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다. 엄마는 이제 이 세상에는 없었다. 장례를 치루는 동안,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머리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뭐라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귀찮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나 같지는 않았다.
“유산문제인데...”
“이모! 지금 그런 이야기 해야 해요?”
“이 바보야. 지금 해야지 그럼 언제 해!”
“그래..그건 혜진이 말이 맞다. 재석이 말인데..걔는 혜경이 아이가 아니니까..”
“삼촌! 재석이는 우리 동생이에요!”
“말이 좋아 그렇지. 피가 섞이길 했어? 혜경이도 살아생전 재석이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모르니?”
“이모..제발...”
“두말할 것 없고..아버지가 남에게 주라고 혜경이에게 상속한 것은 아니니..현주와 연주에게만 상속받을 수 있도록..”
돈은 좋은 것이다. 삼촌과 이모가 우리를 위해서 저런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건 엄마도 우리도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괜히 우리 걱정을 하면서 당당하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
“누나..”
“재석아..”
어느새 재석이가 와 있었다. 어디서부터 들었던 것일까? 나는 그 걱정으로 머리가 하얗게 되어 가는데, 삼촌과 이모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식으로 막 나간다.
“들었니? 너도 알고 있을지는 모르지만..너는 현주아빠가 밖에서 데려온 아이다. 혜경이가 워낙 착해서 너를 길러 는 줬다만..너도 양심이 있다면 혜경이 유산에까지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겠지?”
“누나..삼촌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건..”
“삼촌이..하는 말...사실이야?”
“...................”
“거짓말...그지? 거짓말이지?”
“삼촌..말은 사실이야..하지만..엄마는 너를 사랑했어..그것도 사실이야..”
“..........”
“재석아..재석아!”
그 후 재석이는 3일 동안 알아 누웠다. 때때로 40도까지 열이 올라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의사는 위험하다고 했다. 몸에서는 계속 땀이 흘러서 계속 닦아줘야 했다. 열이 오르락내리락 해서 한시도 눈을 땔 수가 없었다.
“..........”
겨우 깨어났을 때, 3일 만에 볼이며 눈이 움푹 들어간 모습에 눈물이 났다. 재석이가 나를 보고 웃으며 울었다.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건 슬픔 이상이었다.
“그..유산이라는 거..삼촌..하자는 데로 해...나..신경 쓰지 말고..엄마..유골은?”
“응...엄마 유언대로..너에게 맡기려고..”
“그래...다행..이네..”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유산은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대구의 땅과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아버지가 주신 4억 상당의 주식 , 엄마가 가지고 있던 7천만 원이 있었다. 삼촌과 이모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나와 연주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재석이가 유산을 포기한다고 하면서 맥없이 끝이 났다. 재석이는 엄마의 유골을 가지고 집으로 갔다. 나와 연주는 재석이에게 죄인이 된 것 같았다. 일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멋대로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여 도와준답시고 파탄을 일으키는 삼촌과 이모에게 화가 난다.
“뭐하려고?”
“응..엄마..묻으려고..”
재석이는 엄마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사 가져온 동백나무를 좀 크고 예쁜 화분에 분갈이를 하면서 그 안에 엄마의 재를 같이 넣었다. 작은 간장독만한 크기였지만 꽤 무거운데 그것을 아침이면 베란다로 옮겼다가 저녁이면 방으로 가져갔다. 어쩐지 괴기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엄마..외로움을 많이 타니까..”
엄마가 아니라 재석이가 외로워 보였다. 학교에 갔다 오는 것 말고는 집에만 있었다. 주말에도 한 달에 한번 아버지에게 갔다 오는 것이 전부였다. 집에서 뭐라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엄마의 나무 옆에 앉아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안쓰럽고 불안하고 무서웠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삼촌과 이모는 유산문제가 마무리 되자 당신들 의무는 끝났다는 듯 연락이 없다. 소식을 전한다 해도 재석이 문제라면 관심도 없을 것이다.
‘엄마..나 어떻게..우리 재석이 어떡하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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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낳아준 사람이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아니다. 엄마와 나를 낳아준 사람은 별개의 존재였다. 예전에 엄마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진실을 알고 나니 미워했던 거였다.
‘엄마는...왜...’
미워하던 나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왜일까. 그 일 때문일까? 엄마에게 물었지만 대답이 없다. 엄마가 채워주던 항아리가 비어간다. 공포심까지 들었다. 회색빛 현관이 반갑다며 미소짓는 듯 했다. 사악한 악마의 형상이었다.
‘나의 친어머니는 누구..?’
