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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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촉한 입술이 닿기 무섭게 입안으로 혀가 파고들어왔다.

 “흐으읍!”

 ‘아...... 안돼!”

 하지만, 그뿐이었다.

 엘레인은 더 이상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 앙증맞고 부드러운 혀가 자신의 혀였던가. 낯설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하는듯한 키스였다.

 ‘으, 냄새.’

 아까 돼지와 입을 맞추며, 성기를 받아들였던지라. ‘또 다른 자신’의 입에서는 돼지의 타액 냄새가 매캐하게 났다.

 ‘싫어.....’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이상하게 더욱 흥분되었다. 점점 머리가 새하얗게 되고 있었다. 왜 돼지의 타액 냄새가 역겨우면서 흥분되는 걸까. 이건 말이 안 된다. 돼지가 나에게 뭔가를 한 게 분명한 거다.

 “춥- 하악-. 쩝. 추웁-.”

 하지만, 돼지는 이 일과 상관없다는 듯. 열성을 다해 발을 핥고 있었다. 

 몸의 가장 위와, 끝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엘레인의 고간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래도 이래선 안 되었다. 돼지 앞에서 발정하다니. ‘또 다른 자신’을 밀쳐내려 손을 올리는 순간.

 “흐읍!”

 갑자기 ‘또 다른 엘레인’이 옷 속에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 안에 있는 자신의 가슴을 움켜쥔 것이다. 자신의 손과 똑같았다. 기다랗고 얇은. 그 손이 격렬하게 애무를 하기 시작한 거다. 

 “하아앗......! 흐으읍! 읍.”

 유두를 검지로 눌러오자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양쪽 허벅지를 서로 비벼댈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안쪽 허벅지에 축축해진 검은색 실크팬티가 느껴졌다.

 ‘안돼, 이래선. 여기서 이 돼지가 뭔 짓을 한다면 손 쓸 수가 없게 돼.’

 이 애무로 변질한 마사지 끝에 무엇이 있을지 엘레인도 알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 둘 다 성인인 데다 성적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엘레인은 그것을 모를 만큼 순진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국부에서 나는 여자의 체취가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마치 유혹하듯이.

 이러면 안 되었다.

 그러나 허벅지를 비비는 걸 참을 수 없었다.

 “흐흐. 엘레인님. 민망하실까 봐. 츕-. 사실대로 말씀 안 드린 게 있습니다.”

 그 말에 감은 눈을 뜨고 눈을 돌려, 발을 핥고 있는 돼지를 바라보았다.

 “사실 제가 마사지를 하게 되면, 상대방이 보게되는 행복한 순간을 저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엘레인님과 입을 맞추고 있는 또 다른 엘레인님마저도요. 아마 환상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런 단순한 게 아닙니다. 저건 엘레인님 안에 숨겨져 있던 욕망 덩어리죠.”

 “......!”

 ‘말도 안 돼!’

 얼굴의 핏기가 다 가시는 기분이었다. 동요하는 감정이 숨길새도 없이 얼굴로 보였다. 빠르게 표정을 다잡으려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바라보는 돼지의 표정은 더욱 비릿해져만 갔다.

 “왜 없었던 일이 보이는 것인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정말 달콤하게 해왔던 상상이 보였다는 사람도 있었으니. 이게 이해가 안 될 일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 쳐도...... 저는 고결한 엘레인님을 차마 성적인 상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엘레인님께서는 저에게 발정하고 계셨다니......”

 ‘아냐!’

 “흡.- 흐읍. 웁......! 하읍. 읍!”

 대답하고 싶지만, ‘또 다른 자신’의 혀가 어찌나 격렬히 파고드는지, 입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는 일은 없었다.

 손으로 밀쳐내고 싶었지만, 때리고 밀어내도 이상하게 꿈쩍도 안 했다. 

 다리를 구르며 격렬히 발버둥 쳤지만, 돼지에게 잡힌 다리는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발버둥 치면 칠수록, 돼지가 더욱 음흉하게 웃어댈 뿐이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흐흐. 우리 엘레인님께서 바라는 대로 해줄 수밖에.”

 그 말과 함께 우악스러운 손가락이 자신의 고간을 움켜쥐는 느낌이 들었다. 

 “흐으읍-으으읏읍!”

 팟-.

 그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나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아......

 이렇게 격렬한 쾌감이라니.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자신의 손가락으로 위로를 할 때는 이 정도로 기분 좋지 않았었다. 

