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부 (20/26)

18부

난 앞에 놓여있는 명란젓을 태연의 앞으로 밀어줄며 다정하게 말했다

"태발아 이것도 좀 먹어봐! 엄마가 보내준거야~"

태연이는 내가 밀어준 명란젓을 입안으로 넣으며 환하게 웃었다 보는 사람도 절로 행복해지는 미소..

나도 모르게 바보처럼 웃었는지 밥을 먹던 써니가 나의 표정을 보고 기가차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놀려댔다

"그렇게 좋냐?"

"응? 뭐가?"

"태연이가 그렇게 좋냐고.. 왜 그렇게 넋이 나간표정으로 쳐다봐?"

난 물을 마시며 쿨하게 써니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너보다 이쁘잖아.. 그러니까 보는거지"

"진짜 이게! 내가 더 이쁘거든!"

난 써니의 개드립에 마시고 있던 물을 허공을 향해 뿜어버렸다

"푸우우우웁~!!!!!!!!!!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아 진짜 웃긴다!! 5년동안 들었던 개그중에 제일

재밌는거 같애!! 야!! 길가는 사람 100명잡고 물어봐라 100명 다 우리 태발이가 이쁘다고 그러지!"

나의 말에 밥먹는 소녀들의 표정은 다들 굳어가고 태연이만 싱글벙글 웃으며 즐겁게 밥을 먹었다

그런데 한참을 맛있게 먹고 있던 태연이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화장실로 급하게 뛰어갔다

"우욱~!! 우웨에엑!!"

그러고는 토하기 시작하는 태연이.. 밥을 먹던 소녀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곰곰히 생각을 하더니 나를 씹어죽일

듯이 찢어져라 노려보기 시작했다.. 난 갑자기 날 째려보는 소녀들 때문에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왜.. 왜? 뭐!?"

그러자 하나같이 씹던 밥풀을 나에게 튀기며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야이 십장생아!!!!! 야이 너 우리 태연이 어떻게 할거야!!"

"윤산 너 돌았냐? 미쳤어? 다 큰 건장한 성인이 그런거 하나도 조심못하고!! 아아~ 뒷골이야.."

"헐.. 진짜야?? 에이 설마.. 윤산이 그 정도는 생각했겠지.. 맞지? 에이~"

분위기를 보아하니 내가 태연에게 임to the신을 시켰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나도 순간 혹시나 해서 날짜를

생각해보았는데 내가 태연이와 사랑을 나눈지 아직 3일? 그 정도 밖에 안됐다.. 윤아가 임신했다면

나에게 크리티컬로 다가왔겠지만 태연이 임신을 했다니.. 그건 말도안되는 소리였다.. 난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연에게 따지기 위해 화장실로 향하는 소녀들의 뒤를 따라 태연에게로 갔다.. 다 토했는지 입을 헹구고

있는 태연의 주위로 소녀들이 몰려가 단체로 한심함과 우려의 눈빛을 담은듯 째려보자 당황하며 소녀들을 쳐다보는

태연이.. 난 소녀들을 대표해서 조심스레 태연이에게 물었다

"아.. 아니지?"

그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오히려 나에게 물어보는 태연이

"뭐가?"

"임to the신.. 아니지?"

"무슨 헛소리야.. 그 날 가임기간아니라고 말했잖.... 애..애들아.. 그게 아니고.."

그때 나의 주위를 가득 채우는 나의 벨소리

[이리봐도 깜찍! 저리봐도 깜찍!살살녹아 또 녹아 우짜면 좋노 어떻케야 하노우리커플 완벽해요♬]

난 소녀들을 뒤로하고 조용한 베란다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그래 산아 아저씨다"

이수만아저씨였다.. 난 최대한 공손하게 전화를 받았다

"아~ 아저씨 너무 오랜만에 전화하신거 아니예요? 좀 자주 전화주세요"

"-하하하하하하핫! 자식 입에 발린말만 골라하긴~! 그래 너도 노느라 바쁠테니 용건만 간단히 말하마"

"바쁘긴요~ 전 아저씨전화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하핫~!! 말하세요"

"-그래~ 태연이랑 다시 잘해보기로 했다고 하던데.. 사실이냐?"

"아~ 예.. 다시 한번 잘 지내보내보려구요.."

"-그래.. 아저씨가 말했다시피 아저씨는 네가 뭘 하든 항상 네 편을 들겠다고 말했던 기억하지?"

"예.. 아저씨"

"-그래서 아저씨가 어떻게하면 너희를 도울수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일단 소녀시대와 너의 재회를 

대외적으로 공포할 필요가 있을거같아서 생각을 해보았는데.. 마침 한 프로그램에서 너를 게스트로 한번

초빙하고 싶다더구나.. 어떻게 한번 생각있느냐? 니가 물론 이 쪽일을 싫어한다는거 아저씨도 잘알아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니? 딱 한번이라도 나가서 소녀들과 다시금 잘지내게 됐음을

알리는게 좋을거같구나.. 어때.. 한번 방송에 나가보겠니? 아저씨가 한번 잘 말해보마"

"하아~ 방법이 꼭 그것밖에 없는건가요?"

