세요?"

"설마..?"

"그래요. 바다에 어떤 어류도 그들에겐 고작 생선대가리일거에요."

"참치배를 만났구나.."

"맞아요. 우리가 아무리 강해도 철그물을 이길 수 없었어요."

"하이고..맛있게 먹었던 참치찌개가 야속하다..참치캔에다가 밥도 야무지게 비벼먹었는데..좆같은 참치마요덮밥.."

참치 앞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난 그 얘기를 뱉고 말았다.

"하아..참치 뱃살에다가 무순 올리고 김과 함께 먹으면 기가막혔어."

"예?"

"다 너희들에 희생 덕분에 먹을 수 있었다는 거야."

"그게 씨발.."

"뭐이 씨발?"

"너희 그 추악한 인간 때문에 우리 무리들이 다 몰살 당했어."

"아니 씨발로마. 얘기 끝까지 들어봐. 감사하다는 거지..미안하고..고맙다고.."

"분위기 씹창내네?"

난 언제부터 감정이 메마르다 못해 싸이코스러웠다.

참치 앞에서 참치회 드립은 선 넘었지.

미안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못하고 멱살을 잡아버렸다.

"미안하다고. 그냥 난 무슨 말이든 하려고 하다보니깐 실수한거야."

"흐으윽! 내 친구들 살려내!!"

"아니..그걸 왜 나한테..!"

"너 뱃속에 내 친구들이 있어!"

"조까! 나 참치 안 먹은지 몇년 됐단 말이야."

"흐으..."

참치는 또 한번 주저앉고 눈물을 흘렸다.

난 지켜보다가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러자 참치는 날 부여잡고 흐느꼈다.

"다시는 참치회 안 먹을게.."

내가 건네줄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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