알고 싶다. 엄마가 죽고 없기 때문에 그 자리를 대신 해 줄거라는 기대 때문은 아니다. 그저 알고 싶은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아버지 여자는 4명, 엄마, 경양식 아줌마, 동연누나, 수영이다. 엄마가 51살, 아줌마가 3~40살, 동연누나가 30대. 수영이 23살이다. 수영에게는 2살 된 희주가 있고, 동연누나는 8살 선주가 있다. 아줌마에게는 14~16살 정도의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16살이었다.
“...............”
단순 이론상으로는 그랬다. 그것은 확인할 가치는 있었다. 아버지에게 물어보거나 아줌마에게 물어보면 된다. 아줌마보다는 아버지가 편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가르쳐주지 않을 수도 있다. 가르쳐줄 거면 진작 그랬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어..어쩐 일이야..”
“그냥 와 봤어요..사장님은 계세요?”
“응..사무실에...”
“잠깐 뵙고 올게요..”
“그래..”
내 생각은 갑자기 아줌마를 만나 직접 찔러 보는 거였다. 아버지가 말해줬다고 넘겨짚어 보고 맞으면 이야기를 들으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버지가 장난친 것으로 몰아갈 생각이다. 아버지 성격에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아아..”
사무실 앞에 섰는데 안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줌마 방에서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하는 걸까? 노크를 하지 않고 문을 돌렸다. 잠기지 않았다. 열고 들어갔다.
“아아..더..좀..더..”
“헉.헉..”
아줌마와 지배인이었다. 소파에 누운 아줌마 위에서 지배인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용을 쓰고 있었다. 문 앞에 서서 그들을 바라봤다. 아줌마가 나의 친엄마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들을 바라볼 권리라도 되는지 당당하게 봤다.
“앗! 재석아..”
“음...”
아줌마 소리에 지배인이 허겁지겁 일어나고 아줌마의 뻥 뚫린 구멍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지배인은 허겁지겁 바지를 올리고, 아줌마는 치마를 내려 감춘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쩐..일이니..갑자기..”
“...뭐..물어볼게 있어서요..”
“그래..지배인님은..잠깐..”
“네..”
아줌마는 앉으라는 말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가운데 1인용 소파로 옮겨 앉았다. 아줌마가 있던 자리는 가죽을 타고 물이 흘렀다. 나는 그 반대편에 앉았다. 아줌마가 나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 오히려 남의 사생활을 훔쳐본 내가 예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줌마 눈은 기가 죽었고 위신은 수축되었다. 반대로 아줌마의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나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래..무슨 일인데..”
“..........아버지 말씀이..아줌마가 저를 낳아준 분이라고 해서요..맞나요?”
“........그..사람이..말했어?”
“네..”
“..................”
“사실이군요...”
“.................”
가슴이 갈라지는 기분이었다. 가뭄에 갈라지는 논처럼 여기 저기 쩍쩍 벌어졌다. 꽉 막혀버린 목으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잘못생각 했다. 오늘은 물어보지 말걸 그랬다. 이렇게 기분이 나빠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에 타고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과 같았다.
“왜요? 왜 버리셨어요?”
“...........”
“저에게 할 말 없으세요?”
“...........”
“..갈게요..”
“재석아...”
뒤에서 들리는 아줌마의 목소리에 슬픔이 붙어있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면 그래도 어머니니까. 낳아준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충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일이 되니 간단하지 않았다. 가슴이 머리를 따라주지 않았다.
낳아 놓기만 하고 길러주지 않은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보다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도 더 아팠다.
‘엄마는.....’
유일한 존재였던 엄마는 동연누나나 수영이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엄마가 나와 근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친자식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알려줬던 항아리, 항상 내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면서 죄의식도 느끼게 만들고 타인을 배려하고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던 그것이 사라져갔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어디에도 없었다. 잃어버렸다.
어느새 중간고사였다. 그동안 학교도 며칠 빠지고 공부는 전혀 못했지만 학교에서 보는 중간고사는 애들 점수를 주기 위한 것이라 어렵지 않았다. 11시에 시험이 끝나고 애들은 전부 흩어져 사라졌다.
마음속에 있던, 엄마가 말해준 항아리를 잃어버리고 나면서 만사가 귀찮아졌다. 집에 돌아가기 싫었다.
‘옥상이 열려 있을까’
열려 있다.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옥상 위에 놓인 물탱크가 들어있는 타워 위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엄마를 잃은 4월보다 따듯한 5월 날씨였다. 대강 책가방을 놓고 그 위로 머리를 올려놓고 하늘을 본다. 화창한 날이었다.
“시험 잘 봤니?”
“그럭저럭 이요..”
