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34)

“아얏..”

 “아.. 미..미안해요. 괜찮아요?”

 “아파요..”

 “아.. 정말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그만...”

그녀는 손으로 입술을 만지며 아픈 표정을 지었지만 나를 원망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내 내게로 다시 안겨왔다. 그녀의 입술이 다시 내 입술을 찾았다. 그녀는 내게 복수라도 하듯이 내 입술을 깨물어댔다. 하지만 그 강도는 아플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깨무는 느낌이 야릇한 자극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녀와 내 혀가 다시 뒤엉켰다. 그러는 동안 내 손이 그녀의 치마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고무밴드로 되어 있던 허리춤이 허벅지 아래로 끌어당겨지자 거기서부터는 혼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갔다. 그러자 그녀는 발을 차례로 움직여 치마에서 발을 빼내고는 발로 치마를 걷어내어 저만치 치워냈다. 손을 내밀어 그녀의 음부를 만지자 그녀가 약간 엉덩이를 뒤로 빼는 듯 했지만 내 손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날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증명해보이려는 듯 그곳은 이미 촉촉한 물기로 젖어들어 있었다. 음탕한 물기를 머금은 얇은 팬티의 느낌이 내 손을 타고 전해져 말초 신경에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말랑말랑한 음순의 살덩이가 손끝에 잡혔다. 난 그전에 보았던 그녀의 음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그곳을 만졌다. 손끝으로 조물거리며 자극하니 그녀는 끙끙거리는 신음을 흘렸다. 그곳을 자극할수록 그녀의 키스는 강렬해졌다. 혀와 입술이 얼얼해서 점점 감각이 무뎌졌다. 그럼에도 그녀의 키스는 쉬지 않았다. 

팬티 속으로 손을 파고들자 그녀는 다리를 조금 더 벌려주며 내 손이 팬티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손바닥 전체로 그녀의 둔덕을 감싸면서 파고드니 손바닥 전체로 둔덕의 봉긋함과 그 위로 자라난 털 숲의 까칠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 느낌만으로도 성욕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손 끝에 음순의 살덩이가 만져졌다. 검지와 약지로 그 살덩이의 양 갈래를 누르면서 양쪽으로 벌리니 기다렸다는 듯이 갈래가 갈라졌다. 그 갈라진 틈 사이를 중지로 더듬었다. 그녀가 꿈틀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내게서 벗어나지 않았다. 

갈라진 틈 사이로 미끈거리는 애액이 느껴졌다. 깊이 들어갈 수록 속살은 더 여렸다. 그리고 곧 작은 구멍 하나가 손 끝에 만져졌다. 그곳에서는 넘치는 샘물처럼 애액이 쉬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중지의 지문 부위로 구멍 주위를 부드럽게 자극하니 그녀가 신음을 흘렸다. 

“하아...”

그녀의 몸은 낯선 남자의 자극에 어찌할 바 몰라 하면서도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구멍 속으로 파고들자 그녀는 잔뜩 긴장하며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손가락이 한마디도 채 들어가지 않고 다시 나오니 이내 힘을 풀었다. 다시 넣을 듯 말듯 하다가 빼는 것을 여러 차례 반복하니 그녀가 애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자꾸 장난치지 말고 어서 넣어달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바램대로 해주지 않았다. 그 감질나는 장난질을 좀 더 이어갔다. 그러자 그녀가 안절부절하며 더 애닳은 표정이 되었다. 

“어..어서요..”