 마치, 경련을 하는 것 같았다. 자신의 몸이지만 감각의 제어가 안 되었다. 하복부에 너무 힘을 줘서 알이 배길 정도였다. 

 돼지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바라보려고 눈을 떴는데,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 시야가 들어오지 않았다. 비명마저 부대끼고 있는 혀에 막혔다.

 또 다른 자신과 부대낀 입술 틈새로 침이 흘러나와, 새하얀 턱을 타고 내려왔다. 

“아, 이런. 이건 너무 심했나.”

 엘레인의 아득한 이성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뭐가 심했다는 거지.

 짜릿한 쾌감이 가시며, 서서히 이성이 돌아왔다.

 돼지가 자신의 사타구니를 계속 자극하고 있는데도, 하복부의 쾌감이 완화되고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성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엘레인은 눈을 흘겨, 힘겹게 돼지를 바라보았다.

 “흐흐.”

 돼지가 자신의 스커트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우악스럽게 고간을 유린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음흉한 표정으로. 

‘안돼.’

 저 돼지가 자신의 몸을 탐하고 있는데, 아무런 저항도 못 하다니. 

 거기다가 아까와 같은 쾌감이 한 번 더 몰아치면,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저항해야 했다.

 ‘하지만.’

 이성 한켠에는 아까와 같은 쾌감을 더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기분 좋아.’

 투박하고 두툼한 손가락은 거칠게 생긴 모양새와 달리 섬세하게 자신의 꽃잎을 쓰다듬고 자극해줬다.

 ‘이래도 괜찮지 않나. 끝까지 안 간다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쾌감은, 말도 안 되는 자기 합리화를 시키게 하였다. 눈을 감으며 쾌감에 순응한 그 순간.

 “흐아아압!”

 질 속으로 갑작스럽게 파고들어 가는 손가락에 눈이 번뜩 뜨였다. 어느새 돼지가 자리에서 일어난 채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대음순 옆으로 밀어 넣은 뒤, 질 속으로 손가락을 쑤시고 있던거다.

  질퍽- 질퍽-.

 “흐으으으읍”

 “이렇게 젖으시다니. 그렇게나 절 원했던 겁니까?”

 “으읍. 으으읍.”

 ‘아냐!’

 그가 질 안에 들어간 손을 빼며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그렇다면, 제가 마사지한 것처럼 엘레인님한테도 마사지를 좀 부탁드려볼까요?”

 ‘뭐?’

 찌익-.

 그 말을 끝으로 돼지가 자신의 하반신을 가리던 팬티 조각을 찢어버렸다. 그와 함께 경악할만한 크기의 성기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날의 꿈과 똑같아. 너무 커.’

 그녀도 성기를 처음 보는 게 아니었다. 극도로 혐오함에도 몇 번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갑자기 자신에게 옷을 벗으며 들이댄 남자친구나, 이전의 숙부 것을 원치 않게 본 적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들의 것은 이렇게 크지 않았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너무나도 흉물스럽고 거대한 것이었다.

 “쓰다듬어 주시죠.”

 ‘뭐? 미친 거 아냐? 지금 내가 이런 지경이지만 그런 짓을 할 거 같아?’

 저열한 남자가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짓거리다니. 지금 상황이 끝나면 일이고, 뭐고 혼쭐을 내주리라.

 “하아. 바로 그겁니다.”

 “......!”

 자신은 아무것도 안했다.

 그런데, 자신의 손으로 보이는 게 돼지의 거대한 양물을 정성스럽게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또 다른 엘레인’이 가슴에 있는 손을 떼고, 돼지의 양물을 애무하고 있는 거다.

 “우리 엘레인님은 쑥스러워 하시느라 티를 못 내시는데, 욕망은 참 진실하군요. 흐흐.”

 ‘누가 그딴걸 만지고 싶다는 거야!’

 “계기가 없어서 안 되겠다면, 제가 만들어드리죠.”

 “으읍. 으읍!”

 돼지가 자신의 팔목을 우악스럽게 잡아채더니, 성기에 가져다 대었다. 뜨겁고 불끈불끈 띄어 오르는 혈관들이 손끝에서 느껴졌다.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환희가 가슴속에 몰아치는 게 느껴졌다. 대체 이게 뭐지.

 혼란스러워하는데, 돼지가 그런 자신을 보며 입이 찢어질 것 같은 미소를 지었다.

 명백한 조소였다.

