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우리들의 계절
그런데 그때..
“어? 너. 이강준. 이강준 맞지?”
“최정욱? 진짜.. 최정욱이냐?”
“우와. 강준아. 이게 몇 년 만이냐? 반갑다. 짜식아.”
그렇게 그립던 최정욱이 보호구를 입고 강준 앞에 서 있었다.
“아. 맞구나. 정욱이랑 강준이 어렸을 때 같이 다녔었지?”
관장님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애들 몇 명하고 같이 다가오다 최정욱이 강준을 아는 척을 하자 그제서야 생각이 났는지 웃으며 말했다.
“정욱아.이거 실화냐? 진짜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냐? 왜 연락이 안 됐어?”
강준도 반가운 마음에 최정욱의 손을 잡고 마구 흔들면서 반가움을 표했다.
“미안하다. 그럴 사정이 있었다. 그런데 너 관장님께서 그만뒀다고 하더니 어떻게 된 거야?”
“인마. 난 여기 프리패스야. 언제든지 와서 운동해도 돼.”
강준과 최정욱은 여전히 맞잡은 손을 놓지를 못하고 반가워서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야. 사내놈들끼리 손 그만 잡고.. 오늘 겨루기는 최정욱이부터 먼저 하면되겠다.”
관장님이 강준과 최정욱 사이로 들어오면서 얘기를 했고, 강준과 최정욱은 서로 바라보면서 씨익 웃었다.
“올~ 이강준이. 실력이 얼마나 늘었나 한 번 볼까?”
“정욱아. 괜히 맞고 울지나 마라. 크크.”
오랜만에 만났다는 반가움이 사내놈들의 괜한 호승심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렇게강준과 최정욱의 겨루기가 시작되었고, 말 그대로 최정욱은 강준에게 다가가 보지도 못하고 된통 깨지고 말았다.
“후욱. 후욱. 와. 이강준. 이 새끼.. 그래도 옛날에는 해볼 만했는데 이제는 아예 쨉이 안 되네. 씨발..”
바닥에 쓰러져서 숨을 헐떡이는 최정욱이 강준을 올려다보며 욕을 했다.
하지만 입가에는 그 어느 때보다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고, 살짝 숨을 거칠게 쉬고 있던 강준도 웃으며 그런 최정욱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었다.
강준은 최정욱 이후로 세 명과 겨루기를 더 하였고, 괜히 관장님이 탐을 내는 게 아니라는 듯 강준은 덩치가 큰 세 명을 현란한 발차기로 전부 바닥에 눕혀버렸다.
“우우. 무서운새끼. 옛날에도 발차기 하나는 끝장나게 하더만, 이제는 아예 괴물이 됐네. 무서워서 너한테 까불지도 못하겠다.”
그렇게 운동이 끝나고 샤워장으로 가면서 최정욱이 강준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강준아 오랜만에 만났는데, 저녁이나 같이 먹자.”
간단하게 운동만 하고 가려고 했던 것이 관장님의 꼬임에 넘어가 겨루기까지 하고 보니 벌써 시간이 저녁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강준은 조금 난감했다.
아침에 엄마에게 운동하고 오겠다고 말은 했지만, 이렇게 늦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고, 더구나 5년 만에 친구를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희가 걱정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저녁 시간도 늦었는데, 정욱이 너는 집에서 부모님이 안 기다리시냐?”
강준은 최정욱이 기분 나쁘지 않게 은근히 말을 돌려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최정욱이 인상을 찡그리더니 이내 얼굴을 폈다.
“괜찮아. 인마. 배고픈데 얼른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음.. 그럼 잠깐만. 엄마한테 연락 좀 하고..”
강준은 최정욱이 왜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는지 모르겠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같이 저녁을 먹기로 결정했다.
“야. 씨발. 넌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엄마한테 보고를 하냐? 혹시 마마보이?”
그런데 갑자기 최정욱이 벌컥 화를 내며 바닥에 침을 찍 뱉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강준은 학교를 마치고 바로 도장에 오는 바람에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최정욱은 학생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무늬가 잔뜩 들어간 남방에 여기저기 마구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도 펌과 염색을 했는지 도저히 일반적인 고등학생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일명 일진룩이라고 하는 날라리들이나 하고 다닐 법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마마보이는 무슨.. 그래 가자. 뭐 먹을래?”
마마보이라는 말에 울컥한 강준이 최정욱의 모습에 왠지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호기롭게 말했다.
“아. 맞다. 너 옛날에 도장 다닐 때, 항상 엄마가 데려다 주고 데리러 왔었지?”
“으.. 응? 그랬지.”
당연히 초등학생인 강준이 지하철로 몇 정거장이나 되는 곳을 혼자서 다녔을 리는 만무했다.
아들이라면 지극 정성이었던 수희가 항상 강준을 자가용으로 데려다 주었었던 것이다.
“아. 생각났다. 그때 너네 엄마 엄청 미인이었는데.. 어떻게 어머니는 잘 지내시냐?”