그녀는 내 손이 도망가지 못하게 할 요량으로 팬티 속의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손을 아래쪽으로 끌어당기면서 어서 넣어달라는 몸짓을 했다. 표정은 너무도 간절했다. 난 그녀의 얼굴표정을 바라보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손가락이 파고들자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난 그런 표정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즐거웠다. 질 속으로 파고들어오는 느낌을 그녀는 얼굴표정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서 난 그런 표정의 변화가 즐거웠다. 남자의 쾌락은 참으로 이상한 것이어서 여자가 힘겨워하는 표정을 지으면 오히려 더 흥분을 느꼈다. 그래서 여자의 좀 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기위해 더 큰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녀의 질 속은 따듯했다. 비록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 있었지만, 내 몸의 전체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손가락이 들어가면서부터 그녀는 더 많은 애액을 흘리고 있었다. 구멍 밖에 있는 나머지 손가락들을 적시는 애액의 양이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입술을 깨문 채로 엉덩이를 움찔거렸다. 난 손가락을 넣은 채로 그녀의 표정을 관찰할 뿐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가 원망하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보았다.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눈빛이었다. 어서 쑤셔달라고 애원하는 그 눈빛 앞에서 난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였다. 손은 그대로 둔 채 손가락만을 움직여서 질 속을 드나들었다. 손가락이 바깥쪽으로 나올때마다 두 번째 마디가 꺽이면서 손가락이 접혔다. 그리고 다시 들어가면서 손가락이 펴졌다. 그렇게 반복하는 동안 그녀의 구멍은 점점 느슨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수줍고 낯설어서 움츠리듯 경계하다가, 경계심이 풀리니 낯선 남자의 손길에도 달아올라버리는 그녀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애액으로 질펀하게 젖은 질 속의 느낌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그곳의 속살은 참으로 오묘했다. 내 손가락은 마치 따듯하게 덥혀진 젤리 속에서 드나드는 느낌처럼 감미로웠다. 그 감미로운 느낌을 그대로 그녀의 입술로 전해주었다. 다시 키스는 뜨거워졌고, 그녀의 혀와 내 혀가 뒤엉켰다. 끈적한 그녀의 혀가 질 속의 속살과 같은 느낌으로 파고들었다. 위와 아래의 속살을 동시에 느끼는 황홀함이 고스란히 나의 흥분을 자극했다. 

손가락을 빼내고 젖은 음순을 비벼 만지자 그녀는 다리를 더 벌려서서 내 손을 더 자유롭게 해주었다. 망설임 없이 나머지 한 손으로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손바닥만한 팬티는 놀라운 신축성을 발휘하면서 그녀의 양 허벅지에 걸친 채로 전봇대를 잇는 전기줄 처럼 팽팽한 모습으로 걸쳐졌다. 팬티를 완전히 벗는 것보다 그렇게 걸치고 있는 모습이 훨씬 더 자극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더구나 그곳은 사방이 공개된 공간이었다. 자연의 냄새를 맡으며 즐기는 여체의 느낌은 감춰진 공간에서보다 더 감미로웠다. 

“다시 넣어줄까요?”

 “...”

 “대답해봐요.”

 “...”

 “어서요.”

그녀는 내 짖궂은 물음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수줍은 모습에 성욕이 더욱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의 행동이 짓궂게 느껴졌다. 음순을 비벼만지던 손을 멈추고 손가락 두 개를 모았다. 검지와 중지. 이번에는 두 개를 넣을 참이었다. 아마 그녀도 한 개의 손가락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았다. 두 개의 손가락을 밀어 넣자 그녀가 양손으로 내 어깨를 움켜잡으면서 신음했다. 

“흐읍..”

 “아파요?”

그녀는 좌우로 고개를 도리질 하고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난 그대로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팬티를 완전히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녀가 다리 하나를 들어서 팬티를 빼내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는 기마 자세같은 어정쩡한 자세로 다리 사이를 더욱 벌려주었다. 두 개의 손가락이 질 속을 밀려들어갔다. 질 속의 속살이 아까보다 더 강하게 휘감겼다. 질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흥분은 말할 수 없이 거칠었다. 숨을 헐떡이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녀는 그 어정쩡한 자세로 내 어깨를 짚어선 채 내 손가락을 받아내고 있었다. 

“하아..하아.. 흐으응..”

그녀는 신음소리 조차도 수줍었다. 그 가녀린 신음소리 앞에서 내 흥분감은 극으로 치달았다. 순진하고 순수한 그녀가 숲속에서 반라의 모습으로 낯선 남자의 손가락을 받아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흥분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찔걱이는 음란한 소리가 그녀의 신음과 뒤섞였다. 그리고 그 음란한 소리의 덩어리는 공중에서 여름 곤충들의 울음소리와 뒤섞이며 흩어졌다. 코를 찌르는 아카시아 향이 그녀의 향기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앞으로는 아카시아향만 맡으면 그녀의 그 음란한 모습이 떠오를 것만 같았다. 속도를 높였다. 그녀의 몸이 요동쳤다. 

“하아..하아.. 흐으응.. 하아.. 제발... 흐응..”

 ‘찔걱- 찔걱- 찔걱-’

두 개의 손가락이 질 속 깊숙이 들어갈 때마다 오므린 나머지 손가락들이 애액으로 흠뻑 젖은 음순의 살덩이에 부딪혔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신음했고, 살부딪는 소리와 박자를 맞추듯 번갈아 허공에 울렸다. 그리고 그녀의 구멍에서는 뜨거운 액체들이 이리저리 튀면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오줌인지 또 다른 종류의 애액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음란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난 극도의 흥분을 경험하고 있었다. 

“흐으..흐으.. 그만..그만.. 흐으응.. 흥..흥.. 제발..”

