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3 회: 해독제를 먹지 않은....... -- >
잠이 오질 않는다. 이제와 회환의 눈물을 흘리고, 후회를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만 딸아이들의 머릿속에 있던, 아빠와 육체적으로 어울렸던 그 더러운 기억이 사라졌음만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나는 백퍼센트 안심을 하지 못했다. 만에 하나 딸들의 기억이 다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중에라도 아빠의 추악했던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딸아이의 성적인 수치심을 없애 주기위해 나는 다시 약을 먹이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영화 ‘올드보이’가 떠올랐다. 주인공 오대수는 딸 미도와 섹스를 한다. 물론 최면에 걸려서 한 짓이긴 하지만 오대수와 미도는 서로에게 강렬한 끌림을 받았다. 혈육의 정이란 그런 것이다. 문제는 오대수가 자신이 박아버렸던 어린 애인이 바로 자신의 친딸이란 걸 안 직후였다.
딸을 박아버렸다는 정신적인 고통은 아무래도 좋았다. 오대수는 다만 자신의 딸 미도가 그 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웠다. 자신이 사랑하여 섹스를 나눈 아저씨가, 다름 아닌 친 아빠였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그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자신을 15년 동안 가둔 놈을 코앞에 두고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미도에게 비밀을 지켜 달라 무릎을 꿇었을까? 심지어 오대수는 과거를 사죄한다며 자기의 혀까지 잘라 바쳤다.
내일 아침이면 딸아이들은 예전의 순수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비록 딸아이들의 처녀막은 이미 걸레짝처럼 찢어져버렸지만, 딸아이들의 자궁은 이 아빠의 정액을 넘치도록 받아들이면서 이미 더러워져버렸지만, 딸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체 순수한 여고생으로 돌아갈 것이다.
큰딸과 작은딸.
큰딸은 큰딸대로 마음이 아프고 작은딸은 작은딸대로 마음이 아팠다.
나는 큰딸의 처녀막을 가져갔고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나는 큰 딸을 더 많이 가지고 놀았다. 큰딸은 약에 감염되어있는 내내 나의 애인이었고 마지막엔 나의 마누라까지 되어주었다. 큰 딸은 오로지 나 밖에 몰랐다. 내 곁에 있지만 볼 때마다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내 큰 딸이다.
그러나 작은딸이 내 마음에 더 사무치게 남아있는 이유는 그 애가 바로 내가 낳은 친딸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친딸을 박아버렸다는 죄책감에서 헤어나질 못할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잠을 설쳤다.
아침이었다.
햇볕은 아파트의 구석구석까지 침범해 들어왔다. 티브이소리가 들렸다. 방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딸아이들은 벌써 일어나 거실에 앉아 있었다. 새삼 부끄러웠다. 이 방을 나서면 나는 딸아이들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있을까?
나는 오랫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가 겨우 열었다.
거실에서 딸들이 날 보며 헤! 하고 웃어주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건넸다.
“잘들 잤니?”
나는 간밤에 우리 딸들과 포르노에서나 있을법한 일을 저질렀다. 딸들의 생식기를 빨았고 딸들의 고운 입에도 내 자지를 물려주었다. 제발, 아빠와의 추했던 기억일랑 너희들의 머릿속에서 영원히 떠오르지 말아다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딸아이들의 옆에 앉았다.
큰딸의 모습이 밝지 않았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큰딸은 뭔가 기억이 날 듯 하면서도 나지 않는, 찜찜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막내딸은 내 눈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막내딸이 우물쭈물 거리다가 말했다.
“아빠, 아빠가 나한테 해독제 먹였지?”
“그래, 그 나쁜 새끼한테 납치를 당하고 네가 돌아오자마자 아빠가 해독제를 먹였다. 뭐, 해독제를 먹게 되면 부분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 머리 아플 텐데 애써서 기억하지 말아라.”
내 말에 작은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큰딸에게 슬쩍 물었다.
“완희 넌 혹시 기억이 나니? 납치범한테 해독제를 사기로 해놓고 그전에 먼저 실험을 했던 것이!”
“예 아빠. 아빠가 해독제를 테스트해보신다고 하면서 제가 그 전에 약을 먹었어요, 그런데 해독제는 어제 밤에 먹었죠? 그런데....... 왜 그렇게 제가 해독제를 늦게 먹은 거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도 안 나고........”
나는 심장이 쿵쿵 뛰어 곧 튀어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완희가 해독제를 늦게 먹은 이유에 대해 나는 한동안 대답도 못했다가 나중에야 겨우 궁색한 변명이 생각났다.
“완희 넌 약을 먹자마자 해독제를 바로 먹었어. 근데 네가 먹은 해독제의 약효가 이상해서 나중에 한 번 더 먹은 거야.”
큰딸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날 의심하진 않은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무엇보다도 나와 겪었던 추한 섹스의 기억들을 떠올리지 못한 것 같아 안심이었다.
하지만 안심이 되면서도 나는 슬슬 외로움을 느꼈다. 어제 큰딸은 해독제를 먹은 순간까지도 날 사랑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나와 큰딸 사이엔 큰 벽이 생겼다. 나는 이제 딸아이의 손도 잡아줄 수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큰딸은 약에 취해, 그래서 남자의 자지가 필요해서 날 사랑한다고 거짓으로 사랑 고백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섹스의 쾌감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이 아빠에게 거짓고백을 한 것일 수도 있다. 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심한 큰딸은 티브이를 보면서도 날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작은딸도 내게 무심한건 마찬가지였다. 딸아이들은 내 품을 떠난 것이다.
나는 저 세상에 있는 마누라가 보고 싶었다. 그녀에게 미안해서 더 간절하게 보고 싶었다.
나는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왔다. 문득 장롱깊이 감추어두었던 아내의 유언장이 떠올랐다. 유언장의 내용이 궁금했다. 아내는 아진이의 나이가 열아홉이 되면 유언장을 보라고 했지만 이미 나와 아진이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러버렸고 그래서 열아홉이라는 시간약속은 내게 무의미했다. 나는 유언장을 꺼냈다.
아내의 유언장은 길지 않았다. 나는 아내의 유언장을 읽은 지 1분 만에 심장이 떨어져나가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아진이는 내 딸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누라는 병원 측의 실수로 아진이와 내 친딸이 바뀌었다고 했다.
충격과 허탈, 그리고 아진이에 대한 연민이 내 가슴을 마구 할퀴었다. 친딸을 찾고 싶은 마음보다는 이 사실을 아진이가 알게 되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나는 그것이 무서웠다. 나는 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가까스로 유언장을 다시 장롱에 묻어두고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