잠이라도 들것 같았는데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다. 아래로 내려다보니 미술과 3학년 애다. 초등학교 동창도 아니고 같은 반이었던 적도 없지만 얼굴은 알고 있다. 그들은 문이 닿치기가 무섭게 키스를 했다.
“쭙..”
남자애를 벽에 세워두고는 미술이 주도적으로 빨았다. 손으로 허리띠를 풀었는지 바지가 내려가고 똘똘이를 꺼내 쓰다듬는다. 상당히 능숙했다. 남자애의 똘똘이가 위에서 보기에도 커보였다.
“아아..선생님..빨아주세요..”
“호호.”
내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정열적으로 탐했다. 똘똘이가 덜덜 떨면서 흔들리고 미술이 그 밑의 주머니를 핥다가 빨았다. 남자애는 벽에 완전히 기댄 체 똘똘이만을 내밀고 있다. 미술은 주머니를 핥으면서 위로 올려다본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잠깐 멈칫하더니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계속했다. 그러나 눈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다.
“좋아요..선생님..”
“쭙..쭙...”
소리가 들릴 정도로 깊고 빠르게 움직였다. 볼이 움푹 들어가고 입술이 꽉 오므려졌다. 남자애가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흔든다. 미술이 입을 열고는 다시 핥았다.
“좋았어요..”
남자애가 선생을 벽으로 붙이려는데 그걸 밀치고는 바닥에 누웠다. 남자애의 머리가 치마 밑으로 들어갔다. 미술은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야릇한 표정이었다.
“음..”
가랑이 사이를 핥던 애가 똘똘이가 커지자 자세를 잡고 들어갔다. 처음부터 빠른 스피드로 미술을 몸을 짓누른다. 미술이 몸을 돌려 남자애 위로 올라가 치마를 들어 올려 엉덩이를 보였다. 손가락으로 항문을 쓰다듬다가 안으로 집어넣었다. 나에게 들어오라는 뜻으로 보였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지퍼에서 똘똘이를 꺼냈다.
“음..아아..어서..”
“선생님..아아..”
엉덩이를 벌리고 손가락을 치웠는데 미술은 돌아보지 않는다. 똘똘이 머리를 억지로 밀었다. 엄마보다 쉽게 들어갔다. 아버지와 했을 때와는 반대로 벽 너머에 남자애의 똘똘이가 느껴졌다.
“뭐야?”
“아아..그냥..해..”
“음...”
항문이 강하게 조였다. 오일도 없이 넣은 똘똘이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붙어버렸다. 엉덩이를 향해 침을 흘리면서 계속 움직였다. 어쩌다 마주친 침들이 똘똘이를 보다 부드럽게 만든다.
“아아..선생님..저..”
“음..해..”
안에서 남자애의 똘똘이가 줄어들고 있다. 나는 그런 거에 상관하지 않고 내 엉덩이만 흔들었다. 똘똘이가 마찰로 뜨거워졌다. 남자애는 끝이 났지만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안에 들어있는 똘똘이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엉덩이에 힘을 줘서 마음껏 박지 못하는 것이 화가 난다. 허연 미술의 엉덩이를 때렸다. 손자국이 날 정도로 강하게 쳤다.
“아아아..좋아..”
양손으로 두 볼기짝을 정신없이 후려쳤다. 미술을 괴롭히면서 가슴이 조금 후련해진다. 계속해서 때리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아아..아아..”
“선생님...제발..천천히..아..”
남자애는 3번째 사정이라 고통스러워했다. 그 애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와 미술은 계속 움직였다. 미술의 엉덩이는 사과처럼 빨갛게 익었다.
“아아..좋아..나..”
“싼다..윽...”
그동안 모였던 미친소들이 광분하여 쏘아져 나갔다. 지금까지 중 가장 많은 양일지도 모른다. 미친소를 뿜어내면서도 계속 움직였다. 마음속의 갈증이 전혀 없어지지 않았다. 잠깐 물렁해지던 똘똘이도 주인의 마음을 이해하고는 기운을 낸다.
“아아..그만..그만..”
“헉..”
남자애 똘똘이가 다시 커졌다. 아파서 죽으려고 한다. 아프다면 서도 커지는 똘똘이가 이상한 것이다. 미술은 남자애 위에서 완전히 퍼졌다. 무너지는 허벅지를 잡고 거침없이 찔렀다. 똘똘이 머리만 남기고 왕복했다.
“아아..아아아..좋아져..다시..나..”
“윽...”
남자애는 괴로워 죽으려 하고 미술은 좋아 죽으려 한다. 나는 나대로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다. 그 안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나 애정 따위는 없었다. 그저 차서 넘치는 욕망만이 있었다.
