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30 / 0060 (30/60)

0030 / 0060 ----------------------------------------------

길들이기

                                                      

 아아. 그러한가-.

 지금인 건가.

 난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아직 아서가 괜찮지만, 또 발작 일으킬 수 있으니 빨리 마력 수급을 해야지.

 그 전에, 엘레인을 떠올렸더니 이전에 감지해뒀던 혈통마법이 생각났다.

「 티타우라노의 권능 – 레어 스킬(혈통 마법)을 개방하시겠습니까?

  스킬을 개방할 경우 4000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현재 포인트 3060) 

lv. 강화불가」

 ( Y / N )

 4000포인트나 소비하는 이것. 이제까지 써왔던 포인트 중에 가장 많은 포인트를 한꺼번에 소비하게 되는 거지만, 염력이라면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팡이가 아니라 마법 장갑을 주로 이용하니, 일상에서의 활용도도 남다르겠지.

 포인트야 걱정 없다. 오늘부터 2명씩 수급하기로 했으니까. 꿈의 개입 스킬을 당일 두 번 사용하게 되면, 500포인트씩 써야 하지만. 한번 꿈에 들어가서 얻게 되는 포인트 양을 생각해보면, 크게 나쁠 것도 아니었다.

「 스킬을 발동합니다. 

 대상자를 선택하십시오.

 - 엘레인 아이네스. (O)

 - 안나 페테르니. (O)

 - 타티아나 로이 (O)

 - 애니 앨리슨 (O)

 - 알 안그리오테 (X)

 」

 자연스럽게 새로 추가된 사람들에게 눈길이 갔다.

 애니 앨리슨.

 사랑스럽고 푼수기가 가득한 여자다. 요 며칠 사람 같지 않은 것들만 만나다 보니, 오랜만에 사람과의 교류, 관계라는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하지만, 그건 꿈을 들어가고 말고와는 별개의 말이지. 굳이, 과격하게 하는 것 말고도 같이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까. 

 그래도 나를 건드렸던 몇몇 사람들 때문에 우선순위에는 한참 벗어 나있었다.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알 안그리오테.

 얘는 하는 짓이 엿 같아서 지금이라도 당장 형용할 수없는 정신적 피해를 주고 싶지만.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그 전에 ‘나의 타티아나’에게 꼭 해야 할게 있거든.

 오늘은 아주 깊이. 

 정말 달달해 미칠 거 같은 단잠을 자도록 해라.

 이제 밤 자리가 흉흉해 질 테니까.

 난 먼저 엘레인 아이네스의 이름을 선택했다. 그러자 시야가 반전되었다.

****

 의외였다.

 항상 보던 엘레인의 침실이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와본 적 있었던 응접실이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악몽을 꾸게 해도 단잠 자던 여자였는데, 꿈을 꾸긴 하는 구나.

 그것도 자기 스타일로.

 “엘레인님 제발, 제발 일을 하게 해주십시오.”

 팬티 바람의 내가 눈물을 질질 짜며 말했다. 정확히는 엘레인이 꿈에서 만들어낸 가짜 나지만.

 엘레인은 내 처절한 모습을 음미하듯, 밀크티를 홀짝이며 눈을 감고 미소 지었다.

 “호호호. 아서 조교님. 역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구질구질하시네요?”

 “제가 미쳤었습니다. 제 주제도 모르고, 어떻게 엘레인님에게......”

 “아서 조교님.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제 배는 떠났다니까요?”

 “그 배가 다시 회항하는 것도, 또 제가 헤엄쳐서 배에 타는 법도 있지 않습니까! 제발...... 뭐라도 할 테니 기회를 주세요.”

 내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엘레인에게 사정사정했다. 가관이구만.

 이 어이없는 촌극을 진짜 내가 지켜보는지 모르고, 엘레인은 한껏 거들먹거리며 가짜에게 말했다.

 “뭐든지 말이에요?”

 “뭐든지요!”

 “그럼 핥으세요.”

 “네?”

 “이거말이에요 이거.”

 엘레인이 단화를 신은 발을 가짜의 얼굴앞에다 까딱까딱 흔들어댔다. 그러자 가짜의 얼굴이 처량하게 구겨졌다.

 “왜요? 못 하겠어요?”

 “아..... 아니 그게......”

 “그럼 없던 걸로 하던가요.”

 “아닙니다! 이리 주세요!”

 “호호호홋.”

 그 말과 함께 가짜가 엘레인의 발을 앞뒤로 잡고, 단화 위를 혀로 마구 핥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가 미칠 듯이 웃어대더니, 발을 움직여 핥고 있는 가짜를 저지했다.

 “더럽기는. 이 구두가 얼마짜린지나 아세요?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 일은 하게 해줄게요. 대신 우리 아서 조교님 호칭은 돼지로 괜찮겠죠?” 

