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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이기
누구 면전에다가 족을 올려.
라고 생각했는데. 다리를 올림과 동시에 그녀의 짧은 치마가 살짝 벌려지면서, 안쪽 허벅지의 허언 속살이 드러났다. 도톰한 백옥같은 허벅지가 검은색 레이스 팬티와 대비되면서, 아주 야릇한 광경이 되었다.
눈을 땔 수가 없군.
[맙소사.]
‘한번, 장단 좀 맞춰줘. 계속 보고 싶잖아.’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성욕이란 놈이 속삭였다. 보고 싶긴 한데.
“안 할 거야?”
엘레인이 발 끝을 좌우로 흔들었다. 심하지 않았지만, 발 냄새가 옅게 났다. 그리고 스커트가 살짝살짝 흔들리면서 도톰한 속살이 드러났다 말았다. 드러났다 말았다. 반복했다.
안 되겠군.
난 손을 내밀어 엘레인의 발을 잡았다. 얇은 검정 니삭스의 발바닥 부위가 땀에 젖었는지, 살짝 축축했다. 난 그녀의 발을 양손으로 감싸고, 발바닥을 엄지손가락을 꾹꾹 눌러 자극을 주었다.
“아. 좋아 잘하고-. 흐읏.”
눈을 감고 미소 지으며 받던 엘레인이 신음이 내뱉고는 손을 들어 입을 살짝 가렸다. 그건, 무의식중에 신음을 내지르는 게 부끄러워서라기보다. 취해서 습관적으로 손을 올린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이 아가씨.
발이 포인트였지.
난 엄지뿐만 아니라 발등을 감싸고 있는 손가락도 연실 문질러주며 자극했다.
“흐으읏. 하앙. 시원.... 흐읏.”
그러자 엘레인이 야릇한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이 요염하게 달아오른다. 자신의 안쪽 허벅지를 비벼대며 가만히 있지 못 했다. 그와 함께 내 주니어도 성이 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 바지를 뚫겠다는 것처럼, 옷을 꾹 누르며 텐트를 쳤다.
성기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주인님 지금이에욧!’
아냐, 이 멍청아.
넌 그냥 들어갈 곳만 있으면, 다 지금이다 싶겠지. 아무리 그래도 넘지 말아야 할 일선은 있는 거다.
“계속. 히ㅡ읏. 해.......”
어느새 그녀가 조용해 졌다.
“엘레인?”
“음냐, 음냐.”
[잠들었는데?]
그렇군.
난 잡고 있던 엘레인의 발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발바닥을 꾹꾹 눌렀는지라, 엄지손가락이 찝찝했다. 엘레인은 아주 널브러져 세상모르고 잘 자고 있었다. 이런 바닥에서 잘도 자는구나. 그러고 보니, 매번 꿈도 안 꾸고 잘 자는 여자였지.
[나중에 너한테 뭐라고 하는 거 아냐?]
“하는 거 아냐? 가 아니라, 무조건 하겠지.”
다음번에 만나면 왜 취하자마자 바로 [치유마법] 안 써줬냐고 따질 거 같았다. 뭐, 내가 그래 줄 의무 따위 없는 거니까. 애초에 엘레인이 일방적으로 추태를 부린 거니 별로 상관없었다.
난 엘레인의 펼쳐져 있는 로브 단추를 닫아서 짧은 치마로 인해 드러나는 허벅지 살을 가려줬다. 그리고 워낙 독한 술이라 깨고서도 정신 못 차릴까 봐. [치유마법]으로 술기운을 완화 시켜줬다.
엘레인을 내려다보았다. 상기된 표정으로 연실 베개 삼아 배고 있는 팔을 부벼대었다.
역시 이쁘단 말이지.
‘쫄보새끼.’
내 꼬라지를 보고 오늘은 글렀다고 생각했는지, 성기가 뒤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
학교 건물 후문.
야외 활동 클럽들은 죄다, 그 주위에 있었다. 내가 어제 운동을 했던, 드넓은 잔디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교 후문 쪽 복도를 들어서자, 클럽들의 표지판들이 문마다 하나씩 걸려있었다. 게다가 1층에만 있는 게 아닌지, 학생들이 계속 각층을 왕래하는 게 보였다.
나에게는 편하게도 ‘골든 그리폰 클럽’은 1층에 있었다.
[시간도 적당하네, 어서 들어가봐.]
아서의 말에 따라, 클럽 문을 열고 들어가자. 생각한 것 보다 넓은 부실이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복층 구조에, 2층을 꽉 채우는 책장까지 있었다. 왜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개방형 주방마저 있다. 문들이 몇 개 있는 거 보니 방까지 몇 개 더 있는 것 같았다.
부실에는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 8명이 있었는데, 딱히 서로 모여서 뭔가를 하고 있다기보다 사방에 퍼져 책을 읽거나, 잠을 자는 등,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쉬고 있던 것 같다.
