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 27 회: 엄마 아빠에게 동시에 받은 레슨 -- > (27/272)

< -- 27 회: 엄마 아빠에게 동시에 받은 레슨 -- >

그 때문에 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는 완희를 자극해주고 싶었다. 나만 일방적으로 느끼는 쾌감이 아닌 딸과 함께 황홀감을 공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딸아이의 침은 끈적이질 않았다. 무언가가 불안했다. 나는 잠시 키스를 멈추었다. 그리고 눈을 조심스럽게 떠보았다.

“!”

심장이 쾅,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완희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갑자기 모든 게 허망해지면서 겉잡을 수없는 후회가 밀려왔다. 

나는 큰딸 완희를 사랑했다. 하지만 이젠 그 소리를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내가 과연 큰딸을 사랑했던 건 큰딸의 육체였던가? 

나는 큰딸과의 길고긴, 그리고 부질없었던 애무를 끝마치기로 했다. 나는 왼팔에 단단히 감겨있던 큰딸의 목을 놔주었다. 큰딸의 엉덩이를 차지하고 있던 오른손도 한쪽으로 던져버렸다. 품안에 있던 파랑새가 멀리 날아가 버린 것만 같은 허전함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내가 천정을 보고 눕게 되자 그제야 큰딸은 길고긴 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지독한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완희는 이제 조만간 날 떠날 것이다. 아빠의 추악한 면을 봐버렸으니 제 엄마에게 가버릴 것이다.

잠시 후 큰딸이 몸을 추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나는 패륜을 저지른 아빠다.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정신이 더 맑아지면서 갈증이 났지만 나는 내 방에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거실 밖으로 왔다 갔다 하는 딸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다시 억지로 눈을 감았다.

“.......”

의식은 회복했지만 두통은 여전했다. 집안엔 인기척이 없었다. 큰 딸 완희는 집에 없는 것일까.

나는 지난새벽에 큰딸에게 저질렀던 패륜적인 짓에 대해 떠올려보았다.

큰딸을 못 도망가게 잔뜩 껴안고는 흉물스럽게 발기한 페니스를 딸아이의 사타구니에 비비기도 했고 딸아이와 강제 키스를 하기도 했다.  

아아.

정말 끔찍하면서도 미안한 일이었다. 자신의 첫 입술을 가져간 남자가 바로 의붓아버지라니.......

나는 방을 나섰다. 거실에도 큰딸은 없었고 자기 방에도 없었다. 나는 완희엄마에게 전화를 넣었다.

“혹시 완희한테 연락 온 것 없었나?”

“없었어요.”

“남편은 들어왔어?”

“방금 들어왔어요. 저기 도균씨.......”

그녀는 내게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나는 다음에 듣기로 했다. 여하튼 완희가 거기에 가지 않았다니 천만 다행이었다. 나는 물을 한잔 마시고는 휴대폰을 들었다. 큰딸에게 전화를 하려고 한 건데 용기가 나질 않았다.

전화를 꺼버리려는데 음성메시지가 와있다는 표시가 떠있었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작은딸 아진이에게서 온 것이었다.

“아빠, 죄송해요. 아빤 절 철모르는 사춘기계집애라고만 생각하시죠? 사랑하는 오빠가 생겼지만 한동안 아빠에게는 내색한번 못했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차마 아빠가 반대할까봐 말을 꺼낼 엄두도 못 냈어요. 아빤 항상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도둑놈 늑대로 알고 있잖아요. 전 오빠를 정말 사랑해요. 시간이 되면 꼭 집에 들어갈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언니가 문자를 보내 왔어요. 아빠가 무지 외로워하신 것 같다면서 제가 집에 다시 들어가게 되면 우선 아빠의 재혼문제를 의논하자고 했어요. 저도 언니의 의견엔 찬성 이예요. 아빠 사랑해요.”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흘러내리는 기분이었다. 한 달간이나 남자와 함께 살겠다며 나가버린 아진이가 괘씸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짐승 같은 아빠를 오히려 불쌍하게 생각해주는 큰딸의 얼굴이 아련히 떠올랐다.

 나는 완희를 기다렸다. 일요일이라 친구들을 만나러 간 건지 아님 학교로 공부를 하러 간 건지 알 순 없었다.

 문득 초인종이 울렸다. 

“딩동!”

서둘러 문을 열어주니 완희가 두 손에 가득 뭔가를 들고 있었다.

“뭐, 뭐니 이게?”

“휴, 손 아파! 아빠, 마트에 가서 장 좀 봐왔어요. 쉬는 날 밑반찬을 만들어 놓으려고요!”

나는 커다란 비닐봉투 두 개를 받아들었다. 정말 무거워서 손가락이 아릴지경이었다.

나는 비닐봉투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아빠랑 같이 차타고 가면 될 것을 왜 혼자 고생을 사서해?”