 “영광입니다. 엘레인님.”

 “좋아, 좋아. 그럼 돼지씨. 신발 핥는 건 됐으니까, 발 마사지나 좀 해봐.”

 갑자기 발 마사지는 왜? 남자 손이 닿는 거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마사지는 괜찮은 건가?

 설마, 오늘 엘레인과 만난 일이 생각났다. 그 일 때문에 이 꿈을 꾸는 걸까.

 “마사지...... 알겠습니다. 제가 또 마사지를 잘하죠.”

 영감이 떠오른 난, 재빠르게 옷을 벗고 가짜를 없애고 그 자리로 이동했다. 

 찰나의 순간이라 엘레인이 눈치챌 일은 없었다. 

 내가 손을 뻗어 단화를 벗기자 엘레인의 검정 오버니삭스를 신은 발이 드러났다. 얇은 발목에 곡선을 그리는 아름다운 장딴지 라인, 그리고 니삭스에 의해 튀어나온 허벅지살.

 게다가 각도가 각도이다 보니, 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는 엘레인의 팬티와 속살이 다 보였다. 넋이 나갈 광경이군.

 “저기? 왜 안 하고 있지?”

 “저 엘레인님. 맨발에 마사지하는 게 더 효과가 좋으실 텐데요.”

 물론 거짓말.

 엘레인이 “그런가?” 라고 말하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날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럼 벗기고 하던가.”

 그 말에 웃음을 숨길 수 없었다.

 난 먼저 ‘내 손끝에 닿는 피부가 5배 민감하게 반응한다.’ 라고 설정하고 엘레인의 오버니삭스 끝에 손을 뻗었다.

 니삭스가 타이트한탓에 도톰하게 올라온 뽀얀 허벅지살에 내 손끝이 닿았다. 순간, 엘레인이 흠칫거리며 발을 뺐다.

 “저기 엘레인님?”

 “아, 아냐. 계속해봐.”

 엘레인이 아무것도 아닌 척 하며, 다시 발을 가져다 대었다. 요상하군. 바로 다리를 뺄 줄 알았는데, 왜 계속하라고 하는 거지. 설마 이전에 있던 꿈이 나와의 스킨십의 역치를 늘려놨나.

 다리를 빼면 강제로 하려 했는데, 이러는 거 보면 그 느낌이 뭐였는지, 알고 싶어서 다시 하라고 한 것 같았다.

 “그럼 다시 가겠습니다!”

 다시금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니삭스 끝을 잡았다. 엘레인이 살짝 다리를 떨었지만, 발을 빼지는 않았다. 

 검지손가락 2번째 마디에 부드러운 허벅지의 감촉이 느껴졌다. 난 일부로 손가락이 닿은 채로 아주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백옥같은 다리 살이 내 손의 움직임을 따라 드러났다. 

 그러자.

 “흐읏.”

 교태 어린 신음이 흘러나왔다. 

 벌써부터 이럴 줄이야. 아직 무릎도 다 내리지 못했는데 말이지. 고개를 들어보니 엘레인도 자신이 신음을 내질렀다는 것에 깜짝 놀랐는지 손을 들어 입을 막았다.

 얼굴에는 당혹과 호기심, 그리고 야릇함이 뒤섞여 아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가. 내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 그녀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불같이 화를 냈다.

 “누가 올려다 보라고 했지? 어서 양말이나 내리지 못해?”

 “죄, 죄송합니다!”

 난 재빠르게 그녀의 허벅지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엘레인이 뭐라고 해서 따른 거라기 보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난 다시 니삭스 끝을 잡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다리 결을 쓸어내리며 내려갔다. 무릎조차 뽀송뽀송하고 촉촉하며, 드러낸 장딴지는 적당히 통통하고 입으로 물어주고 싶을 만큼 부드러웠다.

 “흐읏.”

 엘레인을 올려다보고 있지 않아도,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는 게 눈에 훤했다. 고개도 젖히고 있겠지. 그녀의 심정이 아주 복잡할 거다. 성적매력이라고는 하나도 못 느끼는 남자의 손끝에 반응하고 있으니까.

 어느새 발목까지 온 니삭스를 벗기자, 길쭉하고 흰 발가락들이 나를 맞이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엘레인은 대답 없이 요염하게 상기된 얼굴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대체 자신이 왜 이러는 거지?’ 라고 묻는 것 같았다.

 난 엘레인이 안보는 사이에 만들어 놓았던 올리브 기름을 손에 치덕치덕 바르고는, 그녀의 발을 감쌌다.

 “하앗! 자, 잠만!”

 역시나 스팟.

 깜짝 놀랄 정도로 엘레인이 소리를 질렀다.

 엘레인이 흠칫 놀라며 발을 빼려 했지만, 누가 빼게 놔둘 줄 알고? 