“아..씨발..입 벌려..”
욕이 나왔다. 미술의 머리를 잡아들고는 그 입에 항문에 담겨졌던 똘똘이를 꺼내 쑤셔 넣었다. 미술은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그것을 받았다. 넣자마자 미친소가 터져나갔다.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흔들었다. 목젖에까지 깊이 들어갔다.
“윽..읍....”
다리가 휘청거렸다. 미술의 입 안에서 똘똘이가 기운을 잃어갔다. 미술은 미친소를 전부 먹고는 똘똘이를 핥고 빨았다. 남자애는 그런 우리를 멍하니 바라본다. 소년의 순정이라도 짓밟힌 표정이었다.
“선생님..쟤는..?”
“글새...”
“큭큭..옥상 사용료라고 생각해..쉬고 있었는데..니들이 와서 그 짓을 하는 통에 쉬지를 못했으니까..”
“..........”
“그럼..난 가볼 테니까..계속 재미 봐라..”
타워에서 가방을 꺼내와 바로 학교를 나섰다. 성애라고도 하고 애욕이란 말도 있다. 지금까지의 섹스에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그것은 엄마와의 관계가 그런 마음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미술에게 애정이 있었는지 자문해 본다. 없었다. 그저 동물적인 본능만 충만했다. 미친소를 새로운 암컷에게 넣고 몇 초간의 전기를 느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야!”
“.............”
“잠깐 얘기 좀 해..”
미술과 함께 있던 남자애였다. 그 애의 얼굴을 보고 왜 그러는지 알거 같다. 내가 지수에게 반말을 하면 나에게 시비를 걸던 애들과 비슷한 표정이다. 그 애를 따라간 곳은 학교 건물 뒤였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폐자재들과 잡초가 무성했다. 건물이 햇빛을 가려 좀 어두워 간혹 여기서 담배 같은 것들을 하러 오는 애들이 있다.
“너...선생님에게 또 그럴 거야?”
“글새..”
“........좋아. 그럼 남자대 남자로 결투를 하자. 그래서 진 사람은 선생님께 다가가지 말고, 오늘 일도 비밀로 해주는 거다. 어때?”
소문을 내고 다닐 생각은 없지만 사람마음은 모르는 것이니 확인을 받고 싶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미술은 저 애의 것이 아니다. 저 애를 사랑하고 있는 걸로는 보이지 않았다. 저 애 역시 미술을 사랑하는지 단순한 수컷의 집착인지 알 수 없다.
“좋아.”
그렇지 않아도 뭐라도 때리고 부수고 싶었는데 잘 됐다. 체격도 좋고 결투를 신청할 정도면 자신 있어 보인다. 그래서 붙어 보기로 했다. 2~3미터의 거리를 두고 계속 돌고만 있다. 10바퀴는 넘게 돌았다. 내가 망설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이 애의 눈은 조금도 떨고 있지 않았다. 또 하나는 손인데, 주먹을 쥐지 않고 피고 있었다.
“핫!”
애가 슬금슬금 나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왔다. 내 발차기를 손으로 막으면서 바짓단을 잡아 몸을 튼다. 몸의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몸이 공중으로 떴다. 바닥에 닿는 순간 빨리 일어나 상대를 찾았다. 내가 생각보다 빨리 있어나서 그의 몸이 따라오려다 물러났다.
다시 원래의 자세로 돌아갔다. 이애는 유도를 하고 있다. 손을 펴고 있는 것은 잡기 위해서였다. 다른 운동을 하고 있는 애와 싸우기는 처음이었다. 흥분이 된다. 전에 깡패와 싸웠을 때처럼 겁이 나는 것이 아니라 투지가 끓어올랐다.
“후..후...”
“하..하..”
셀 수 없을 만큼 때렸고, 나 역시 나가 떨어졌다. 상대의 기술을 모르는 만큼 때리는 수도 맺혀지는 방법도 다양하게 당했다. 이상한 것은 이 애가 밉지 않았다. 기술을 쓸지언정 속임수라고 생각하는 것도 없다. 기술을 쓰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 기술을 몸에 익히기 위해 보낸 시간과 땀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질긴 놈..”
피식~
“너 역시..”
땅과 부딪치면서 여기저기 쑤시고 아팠다. 더 이상 발차기를 할 힘도 없었다. 오직 이 애가 일어나니까 일어날 뿐이었다. 그것도 둘이 같이 휘청 이며 쓰러지고 나서는 같이 누워있다. 내가 무방비로 있는 동안 이 애가 뒤통수를 치리란 걱정 같은 것도 안 들었다.
“홍철..노 홍철이다..”
