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부 (10/26)

9부

난 써니가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아 다시 물었다

"뭐? 누구라고?"

한 곳을 손으로 가르키며 말하는 써니

"정수연!! 제! 시! 카!"

써니가 가르킨곳을 쳐다봤지만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제시카

난 화를 내며 써니에게 따졌다

"너 나랑 싸울래? 제시카가 어딨다고 그래? 지금 누구 놀리냐?!"

내가 화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손가락을 가르키며 외치는 써니..

"저기 있잖아!! 모자쓴 여자!! 흰색후드!!"

난 의아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천천히 살폈다

저어~ 멀리~ 쪼그만하게 보이는 모자쓴 여자두명과 주위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남자하나가 보였다

난 혹시나 하고 윤아에게 물었다

"혹시 저어어어어어기~에 있는 사람 말하는거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윤아

"어! 저 사람 말하는거야.. 너도 맞는거 같지??"

"헐.. 너희는 저기 있는 사람이 누군지 구별 할 수 있어??"

당연하다는 눈빛을 가득 머금고 나를 이상한 놈 취급하는 써니와 윤아

"쟤 이상해 윤아야.. 어떻게 저걸 못알아보지?"

"그러게.. 눈이 없나봐.. 라식수술 해줄까?? 언니 돈있지?"

"있는데.. 쟤한테 쓸 돈은 없어.."

난 개소리를 지꺼리는 소녀들을 째려보며 제시카에게 다가갔다

내가 뒤에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옷을 구경하는 제시카

난 제시카 몰래 살금살금 뒤로 다가가 제시카의 눈을 두손으로 가렸다

그러자 백화점을 뒤덮는 귀청을 찢는듯한 가늘고 날카로운 소리

"꺄아아아아아앗~!!!!!"

갑작스레 비명을 지르는 제시카.. 백화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게 날아오고있었다

하나 둘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사람들

"어? 혹시 제시카?"

"옆에 써니랑 윤아도 있는데?"

"제시카 맞지?"

"소녀시대다!!"

"써니누나~ 팬이예요!! 싸인해주세요!!"

"사진찍어요!! 여기 좀 봐주세요!!"

우리에게로 몰려드는 사람들.. 여기저기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하고 있었다

소녀들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했고 매니저로 추정되는 

제시카 옆에 서있던 어려보이는 남자가 황급히 사람들을 막아섰다

"크윽.. 이러시면 안됩니다! 거기~! 사진 찍지마세요!"

소녀들에게 몰려드는 사람들을 막는것이 점점 벅차보이는 매니저.. 난 급하게 매니저 옆으로 다가말했다

"다른 매니저분들은요?"

"주차장에 계세요... 저기요~ 사진찍지마세요!!"

"여긴 제가 잠시 막을테니까 전화를 하시던지 불러와요!! 이 많은 사람들 혼자 막을꺼예요?"

"그럼 잠시만.."

뒤로 빠져서 전화를 급하게 전화를 거는 매니저.. 난 점점 사람들한테 밀리기 시작했다

"여러분 이러시면 안됩니다!! 진정하시고 밀지마세요~ 사람다칩니다!! 어~ 어~ 어어어!"

결국 난 사람들에게 떠밀려 넘어지고 말았고.. 성격이 걸레 같은 나는 화가 치밀었다

나는 일어나며 거칠게 입을 열었다

"아이 씨~파아아아.."

미쳐 'ㄹ'받침이 붙기도 전에 나의 입을 황급히 막고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들어내는 제시카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자 환호성을 내지르는 사람들을 보며 제시카가 말을 이었다

"여러분~ 멤버들끼리 오랜만에 쇼핑을 하러 왔는데 여러분들이 이렇게 막 사진찍으시구.. 매니저 밀치고

이러시면 저희 가야되요.. 좀 도와주세요.. 저희 쇼핑 더 하고싶단말이예요"

제시카의 표정을 보자 꼭 쇼핑을 도와주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쳤다

사람들은 제시카가 말을 마치자말자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곧 하나로 모아지는 웅성거리는 소리

"사진찍지맙시다!! 멀리서 지켜봐요!!"

"옳소!!!! 사진찍으면 제가 가만히 안둡니다!! 거기 학생! 사진찍지 말라고!!"

