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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부 (16/26)

15부

여자와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군인에게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간 나는 군인이 나를 돌아봄과 동시에

분노가 가득 담긴 주먹을 내질렀다

퍽!!!!!!!!!!!!!

내 분노가 실린 주먹에 맞고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지는 군인.. 옆에 서있던 여자가 깜짝 놀라 나를 밀어내며

소리쳤다

"우리 붐 오빠한테 왜 그러는 거예욧!"

씩씩거리며 여자의 얼굴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 연예인 이였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 여자에게 말까지 더듬으며 물었다

"유소영씨죠?.. 하아.. 지금 이.. 이 자식이랑 뭐.. 뭐 하시는 거예요?"

그 큰 눈에 눈물이 가득 맺힌 채 글썽글썽 거리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거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민호오빠 휴가 나와서.. 훌쩍.. 오랜만에 보는 건데.. 훌쩍.. 왜 때리고 그러세요!!"

저 옆에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일어나는 붐.. 일어나며 나의 얼굴을 그대로 가격했다

볼이 화끈해지고 턱이 먼저 돌아가며 얼굴이 따라가는 느낌이 나고 그제야 '아 맞았네..' 이 생각이 났다

"왜 때려! 휴가 나와서 기분 좋았는데!!"

붐의 말에 난 끓어오르는 광기를 간신히, 애써 억누르며 말을 이어갔다

"하아.. 지.. 지금 태연이는.. 아파서.. 누.. 누워 있는데.. 지금 여자 만나는 거.. 맞..지? 그치 이 씹새야?"

유소영씨가 결국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나에게 화를 냈다

"태연? 소녀시대 태연? 걔가 우리 오빠랑 무슨 상관있다고 그러는 거예요!?"

난 결국 화를 내며 그 둘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나에게 화가 나는 것이리라.. 무기력하게 보내고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언젠가 이별하고 아파할 태연이 보기 싫었는데.. 이렇게 태연이 아파할 모습을 

내 눈으로 목격하게 되니 속에서 막... 뭐랄까 끓어오르는 안타까움? 아니.. 내 사랑.. 

아파할 내 사랑의 얼굴이 내 가슴한구석 깊숙이 자리 잡아 자꾸 눈앞에 어른거렸다

"상관? 있지! 있고말고!! 니 이 새끼야 태연이랑 사귄다메~ 근데 이게 뭐고? 뭐냐고 시발아!!!!!"

나의 말에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붐 그리고 나에게 욕을 하며 무슨 개소리를 하냐고 했다

"이런 씨발! 태연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사귀긴 누가 사귀었다고 그래!! 어디서 개 같은 소리 하나 들어와서

지랄하네!! 너 이 새끼 지금 보니까 윤산 맞지? 그 소녀시대랑 놀다가 스캔들 난 새끼!"

"아가리 다물어 씨발!!!!!!"

난 붐의 품으로 파고 들어가며 왼손으로 가볍게 얼굴을 때리고 그대로 뒷목을 잡아 앞으로 끌고 오며

오른쪽 팔꿈치로 붐의 얼굴을 날려버렸다

빠각!

하나둘 수근수근 거리며 우리의 주위로 몰려오는 사람들.. 붐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친구를 저 멀리 밀어버리며

나에게 덤벼들었다.. 빠른 속도로 나를 향해 오는 주먹.. 난 고개를 숙여 주먹을 피하고 나의 주먹을 내질렀지만

붐은 나의 팔을 잡고 몸을 앞으로 빼며 팔을 꺾었다.. 그와 동시에 나의 무릎 뒤에 강한 충격이 느껴졌고 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일어나려하는데 나의 갈비뼈를 강하게 차는 붐

퍽!!

나의 입에서는 신음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악!!"

붐의 발이 뒤로 재껴지고 난 이어질 발길질에 눈을 질끈 감았지만 아무런 아픔도, 소리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해서 눈을 떠보며 유소영씨가 붐을 붙잡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었다

"오빠아~ 으허엉 여기서 사람 때리면 영창 가는 거잖아!! 난 오빠 때문에 다 포기했는데 오빠까지

잘못되면 나 진짜 죽어 버릴 거야!! 으아아앙~!!"

붐도 갑자기 여자 친구가 울자 당황했는지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여자 친구를 자기의 품안에 꼬옥 안고 

안타까운 얼굴을 한 채 간절함이 느껴지는 사랑을 속삭였다

"울지 마.. 쟤가 먼저 때려서 내가 순간 화가 났었나봐.. 울지 마.. 미안.."