 난 발이 안 빠지도록 왼손으로 여린 발목을 꽉 잡고, 오른손의 엄지를 제외한 다른 손가락을 그녀의 발가락 사이사이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주물주물거리며, 엄지로는 그녀의 발바닥을 문질러줬다.

 “흐읏. 멈추라니까 이 돼지 새끼야! 읏. 그. 그만! 하앙!”

 교태 어린 신음이 울려 퍼졌다. 엘레인이 바둥거리느라, 그녀의 치맛자락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안쪽 허벅지살이 훤히 드러났다. 그와 함께 내 성기도 서서히 준비태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엘레인님, 기분 좋으시지 않습니까?”

 “아. 흐으읏......! 안 좋거든? 흣! 그만....... 읏-해!”

 그러면서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어서 그런지, 엘레인의 동공이 마구 떨리고 있었다.

 “조교 일을 하기 전에 다른 국가에서 배워온 신비한 마사지입니다. 기분 좋은 게 당연한 거에요. 흉보지 않을 테니, 마음을 풀고 계셔보세요.”

 “그....... 그런. 그럴-수. 흐읏. 없어.”

 “긴장을 푸시고, 신음을 그냥 내뱉으세요. 이다음 단계는 더욱 신기할 테니까요. 이 마사지를 받다 보면 뭔가가 보일 겁니다. 그걸 제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뭔가? 흣.”

 내 말에 엘레인이 상기된 얼굴로 눈을 질끈 감더니.

 “흣. 흐으읏. 흐으으읏!”

 얕은 신음을 내뱉으며, 내게 발을 맡겼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안쪽 허벅지살을 연실 비벼대며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있었다.

 “흐으으으. 기분 좋아.”

 “흡. 읍. 으읍......!”

 “흐응? 뭐. 흣. 뭐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여성의 신음에 놀란 엘레인이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는 주위를 돌아보다 사색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보니 응접실의 형태가 바뀌어있다. 벽으로 막힐 곳이 막혀 있지 않고 뻥 뚫려있었다. 그리고 그 뚫려있는 벽 너머로 보이는 곳은 무척 눈 익은 곳이었다.

 바로 자신의 고위 귀족 숙소.

 그 침대 위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보인 것이다.

 그것은 바로. 

 엘레인이 나와 키스하며, 성기에 박혀대는 장면이었다.

 “뭐, 뭐야 저거!”

 “어떤게 보이십니까?”

 “이 추악한 변태 새끼야! 뭐하는 짓이야!”

 “이 마사지를 받고 있으면, 가장 행복했던 때가 보인다고 하더군요.”

 “뭐? 개...... 개소리하지 마! 어디서 헛수작이야! 어서 발에 손 떼지 못해?”

 그럴 수야 없지.

 ‘내 혀에 닿는 피부가 5배 민감하게 반응한다.’ 라고 설정하고, 엘레인의 발가락을 덥석 물었다. 

 “하아앙! 하지 마!”

 엘레인이 다른 발로 내 얼굴을 마구 찼지만, 이미 그녀의 다리 힘을 조절한지 오래라 아프지 않았다.

 입안에서 올리브 기름의 향이 물씬 났다. 입안에 들어온 그녀의 발가락 사이사이에 혀를 넣어 굴려대었다.

 “하앙. 앙! 흐으으읏. 그마안!”

 엘레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 혀는 계속 그녀의 발가락을 휘감고 물고 빨았다. 그녀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몸을 활자럼 휘며 쇼파에 옆으로 누웠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01. 

snew7002님. 

저도 댓글을 읽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군 입대 잘하시고요. 

다치지 않고 나오는 게 최고이니, 몸 잘 챙기시고 휴가 때 뵙겠습니다. 

꼭 좋은 선임 만나고, 꿀보직 받으시길. 

02. 

연참을 못 하는 건 제 사정일 뿐인지라, 

독자님들께 변명하지 말아야겠다 싶었는데, 

연재 시작할 때부터 봐주셨던 네레스님께서 

초심으로 지적을 해주셔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네요. 

변명하자면. 

연참은 최대한 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연재 시작을 휴가 때 한 거라, 

휴가 내내 글만 쓰다. 제 업무상 가장 바쁜 시기인 월초 5~10일을 보내고

갑작스럽게 구청에서 사람이 나와 감사까지 치렀더니 몸이 무리가 갔나 봅니다.

그와 함께 생업하고 겸하면서 하다 보니 

제한된 시간 안에 글을 많이 뽑아내야 하는데, 

글을 쓰는 데 능숙하지 않아 생각보다 많이 써지지 않네요. 

그래도 격일 연참을 최대한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어서 빨리 글을 쓰는데 능숙해져서 매일 연참 할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벌써 월요일이네요. 즐거운 한 주의 시작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