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취하네요. 저 이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도 되죠?”
“아, 네. 그러세요. 안 그래도 저도 좀 옷이 불편했거든요.”
“그럼 우리 간단히 좀 씻구요. 옷도 편하게 갈아입고 여기서 다시 만나요.”
“하하. 그러죠. 다시 만나요.”
그녀의 표현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가 일어나면서 몸을 비틀거리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놀라며 그녀의 몸을 잡아주었다.
“괜찮겠어요? 많이 취한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오래 앉아있다 일어나서 그런 거에요.”
하지만 그녀의 말투는 이미 취해있었다. 난 그녀를 안방 앞에까지만 부축해주었다. 잠시나마 그녀의 몸에 밀착하는 동안 야릇한 감정을 느꼈다. 지금의 충동대로라면 그대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그 탐스러운 육체를 유린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것이 현명한 처사라는 사실을 아직 내게 남아있는 이성이 알려주고 있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서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집에서 입는 가벼운 트레이닝 바지와 브이넥 반팔 티셔츠를 입었다. 안에 새 팬티를 입으려다가 그만두었다. 원래 잠들 때 팬티를 입지 않는 습관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녀 앞에서 나만의 야릇한 기쁨을 느껴보고 싶기도 해서였다. 다시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아직 씻고 있는 모양이었다. 다시 와인 한 병을 새로 내왔다. 혀를 파고드는 와인의 드라이한 맛을 음미하면서 그녀의 육체를 떠올렸다. 지난 주말에 내 앞에서 과시하듯 자세를 보여주던 그녀의 관능적인 육체를 상상하자 바로 아랫도리에 반응이 왔다. 팬티를 입지 않아 한눈에 봐도 티가 날 정도로 불룩하게 솟아올랐다. 지금 그녀가 나온다 해도 별로 가리고 싶지 않을만큼 내 성욕은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녀가 방에서 나오는 순간 나는 흠짓 놀라고 말았다. 겨우 엉덩이만 가릴 듯 말 듯 한 슬립 같은 민소매 원피스 차림을 하고 나온 것이었다. 실크 느낌의 소재여서 밝은 불빛으로 나오니 속이 비쳐보였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연신 삼켰다. 그녀가 나를 쳐다보고 있어 자세히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녀는 다시 내 곁으로 와서 앉았다. 원피스가 너무 짧아서 허벅지가 온전하게 드러났다. 안 그래도 한번 피가 쏠렸던 내 아랫도리는 거침없이 팽창했다.
“나도 한잔 주세요.”
그녀는 내 아랫도리의 팽창을 발견하지 못한 채 내게 잔을 내밀었다. 난 어정쩡한 자세로 간신히 아랫도리를 가리고서는 그녀의 잔에 와인을 따라주었다. 그녀는 잔에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시더니 뭔가 생각하다가 말했다.
“남자랑 이렇게 단둘이 있어보기는 참 오랜만인 것 같네요.”
“그런가요? 제니씨처럼 멋진 여자라면 그런 시간이 많을 것 같은데..”
“아니에요. 그동안 일만 하느라.. 그리고 솔직히 맘에 드는 남자도 없었던 것 같아요.”
“눈이 높은가봐요.”
“그렇지도 않아요. 성우씨 정도면 맘에 들거 같은데요?”
“네? 아.. 하하.. 저..저요.. 제가 뭐.. 볼거나 있나요.”
“왜요? 성우씨 정도면 A급인데..”
그녀의 칭찬에 민망해진 나는 잔에 담긴 와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제가 한잔 드릴게요.”
“아..네..”
그녀는 두 손으로 와인 병을 들고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다 중심이 너무 앞으로 쏠렸는지 휘청하는 몸을 지탱하려 한쪽 손을 내게로 뻗으며 짚었다. 그 순간 그녀와 난 전기가 오른 듯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서로를 쳐다보았다. 하필 그녀의 손이 잔뜩 부풀어 오른 내 물건을 잡은 것이었다.
“어머..”
2초쯤 내 물건을 잡고 있던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뗐다.
“미..미안요..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아..아하.. 괘..괜찮아요. 뭐 그럴수도 있죠.. 제가 주책이죠.. 이런 상황에서.. 커져버렸으니..”
“아.. 그..그러네요. 지난번처럼...”
“미..미안해요. 이상한 생각을 한건 아닌데... 저도 모르게..”
“아니에요. 그게 다 건강하다는 증거니까.... 제가 너무 야하게 입은건지도 모르죠..”
“아.. 아니에요.. 아.. 그..그..렇죠.. 야하게..”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잔에 담긴 술을 여러 번에 나눠서 다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뭐.. 괜찮아요. 그쵸? 우리가 뭐 애들도 아니구요. 그쵸?”