그들 모두가 고개를 돌려날 바라봤다. 그들의 눈빛에 의아함이 비쳤다. 또 불편한 감정의 기류도.
난 아서를 옆으로 바라봤다.
클럽원들 태도가 이런데 뭘 탈 수 있다고?
이게 무슨 멍청한-.
“어? 아서 조교님?”
어라.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고개를 돌려다 보니 널찍하고 동그란 이마가 보였다. 곱슬 거리는 갈색 머리, 핀으로 넘긴 앞머리. 바로 애니였다.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애니가 나에게 아는 척을 하자, 날 바라보던 학생들이 이내 시선을 돌리고 자기 할 일들을 했다. 아까 그건 클럽에 들어온 나에게 누가 말 걸어야 하나 신경전 했던 건가.
“오, 애니도 여기 클럽 원이었어?”
“예, 처음 학교 들어왔을 때부터 활동했어요. 근데, 여기는 무슨 일이에요?”
“그리폰을 탈 수 있다는 말 듣고, 관심이 생겼거든.”
순간 애니의 눈에 이채가 감돌더니.
“그리폰에 관심 있으신 거예요?!”
갑자기 흥분해 소리를 높였다. 주위 학생들이 깜짝 놀라 애니를 쳐다봤다. 애니가 아차 싶었는지 입을 가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죄송해요. 갑자기 흥분해서.”
“괜찮아. 그보다 날아 보는 것도 가능해?”
“가능하죠! 물론, 비용도 있고, 클럽장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안전을 위해 비행 연습도 해야 해서 당장은 안 되지만, 날지 않고 땅에서 타기만 해보는 건 몇 가지 서류작업만 해두면 내일부터 할 수 있어요. 기다려 보세요. 제가 서류 들고 올게요.”
그렇게 날 로비에 앉히더니 작은 다리를 재빨리 움직여 후다닥 방으로 들어갔다.
첫인상도 그렇고, 간혹 보이는 모습도 마냥 얌전하기만 한 아이로 보였는데, 그리폰 이야기가 나오니 사람이 확 달라지다니. 신선하구먼. 낯선 모습이지만, 나쁘지 않다.
그보다 간단하게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비용에다가 할 것도 많은 거 아닌가? 날 여기로 데려온 원흉을 쳐다봤다. 아서는 이 방에 들어와서, 뭔가 감상에 젖은 것인지 주위를 돌아보고 있었다. 전생에 이곳 클럽 원이었던 건가.
흠......
뭐, 장단 좀 맞춰 줘 볼까.
주위 학생들이 불편해하는 눈빛을 즐기며 편하게 쉬고 있었더니, 애니가 비행 안전과 관련된 몇 가지 서류를 가지고 왔다.
“여기 가져왔어요. 제가 먼저 동그라미 쳐둔 곳에 서명해주시고요. 이건 안전 관련 서류. 이건-.”
몇 가지 서류에 서명하게 하고, 서류 내용에 대해 설명해준 애니는 동아리 부원들에게 날 클럽 전용 그리폰 우리를 구경시켜주고 오겠다고 인사하고 나갔다.
클럽 원들의 탐탁지 않은 눈빛을 배웅하는 인사 대신 받으며, 공터 부지로 나갔다. 드넓은 평지에 고른 잔디가 펼쳐져 있다.
그리고 한참 낮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애초에 수업이 빽빽이 차있는 형식이 아니라 선택해서 듣는 거라 그런 거겠지.
그 공터를 가로질러 가다 보니, 인적이 드물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시골 주위를 지나칠 때 맡을 수 있는 익숙한 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 또!”
갑자기 애니가 성을 내며 소리쳤다. 내가 깜짝 놀라 쳐다보니 애니도 아차 싶던지, 양옆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말했다.
“에고, 조교님한테 계속 못 볼 꼴을 보여드리네요.”
“아냐. 그보다 갑자기 왜 그런 거야?”
“지금 냄새 나는 거 느껴지시죠? 이거 우리에서 나는 건데요. 원래 마법으로 억제하는데 언제부터인지 누가 계속 마법을 해제시키네요.”
“큰일 인 거야?”
“그러지는 않은데, 누구인지 계속 잡지 못하고 있어요. 정말 누구지? 아 저기 보이는 게 그리폰 클럽 전용 우리예요.”
“오!”
“크죠?”
큰 것뿐만 아니라 깨끗하기까지 하다. 겉모습만 봐선 우리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고급스러운 흰색 건물이었다.
“이쪽이에요.”
애니가 문 옆에 있는 [룬]에다 손을 대자 문이 열렸다.
히이잉- 히이잉-
까악-. 까아악-.
크릉. 크르릉-.
들어가자 입이 떡 벌어졌다. 옛날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동물원에 처음 간 사람들의 심정이 이런 심정이었을까?