“유재석..”
한참을 쉬다가 일어나 먼지를 털면서 말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 말만을 하고는 가방을 찾아 들고 걸어갔다.
“미술 말인데..그녀가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관두는 것이 좋아..”
“.......상관없어...”
온몸이 아프고 쑤셨지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 안에 미친소를 내보내는 것과는 다른 상쾌함이었고, 처음이라 신선했다.
그 후 홍철이를 가끔 보게 되었는데, 학교 유도부 주장이었다. 우리학교에 있는 유일한 운동부였는데, 이번에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주장이 된 모양이다. 우리는 서로를 아는 척하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면서 피하지도 않았다. 그 애의 존재는 나에게 3학년 전체 남자애들만큼의 비중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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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가능하면 빨리 나와 줬으면 하는 전화를 받았는데, 힘들면 새로운 직원을 뽑아야 한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힘들게 대학까지 나와 취업을 했다. 이렇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내 욕심은 그랬는데, 집에 어른이 없어 불안하다. 연주도 고3이라 신경써줄 사람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재석이가 걱정이었다. 15년을 누나노릇 못 해준 거나 삼촌과 이모가 준 상처가 전부 나의 죄로 눌러왔다.
“뭐하다가 인제와!”
“응...그냥..”
“싸웠니? 너..왜 그래..누나 속상하게..”
“으응...별일 아냐..나 들어갈게..”
“잠깐 이야기 좀 해..”
“....그럼..좀 씻고..”
재석이 방에서 기다렸다. 이야기를 안 하고 피할까봐 그랬다. 특별히 나를 피하지는 않고 있었지만 내 자격지심이 그랬다. 재석이가 반바지만을 입고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들어오다 나를 보고 멈칫한다.
“...........”
“앉아봐..”
“응..”
“너..과외도 다시 하고..태권도 도장도 나가는 것이 어때? 밖에서 그렇게 돌아다니는 거..누나 불안하고 싫어..응?”
“생각해 볼게..”
“꼭..응?”
“알았어..누나도 힘들 텐데 가서 쉬어..”
“...나..그렇게 믿는다..”
일어나서 나가려는데 재석이 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옷에 흙이 잔뜩 묻어 있어 싸웠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다친 줄은 몰랐다. 서둘러 약 상자를 들고 왔다.
“이리와 봐..”
“별거 아닌데..”
“글새..이리와 앉아..”
그 사이 몸이 많이 커졌다. 근육이 예전보다 많아지고 섬세해졌다. 희미하던 복근이 숨 쉬는 것에 따라 움직인다. 어디서 얼마나 싸웠는지 곳곳에 벗겨진 피부 천지였다. 약을 곱게 발랐다. 1년 전 놀이공원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아직도 흉터는 남아 있었다.
“누나..미워?”
“으응..아니..”
“그럼..사랑해?”
“응..”
요즘 힘들었다. 엄마의 빈자리는 컸고, 그것을 메우기는 나는 너무 부족한 것이 많았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하는 것도 재석이가 도와주지 않으면 하지 못했다. 그나마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엄마처럼 매일 새로운 찌개, 국, 밑반찬을 만들 수 없었다.
이제는 잘 웃지 않는 연주도 재석이도 대하기 힘들다. 연주는 같은 여자고 엄마를 잃은 상실감이라 서로를 위로해 줄 수 있었지만, 재석이는 어려웠다. 재석이에게 엄마는 엄마면서 여자였다. 그리고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안 좋은 방법으로 듣게 했다.
“아침 찬거리 사러 갈까?”
“누나..힘들지 않아? 각자 사먹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그건 안 돼! 누나가..좀 더..힘낼 테니까..응?”
“...............”
지치고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 재석이 말처럼 사먹는 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다. 엄마가 있었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엄마가 없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싫었다. 점점 뿔뿔이 흩어져 남이 되어갈까 봐 무서웠다. 지금도 재석이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주려다가 그러지 못하고 멀어져갔다.
“흑....”
“누나...”
멀어지는 재석에게 안겨서 울었다. 그제야 재석이가 안아주면서 머리를 만져준다. 벌서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불덩어리로부터 몸을 날려 보호해 주던 것이 잠깐 위로해 주는 것도 힘들어지는 사이가 된 것이다.
“그럼..장 보러 갔다 오자..”
“훌쩍.....”
“그래~ 그래~ 울지 마~ 착하지~ 뚝~”
“훌쩍...응..”