여자친구나 아내따라 백화점에 왔다가 생기를 잃은듯한 표정을 하고있던 형님,아저씨들이

급격하게 삶의 목표를 찾았단듯이 여기저기 사진 찍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진을 다 지우기 시작했다

난 그런 아저씨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제시카를 보며 살며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웃으며 말하는 제시카

"봤지? 나 이 정도야.."

그때 황급히 저 멀리서 뛰어오는 매니저들

약간 화난 표정으로 달려왔다가 별일없이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현장을 보자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윤산씨 계셨네요.. 근데, 야 로드! 너 상황이 급박하다며!!"

매니저형님이 매섭게 말하자 우물쭈물거리며 대답하지 못하는 로드

"그.. 아.. 아니고.. 어.."

난 그런 로드를 보고 있자니 답답해 속이 터질것 같아 대신 매니저형님한테 말했다

"제시카가 나서서 해결했어요"

"그..그래요? 그럼 일단 오늘 쇼핑 여기서 끝!!"

강하게 반박하는 제시카와 그 옆에 여자

"그런게 어딨어!!!!!!!!!!!!!!"

"매니저오빠! 우리 온지 4시간밖에 안됐잖아요!!!!!!"

난 4시간이나 저 여자들을 따라다녔을 로드에게 존경심을 느끼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제시카옆의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디서 많이 봤었는데.... 어디였지?........윤아도 좀 닮았고..유리도 좀....아!! 싱크로율 95% 여자 한명 

알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저 여잔가?? 맞나?? 근데 그 여자가 누구더라???'

나의 시선을 느낀 여자가 나를 보고 살짝 윙크를 했다

'뭐지? 처음 본 사람한테 윙크하는건 내 주특긴데.... 이상하게 이 상황이 어디서 일어난것같은...'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서 그 여자를 자기 뒤로 숨기며 나를 째려보는 제시카

그제서야 기억의 퍼즐이 맞춰졌다

"아!! 제시카 동생이구나~!! 난 또 어디서 많이 봤다고 했지!! 오랜만이다?"

제시카를 밀어버리며 나에게 톡 쏘아붙이는 제시카 동생

"기억 못 했단 말이예요?"

난 당연하단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기 무섭게 날 날카롭게 노려보며 나에게 따지는 제시카동생

"왜 절 기억못해요?? 뇌에 문제있어요??"

살짝.. 아주 살짜아악.. 기분이 더러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널 기억해야될 이유라도 있어?"

"당연하죠! 그때 오빠가 저 한테 윙..!!"

당연하다는 말투로 소리치는 자기 동생을 밀며 말을 중간에 끊어버리고 

누굴닮아 저리 싹대가리가 없는지 모르겠는 동생에게 귓속말로 다들리게 내 욕을 하는 제시카

"수정아! 언니가 저런 바람둥이, 카사노바 자식이랑 이야기 하지말라고 했잖아"

난 그런 제시카에게 소리쳤다

"야!! 다들려!! 누가 바람둥이, 카사노바 자식이야? 내가 뭘 했다고?! 

바람둥이면 여자 얼굴 기억을 다하겠지!! 난 못하잖아!! 난 바람둥이 아니거든"

뾰루뚱한 표정으로 나에게 쐐기를 밖는 제시카

"흥!! 바람둥이 자식이 귀는 엄청 밝아요.."

난 어이가 없어 제시카와 상대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윤아와 써니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것 저것 옷을 헤집고 있는 두 여자.. 난 두 여자의 손에 들려있는 옷을 뺏어 제 자리에 갖다 놓으면서 말했다

"이 옷 촌스러워 보지마.. 아 참! 난 집에 갈껀데 너희는 매니저 차 타고 와라"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에게 따지는 윤아와 써니

"야! 그게 무슨말이야!! 데리고왔으면 데려가야지!!"

"그래그래~ 빨리 우리 데리고가!!"

난 그런 소녀들을 뒤로한채 뒤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나 약속있어"

난 소녀들과 헤어져 집으로 들어가며 머리를 굴렸다

무슨 방법을 쓰면 효연과 써니를 화해시킬 수 있을까...?