“아.. 그래요. 뭐 그럴수도 있죠. 애들도 아닌데.. 하하”
애써 아무렇지 않게 무마시키려는 그녀의 노력에 맞짱구를 쳐주자 그녀가 다시 와인병을 들어 내게로 내밀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잔을 내밀어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와인병을 받아들고 그녀의 잔에 술을 담아주었다. 본래 와인을 그렇게 주고받는 식으로 따라 마시는 술은 아니었지만, 우린 그저 편한 그대로 한국식으로 마시고 있었다. 술을 마시면서 난 슬그머니 한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렸다. 그러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냥 두세요. 굳이 가릴거 없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그..그대로..”
“후훗.. 괜찮다니까요. 저도 이렇게 편하게 있잖아요. 저 지금 브라도 안했는걸요?”
“네?”
그녀 스스로 브라를 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말에 숨이 턱 막히고 말았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그녀가 팬티마저도 입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팬티는 입었으니까 의심 하지 마세요. 후훗..”
그녀는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그렇게 말하고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나도 덩달아 와인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생각보다 크네요?”
“풉..”
와인을 입으로 막 남기려던 난 예상치 못한 그녀의 말에 와인을 뿜어냈다. 그러다 사래가 들려서 계속 기침을 해대자 그녀가 얼른 소파 테이블 위의 크리넥스를 뽑아들고 내게로 바짝 붙어 앉아 내 입을 닦아주었다.
“괜찮아요?”
“쿨럭..쿨럭.. 네.. 쿨럭.. 괜찮아요. 쿨럭..쿨럭..”
그녀는 내 등을 두드려주면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얼른 주방으로 가서 물을 한 컵 가져다주었다. 기침이 멈추고 물을 한잔 마시고 나니 한결 나아진 기분이었다.
“이제 괜찮아요?”
“네. 괜찮아졌어요. 사래가 걸려서..”
“내가 괜한 말을 해서..”
“아니에요. 상관없어요.”
그렇게 말을 하며 그녀를 돌아보는데 그녀가 꽤 가까이 밀착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 그녀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얼른 엉덩이를 들면서 옆으로 조금 물러나 앉았다. 그러다 내 눈이 그녀의 다리로 향했다.
“제니씨는 다리가 참 예뻐요. 다른데도 다 예쁘지만..”
“예쁘긴요..”
그녀는 칭찬이 좋았는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어제 일 때문에 좀 걸어서 그런지 종아리가 많이 뭉쳤어요.”
그녀는 마침 생각이 났다는 듯이 오른쪽 종아리를 손으로 주무르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제가 좀 풀어드릴까요?”
“그래도 되겠어요?”
“네. 물론이죠. 그 정도야 뭐.. 여기 엎드려봐요.”
그녀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소파에 길게 엎드렸다. 탱탱하게 솟아오른 엉덩이가 가장 돋보였다. 실크소재의 원피스가 몸에 달라붙으니 엉덩이의 살 느낌이 선명해졌다. 난 그녀의 엉덩이를 바라보다가 팬티자국이 없음을 발견해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허리 쪽에 얇은 밴드라인이 보였다. 그렇다면 분명 T-팬티를 입은 것이 분명했다. 아랫도리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나와 단둘이 있는 공간에 슬립같은 아슬아슬한 원피스를 입고, 브라도 안하고, 거기에 T-팬티를 입었다면 이건 분명 나를 유혹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녀의 다리아래쪽으로 앉아 그녀의 한쪽 다리를 내 다리 위로 올려놓았다. 그러면서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치마안쪽을 보기 위해 움직였다. 남자란 어쩔 수 없는 그런 동물이라고 난 생각했다. 또 한번 마른침을 삼켰다. 오른손으로 그녀의 종아리 근육을 잡으면서 지긋이 누르자 그녀가 움찔하면서 신음을 뱉어냈다. 덕분에 내 아랫도리가 다시 팽창했다. 그녀는 내가 힘을 주어 누를 때마다 신음을 흘렸다. 마치 내 물건이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내는 소리처럼 들려왔다. 심장은 점점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손에 닿은 그녀의 살결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종아리의 살결이 이 정도인데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의 살결은 얼마나 녹아내릴지 상상만으로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뱉어내는 앙증맞은 신음소리들이 내 귀를 통해 심장에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그 신음소리가 내 심장박동을 채찍질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녀의 종아리에만 만족할 수 없어 좀 더 대담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가며 허벅지쪽으로 다가간 것이었다. 손이 허벅지에 이르러도 그녀는 나를 제지하지 않았다. 그저 앙증맞은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응... 너무 좋네요. 이렇게 안마도 받고..”
“시원해요?”
“네에.. 아아..”
“기왕에 하는거 전신 다 해줄까요? 제가 안마를 좀 하거든요.”
“그래도 되겠어요? 저야 해주시면 좋겠지만..”
“물론이죠. 오늘 멋진 저녁식사에 대한 보답으로 해드릴게요.”
“고마워요. 그럼 사양 안할게요.”
“그럼.. 좀 넓은 자리로 옮길까요?”
“어디로요?”
“바닥은 좀 그렇고.. 침대로 갈까요?”
“네.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