동생이 위로해 줘서 울음을 멈춘다는 것이 창피하다. 재석이가 목에 감겨있는 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준다. 샴푸 냄새가 났다. 내가 진정하고 있는 동안 옷장에서 남방 하나를 꺼내 걸치고 바지를 들고 쳐다본다. 옷 갈아입게 나가달라는 것이다. 작년까지 내 앞에서 팬티만 입고도 잘만 있던 녀석이 건방졌다.
“그냥 입어..뭐 어때..누난데..”
“후회하지 마?”
“응..”
“엄마~”
돌아서서 바지를 내리는데 안에 팬티가 없다. 하얗고 탱글탱글한 엉덩이가 보였다. 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손가락 사이로 여전히 보였다. 남자 엉덩이도 봐줄만 했다. 아니 남자 엉덩이라 볼만 했다. 여자와는 다른 작지만 단단해 보였다. 만져보고 싶었다.
‘기왕이면 앞에서 갈아입지 돌아서 갈아입을 건 뭐냐. 전에 내 것을 보였으니까 나도 볼 권리가 있는데...’
‘화를 내는 척 해야 할까. 아니면 뭘 가리냐고 놀려야 할까..’
손가락 사이로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반바지가 내려가고 바로 팬티와 집에서 편하게 입는 검정 운동복이 올라오는 동안이 길게 느껴졌다. 돌아서는 기척에 손가락을 닫고 안본적하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히히. 후회하지 말라고 했지?”
“너! 흥~”
오랜만에 보는 반달웃음이 좋았다. 삐진척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애교로 보였다. 장녀로서 집에서도 그렇고 준영씨도 애교가 없다고 불만이었던 걸 생각하면 쉬웠다. 방으로 돌아가 얇은 윗옷을 걸치고 지갑을 들고 나왔다.
“생생플러스 갈까?”
“좀 멀잖아?”
“왜? 아직 운전에 자신이 없어?”
“무슨! 누나 솜씨를 보여 줘?"
운전은 괜찮은데 주차는 자신이 없었다. 특히 재석이가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더 뜻대로 안 움직였다. 큰소리 치고 가면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는데 주차장이 많이 비어있고 제일 자신 있는 자리가 있어 무난하게 차를 세웠다.
“오~재수~”
“뭐? 실력이야..실력!”
“히히..알았어..누나 잘 해..”
“흥~”
울었던 것 때문인지 마음도 가벼워졌고, 뭔가 일이 잘 풀리려는 징조 같아 즐거웠다. 재석이는 같이 다니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고, 내가 어떤 물건을 고르면 신중하게 의견을 말해 줬다. 그래서 아침 찬거리 사러 갔다가 2층 의류매장과 3층 가전제품매장까지 둘러보고 나오게 되었다. 옷도 내 것 두벌, 재석이거 두벌, 연주 거 한 벌을 샀다.
“어머~ 신랑이 참 자상하시네요..”
“호호. 그런 편이에요..”
“옷이 참 잘 어울려요..신랑분이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에요..”
“그래요? 이것도 주세요..”
이런 상황이다. 집에 와서 사온 옷을 입어보니 정말 어울렸다. 괜히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할 때 옆에서 이것저것 심부름을 해 주는 것이 신혼 같은 느낌이다. 매일 똑같은 반찬인데 재석이가 맛있게 먹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혼자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도 이애는, 비록 가슴에 슬픔을 담고 있었지만, 한결같은 모습으로 옆에 있었던 것이다. 그걸 몰랐었다.
“재석이 너! 누나 말 안들을 거야? 과외도 하고 도장도 다니기로 했잖아!”
“아~ 알았다니까..마누라처럼 일일이 바가지 좀 긁지 마..”
“뭐야! 내가 네 마누라였으면 넌 뼈다귀도 안 남았어. 아작아작 씹어 먹었다. 흥!”
“아~ 무서워라.. ”
다시 회사에 나가기 시작한 누나는 하루치 잔소리를 한 시간에 몰아서 하려고 했다. 누나의 잔소리는 음악처럼 감미롭고 따듯해서 항아리를 잃어버린 내가 이 집에 들어오게 만드는 유일한 끈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는 10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때때로는 시끄럽고 귀찮게도 느껴졌다. 그럴 때면 가만히 있는 것이 무난한 방법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낼 때가 있었다. 그때는 안아주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흥~ 너 누나 무시하고..”
“언제 무시했다고 그래..내가 누나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흥~ 몰라..”
그러나 누나를 안고 있으면 내가 곤란해졌다. 나는 탐욕적이고 수치를 모르는 남자였다. 탄력적인 누나의 몸에 반응해 욕망이 치솟았다.
“..............”