딱히 멋진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에이.. 몰라 이따 고기나 구워먹이고 노래방이나 데리고 가면 둘이 알아서 화해하겠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창가에서 담배를 피고있는 서현의 뒷모습이 보였다

난 최대한 조용히 살금살금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서현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현관키를 열었다

그런데 이런망할! 복도를 가득채우는 삐리릭~ 하는 소리.. 난 슬며시 고개를 들어 서현이가 

담배를 피던쪽을 쳐다보니 혹시나했지만 역시나 나를 보며 방긋미소를 지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서현이

나는 서현이를 향해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어..어~ 그래, 날도 쌀쌀한데 여기서 뭐하고 있냐??"

여전히 눈부신 미소를 날리며 손에 들린 담배를 들어올려보이는 서현이

그런 서현의 모습을 보자 가슴한켠이 뭉클거리기 시작했다..

난 나도 모르게 서현이의 옆으로 걸어가며 담배를 꺼내물었다

내 의지로 서현과 함께 담배를 필려고 마음먹은거였지만 막상 서현과 나란히 서서 담배를 피니 

딱히 할말도 없고 분위기도 자꾸 어색해서 서현이가 무슨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서현이는 내 마음도 몰라주고 뭐가 그렇게 좋은지 나만 쳐다보며 싱글벙글 입이 찢어져라 웃고있었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왜 자꾸 쳐다봐?"

"히히.. 잘생겨서"

당연한 소리였지만 난 괜히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끼며 시니컬하게 말했다

"아무리 잘생겨도 loser는 어쩔수없어.. 오빤 담배 다폈으니까 이제 들어간다"

계단을 내려가다 몸을 돌려 서현이에게 말했다

"아 맞다! 너 집에들어가서 언니들한테 오늘 저녁내가 쏜다고말해!! 꼭 말해라!! 확인해본다.. 알았지?"

그러자 뾰루뚱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서현

"오빤 내가 아직도 어린앤줄 알어? 꼭 전할테니까 걱정말고 집에 들어가서 옷이나 갈아입으셔요!"

윤산의 뒷모습을 보며 집으로 돌아온 서현은 거실에 모여 TV를 보고있는 소녀들에게 물었다

"다른 언니들은 어딨어?"

쇼파에 앉아 노트북을 하던 수영이 대답했다

"써니는 윤산이랑 밥먹으러 갔고.. 윤아는 윤산이랑 데이트한다고 나갔고.. 

제시카는 백화점에서 윤산만났다고 문자왔고.. 그럼 써니랑 밥먹으러간 

윤산이 중간에 윤아를 데리고 백화점을 갔다가 제시카를 만나서 3명이서 놀고있겠지??"

서현은 그런 수영을 무심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산이 오빠가 오늘 저녁에 비싼거사준다고 저녁먹지말고 기다리래.."

서현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들어오면서 눈을 희번떡이는 써니

"뭐라고? 다시 말해봐!!"

써니를 차가운눈으로 살짝 쳐다보더니 다시금 입을 여는 서현

"산이오빠가 오늘 저녁으로 비싼거 사준다고 아무것도 먹지말고 기다리래"

"쿠헤헤헤헬..비싼거? 그럼 비싼거 아무거나 우리가 고르면되는거 아냐?"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핸드폰을 열어 윤산에게 전화를 거는 윤아

한참 신호음이 지난뒤에야 귀찮음이 가득담긴 목소리가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누꼬?"

"너 내 번호 아까 알았잖아!"

"-뭐라카노? 누군데 장난똥빠는 소리하지말고 빨랑 말해라"

"나 윤아! 자꾸 내 목소리 못 알아들을래? 사귀는 사이끼리 왜 이래!?"

갑작스런 윤아의 말에 TV를 보다가 흠칫 놀라며 윤아를 돌아보는 태연

"-돌았나? 내 방금 상당히 어이없고 기분 나쁠뻔했디"

하지만 곧 들려오는 윤산의 목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금 TV를 보는 태연..

"킥킥.. 농담도 못하냐.. 아무튼 너 오늘 진짜 비싼 꽃등심 쏜다며!!"

"꺄아아아아~"

여기저기서 쇠고기 생각에 기분이 좋은지 환호를 지르는 소녀들.. 하지만 전화기 건너 윤산은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후 집 밖에서 문 차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윤산의 목소리

"서.. 주~혀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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