 “이런, 만지자마자 그렇게 갈망하는 눈빛을 보내시다니. 손만으로 만족하기 싫으시다면, 입으로 한번 느껴보시는 게 어떨까요?”

 ‘뭐 어쩌고 저째?”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지금 누구한테 저렇게 혐오스러운 걸 입에 넣으라고?

 ‘뭐 이딴 새끼가 다있-.’

 “하아-?”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키스를 하고 있던 또 다른 엘레인이 입을 떼고 성기에 달려들어 빨아대기 시작했으니까.

 “쭙-. 츕-. 추윱-! 쭙.”

 “바로 이겁니다. 하아아아.”

 엘레인은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인식이 안 되었다. 자신과 또 다른 자신 사이에 기다랗게 이어진 점액질만 쳐다만 볼 뿐이었다.

 돼지가 자신에게 바짝 다가오는 바람에 양물을 격하게 흡입하는 장면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또 다른 엘레인의 작은 입안에 가득 집어넣느라, 앵두 같은 입술이 도톰하게 밀어져 나왔다. 성기를 격렬하게 흡입하느라 흘리는 침이 자신의 얼굴에 뚝. 뚝. 떨어졌다.

 끔찍하게 저속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저 입만 벌리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큽. 크으-으읍! 컥-! 쭙-. 츕-.”

 돼지가 또 다른 엘레인의 뒷목을 잡고, 성기를 목 깊숙이 강제로 집어넣었다. 그녀가 괴로운지, 기침하자 자신의 얼굴에 침이 잔뜩 떨어졌다.

 분명, 불쾌해야 하는 광경인데도 이상하게 얼굴에 열꽃이 피어올랐다.

 몇 번의 거친 왕복 이후 돼지가 또 다른 엘레인의 얼굴을 거칠게 밀어내며 성기를 빼냈다.

 그의 양물이 한껏 힘이 올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올랐다. 핏줄이 더욱 거세게 튀어나온 데다, 침으로 반들대 윤기가 가득했다.

 돼지가 자신을 바라봤다.

 “우리 엘레인님도 한번 해보겠습니까?”

 정말 이상하게도 그의 양물을 입안에 가득 집어넣고 싶었다.

 ‘내가 왜 이러지? 그보다.’

 힘껏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다니. 게다가 저 오만한 얼굴은 뭔가. 정말 얄미워 죽을 것 같았다.

 ‘내가 순순히 따라줄 줄 알아?’

 “우쭐대지 마. 하앗. 자, 잠시만. 이러면. 하아앙.”

 갑자기 돼지가 가슴을 움켜쥐더니, 손가락으로 유륜 주위를 원을 그리며 비벼대어 자극한 탓에 말을 다 할 수 없었다.

 “너무 빼지 마십시오. 입안에 집어 넣어보고 싶은 것 다 압니다. 뭐 집어넣어서 자극 같은 거 안 하셔도 되요. 그냥 한번 끝부분만 앙 물어보시죠.”

 그렇게 말하며 돼지가 자신의 입술에 성기를 가져다 대었다. 

 ‘부드럽다.’ 

 귀두에 갈라진 부분이 의외로 귀여운 촉감이었다. 이걸? 물어?

 무척 혐오스러웠을 텐데.

 불쾌하지가 않다.

 엘레인 스스로는 몰랐지만, 어느 순간부터 돼지와 성애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형식적으로 변한 거다.

 돼지가 성기를 좌우로 움직이며, 엘레인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의 라인을 훑었다.

 ‘이걸 입에......’

 엘레인의 눈이 점점 풀려가며, 입이 서서히 벌려지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부드럽게 벌려진 순간.

 입안으로 성기가 들이밀어졌다.

 *

 “흐흐.”

 결국 이렇게 되다니.

 웃음이 나올수 밖에 없었다.

 이것을 입안에 받아들인 엘레인을 바라보았다. 내 것을 입에 물고 혀로 건들며 관찰을 하고 있었다.

 귀두 끝을 건들며 노는 그녀의 모습은 흡사 어린애와 같았다.

 초점이 없는 눈을 감고. 조심스럽게, 또는 설레게. 내 성기 끝 구멍까지도 혀로 핥아본다. 마치 음미해보듯 말이다.

 아아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백옥같은 피부의 고결한 여자가 내 성기를 입에 물고 혀를 굴려 관찰하고 있다니.

 아무리 ‘성기에서 이성을 끌리게 하는 페로몬이 나온다’로 설정했다지만, 이렇게 빗장을 열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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