“아빠가 곤히 주무시길래요”

완희는 쇼핑봉투에 담긴 채소와 먹을 것들을 이리저리 옮겨 담으면서 말했다.

“아빠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된장찌개 끓여드릴게요.”

“으, 응 그래!”

시계를 보니 벌써 두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켰다. 

이윽고 된장찌개가 다 된 건지 완희가 날 불렀다. 나는 완희와 식탁에 마주앉았다.

찌개를 떠서 입에 넣는데 맛이 기똥찼다.

“캬!”

완희가 내 눈치를 살피면서 물었다.

“아빠, 맛이 괜찮아요?”

“진짜 맛있다. 언제 이런 실력을 키웠니?”

“인터넷에 뒤져보면 다 나와 있어요!”

 “인터넷에 아무리 나와 있어도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맛은 나오지 않는다. 흠, 우리 완희는 정말 여러 가지로 버릴게 하나 없어.”

내 칭찬에 완희는 괴롭다는 듯 손부채로 얼굴을 부채질하며 웃었다. 예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놓였다.

나는 밥을 먹고 간만에 친구들이라도 만나라고 했다. 아무리 고3이라고 하지만 머리를 식힐 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완희는 아진이가 없는 지금 어디로도 놀러갈 수가 없다고 했다.

완희의 그러한 절제 심과 결합된 어제의 몹쓸 일 때문에 나는 이번 여름 방학 때 가족 여행을 가자는 말을 아예 꺼내지 못했다.

만약에 어제 그 일만 아니었어도 나는 완희와 함께 일본에라도 갔을 것이다. 온천여행도 하고 비싼 것도 사주고 비싼 것도 먹이고....... 하지만 이젠 그런 말도 꺼내지 못하게 되었다. 완희는 제 방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완희의 머릿속에서 간밤의 기억이 깡그리 지워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나는 샤워를 하고 싶었다. 

간만에 겉옷을 세탁기에 넣으려는데 어떤 물건을 보고 내 심장이 쿵 떨어져버렸다. 바로 큰딸 완희의 팬티였다.

사실 친딸인 아진이가 있을 땐 아진이가 내 방에 있는 빨랫감을 손수 가져갔다. 그래서 그간 빨래바구니에다가는 한 번도 빨래를 넣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떨리는 심장을 안고 내 옷을 빨래바구니에 휙 던져버렸다. 내 겉옷이 큰딸의 팬티를 파묻히게 되었다.

“휴!”

하지만 한번 각인된 큰딸의 연두색 팬티는 간밤의 아찔했던 일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숨이 가빠지면서 아랫도리가 뻐근해지고 있었다. 큰딸의 음부를 감싸고 있던 팬티를 다시보고 싶었다. 나는 완희의 방 앞으로 가보았다.

문은 살짝 열려있었고 완희는 공부에 열중이었다. 내 발걸음은 마술에 걸린 듯 다시 빨래 바구니로 가고 있었다.

나는 내 옷을 꺼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큰 딸의 팬티를 들어보았다. 밝은 연두색의 팬티였다. 나는 팬티 안쪽을 보고는 눈앞이 아주 캄캄해졌다. 누렇게 지린 흔적이 있었다. 정말 많이도 지렸는데 그 범위가 무척 컸다. 어떤 변태들은 소녀들의 지린 팬티를 자신의 성기에 감싸서 자위를 한다고 하는데 갑자기 내가 딸의 팬티로 그 짓을 하는 상상이 몰려왔다.

“휴!”

나는 머릴 흔들어버리곤 거실로 돌아왔다. 누렇게 지린 게 채 마르지 않았으니 틀림없이 완희의 팬티였다. 어차피 아진이의 팬티였다면 지금 빨래바구니에 있을 리가 없다. 성욕이 끓어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급한 김에 혜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아빠!”

혜린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 흥분이 차올랐다. 

“혜린아 지금 어디니?”

“지금 동생 병원에 와있어요.”

정말 김빠진 소리였다. 나는 완희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 도균씨! 흐응!”

그녀가 끈끈한 목소리로 받았다. 확실히 알약의 절반을 먹으니 뭔가 달라도 달라져있는 것 같았다.

“이봐, 하연이는 어디 있나?”

“저기 아침부터 누워있어요 줄곧! 남편이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요.”

그렇잖아도 아까 그녀가 전화로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하연이가 아프다는 말을 하려했던 것 같았다.

아무튼 하연이는 아프기도 자주 아픈 모양이었다. 

“이봐, 내가 지금 집에 간다고 남편에게 통보해! 당신은 나와 진하게 섹스를 할 준비나 하라구!”

그러고서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이 대낮에 남편이 보는데서 그 짓을 하러가는 내가 미친놈 같았지만 나는 겁나는 게 없었다. 내겐 거액의 돈이 있는데다가 두 모녀는 알약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였다.

나는 차를 몰고 단번에 그녀의 집으로 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