나도 누나도 말없이 안고 있었다. 욕정에 돌아버린 머리는 누나를 여자로 보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녀 역시 나를 원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왔다. 누나 얼굴이 붉게 보이고 수줍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견딜 수 없어지게 되기 전에 그런 누나를 밀어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누나의 잔소리는 멈췄다.
아버지가 모시던 어른은 국민을 속이고, 아버지는 어른을 속이고, 엄마와 우리를 속였다. 엄마와 나는 아버지를 속였고, 엄마는 나를 속였다. 경양식 아줌마도 나를 속였다. 세상은 속고 속이는 관계였다. 나는 나와 누나들을 속이고 있다. 착한 동생인 척 하고 있었다.
“뭘 한다...”
누나로서 사랑했으면 좋겠는데 잘 되지 않았다. 누나 안에는 엄마가 있었다. 누나에게서 엄마를 느낄 때마다 누나에게 미안했다. 요즘 누나가 아침을 하면서 엄마의 냄새가 날 때는 안고 싶은 충동이 머리에 치한 퇴지 전기충격기를 대고 쏘는 기분이다.
그런데도 누나는 그냥 두고 싶은 마음도 있다. 유일한 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하고 있었다. 누나가 나처럼 상처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운동은 할까..”
내 안의 미친소는 나를 미치게 만든다. 미친소가 광분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내보내는 것과 몸을 혹사시키는 방법이 있다.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 것이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또 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격렬하고 실용적인 것이 좋겠다. 그래서 무에타이 도장을 끊었다. 한동안 지쳐 쓰러질 때까지 몸을 혹사시켰다.
“저....”
“네?”
“혹시 저 모르시겠어요?”
“....아...”
지하철 앞에서 상미누나와 함께 스와핑을 했던 아줌마를 봤다. 아는 척을 하는 것이 실례가 될까도 생각해 봤지만 내가 모른 척 할 이유는 없어서 불렀다.
“여긴..?”
“사촌동생이 근처에 살아서...”
“네..잘 지내셨죠?”
“....그렇죠..뭐..”
아줌마를 보니 상미누나 생각이 난다.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날 상미누나는 아저씨와 했는데 나는 못했다는 것도 생각난다. 아줌마와 한번 할 권리가 나에게 있는 걸까? 운동으로 미친소들을 누르고 있었지만 아줌마를 보자 억누르고 있던 미친소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난다. 애정과 욕정은 별개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고 욕정은 주기적으로 없애주지 않으면 반란을 일으켰다.
“동생은 만나셨어요?”
“전화 없이 왔더니..지금 외출중이라네요..이따가 다시 와야 할까봐요..”
“그럼 그동안 뭐하시게요?”
“.....글새요..그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줌마 같이 모텔가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스와핑까지 하는 아줌마니까 내 미친소들을 빼주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 말을 아줌마가 부담 없이 승낙할 정도로 좀 세련되게 했으면 좋겠는데 생각나는 말이 없다.
“놀아 드릴까요?”
“네? 호호호. 뭐하며 놀아줄 건데요?”
겨우 한다는 말이 이따위였다. 그러나 성과는 있어서 나란히 걷게 되었다. 마침 여기가 이 동네 최대 상권이라 가까이에 있을 건 다 있었다. 여관은 두 군데로 저번에 상미누나와 갔던 곳이 있고, 이번에 리모델링을 한 여관이 있다. 나는 그쪽으로 아줌마를 인도했다.
“뭘 하면 누나도 저도 즐거울까요?”
“흐흥~ 누나라니..아줌마 다 됐는데...”
“몇 살인데요?”
“호호. 은근슬쩍 나이를 묻네요? 실례에요..”
“그럼..아줌마라고 불러요? 누나라고 불러요?”
“음...역시...누나 쪽이..호호. 그런데...상미와는 그 후 어떻게 되었어요?”
“예? 그 후로는...좀 서먹해 지다가...상미누나 못 본지 꽤 되요..”
“네...내가 상미와 학생에게 나쁜 일을 한 거 같네요..”
“.........”
“미안해요..”
상미누나와 어색해진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스와핑 이다. 그러나 상미누나와 헤어지게 된 원인이 스와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상미누나는 나를 부담스러워 했고, 그래서 그 방법으로 스와핑을 사용했을 뿐이다. 아줌마의 말에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남에게 일일이 보고하기도 귀찮고, 좀 미안해하는 상태로 있어주는 것이 모텔로 들어가기 쉬워보였다.
“히히. 그날 누나랑 못해서 아쉬웠어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어머! 그런데 왜 무게만 잡고 있었어요? 상미가 무서워서 그랬죠?”
“갑작스런 일이었으니까요..당황스럽기도 하고..오늘..그날을 이어서 하면 안 될까요?”