그녀는 나를 만류하려 내 어깨를 힘껏 움켜쥐며 엉덩이를 뒤로 빼려했지만 내 다른 한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있어서 그녀는 내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짓도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결국 그녀는 내게 아랫도리를 고스란히 맡긴 채로 울음같은 신음을 흘려댔다. 그리고 그녀의 아랫구멍에서는 그녀의 울음같은 신음에 보조를 맞추듯이 오줌같은 뜨거운 물을 줄줄 흘려대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나를 밀쳐내고 쪼그려 앉아 버렸고, 손가락이 빠져나온 그녀의 구멍에서는 굵은 오줌 줄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끄러움을 견뎌내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러는 동안에도 주체할 수 없는 그 오줌 줄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 뿜어져 나왔다. 순진하고 순수하기만 한 평범한 여자를 그토록 음란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미안함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청난 성적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것이 정복욕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한 여자의 순수함을 깨트리고 내면의 음란함을 이끌어낸 성취감일까.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엄청난 흥분과 쾌락적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녀의 오줌 줄기는 그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스스로 멈추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낯선 남자의 앞에서 쪼그려 앉아 오줌을 싸게 되어버린 그녀의 수치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었다. 난 그 상황을 즐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의 수치심을 어떻게 달래주어야 할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오줌줄기가 멈추자 그녀는 쪼그려 앉은 채로 다리를 오므렸다. 하지만 얼굴을 가린 두 손은 그대로였다. 

“괜찮아요?”

 “...”

 “내가 너무 심했나요? 그런거라면 사과할게요.”

 “...”

 “하지만.. 그런 모습 보였다고 나한테 수치심 느낄 필요는 없어요.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으니까.. 오히려 당신의 그런 모습이 더 사랑스러워요. 진심으로..”

 “...”

한참 동안 움직임이 없던 그녀가 얼굴을 가린 두 손을 느슨히 풀면서 그 틈사이로 얼굴을 내밀고는 나를 힐끔 살폈다. 그리고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얼굴을 가렸다. 나는 그녀에게로 다가 앉았다. 그녀의 다리 아래쪽에서 건강한 오줌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 오줌 냄새가 오히려 나의 성욕을 자극하는 듯 했다. 얼굴을 가린 두 손을 잡아 풀어내자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난 다시 양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서 내게로 시선을 맞추도록 했다.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너무 사랑스러워요. 지금.”

 “...”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는 나의 눈에 시선을 맞춘 채 말이 없었다. 그녀의 눈망울은 아직 식지 않은 욕정과 부끄러움으로 차올라 있었다. 더 이상이 말은 의미가 없을 듯 했다. 난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그녀도 적극적으로 내 입술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부끄러움을 그 짙은 키스로 무마시켜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 안가 난 그 강렬한 키스를 짧게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그녀가 놀란 눈치였지만, 그저 내게 몸을 맡겨둘 뿐이었다. 그녀를 안고 돌아선 나는 바위위에 그녀를 눕혔다. 그녀가 눕기에는 작은 크기였지만 등을 붙이고 누울 정도의 충분한 크기였다. 대신 다리를 둘 곳이 없어 그녀는 무릎을 굽힌 채 가슴 쪽으로 끌어안았다. 덕분에 그녀의 엉덩이가 하늘로 치켜들렸다. 그 음란한 음부가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자극적이었다. 

난 그녀의 엉덩이 아래쪽에 자리를 잡은 채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눈 앞에 그녀의 음부가 보였다. 그녀는 내가 보는 것이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두 다리를 잔뜩 오므렸다. 그리고 손을 최대한 길게 뻗어 음부를 가리려 애를 썼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행동은 곧 내 손에 의해 저지당했다. 그녀의 손을 치워낸 나는 잔뜩 오므려진 그녀의 두 다리마저 벌리는데 성공했다. 그녀의 두 다리는 M자형으로 만들어 진 채 벌려졌고, 바위가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끄트머리 부분에 양 발을 지탱했다. 오줌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음란한 그녀의 음부가 눈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것을 보니 아랫도리가 더욱 뜨겁게 팽창했다. 

난 조금도 망설임 없이 그녀의 음부를 핥아 올렸다. 그녀의 음부에서는 신선한 오줌냄새가 풍겨왔다. 하지만 그 냄새가 내 비위를 자극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건강한 냄새로 인해 내 성욕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치솟았다. 짭짜름한 오줌 맛이 입안에 가득 풍겨왔다. 

“아아.. 그러지 말아요.. 더럽단 말이에요.”

