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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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5 회: 18세 소년 최 도균 -- >

일주일 후.

 우리가족들은 내 아들을 데리고 경기도의 어느 마을로 들어갔다. 평범한 마을이었다. 굿판을 벌일 집으로 가보니  보기만 해도 정신력이 대단할 것 같은 사람들이 여러 명 있었다. 그들 모두 그 방면에선 우리나라에서 최고라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는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완희를 닮아 생긴 것도 기가 막히게 잘생긴 내 아들.

이 아까운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으리.

곧 장엄한 의식이 시작되었다. 나는 처음부터 뭔가에 짓눌린 듯 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묵직하면서도 조용하게 울려 퍼지는 법문을 읊조리는 소리, 또 그밖에 알 수 없는 시끄러운 소리들이 내 귓가를 아련하게 돌아다녔다. 어지러웠다. 너무 어지러워 불안한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어떻게 되는가. 

스님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 내가 죽자. 날 버리자. 아들만 제정신을 찾으면 그뿐....... 차라리 마음은 편안해졌다.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어어엉!”

“허어어어엉!”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오면서 여자들의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완희야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목소리들이 귀에 익었다. 가족들이었다.

“내 잘못이야.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은 모두 나 한테 있어. 어떻게 너희 가족에게 이런 끔찍한 재앙을 줄 수가 있을까? 나 때문에 하루아침에 자넨 남편을 잃었어! 어어어어엉!” 

안원장의 말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난 엄연히 살아있는데! 나는 벌떡 일어났다. 

“엄마야!”

“으아악!”

내가 일어나자 모두들 기절할 것처럼 놀랐다. 

“시헌아!”

“시헌아아아!”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아진이와 아내는 내게 아들이름을 부른다.

“뭐야? 왜 내가 시헌이야?”

“!”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한 표정이었다. 나는 아진이의 팔을 붙들고 말했다.

“아진아! 이게 어찌된 일이냐?”

“어어어엉, 시헌아아아!”

통곡소리가 방안을 메웠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건가. 나는 그제야 내 몸을 의심했고 그래서 거울을 보았다.

끄아아아아아아.

왜 거울 속에 내 아들 시헌이가 있는 걸까. 나는 현기증을 느꼈다. 

“시헌아! 시헌아!”

누군가가 날 부축하는 것 같았다. 의식은 완전히 끊겼다. 오랫동안....... 죽음과도 같은 잠의 연속이었다.

비구니가 된 향이.

내 아내가 된 완희.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한동안 숨어살아야 했던 장미와 지언.

나만 보면 죽을죄를 지은 것처럼 허릴 조아리는 안미나. 그리고 그의 딸 은아.

아름다운 세자매인 혜정이, 준희, 주희. 

아진이의 생모인 오주선과 정난주.

보연이와 보연이의 엄마.

하지 누님. 

혜린이. 미스조. 아진이의 담임. 

모두가 한꺼번에 알몸으로 내게 달려들었다. 날 서로 차지하려고 싸움이 벌어졌다. 피가 튀고 욕설이 난무했다. 머리카락이 뽑히고 손톱이 떨어져나갔다. 나는 도망갔다. 하지만 나는 곧 잡혔고 그녀들과 더럽고 잔인한 섹스를 벌여야 했다. 악몽 중에 악몽이었다.  

“헉!”

깨어보니 나는 병원에 있었다. 새벽이었고 아내가 내 침대에 윗몸을 엎드린 채 불편한 잠을 자고 있었다. 보조침대에선 장미와 지언이가 누워 자고 있었다. 나는 아내의 머릴 쓰다듬었다. 주르륵. 눈물이 나왔다. 아내의 머릴 만지는 내 손을 보니 깨끗하고 가늘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벽에 걸린 거울을 보았다. 거울에 비친 내 아들의 모습을 보니 심장이 쾅, 터질 것만 같았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말았구나.

 나는 이제 어떡해야 하나. 내 아들의 몸으로 완벽하게 다시 태어나게 된 나는.......스님의 말이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에 대한 집착을 버린 순간 아들은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아들도 아닌, 그렇다고 가짜아들도 아닌 그 아들은 애욕의 불길에 다시 휩싸일 것입니다. 제가 해줄 말은 그것뿐입니다.”