최정욱이 마치 엄마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처럼 보였지만, 히죽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 강준은 이상하게 최정욱의 그 말이 평범하게 들리지 않았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은 못하겠지만, 강준은 최정욱의 엄마에 대한 말이 뭔가 살짝 비뚤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뭐. 우리 엄마야 항상 잘 지내시지. 그런 너는? 집이 아마 이 근처였었지? 부모님은 잘 지내시고?”
“뭐. 그렇지. 야. 얼른 밥 먹으러 가자. 씨발, 배고파 뒤지겠다.”
갑자기 말을 돌려버리는 최정욱의 모습에 강준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도 솔직히배가 무지하게 고팠던지라 그러자고 했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약간 어색했던 분위기는 없었다는 듯 최정욱이 강준의 목에 팔을 걸며 우스개 소리를 하며 다시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바뀌었다.
한편, 이제 아들이 등교를 하면 아들 방에 들어가 휴지통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수희.
최근 무슨 일인지 휴지통에 정액 휴지가 더욱 양이 많아졌고, 그래서 그런지 아들의 방에는 밤꽃 냄새가 더욱더 진하게 풍겨 났다.
“아니. 얘는 도대체 자위를 몇 번이나 하길래 이렇게 휴지 양이 많은 거야?”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들고 와 아들의 방 휴지통을 비우려던 수희는 한 주먹에 꾹 눌러서 빼내는데도 아직도 휴지통에 정액 휴지가 남아있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거 진짜 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이러다 몸 축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수희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휴지통 바닥에 붙어있는 나머지 정액 휴지를집어 들었다.
“흐이익. 이거 뭐야?”
그런데 그때 손가락에 느껴지는 미끈거리며 진득한 느낌에 수희는 깜짝 놀라 진저리를 쳤다.
얼마나 정액의 양이 많은지 휴지가 잔뜩 뭉쳐 있는데도 손으로 움켜쥐자 정액이 휴지를 뚫고 흘러나온 것이다.
수희는 얼른 휴지 뭉치를 종량제 봉투에 담고는 검지와 중지 손가락에 묻어 있는 희끄무레한 정액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 정액을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문질러 보았다.
미끌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부드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 순간 지금 자신이 아들의 정액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있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왠지 이 미끌거리는 느낌이 싫지 않은지 몇 번 더 손가락을 비비듯 문지르고 있던 수희는 정말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손을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콧속으로 확 밀려드는 진한 밤꽃냄새, 수희는 ‘흡’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깊게 들이마셨다.
그 순간 갑자기 음부에서 찌릿한 느낌이 든 수희는 화들짝 놀라서 손을 얼굴에서 멀리했다.
“미.. 미쳤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손에 묻은 아들의 정액을 얼른 봉투 안에 들어있는 휴지 뭉치에 대충 닦은 수희가 봉투를 들고 일어섰다.
그런데 다시금 음부와 아랫배를 저릿하게 하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모으며 허벅지를 비벼버렸다.
수희는 본능적으로 애액이 흘러나와 팬티를 적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아아.. 갑자기 요즘 왜 이러지? 진짜 욕구불만이기라도 한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아들의 정액 냄새를 맡으며 발정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희는 강준의 방을 나서지도 못하고 멍하니 양손으로 봉투를 벌려 그 안에 잔뜩 들어있는 정액 휴지를 내려다보았다.
그걸로 뭘 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그냥 지금 이런 상황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수희는 잠시 그렇게 휴지 뭉치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고는 봉투를 뭉쳐 잡고는 아들의 방을 나왔고, 봉투를 배란다 구석에 갖다 놓았다.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고 나온 수희는 운동 가기 전에 집 안 청소를 할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면서 만사가 귀찮아졌다.
갑자기 아들의 자위를 알게 되었고, 더구나 그 모습까지 보게 되었다.
벌써 며칠이나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 아들의 그 커다란 자지가 흔들거리는 모습을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아들에게 자위를 좀 자제하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강준을 마주 보고 그 얘기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아들의 자위 횟수가 늘어났는지 휴지의 양이 배는 많아졌다.
이제는 건강까지 걱정이 되는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에 요즘에는 이상하게 성욕이 부쩍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의 성욕은 30대에 최절정을 이룬다고는 하지만, 왜 30대 후반이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욕구가 치밀어 오르는지 수희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친 것도 아니고, 이런 자신은 매일 아들의 방에 들어가 청소한다는 명목으로 아들의 정액 휴지를 들고 그 냄새를 맡고 있었다.
뇌를 절일 것 같은 진한 밤꽃 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고, 음부가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물론 그 다음에 찾아오는 회의감과 자책감이 더 컸지만, 이런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더욱더 수희의 욕구불만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는 못하고 있었다.
수희는 안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털썩 쓰러지듯 누워버렸다.
팔을 들어 눈을 가리듯 이마에 얹고 있는데 또다시 음부에서 찌릿 거리면서 애액이 울컥 솟아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하아.. 진짜 내가 왜 이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