 “가만 있어요. 전혀 더럽지 않으니까..”

 “아아.. 안돼.. 흐응..”

그녀는 몇 번인가 내 머리를 밀어내려 애쓰다가 포기하고는 이내 그 황홀한 애무에 젖어들었다. 그녀의 음부는 음란한 만큼이나 맛있었다. 난 그녀의 음란한 음부를 게걸스럽게 핥아 올렸다. 그녀가 흘려대는 애액을 남김없이 핥아 삼켰다. 그리고 내 입에서 나오는 침으로 그곳을 적셔주었다. 침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음부는 더 이상 정숙한 여자의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질구는 구멍을 훤히 내보일만큼 입을 벌리고 있는 상태였다. 난 그 구멍 속으로 부지런히 혀를 밀어 넣었다. 혀끝을 뾰족하게 말아서 힘을 준 뒤 최대한 깊이 넣으려 애를 썼다. 그녀는 그런 혀의 자극에 애절한 신음을 뱉어내며 몸을 떨었다.

“하아..하아.. 이제 그만요.. 흐으으.. 이제 당신것을.. 당신..”

흥분에 겨운 그녀는 내 것을 넣어달라고 애원했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난 그런 흔치않은 기회를 최대한 오래 즐기고 싶었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얼굴이 있는 쪽으로 자리를 잡아섰다. 그리고 그녀가 거꾸로 얼굴을 내민 채로 올려보는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땀이 찬 옷을 벗어내자 상쾌한 느낌이 밀려왔다. 결국 완전하게 알몸이 된 나는 잔뜩 발기된 살덩이를 그녀의 얼굴 앞에 자랑스럽게 내놓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얼굴로 바짝 다가서서 다리를 벌려섰다. 그녀의 얼굴이 내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난 그대로 내려 앉았다. 그러자 그녀의 입술이 내 불알밑에 닿았다. 그녀는 혀를 내밀어 그 민감한 곳을 핥기 시작했다. 

“흐으윽..”

 “쭙..쭙..”

그녀는 맛있는 입소리를 내며 불알을 정성스럽게 빨았다. 그녀의 두 손은 내 엉덩이와 아랫도리를 번갈아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과 혀의 느낌이 동시에 나를 자극해오고 있었다. 상쾌한 여름밤의 저녁공기를 마시며, 코를 찌르는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그리고 귀를 저리게 하는 곤충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난 그녀의 자극적인 애무에 황홀함을 맛보고 있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아무도 볼 수 없는 그곳에서 난 황홀하고 달콤한 쾌락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었다. 침으로 적셔진 불알 밑으로 바람이 스쳐갈 때마다 차가운 느낌이 들어 시원했다. 그 시원한 느낌이 들때마다 불알 속에서 더 많은 정자가 생산되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 셀 수 없이 많은 신선한 정자들을 그녀의 구멍 속에 잔뜩 뿌려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급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충분히 그 상황을 즐긴 후에 해도 늦지 않았다. 

자세를 조금 바꿔서 이번에는 물건의 끝을 그녀의 입술에 대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지체 없이 입을 벌려 내 물건을 빨아들였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강하게 내 물건을 빨아들였다. 점점 깊이 들어가는 동안 표피가 뒤로 밀려나면서 엄청난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그녀의 입속은 따듯했다. 그리고 그녀의 구멍처럼 미끄러웠다. 곧 폭발해버릴 것만 같은 벅찬 쾌감이 나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도록 만들어주었다. 나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밀어 목구멍 깊숙이까지 밀어 넣었다. 그러자 그녀가 헛구역질을 하며 다급하게 내 다리를 밀어냈다. 

“컥..컥..”

 “미..미안요..괜찮아요?”

 “네..”

