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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2 회: 엄마의 목적&아들의 도박 -- > (241/272)

< -- 242 회: 엄마의 목적&아들의 도박 -- >

나는 돌아가지 않았고 결국 엄마가 항복 선언을 했다.

“알았어, 엄마가 안아줄게. 이리와. 여기서 자구가.”

엄마가 뒤에서 안았는데 그 부드러운 느낌을 못 견디고 내 몸은 자석처럼 엄마 품에 쏙 들어갔다. 향기로운 살 냄새와 풍만한 감촉이 날 행복하게 했다. 그런데 문득 엄마의 몸에서 야릇한 냄새가 풍겨 나왔다. 설마 엄마는 내 정액으로 향수를 만든 걸까? 

적어도 엄마는 자기 유두에 내 정액을 바르진 않았지만 향수를 만든 건 사실인 것 같았다. 색스럽게 향기로운 냄새는 기본이었고 머릿속이 혼미해지면서 오로지 섹스만이 떠올랐다. 자지가 팽창하면서 엄마의 부드러운 하체를 찌르고 말았다. 놀란 건 엄마였다.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아들, 가만 있어봐.”

엄마는 서둘러 일어서더니 옷장 안에서 잠옷을 꺼낸 뒤, 입고 있던 잠옷을 다 벗어버렸다. 육덕진 몸매에 팬티와 브래지어만 찬 엄마를 본 것도 잠시, 엄마는 서둘러 새 잠옷을 입었다. 다시 엄마가 침대로 올라와 날 안아주었는데 성적인 충동은 다소 억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내 엄마였고 그 때문에 엄마와의 포옹만으론 갈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엄마는 육중하게 도발적인 젖가슴을 앞세워 날 숨 막히게 안았다. 나는 행복하면서도 화가 났다. 엄마는 악마의 향수를 몸에 뿌리고 다니면서 대체 누굴 유혹하려는 건가? 나는 엄마의 품에서 겨우 잠을 이룰 수가 있었다. 

다음날 일찍 엄마와 한수누나는 집을 나섰다. 엄마는 날 안심시키려고 진땀을 뺐다. 나는 엄마의 마음을 끝까지 불편하게 만들었다. 주말만 되면 무조건 지방엘 내려간다고 했다. 아침밥도 거르고 학교로 갔다. 

“꾀병은 다 낳았냐?”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짝꿍 라미가 말했다. 나는 주먹을 보이며 까불지 말라는 시늉을 했다. 그 와중에 약 만드는 아줌마에게서 문자가 왔다.

‘어제 하루 종일 죽는 줄 알았어. 학교 끝나고 갈게. 시간 좀 내!’

완전히 노골적인 아줌마였다. 그나저나 아줌마 이름도 모르고 있어서 나는 문자로 물었다. 아줌마의 답장이 왔다.

‘최 성희’ 

나는 문자를 날렸다.     

‘최성희씨 당분간 만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줌마는 여러 번 문자를 보냈다. 내가 끝내 거절했다. 라미가 내 핸드폰을 힐끔 쳐다보았다.

“너 요즘 연애하지?”

“눈치 되게 빠르다. 질투하냐?”

“질투는!”      

라미는 입이 툭 튀나오더니 다시 공부에 집중했다. 나는 매니저 한수누나에게 문자를 날렸다. 엄마를 지키라는 뻔 한 소리였지만 누나는 착실하게 답장을 해주었다. 

‘염려놔.’

누나의 답장을 받았음에도 나는 하루 종일 공부가 되질 않았다. 오늘저녁부터 당장 엄마는 들어오질 않는다. 지방에서 그 새끼와 즐겁게 연기를 펼치고 있을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내 몸속에 도사리고 있던 ‘불안’ 이라는 좋지 않는 감정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엄마가 없다는 막연하고도 단순한 불안감이 아니라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었다.

마침내 그 불안감의 정체는 그로부터 며칠 후 드러나고 말았다. 한수누나가 은태호에 대해 뭔가를 알아냈는데 나는 심장이 폭발하는 줄 알았다.

