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우리들의 계절
강준이 김미주의 마지막 말에 머릿속에 뭔가 뚝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뭐? 날 위해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이 씨발..”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었다.
바로 어제 이은주가 했던 그 말이 아닌가?
강준은 그 말을 듣던 그때 무슨 일이 있었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 그리고 얼마나 창피했는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죽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었다.
강준은 김미주의 모습에 그 개 같은 이은주 년이 겹쳐 보이면서 정말 불같이 화가 났다.
화가 난 강준은 어떻게든 김미주를 떼어내려고 애를 썼다.
힘으로 떼어내려고 하면 할 수야 있지만, 이 조그맣고 연약한 여자애를 아프도록 강하게 떼어내기도 뭐해서 빨리 떨어지라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응. 난 강준이 너를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진짜야. 진짜 뭐든지 할 수 있어.”
강준의 격한 외침에 김미주는 더욱더 강준을 끌어안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준은 억지로 김미주를 떼어내려던 것을 한순간에 멈추고, 뿌드득 이를 갈았다.
속에서 욕이 나왔다.
여자들은 전부 똑같은 것 같았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또는 자신의 위기를 회피하기 위해 이런 지키지도 못할 망발을 마구 남발하는게여자들의 종특인 것만 같았다.
강준은 김미주에 대한 실망감, 더 크게는 여자에 대한 실망감마저 들었다.
강준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며 자신을 떼어내려던 것을 멈추자 김미주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강준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강준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미주는 깜짝 놀라 얼른 다시 강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더욱 강하게 강준을 끌어안아 버렸다.
절대로 이팔을 풀면 안 될 것 같았다.
이팔을 푸는 순간 강준과는 더 이상 친구 사이도 아니게 될 것 같아 두려움이 밀려왔다.
“야. 김미주. 이거 놔 봐.”
하지만 강준의 낮게 깔리는 차가운 명령에 김미주는 머뭇머뭇 팔을 풀고 말았다.
김미주는 더 이상 강준을 쳐다볼 수 없었다.
지금 강준의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제는 진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 김미주. 네가 날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아. 씨발. 진짜..”
“으. 응.”
힐끗 강준을 쳐다본 김미주가 마지막 용기를 내서 간신히 대답을 했다.
“좋아. 그렇단 말이지? 그럼. 내 앞에서 옷 싹 다 벗어 봐.”
강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이은주에게 했던 것이랑 똑같은 말을 했다.
“뭐. 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김미주가 깜짝 놀라서 고개를 번쩍 쳐들고 강준을 바라보았고, 강준은 그런 김미주를 보면서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킥킥거리며 웃었다.
이은주처럼 김미주도 아무 말 없이, 눈동자를 심하게 떨면서 한참 동안 강준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왜? 못 하겠어? 뭐든지 다 한다면서.. 크크..”
강준은 차갑게 시리도록 비웃음을 머금고 김미주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김미주가 손을 천천히 올리더니 교복 블라우스 단추를 목부터 푸는 것이 아닌가?
툭.. 툭..
김미주는 천천히 하나씩 풀던 블라우스 단추를 빠르게 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강준을 바라보는 시선을 멈추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더욱 눈빛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어? 어? 야. 잠. 잠깐만..”
그런 김미주의 대담한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강준이었고, 얼떨결에 손을 뻗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김미주의 손목을 잡아버렸다.
강준은 당연히 김미주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은주처럼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뛰쳐나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진짜로 옷을 벗기 시작하다니 강준은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흥. 내가 못할 줄 알고? 난 진짜로 강준이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미. 미주야.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우리 이건 아니야.”
벌써 단추를 다 풀고 블라우스를 벗으려고 어깨와 브래지어까지 노출한 김미주를 강준이 블라우스를 잡아서 입혀주며 말렸다.
상황이 완전히 반전되었다.
김미주는 이은주와는 완전히 다른 종족이었다.
이은주가 개 날라리라면 김미주는 완전한 똘아이였던 것이다.
“강준이가 원한는데 내가 못할 리가 없잖아. 난 강준이 네가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어.”
김미주는 말리는 강준의 손을 딱 쳐내고 뒤로 한 발짝 물러서더니 블라우스를 확 벗어서 테이블에 던져버리고는 치마 옆의 후크를 풀고 지퍼를 내리더니 그대로 밑으로 떨어트려버렸다.
김미주는 흰색 양말과 스니커즈를 제외하고 이제 핑크색 도트 무늬가 들어가 있는 흰색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고 있었다.
“허억. 미. 미주야.”
강준이 이제는 오히려 학을 떼면서 김미주에게 다가가 말리려고 하자 김미주가 재빠르게 손을 등뒤로 돌려 브래지어도 벗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에 강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
강준은 김미주의 몸을 보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김미주의 몸이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키가 160센티도 안 되게 작았기 때문에 몸매는 아기 몸매같이 볼품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김미주의 가슴은 이은주와는 다르게 봉긋하니 밑으로 쳐지지도 않은 아주 예쁜 모양에 크기도 B컵은 될 정도로 상당히 컸다.
더구나 김미주의 덩치가 매우 작다 보니 가슴은 더욱 커 보였고, 가슴의 모습은너무나도 남심을 자극하게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게다가 김미주가 키가 작아서 그렇지 몸매 비율이 아주 훌륭했다.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옆으로 확 넓어지는 골반, 가슴만큼 크고 훌륭하게 뒤로 툭 튀어나온 오리 궁둥이에, 허벅지에서부터 종아리로 이어지는 일자로 잘 빠진 각선미가 아주 예술이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었다.