그녀는 몇 번인가 기침을 하더니 다시 자세를 잡고 누워 내 아랫도리를 빨아들였다. 그녀의 두 손이 내 엉덩이를 잡아끌었다. 내 살덩이는 다시 깊숙이 빨려 들어갔다. 입속에서 그녀의 혀가 움직였다. 그리고 귀두부위를 집요하게 핥아댔다. 쭙쭙 거리는 사탕빠는 소리가 들려와 내 귀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앞집여자에게 받는 그 황홀한 자극은 내 흥분을 극한의 상태로 끌어올렸다. 나는 아주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터질 듯 발기된 물건이 그녀의 입속으로 깊이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시켰다. 그녀의 입에서 나올 때 내 물건은 그녀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번들거리는 물건이 달빛에 반짝였다. 그녀는 내 물건이 들어갈 때마다 입술을 오므려서 강력한 쾌감을 선사해주었고, 빠져나올 때는 입술에 힘을 풀면서 잘 빠져나오도록 조절을 해주었다. 물건이 드나드는 동안 그녀의 입에서도 음부에 넣을 때의 찔걱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자의 위아래 구멍은 다 같은 소리를 낸다는 생각을 하니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아랫도리를 그녀의 입속에서 움직이면서 난 상체를 숙여 그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처박았다. 두 손으로 그녀의 두 다리를 잡아 벌리면서 몸 쪽으로 끌어당기니 그녀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치켜 들리면서 젖은 음부를 내게 보여주었다. 또 다시 그곳을 핥기 시작했다. 이미 내 침으로 범벅이 되어 있던 곳이었다. 그녀는 내 물건을 한가득 문채로 신음을 흘렸다. 입이 가득차서 그녀의 신음을 콧소리로 흘러나왔다. 서로의 가장 예민한 곳을 동시에 빨아주고 있다는 것은 무척 황홀한 행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녀도 나도 동시에 같은 것을 느끼며, 비슷한 크기의 쾌감을 교감할 수 있는 행위였다. 

찔걱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도 나고 있었고, 그녀의 구멍에서도 나고 있었다. 그녀는 위아래로 그 음란한 소리를 내며 나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스스로도 흥분에 겨워하고 있었다. 아랫도리는 그녀의 입속에서 점점 더 예민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 예민한 내 살덩이를 너무도 정성스럽게, 그리고 황홀하게 빨아대고 있었다. 그대로 간다면 그녀의 구멍에 넣어보기도 전에 싸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버린 아랫도리를 주체할 길이 없었다. 결국 난 그녀의 입속에 사정하기로 작정하고는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깊숙이 밀어대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내달렸다. 

“헉..헉.. 혜영씨.. 흐으윽.. 나.. 쌀거 같아요... 흐윽..”

 “흡..흡.. 흐으읍..”

혜영은 내 말을 듣고는 당황하는 몸짓으로 내 몸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난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에겐 미안한 일이었지만, 이미 그 미안함을 무시할 만큼 이성을 모두 잊은 상태였다. 그런 흥분상태에서 이성을 찾기란 무리였다. 결국 난 그녀의 입속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아랫도리는 그녀의 입속 깊숙이 처박힌 채 울컥거렸고, 울컥일 때마다 온 몸의 기운이 한움쿰씩 빠져나가는 나른함이 밀려들었다. 그녀는 내 몸에 눌려 꼼짝도 하지 못한채로 내 정액을 고스란히 입으로 받아내면서 연신 헛구역질을 해댔다. 그녀는 참지 힘든지 온 몸을 비틀어대며 나를 밀어내려 했지만, 사정이 끝날때까지는 그녀를 놓아줄 수가 없었다. 너무 이기적이었지만, 그 상황에서면 그 누구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사정을 끝내고 물러나자 그녀는 바위에서 구르듯이 내려와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는 헛구역질과 기침을 번갈아 해댔다. 그녀의 입에서는 희멀건한 정액덩어리와 그녀의 침이 뒤섞인 채로 용암처럼 흘러나와 바닥으로 길게 늘어지며 떨어졌다. 난 만족감으로 헐떡이면서 조금은 측은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내 정액을 입으로 흘리는 여자의 모습은 놓치기 싫은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녀는 입에 남은 정액의 느낌을 남김없이 지워버리고 싶은지 오랫동안 침을 모아서 뱉어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남자의 정액을 입으로 받아내 본적이 없는 것 같았다. 남편에게조차 해주지 않았던 것을 내게 처음으로 당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미치니 가슴이 쿵쾅거렸다. 남자는 왜 그토록 처음이라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침을 뱉어내던 그녀가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원망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쪼그려 앉은 그녀의 모습이 측은해 보여서 안아주고 싶었다. 난 그녀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양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여전히 나를 쳐다보지 않으려 했다. 

“화났어요?”

 “몰라요..”

 “미안해요. 너무 갑자기 그렇게 되버렸어요. 정말 미안해요.”

 “...”

 “근데.. 처음인건가요?”

 “뭐가요?”

 “입으로 받아본적이..”

 “몰라요.”

 “처음인거죠?”

그녀는 대답대신 다시 한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것은 처음이라는 대답과 다를바 없었다. 다시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갔다. 금방 사정을 하고 난 뒤라 약간 부풀어 오르다 말았지만, 그녀의 입에 처음으로 사정했다는 신선한 자극이 나를 다시 흥분시킨 것은 분명했다. 

“너무 좋았어요. 고마워요. 혜영씨.”