"-더 찾아보면 있겠지만.. 조금 더 힘들고 오래걸리겠지?"

"하아~ 그럼 어쩔수없죠.. 저는 그런거 잘 모르니까 아저씨가 알아서해주세요.. 아참! 그리고 딱 한번만

촬영하러 나갈꺼예요... 괜찮죠?"

촬영시작을 한다는 모중학교의 운동장으로 시간에 맞춰나가니 날 기다리고 있는 익숙한 얼굴들..

'아.. 촬영한다던 프로그램이 천하무적야구단이야?... 여기 PD짜증나는데..'

작가가 건네주는 간지안나는 유니폼을 갖춰입고 나오니 야구단멤버들이 오프닝멘트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코치를 모셨습니다.. 여태껏 수비하면 누가 생각나세요? 백단장님?" 

깜짝놀라며 기분좋은 미소를 짓고 해맑게 웃는 백지영

"오오~ 설마!!! 1년만인가요?"

"맞습니다! 화니팀 소속의 주전 2루수!! 윤산코치님을 모십니다!!"

멘트와 작가의 사인을 받고 멤버들 사이로 나갔다.. 밝은 조명과 많은 카메라들이 어색해 시선을 어디다 둘지몰라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고 있는데 나의 눈에 살~짝.. 아주 사아아아알짜악 스쳐지나가는 익숙한 실루엣..

깜짝놀라 다시 이리저리 그 실루엣을 찾으려고 애써봤지만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익숙한 실루엣..

난 내가 잘못봤나 싶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촬영에 임했다.. 곧 훈련타임을 가진다고 하여 김C감독님 앞으로

코치진이 다 불려갔다.. 한명한명 목표훈련을 설정해주시고 나에게는 동호, 김성수, 이하늘씨의 훈련을 지시하셨다

"하늘이가 생각처럼 수비를 잘 못하더라도 막 너무 티내고 그러시면안되는거알죠?"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김C감독님이 앞으로 나가서 훈련시작을 알렸다

"자 지금부터 40분동안 각자 맞춤형 훈련 시작! 일단 동호, 성수, 하늘이는 윤산코치 따라가서 수비훈련 출발!"

나와 그 3명의 남자들은 운동장 한켠으로 가서 수비훈련을 시작했다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는 것이 예의라 생각

했기때문에 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내야수비코치로 특별히 초청된 윤산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리겠습니다"

간단한 인사와 덕담들이 오가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일단 오늘 제가 여러분들게 말씀드리고 싶은건 야구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조건은 화끈한 공격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3가지가 동반되어야하는 수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은수비의 전제조건이 되어야하는

3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첫째로 공을 무서워하지않는 용기! 강습타구? 솔직히 무섭습니다.. 아무리 준비 하고있다고

한들 엄청난 빠르기의 공이 나의 몸을 향해 쇄도하는데 안무서우면 그게 사람입니까? 특히 맞아본 사람은 그 아픔을

잘 알기때문에 더 무섭기도 하구요.. 두번째로 서로를 믿고 공을 뿌릴수있는 서로에 대한 신뢰! 송구에러가 왜 나는

지 아십니까? 물론 힘이없어서.. 공을 뿌릴때 공이 빠져서.. 1루수가 못잡아서.. 사인이 안맞아서.. 다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저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2사 만루의 상황

타자는 리그도루1위를 달리고있는 발빠른 주자라고 합시다 그 타자가 유격수 깊숙한 쪽의 내야땅볼을 쳤습니다

유격수는 공을 잡고 송구를 하기전 많은 생각을 합니다.. 2루로 던질까? 1루로 던질까? 1루로 결심한 유격수는 

송구동작을 잡아가며 1루를 봅니다 타자는 무서운속도로 달리고 있구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 생각이 날껍니다

잘던져야해! 내가 여기서 실수하면 1점을 빼앗기게된다! 1루수의 가슴앞에 자리잡고있는 글러브에 넣어야해!

이런 생각을 할 때 부터가 에러를 향한 한 걸음을 다가선겁니다.. 1루로 송구하기로 했으면 잡생각은 버리고

1루수가 꼭 잡아줄것이다! 비록 내가 공을 잘못던져 1루수가 잡기어려워도 우리팀1루수는 잡을것이다, 또 중계플레이

를 할때 설사 내가 공을 흘렸다고 해도 내 뒤에서 백업을 서주고 있을 팀 동료가 있다고 생각하는것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심적 부담감을 줄일수있습니다 이런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수비를 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여러분도 병살플레이나 스퀴즈상황을 겪어보셨을겁니다.. 머릿속과 작전으로는 물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다 알겠지만 겪어보셨다시피 시합당일은 다릅니다.. 일단 긴장감으로 몸이 경직되어있구요.. 