온갖 처음 보는 생소한 짐승들이 우람한 자태를 뽐내며 우리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위압감 넘치는 울부짖음과 함께 크지 않은 우리 안에서 거친 움직임으로 날 반겼다.
얇상해 보이는 용부터, 날개 달린 말, 사자 몸통에 독수리 대가리, 그리고 아주 거대한 새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다.
“히포그리프, 드레이크, 와이번, 페가수스, 그리고 우리 클럽의 그리폰들이에요.”
“와......”
“어라? 처음 보는 거 아니지 않나요?”
“아... 그게.”
“아, 저도 이해해요. 매번 봐도 놀랍거든요.”
애니는 맘대로 추측한 뒤, 눈을 빛내며 동물들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졌다. 보기보다 애니가 마법 동물에 깊이 빠져 있는 거 같다. 작고 야리야리한 애니와 거칠고 억센 마법 동물이라.
[학교에서 클럽에 우리 관리를 맡기지만, 마법 동물 수업할때도 가끔 데려가거든. 그거 생각하고 말하는 걸 거야.]
그렇구나.
가볍게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리폰과 용을 직접 보니,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다.
날개 때문에 생각보다 덩치가 크게 느껴지는 데다, 움직임도 거칠고 민첩했다. 게다가 귀를 긁는듯한 강렬한 울음소리까지 내지르니, 보기만 해도 위협적이었다.
이거 올라탈 수 있는 거 맞나.
아직 적응이 안된 것인지 거친 울음소리에 내 심장이 긁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마치 우리를 부수고 뛰쳐나와 날 물어버릴 거 같은 착각 마저 들었다.
“우리가 부실해 보이는데, 안전한 건 맞는 거지?”
“결계로 구속되어, [룬]을 해제하지 않는 한 울타리 안을 집으로 인지하고 있기에 밖으로 나오지 않아요. 애초에 순한 녀석들이라 공격 한적도 없고요.”
순하다고?
크르릉-!
저것들이?
“아, 그래?”
“한번 돌아보죠.”
애니가 이끄는 데로 돌아다녀 보는데, 순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무서울 정도로 격한 반응들을 보였다.
이게 평상시 행동인 것인지, 새로 보는 사람에 대해 낯을 가리는 것인지, 구별이 안 가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고 가만히 있었는데, 애니가 의아한 표정으로 갸우뚱거렸다.
“애들이 다 왜 이러지. 안 그러는 짓들을 하네. 조교님 잠시만요. 결계 좀 보고 올게요.”
그 말과 함께 애니가 우리 안에 있는 제어실로 보이는 방에 들어갔다.
이게 흔한 반응이 아니구나. 죄다 날 보자마자 오랜 원수를 만난 것마냥 경기를 일으키며 짖어대길래 원래 이런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니.
사람뿐만 아니라 짐승들마저도 이러는 거 보면, 이 몸. 어디 문제 있는 거 아닐까? 난 계속 우리를 돌아다니며 동물들의 반응을 보았다.
[뭐지? 이런 적 없었는데.]
“원래 이런 게 아니라고?”
[애니 말대로 마력으로 길들인 거라 얌전했거든. 이상한 점이라면, 그래. 네 몸에 있는 고대종의 마력 때문인 건가?]
“허...... 그렇다면 난 평생 그리폰 못 타는 거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지 동물들이 마력에 반응한다면, 나중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거잖아.”
이유 없이 동물들에게 공격적으로 대해진다면, 타인에게 의심을 살 수도 있는 거니까.
그때였다.
팟-.
「주위에 포인트를 이용하여, 길들일 수 있는 생명체가 있습니다. - [실버 그리폰]」
갑작스럽게 뜬 창.
그 창 너머로 눈에 확 들어오는 그리폰이 보였다.
그리폰들을 갈기 털 색이 다들 달랐는데, 죄다 금색과 붉은색의 털을 띈다면, 이 그리폰은 유독 온몸에 하얀 털이 빛이 날 정도로 윤기를 뽐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01.
댓글을 보다 알았는데,
7화 내용 중에 중요한 부분이 누락이 되어있더군요.
(물주아저씨님 감사합니다.)
키와 재능같은 스탯을 포인트로 조절 가능하다는 내용 다음에-.
살과 같은 유동적인 스탯은 포인트로 단번에 조절되는게 아니라.
더 쉽게 조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스트를 지원했다.
라는 내용이 누락 되어있더군요.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 맞춤법 검사를 하고, 문장 한번 고치다 문제가 생긴것인지......
오랬동안 혼선을 빚어 죄송합니다.
02.
살은 몇가지 챕터 이후에 빠질겁니다.
몇몇 분들께서는 아쉬워 하시겠지만,
아서도 성장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 이후에 마법학교 경비원 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감이 오실겁니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한 IF 스토리를 하나 쓸까 하니
너무 아쉬워 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