 “...”

 “나.. 또 커지려고 해요. 도와줄래요? 이번에는 혜영씨 몸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그녀가 다시 수줍은 얼굴이 되어서는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내 아래쪽에서 꿈틀거리는 살덩이를 훔쳐보듯 쳐다보았다. 조금은 망설이던 그녀는 작심한 듯 내 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내 물건을 입으로 빨아들였다. 그녀는 자신의 침과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내 살덩이를 정성스럽게 빨아댔다. 난 다시 성욕을 느끼며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뱀처럼 휘감겨오는 그녀의 혀와 입술 덕분에 내 아랫도리는 다시 터질듯 팽창할 수 있었다. 

난 다급히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던 남은 옷을 모두 벗겨버렸다. 자연 속에서 한 여자와 함께 알몸이 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인 일이었다. 그녀와 난, 마치 아담과 이브가 된 기분으로 그곳에 서있었다. 

“이제 넣어줄게요.”

그녀을 다시 바위 쪽으로 밀자 그녀도 기다렸다는 듯이 바위를 두 손으로 잡고 허리를 구부렸다. 그리고 내가 들어가기 좋게 다리를 벌려주었다. 난 그녀의 뒤쪽으로 바짝 다가서서 두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 계곡을 잡아 한껏 벌렸다. 침과 애액으로 젖은 음란한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 귀두 끝을 대서 자극하자 그녀가 손을 가져와 내 아랫도리를 잡아서 잘 조준해주었다. 엉덩이에 힘을 주면서 앞으로 밀자 귀두가 구멍의 속살을 밀어내며 안으로 파고 들었다. 처음엔 끈적한 느낌이 들더니 귀두가 속으로 들어간 뒤부터는 매끈한 느낌으로 쭉 들어가버렸다. 이미 젖을대로 젖어버린 그녀의 구멍이 내 아랫도리를 받아내는 것은 일도 아닌듯 했다. 

“흐응..”

그녀는 내 물건을 받아들이면서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난 두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마음껏 어루만지면서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였다. 피스톤 운동을 하는 동안 그녀의 구멍에서는 다시 찔걱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도 가녀린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앞집 남자의 살덩이를 받아내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음란해보였다. 자신의 남편이 아닌 낯선 남자를 받아내면서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물을 정도로 몰상식한 놈은 아니었다. 

철퍽-철퍽-

흐응..흐응..

그녀의 엉덩이로 부디쳐갈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반사적으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신음소리는 마치 노젓는 노꾼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기합소리처럼 나를 다그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단단히 잡은 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내 몸은 그녀의 몸을 부술듯한 기세로 부딪혀갔고, 그녀의 신음 소리는 힘겨운 소리도 변해갔다. 음란함에 젖어버린 그녀의 속살은 너무도 황홀했다. 내 아랫도리는 그녀의 속살을 긁어대듯이 구멍속으로 휘젓고 있었다. 

“하아..하아.. 흐으응.. 성우씨... 흐으응.. 더 깊이.. 더 깊이요..”

 “헉..헉.. 혜영씨.. 보지.. 흐으윽.. 보지가 너무 좋아요..허억..”

나도 모르게 음란한 말을 뱉어내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는 듯 여전히 힘겨운 신음을 뱉어내며 내 살덩이를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헉..헉..혜영씨 보지에 싸고 싶어요.. 흐윽..”

 “흐으응. 안돼요.. 거긴..”

 “헉..헉.. 당신 보지에 .. 가득 싸버릴거에요..”

 “하아아.. 안돼요.. 제발.. 흐응..안돼.. 제발.. 위험하단 말이에요.. 흐으응..”

난 정말 그녀의 몸 속에 싸버리고 싶었다. 그녀가 내 아이를 갖는 위험한 일이 생길수도 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녀의 몸속에 싸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의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내 하얀 정액을 바라보고 싶었다. 내 흥분은 격정의 덩어리가 되어 거세게 정상을 향해 몰아쳐가고 있었다. 내 거센 몸짓 앞에서 그녀는 힘겨운 허수아비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이성이 마비된 듯 본능에 모든 것을 기댄 채 몰아쳐 가던 나는 사정이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아랫도리에 신호가 왔을때, 나는 얼른 아랫도리를 빼내고는 손을 잡고 흔들었다.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정액 덩어리가 그녀의 엉덩이에 쏟아져내렸다. 이미 한번 사정을 하고 난 뒤였지만, 정액은 많이도 쏟아져 나왔다. 마지막에 결국 이성을 찾은 덕분에 난 그녀는 난감하게 하지 않아도 되었다. 만약 내 본능대로 했다면 걷잡을 수 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정을 끝내고 뒤로 물러서자 그녀는 바위위에 쓰러지듯 엎드렸다. 난 뒤쪽 나무에 기대선 채로 정액이 잔뜩 쏟아져 내린 그녀의 엉덩이를 쳐다보았다. 가쁜 숨결이 곤충들의 울음소리에 뒤섞였다. 숲속은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훨씬 더 어두워져 있었다. 두 번이 사정으로 기운을 잃어서인지 늦 여름밤의 숲속의 기운이 약간은 싸늘하게 느껴졌다. 