심적으로는 잘해야한단 압박감이 계속해서 들구요.. 그렇다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기억하는 송구궤적.. 이 정도위치에서 1루로 송구할때 최적의 릴리즈포인트.. 그걸 이끌어낼수있는건 

피나는 연습입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개인노크 에러없이 5개연속하구요 4-6-3병살, 6-4-3병살연습..

이정도만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물론 펑고는 제가 쳐드리구요.. 자 시작하겠습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운동장한켠에 김C와 백지영이 팔짱을 끼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백지영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김C에게 말했다

"윤산이라고 했나? 제대론데?"

"그러게.. 응?"

그때 김C와 백지영앞에 나타나는 이쁘장한 여자..

"응? 니가 왠일이야?"

"어! 왠일이세요?"

그 이쁘장한 여자의 등장에 카메라맨은 깜짝놀라 그 여자에게로 카메라를 돌리며 열심히 찍어댔지만 여자는 

그저 밝게 웃으며 준비해 왔던 음료수와 과자를 김C와 백지영에게 건네며 윤산을 잘부탁한다고 했다

"헤헤.. 안녕하세요 1년만이죠? 우리 산이 잘부탁드립니다~ 좀 싸가지가 없긴하지만 착한애예요"

김C가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어우~ 무슨소리예요.. 싹싹하고 예의바르고 야구도 열심히하고 멋진친구입니다! 하핫.."

김C의 말에 흐뭇한표정으로 펑고를 휘두르는 윤산을 쳐다보다 그때 시선을 느꼈는지 감독과 여자들이 서있는쪽을

힐끔보고 천천히 걸어오는 윤산.. 이쁘장한 여자는 윤산이 이 쪽으로 다가오자 깜짝놀라며 도망을 쳤다

"히에에엑! 저 여기 왔다는말 하시면 안돼요!! 그럼 이따가뵈요!!"

후다닥~

여자가 도망치는건 보지 못한채 이 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윤산..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김C에게 말을 했다

"저.. 감독님?"

"음? 무슨할말이라도?"

"선수들과 대화를 해보니까 라운딩훈련을 잘하지 않으시는것 같은데 내야,외야 따로 나눠서 5세트씩은 에러없이

해야하지않을까요?"

진지한 얼굴로 고민하는 김C.. 그리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선수들이 라운딩훈련을 5세트씩.. 그것도 에러없이 잘 할수있을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는데..."

"아닙니다! 분명히 잘할거예요! 훈련은 하면할수록 실력이 느는거잖아요! 저는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흠.. 코치들과 한번 상의를 해봐야할것같군요.. 일단 오늘 훈련은 여기서 종료하고 오랜만에 우리끼리

내기시합이나 한번 하죠~ 여기 대본에도 그렇게 적혀있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팀을 나누고 3이닝 경기를 하기로 한 후 경기를 시작했다.. 내기는 오늘 저녁회식 내기..

점수는 그렇게 많이 나지않았고 2대1로 지고있는 상황이였다

'후.. 내 차례군..'

숨을 크게 들이쉰 뒤, 타석에 들어섰다. 3회말 무사 주자만루의 상황..

배팅 폼을 다시 점검한 뒤, 천하무적야구단 투수. ‘임창정’ 선수를 응시하자. 

그 역시 눈빛을 빛내고는 와인드업에 들어간다.

퍽-!!

“스트라이크-!”

또 한 복판 공이군.. 나의 한심한 타격력이 기정사실화 된 것인지 나의 타석때, 투수들은 내게 대부분 한복판 공으로만 

승부를 걸어온다. 아예 안타를 못쳤으니까.. 확실히.. 분석 되었겠지..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니까..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전방을 응시하니 그가 와인드업 하는 모습이 보이고,

퍽-!!

“스트라이크-!”

또 다시 한복판 스트라이크..

입술을 꽉 깨물었다. 또 다시 같은 구질에 같은 위치.. 내가 늘 자신있어하던 한복판 공.. 얼마나 비참한 상황인가.. 

김C감독님이 내게 승부욕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이런 일은 나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잠시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하고 뒤로 물러서 다시 배팅 폼을 점검했다.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 밸런스.. 

정말.. 난 이제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다시 타석에 들어선다. 그리고 심판에게 준비가 되었다고 알렸다. 

배트를 꽉 잡고 이를 악물었다. 나 스스로와의 싸움인가..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인가.. 

태발이가 좋아하는 나를 위해서, 그리고 태발이를 좋아하는 자신을 위해서 힘이 닿는 한 태발이 옆에 계속 서려고..

전방에는 무릎을 올리며 와인드업을 하는 ‘임창정’ 선수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또다시 한복판 공이겠지..”

하지만.. 칠 수 있을까..? 나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이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그의 손을 떠난 공이 하얀 궤적을 그리며 나에게로 다가온다. 예상했던 대로 한복판 꽉 차는 공..

그리고, 그 순간 들려오는 누군가의 장난기 가득 섞인 목소리..

“오빠!!!!! 한방 쳐버려!!!!!”

“!!!!!!”

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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