나는 아내의 얼굴을 보았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고 있었다. 내 가족들과 내 딸들, 특히 향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론은 하나였다. 한동안 나는 최시헌으로 살아야 한다. 내 정신이 최도균이라는걸 우겨봐야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혼란만 줄 것이다. 아니 혼란이 문제가 아니라 우릴 아는 세상 사람들은 다시 또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 우릴 원숭이 보듯 할 것이다. 

‘아들과의 충격적인 근친애정행각이 들통 나자 빙의핑계를 대는 중년여배우 류완희.’ 

 라는 타이틀로 1면 신문을 장식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내 아내 완희는 이제 정말 내 엄마가 되는 건가. 

“엄마!”

한번 불러보니 미치도록 어색한 호칭이었다. 나는 내 손을 들여다보았다. 

이 손이 내 아내, 아니 엄마의 몸을 때렸다. 대체 내 아들은 왜 그런 패륜범죄를 저질러야 했나. 대체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 이가 갈리고 피가 탔다. 아들은 이제 고2. 엄마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아 예술 고등학교에 다니는 중이다. 나는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고, 또 내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복수를 해줄 것이다. 내가 늙은 모습이었을 땐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어쩌면 열여덟, 피가 끓는 새파란 몸으로 들어오고 나니 그러한 무모한 복수심이 생긴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날 철저히 속이는 것이다. 

나는 내 아내를 쳐다보며 수백 번도 더 넘게 엄마! 라는 단어를 곱씹었다. 정말로 내 아내가 아닌 엄마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나는 조용히 엄마의 어깨를 흔들었다.

“엄, 엄마!”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내가 젊은 몸으로 들어왔다고 쳐도 엄마에게 이럴 순 없었다. 엄마의 몸을 흔드는 순간 성적인 흥분이 생기고 있었다. 물론 내가 엄마라고 부르는 이 여자는 내 아내였다. 나와 가장 섹스를 많이 했던 여자였다. 다만 아내와 잠자리를 가져본 적이 근 십 년 동안 한 번도 없었지만 말이다.

 모든 게 집안으로 들이닥친 재앙 때문이리라. 아무튼 엄마라는 여자가 다름 아닌, 여전히 아름다운 내 아내와 동일한 여자이기 때문에 성적으로 흥분을 해버린 건지도 모른다. 나는 물을 한 컵 마신 후 다시 엄마를 흔들어 깨웠다.

“엄마, 일어나 봐!”

“으으으음!”

약간 그늘진 표정. 하지만 그러한 그늘진 모습까지도 이젠 원숙한 아름다움으로 만개한 내 아내, 아니 엄마의 눈이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시헌아!”

나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날 꽉 껴안았다. 이럴 수가. 그간 수천 번도 넘게 안아봤던 엄마의 품이 전혀 다른 여자처럼 느껴진다. 열여덟 살 고등학생의 몸은 정말 예민했다. 분명히 엄마의 젖가슴이 분명할진데, 나는 거센 욕정의 파도에 휘말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가까스로 참아내며 엄마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엄마!”

“그래 아무 말도 하지 마 시헌아. 정말 얼마 만에 보는 똑똑한 눈빛인지.......”

엄마라서 그런 것일까. 그녀는 내 눈만 보고도 단번에 내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엄마의 흐느낌과 포옹이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날 도무지 떨쳐놓을 생각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빠가, 아빠가!”      

맞다. 나 최도균의 죽음이 있었겠지. 나는 울먹이며 물었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을 모르는 척 능청을 떨어야 했기에 한편으론 곤욕스러웠다. 

“어어엉, 아빠가 돌아가셨어.”

나는 소리쳤다.

“왜, 왜 돌아가셨는데?”

 “널 살리시려다가.......”

나는 아내의 몸을 껴안고 함께 울었다.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나의 죽음이 슬펐지만 나는 내 아들의 죽음이 슬펐다. 이제 엄마가 돼 버린 내 아내의 곡소리가 너무나 슬펐다. 보조침대에서 자고 있던 장미와 지언이도 일어났다. 그녀들은 곧 상황을 알아차렸고 날 부둥켜안더니 함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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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조교나 능욕씬등등을

많이 첨가해볼 생각입니다.

18세소년이 싸움좀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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