겨우 숨을 고른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바위에 걸터 앉아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녀는 내 무릎으로 올라와 앉으면서 내 품에 안겼다. 그녀의 체온이 따듯했다. 벗어둔 내 바지 속에서 핸드폰 진동음이 울려대고 있었지만, 난 그녀의 숨결을 더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와 나의 시간은 그 숲속에서 멈춘 듯이 그렇게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시간은 변함없이 그렇게 흘러서 가을을 불러냈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설렘은 나이를 먹어도 똑같이 느껴졌다. 길고 긴 늦여름의 더위가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이젠 그 끄트머리에서 가을을 느끼고 있었다. 가을은 청량하고, 상쾌하고, 신선한 바람과도 같은 계절이었다. 그리고 온 세상을 맑고 선명하게 해주는 그런 계절이었다. 그래서 하늘도 선명하고, 단풍도 선명하고, 내 마음도 선명한 모양이었다. 

그날 밤의 일로 혜영은 완전히 내게 마음을 열었다. 그녀는 내게 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어색한 말투에도 조금씩 사랑스러운 애교가 담겨가고 있었다. 미숙과의 불타는 사랑과는 달리 그녀에게서는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수줍게 다가와서 내게 안겼다. 마치 처음 연애를 할 때의 그 설렘을 다시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내 전화를 피하지도 않았고, 나의 보고픔을 모른 체 하지도 않았다. 퇴근 후 미숙을 뿌리치고 그녀에게로 달려가야 하는 곤혹스러움이 있었지만, 미숙과는 많이 다른 그녀와의 사랑에 한동안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남편과 오랫동안 몸을 섞지 않아서인지 그녀의 속살은 아직 덜 익은 과일처럼 풋풋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남자를 받아들이는 그녀의 몸짓 역시도 어색해서 남자에게 많이 안겨보지 못한 느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숨결과 떨림은 언제나 수줍음을 가득 안고 있었다. 난 그런 수줍음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역시나 남자를 자극하는 건 순수함을 정복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자극적인 섹스보다 훨씬 더 깊은 만족감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미 한 남자의 여자였지만, 정작 남자를 알아가는 것은 나로 인해서였다. 그녀는 아주 조금씩 나에게 길들여지며 나의 여자로 탈바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사실에 흡족해하고 있었다. 

-혜영씨, 오늘 시간 괜찮아요?

-글쎄요. 모르겠네요. 왜요?

-왜긴요. 보고 싶어서 그러죠.

-치..

-많이 안 늦으면 볼 수 있어요?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괜찮을 것 같기는 해요.

-그래요. 그럼. 이따 퇴근 후에 봐요.

-네.

메신저를 통해 그녀와 약속을 잡고 나니 가슴에 설렘일 풍선처럼 가득 차올랐다. 나도 모르게 얼굴에 화색이 돌만큼 그녀의 존재는 최근에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존재였다. 주위 직원들도 요즘 내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는 말들을 할 정도였다. 미숙과의 만남이 아주 자극적이고도 쾌락적인 만남이라면, 혜영은 순수함이 깃든 그런 만남이었다. 그래서 내 얼굴에도 순수한 사랑이 깃든 미소가 지어지는 모양이었다. 그녀와 약속을 잡고 나서 막 일을 하려던 참에 미숙이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다.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응? 뭐..뭐가?

-표정에 행복이 가득해보여서요. 뭐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에요?

-아..아니. 그냥 컨디션이 좋을 뿐이야.

-거짓말 하는거 다 티나는 거 알죠?

-아닌데..

-10분후에 잠깐 볼까요?

-어..어디서?

-옥상에서요. 먼저 올라가있을게요.