“은태호, 알고 봤더니 최 회장하고 관련된 인물이었어. 전화 통화하는 걸 우연히 엿들었는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시헌이 너도 완전히 벼르고 있던데?”

“그 사실을 엄마도 알고 있는 거야?”

“내가 조용히 말해줬는데 절대로 안 믿어. 큰일이야.”한수누나도 최회장과 우리집안과의 악연을 익히 알고 있는 터였다. 나는 어떡하든 스캔들이 안 나게 엄마를 막아달라고 했다. 기필코 방해를 해달라고 했다. 주말까지만 막으면 내가 엄마한테 가서 설득해본다고 했다. 그것도 부족하여 나는 엄마와 직접 통화도 했다.

하지만 엄마는 요지부동이었다. 자꾸 그러면 한수누나를 잘라버린다고 겁까지 주었다. 그 때문에 누나와 나는 엄마를 더 이상 설득할 수가 없었다. 나는 주말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가 피가 말랐다. 그렇다고 당장 엄마를 쫓아갈 수도 없었다. 엄마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으, 어떡하지?”

결국 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집안이 영원히 사회에서 매장당하게 방관 할 수는 없었다.  

“최 혜정 선생님하고 만나게 해줘, 리안 누나.”

그렇다. 나는 최회장의 큰딸을 만나기 위해 리안누나에게 부탁을 했다. 내가 알기로 최회장의 딸 들 중 가장 착하고 인간적인 여자가 바로 그녀였다. 더욱이 그녀는 리안누나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다. 최혜정에게 사정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제발 우릴 건들지 마세요. 남한테 사정하는 건 죽어도 싫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전화를 받은 리안누나는 잠시 기다려보라고 했다. 나는 초조하게 기다렸다. 

약 삼십분이 되었을까. 누나는 내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내일 학교 끝나고 보재!”

나는 그날 밤 긴장과 흥분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내일 그녀를 만나게 되면 아무리 화가 나도 머릴 푹숙이고 기어 들어가야지 마음먹었다. 

마침내 다음날 오후!

 나는 최혜정을 여의도의 어느 카페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나이 오십이 넘었건만 여전히 방송활동을 하는 그녀는 첫눈에 봐도 40초반으로 보였다. 과거 편안하고 부드러웠던 인상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짐작대로 그녀는 내게 냉랭하게 대했다.

“최도균 아들? 생긴게 지 애비를 퍽 닮았군! 용건이 뭔지 빨리 말하고 꺼져!”

열이 확 받았지만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엄마를 한번만 봐주세요. 엄만 아무잘못도 없어요. 전처럼 또 스캔들같은게 나면 울 엄마 죽을지도 몰라요.”

그녀는 아무말이 없었다. 그렇다면 내 말뜻을 알았다는 소리인데 그건 곧 은태호의 접근은 최회장의 의도였다는 게 분명해졌다. 잠시 후 최 혜정은 주스를 바닥까지 비우더니 말했다. 상당히 격한 목소리였다. 

“너네 아버지 만행을 알고 처음엔 죽여 버리고 싶었어, 우린 그것 때문에 한동안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었지. 넌 모를거야. 우린 보통사람들보다 몇십배는 더 큰 고통을 겪었어........ 우린 누구보다도 존경받고 누구보다도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던 사람들이었으니까!”

나는 그 옛날 최혜정을 떠올렸다. 진동에그를 보지에 끼워놓고 아슬아슬하게 생방송을 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 방송은 무사히 끝마쳤지만 그날 이후부터 최혜정은 생긴 이미지완 완전히 다르게 색녀로 변해갔다. 그랬던 그녀이길래 나한테 놀아났던 사연을 최회장에게 들었으니 우릴 죽이고도 싶었겠지.

최혜정의 말은 계속 이어졌고 나는 뜻밖의 소릴 들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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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회장과의 악연이 기억 안 나신 분들은 183화 끝부분과 184화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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