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9)

올봄 아내와 함께 결혼 십주년 여행을 다녀왔어요.

아이들을 부모님께 맏기고 오랫만에 아내와 단 둘이 하는 해외여행이라 

완전 신혼 여행 기분으로 우리 부부는 한껏 들떠 있었어요. 

환승을 포함하여 열댓시간의 비행후 드디어 우리의 도착지인 로마에 입성하게 되었어요. 

여행지로 로마를 정하게 된 것은 아내의 바램이 컸었어요. 

이태리에 대한 여자들의 왠지 모를 동경 같은거랄까? 

아내는 유럽, 그중에서도 이태리를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힘든 비행을 마치고 로마 시내에 있는 호텔에 들어오자 이미 시간은 밥 아홉시.. 

택시 안에서 바라본 로마 시내는 이른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고, 거리는 조용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여행의 첫날밤인데.. 

그냥 호텔방에서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우리 부부는 

호텔 1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습니다. 

가볍게 맥주나 한잔씩 하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었죠. 

우리 둘이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바텐더가 말을 걸더군요. 

어느나라에서 왔냐? 일본? 중국?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오~ 지성팍!! 하면서 친한척을 하더군요. 

그렇게 세 사람의 수다는 시작되었고, 알콜의 힘을 빌어 금방 친해지게 되었어요.

바텐더의 이름은 파비오. 

파비오는 제법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었어요. 

제 아내가 좋아할만한.. ^^ 

사실 제 아내는 이태리 남자에 대한 성적인 로망이 좀 있었거든요. 

뭐,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남자들이 백인 여자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 아내 또한 멋진 백인 남자와의 로맨스 같은 그런 비슷한 로망이 좀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이태리 남자에 대한 환타지가 좀 더 컸었죠. 

왠지 이태리 명품에 대한 로망 같은거랄까? 

아내에게 조용히 물었어요.

"여보, 파비오 어때? 당신이 좋아할만한거 같은데? ㅎㅎ" 

아내는 거절하지 않고, 베시시 웃기만 하더라구요. 

'오호~ 무언의 침묵이라....' 

아내도 파비오가 맘에 들었나 보더라구요. 

그래서 넌지시 파비오에게 물었어요. 

몇시에 문을 닫냐? 그랬더니 12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부부가 이태리가 처음인데, 너 같은 이태리 친구를 한명 만들고 싶다. 

끝나고 우리 방에가서 한잔 더 할 수 있냐? 

그랬더니, 여기처럼 5성 호텔에서는 직원이 투숙객의 방에 갈 수가 없고, 

개인적으로 어울리는 것도 안되게 되어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정말 아쉽다.. 

사실 우리 부부는 이태리에서 조금 더 스페셜한 밤을 만들고 싶다.. 

하고 넌지시 운을 띄웠죠.

그랬더니, 파비오가 부인께서도 상당히 미인이시고, 

자기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시간을 꼭 가지고 싶지만 

오늘 밤에는 규정상 힘들것 같다며.. 

대신 자기 친구를 소개해 주면 어떻겠냐고 묻더라구요. 

아내한테 파비오 얘길 해주며 상황을 설명하자, 

제 아내 좀 실망한 기색이 눈에 확 띄더라구요. 

그 날밤에 결혼 후 첫 일탈을 뜨겁게 해 보고픈 기대가 많았던거 같은데.. 

"파비오의 친구는 어떨까?" 하고 묻자.. 쉽게 대답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파비오에게.. 

사실은 아내가 널 맘에 들어한다고 얘길 해 줬더니, 

그 녀석 엄청 해 맑게 웃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는 자기 친구를 만나도 실망하지 않을거라며, 

핸드폰을 꺼내 막 뒤지더니 친구 사진 찾아 보여줬어요. 

그 친구의 이름은 로베르토.. 거의 뭐 모델 포스더라구요. 

잡지에서 보던 신사복 모델 같은.. 

아내에게 그 사진을 보여주자, 언제 실망했었냐는 듯 표정이 금새 밝아졌어요. 

파비오는 이내 로베르토에게 전활 걸었고, 마침 다행히도 그 친구가 잠시 후 바에 왔어요. 

파비오는 로베르토에게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태리어로 막 우릴 소개해 줬고, 

그렇게 넷이 바에서 같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금새 또 친해질 수 있었죠. 

그리고 얼마 후, 우리 셋은 파비오와는 다음을 기약하며 바를 나와 우리 방으로 향했어요.

방에 올라와 미니바의 와인을 한병 까서 잔을 나눈 다음 잔잔한 음악을 찾아 틀었어요. 

방의 조명을 살짝 어둡게 만들고, 셋이 둘러 앉아 와인과 함께 얘길 나누었어요. 

우리는 오늘이 이태리의 첫날밤이며, 이곳에서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 

아내는 다른 남자의 경험이 없어서 지금 많이 긴장하고 있으니, 

당신이 부드럽게 편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웃으며 대답하는 로베르토의 미소는 남자인 저도 반하겠더라구요. 

술이 들어가 살짝 홍조를 띈 아내의 얼굴엔 

첫날밤을 기다리는 새색시 마냥 수줍음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어요. 

처음엔 우리 부부가 소파에 나란히 앉고, 맞은 편에 로베르토가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뭔가 일을 벌리기가 용이치 않더라구요. 

그래서 로베르토에게 이리로 건너와 앉으면 어떻겠냐고 청해, 

소파에 아내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양옆에 앉은 모습이 되었어요. 

그래도 뻘쭘한지 접촉도 못하는 두 남녀.. 

전 로베르토의 손을 잡아 아내의 손위에 포개 주었어요.

그는 처음엔 어색하게 아내의 손을 잡았지만, 

결국엔 아내의 손을 한번도 놓지 않고 계속 쪼물딱거리고, 쓰다듬고, 만지며 친밀감을 더해 갔어요. 

제가 아내의 입술을 덥치며 깊은 키스를 하면서 아내의 가슴을 만지자, 

로베르토는 소리가 옆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침을 꿀꺽 삼키더라구요.. 

ㅋㅋ 귀여운것... 

제가 일단 멍석을 깔아 두었으니.. 

분위기는 그 정도로 달구어 두고, 전 먼저 샤워를 하고 나오겠다고 둘만 남겨두고 자리를 비웠어요. 

샤워를 마치고도 일부러 샤워기의 물을 잠그지 않고, 

조용히 나와서 둘이 어떻게 하고 있나 몰래 지켜보았어요. 

두 사람의 입술은 뜨겁게 포개어져 있었고, 

아내의 두 손은 로베르토의 목을 감싸 안고 있었고, 

그의 한 손은 아내의 머리에, 

그리고 다른 한 손은 아내의 풀어 헤쳐진 블라우스를 파고 들어 있더라구요. 

둘이 한창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방해하기 미안할 정도였어요. 

로베르토는 아내를 젠틀하게 소파에 눕히더니 

쉬지 않고 키스를 퍼 부어댔어요. 

그리고 한 손으로는 아내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러 가슴이 훤히 드러나게 했어요. 

언제 그랬는지 아내의 브래이지어는 이미 가슴위로 밀려 올라가 있었고, 

맨 가슴이 그의 손길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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