강준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김미주를 말려야 한다는 생각도 못 한채 멍하니 김미주의몸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가지 흠이라면 김미주는 피부가 까무잡잡했다.
그렇다고 아주 새까만 것이 아니라 탄력 넘치고, 건강하게 보이는 그런 살짝 갈색이 나는 것이었다.
김미주가 그런 피부 톤에 흰색 계열의 팬티를 입고 있으니 너무나 잘 어울렸고, 의외로 굉장히 섹시하게 보이기도 했다.
강준은 그런 김미주를 보면서 속으로 감탄을 하고 있었다.
김미주의 몸매가 이렇게 좋을지 전혀 상상조차 못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미주의 피부 톤이 까무잡잡해서 여자로 관심도 갖고 있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피부에 잡티 하나 없고, 광택이 흐르는 것이 매우 부드러워 보였고, 건강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 같았다.
브래지어를 벗어서 테이블 위로 던진 김미주가 팬티 골반 밴드에 양쪽 엄지손가락을 끼우더니 살짝 멈칫거렸다.
강준은 김미주의 박력에 더 이상 말리지 못하고 있었고, 솔직히 이제는 김미주가 팬티까지 벗는 것을 오히려 기대까지 하고 있었다.
멈칫거리던 김미주가 숨을 한 번 내쉬더니 화끈하게 팬티를 밑으로 내려버렸다.
그러자 김미주의 길지 않은 뽀송뽀송하게 나 있는 작은 방초림이 나타났다.
“헉. 미. 미주야. 너. 진짜야?”
“왜? 내가 못할 줄 알았어? 난 강준이 네가 시키면 뭐든지할 거야. 자.. 다 벗었어. 다음은 뭘 할까?”
팬티까지 벗어 던진 김미주가 당당하게 허리에 손을 얹고 강준에게 턱을 치켜들었다.
강준은 그런 김미주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자 김미주도 점점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는지 슬그머니 손으로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가렸다.
“강. 강준아. 계속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을 거야? 나 부끄러워. 이제 뭐 하면 돼?”
김미주가 말은 부끄럽다고 하고 있지만, 왠지 뭔가를 기대하는 듯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의외의 김미주의 몸에 넋이 나가버린 강준이 정신을 차렸다.
“응? 야. 너 미쳤어? 하란다고 진짜 하게. 얼른 옷 입어.”
강준이 테이블에 널려 있는 브래지어와 블라우스 등을 급하게 모으며 말을 했다.
강준은 다시 한 번 김미주는 돌아이라는 것을 느끼며, 이제는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이거 이러다 잘못하면 학교에서 치한으로, 파렴치범으로 몰릴 판이었다.
그렇게 강준이 허둥지둥 대는 모습에 김미주가 피식 웃더니 갑자기 강준에게 다가갔다.
“미. 미주야. 여. 여기 옷. 빨리 입어.”
“강준아. 내가 진짜 옷 입기를 원해?”
김미주가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강준에게 더욱 바짝 다가갔다.
강준은 자신의 반밖에 되지 않은 덩치를 가진 김미주의 박력에 밀려 당혹스러운 얼굴로 옷을 앞으로 내민 채 뒤로 주춤주춤 밀려났다.
뒤로 밀리던 강준이 테이블에 허벅지 뒤가 걸리고 말았다.
휘청하고 넘어지려던 강준,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듯 김미주가 강준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악..”
김미주는 알몸으로 강준의 품으로 뛰어들었고, 바로 두 손으로 강준의 목을 감아 안고는 냅다 강준의 입에다 키스를 해 버렸다.
강준은 김미주가 달려들자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는 반사적으로 김미주가 다칠까 봐 얼른 끌어안아 주었다.
강준의 아랫입술을 쪽쪽 빨던 김미주의 혀가 강준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왔다.
강준은 지금 이 상황도 황당했고, 또 김미주 얘는 언제 키스를 해 봤는지 이렇게 키스를 잘하는지 그것도 의아했다.
쪽.. 쪽.. 후루룹.. 쭙.. 쭙..
강준을 거의 덮치듯이 몸으로 내리누르며 김미주가 강렬한 키스를 퍼부었다.
강준은 그래도 한 번 섹스를 해 봤다고 나름 김미주를 끌어안고 키스를 받아주면서 같이 혀를 돌려대고 있었다.
강준은 처음에는 김미주를 밀어내 보려고 했었다.
그러나 배를 눌러오는 김미주의 뭉클하는 가슴과 이은주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김미주의 매끄럽고 탄력 넘치는 살결 느낌은 금세 김미주에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강준은 한창 혈기 넘치는 18살 남자였던 것이다.
그렇게 키스는 쉬지 않고 이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김미주가 더듬더듬 손을 움직이더니 강준의 손을 잡고는 끌어다 자신의 가슴에 얹어주는 것이 아닌가?
강준은 본능적으로 김미주의 가슴을 뭉클하니 움켜잡았다.
강준의 큰 손에 한가득 잡히는 김미주의 가슴, 그건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부드럽기도 부드러웠지만, 부드럽다기보다는 그 탄력 넘치는 탱탱함, 그리고 그 첨단에 오뚝 솟은 젖꼭지는 앙증맞기 그지없었다.
“으음..”
강준은 키스를 하는 와중에도 신음을 흘렸고, 김미주의 가슴 느낌에 진저리가 쳐지는 것만 같았다.
이건 좋아도 진짜 너무 좋았다.
이 가슴이야말로 진짜 가슴이었다.
날라리 이은주의껌딱지 붙은 것 같은 가슴은 가슴이 아니라쓰레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