-그..그래

 뭔가 알고 있다는 듯 한 미숙의 말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그녀와 나 사이에 그 어떤 것도 굴레가 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안 그랬다. 아무래도 그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여자의 육감이라는 것이 때때로 직접 들여다 보는 것처럼 예리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나로써는 미숙의 갑작스러운 그런 행동이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파티션 너머로 그녀가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걸음을 옮기면서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그 의도를 읽기 어려운 희미한 미소가 담겨있었다. 그녀가 사무실에서 모습을 감추고 2분 정도 후에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사내에서 우리의 관계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늘 있었기 때문에 사내에서 그녀와의 자리를 가질때는 항상 주위를 살피는 습관이 있었다. 사무실을 빠져나오면서 훑어본 다른 직원들은 저마다 자기일에 빠져있을 뿐 그녀와 나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카메라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계단을 통해 옥상을 향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혜영과 미숙의 얼굴이 교차되어 스쳐갔다. 만약 혜영과의 관계를 미숙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워낙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그런 관계마저도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자들이 가진 엄청난 질투심이 떠올라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옥상으로 향하는 맨 끝 계단 앞에서 잠시 멈춰선 나는 깊이 숨을 들이켰다가 내뱉었다. 아직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너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 반복하여 심호흡을 한 나는 다시 걸음을 옮겨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밝은 햇빛이 내리쬐는 옥상으로 나섰다. 나는 미숙을 찾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군데군데 마련되어있는 벤치에는 낯선 이들만 보일 뿐 미숙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걸음을 옮겨 정원처럼 꾸며진 옥상을 걸으면서 미숙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얼마 후 구석에 놓인 대형 물탱크 근처에서 그녀를 찾아내었다. 내가 다가가자 그녀도 곧 나를 발견하고는 몸을 돌려섰다. 팔짱을 낀 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감정의 변화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그녀는 평소의 모습처럼 차분하고 밝은 모습일 뿐이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왜...왠일이야? 이런 시간에 날 보자는게..”

 “새삼 왜 그러세요? 우리가 언제 시간 정해놓고 만났었나요?”

 “응? 아.. 그..그랬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괜한 말을 꺼낸 것 같았다.

“재미있네요.”

 “뭐..뭐가?”

 “과장님 표정요.”

 “내..내 표정이 왜?”

 “그렇게 당황하시는거 처음이에요.”

 “다..당황은 누가..”

 “얼굴도 빨개지시고..”

 “내..내가 언제..”

미숙이 내게로 한걸음 다가섰을 때, 난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찔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 모습에 미숙이 흥미로워하며 눈을 크게 떴다. 미소를 지은 채로 나를 쳐다보던 미숙이 주위를 살피더니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어..어디 가는거야?”

 “조용히 따라오세요.”

그녀의 손에 이끌려 가며 나 역시도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다행히 옥상에 있던 사람들중에 우리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나를 이끈 곳은 물탱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쳐놓은 철조망의 한쪽 구석이었다. 그곳은 위치상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기 힘든 사각지대였다. 그곳으로 다가가보니 철조망 한 귀퉁이가 끊어진 채로 벌어져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그런 곳을 발견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약간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단지 그녀의 얼굴에는 호기심 같은 묘한 감정이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모험심에 불타는 그런 얼굴이었다.

그녀가 먼저 뚫린 철망 사이로 들어갔고, 나도 그녀의 뒤를 따라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확인차원에서 다시 바깥쪽 옥상을 살폈다. 여전히 우리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녀는 다시 내 손을 잡아끌어 거대한 물탱크 구조물과 건물 벽 사이의 비좁은 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곳을 통과해 들어가니 옥상 한 귀퉁이의 꼭지점이 되는 모서리 공간이 나왔다. 한쪽은 물탱크 구조물이 가려져 있었고, 뒤편은 뻥 뚫린 하늘이어서 어느 누구도 볼 수 없는 기막힌 공간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그런 장소를 알고 있는지 정말 궁금한 일이었다. 

“이..이런곳을 어떻게?”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난 그런 대답을 들으면서도 궁금증이 해소가 되지 않았다. 혹시 나 이전에 어떤 다른 남자와 이 장소에서 은밀한 행위를 즐겼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미숙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여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의심으로 그녀에게 화가 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약간의 질투심 같은 것이 날 뿐이었다. 남자는 언제나 자신이 품은 여자에게 처음이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으니까...

“이제 솔직히 말해봐요.”

 “응? 뭐.. 뭘?”

 “누구죠?”

 “누..누구라니?”

 “요즘 과장님이 푹 빠져있는 여자요.”

 “여..여자?”

직선적으로 파고드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혀가 굳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녀는 아주 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그녀의 눈빛에서 나를 마취시키는 마취제가 뿜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그녀가 내게로 다가왔다. 나는 아까처럼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두어 걸음 물러나자 곧바로 물탱크 구조물에 등이 닿아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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