그때 인파를 헤치며 급하게 나타나는 서현이.. 내가 쓰러져있는걸 발견하자 급하게 달려와 나의 터진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 붐을 보며 톡하고 쏘아 붙였다

"오빠 이게 무슨 짓이에요!! 사람이 왜 때리고 그래요!!!!!!"

서현의 얼굴을 보자 붐이 서현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너 마침 잘 왔다! 이 친구가 나보고 태연이랑 사귄다고 그러면서 갑자기 나를 때리는데 도대체 왜 그런 거야?"

붐의 가식에 난 치가 떨렸고 일어나 바지를 털면서 아가리를 털었다

"씨발~ 바람피우니까 쳐 맞는 거지 새끼야!"

내 말이 끝나자 나에게 묻는 서현

"바람이라니? 붐 오빠가 바람 펴? 소영이 언니랑 사귀는 거 아니야?"

그 순간 서현의 얼굴에 순간 지나가는 아차 싶은 표정을 난 놓치지 않고 봐버렸고 설마라는 어색한 표정으로 서현을 천

천히 돌아보며 아니라고 말하라는 눈빛을 계속 보내며 입을 열었다

"서현아..? 아니지?.. 니가 오빠 속인 거 아니지? 응? 아니지이~! 아니라고 말 좀 해봐!!!"

난 서현의 어깨를 붙잡고 서현을 흔들며 소리쳤다..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인 채 묵묵부답인 서현

"서주혀어언!! 말 좀 해보라고!! 너 왜 오빠한테 거짓말 한 거야? 응? 너 오빠가 태연이 아직 좋아하는 거

알잖아.. 알고 있었잖아!! 일부러 그런 거야? 응? 왜 말이 없어!! 빨리 나 답답해 죽겠으니까 말 좀 해보라고!!!"

갑자기 고개를 드는 서현이 두 눈에서 슬픈 물줄기를 뚝뚝 떨어트리며 나에게 울음기 가득한 슬픈 목소리로

소리쳤다

"좋아하니까! 사랑하니까! 윤산이란 남자 내가 한번 가져 보고 싶었으니까! 그 남자 옆에 내가 있었으면! 내가 안겨 있

었으면! 내가 함께 웃어줬으면! 이게 내 소원 이였으니까! 매일매일 울면서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던 일이 태연언니 하

나만! 태연언니만 없으면! 나에게 가까이 오니까! 가까이 오는 걸 느꼈으니까!!! 태연언니 있을 땐 나 쳐다도 안봤었잖

아.. 나 같은 건 오빠 옆에 없었잖아.. 조금만 일찍 봐주지 그랬어? 그럼 나도 오빠 안 속였을 텐데.. 오빠도 나한테 

실망 안 했을 텐데.. 흑흑! 우리 서로 이렇게 안 힘들어도 됐을 텐데.."

난 힘없이 서현의 어깨에서 팔을 떨어트리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하염없이 흐리기 만한 하늘을 쳐다볼 뿐이었다.. 쓸쓸하고 시린 바람이 내 머리를 흩날리며 허공을 갈랐다

내 머리카락도 나의 마음을 아는지 정신없이 이리저리 갈팡질팡 흔들릴 뿐이었고 바람은 나를 더욱 더 파고들어

가슴까지 시리게 만들었다.. 추워서일까? 코끝이 빨개지며 아려왔다.. 난 고개를 치켜들어 눈을 크게 뜨고 

회색빛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똑.. 똑..

나의 크게 뜬 눈으로 빗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물이 가득 고인 컵에 물 한 방울 떨어지듯 빗방울이 떨어지자

바로 내 옆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 난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하나하나 느끼며 터덜터덜 걸어 차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 비가 올 때 나는 흙냄새.. 내가 좋아하는 냄새..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 좋아하는 냄새.. 함께 맡으며 좋아했던 냄새.. 냄새와 함께 옛날 일이 생각났다..

웃고 떠들던 태연과의 추억들이 내 머릿속을.. 아니, 나 윤산 자체가 태연과의 추억으로 가득 차 버렸다

난 차 유리에 떨어져터지는 빗방울들을 보며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로 차를 몰았다

내 잃어버렸던.. 아니 내가 일방적으로 손을 놓아버렸던 나의 잊혀진 사랑을 향해, 나의 사람 태연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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