“호호. 버스 이미 떠났어요.”
“달리기 잘해요..뛰어가서 잡아 탈수 있는데..”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여기로 데려온 거죠?”
마침 우리는 모텔 앞을 지나려 했다. 아줌마 얼굴이 조금 붉어지는 듯하다. 약간 화난 듯 한 목소리였지만 아주 작은 소리라 그 안에 은밀함과 음란함이 녹아 있었다. 똘똘이가 반응했다. 아줌마의 몸은 거부하지 않고 있었다. 가끔은 말보다 솔직한 것이 몸이었다.
“누나는 아저씨와 어때요? 그 후로 또 했어요?”
“.......”
아줌마와 나는 수십 번 들어갔던 것처럼 모텔로 들어갔다. 내가 이끈 것도 아니고 아줌마가 유도한 것도 아니다. 그런 말들을 나누는 사이 처음부터 그곳이 목적지였던 것처럼 생각되었다.
탁~
방 안으로 들어왔지만 우리는 오늘 두 번째 보는, 이름도 모르는 사이였다. 우리의 공통분모는 섹스에 있었고, 그건 말이 필요 없는 행위였다. 가볍게 당겨 안는 것으로 정해진 수순을 따라 시작되었다.
“쭙...”
입술을 빨면서 아줌마의 몸을 들었다. 탱탱한 엉덩이가 팔 안에 가득 찼다. 침대도 멀지 않았다. 한동안 굶었던 똘똘이의 명령으로 아줌마의 옷을 정신없이 벗겼다. 아줌마 역시 내 옷을 마구 잡아당겨 없앴다.
“쭙..쭙...”
“안 씻었는데...”
“그게 더 좋아요...누나 냄새...여자 냄새..”
“으음...나도..”
아줌마의 강렬한 여자냄새에 도취되었다. 미술을 먹었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게 어느새 한 달 전이었다. 폐 가득 들어오는, 아랫입에서 풍기는 지린내와 항문 냄새는 수영과의 기억을 불러내는 촉매여서 흥분을 높였다. 아줌마 역시 운동하고 흘린 땀 냄새와 지저분한 냄새를 한껏 핥아먹는다.
“쭙..쭙...아..머리가 울렁거려..이렇게 진한 맛은 오랜만이야..”
아줌마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아줌마 아랫입은 좀 이상하게 생겼다. 보통은 속에 있는 분홍 속살들이 겉으로 나와 있었다. 뒤집혀서 입술이 두껍다. 문득 이런 여자를 가리켜서 발랑 까진 년이라고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게 맞는다면 딱 맞는 표현 같다. 안의 물이 쉽게 흘러나와 항문까지 적셨다.
핥짝..핥짝..
“쭙..쭙...”
내가 아랫입을 핥는 동안 아줌마는 똘똘이를 물었다. 레슬링을 하듯 아줌마와 나는 서로의 위로 올라가기 위해 몇 번을 굴렀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성기를 놓치는 일은 없었다. 게걸스럽게 탐했다. 나 못지않게 아줌마 역시 굶주린 듯 보였다.
“이제..할래..”
아줌마가 위로 올라와서는 바로 삽입을 한다. 아줌마의 전신이 한눈에 들어왔다. 발랑 까져 있던 입술이 똘똘이에 의해 안으로 들어갔다나 함께 나왔다. 그때마다 기둥을 타고 기름 같은 물이 흘렀다.
“아아..좋아..가만있지 말고..가슴 좀 만져줘요..”
“네..”
아줌마 나이가 몇인지는 모르지만 얼굴은 30대로 보였는데 몸매는 20대 부럽지 않다. 허리도 날씬하고 가슴도 예쁘게 모여서 솟았다. 아이가 없어 꼭지도 고왔다. 유두가 다른 여자들보다 컸다. 허리를 쓰다듬다가 손을 올려 가슴을 주무르고, 꼭지도 잡아 비볐다.
“음...허리도..가만있지 말고..”
팔을 뒤로 돌려 발목을 잡고는 허리를 훌라후프 돌리는 것처럼 돌렸다. 훌라후프 대신 안에 있는 똘똘이 머리가 돌았다. 아줌마의 움직임에 맞춰 한 번씩 허리를 퉁겨주다가 놀고 있는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찾아 젖꼭지처럼 비볐다.
“으윽..음...”
상체를 반쯤 일으켰다. 아줌마의 두 다리가 활짝 열려서 사지로 몸을 지탱하며 엉덩이를 흔드는 것이 거미처럼 보인다. 뒤로 넘어간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턱선 부터 가슴, 배, 허리, 엉덩이 라인이 살아 움직였다.
“아아..조금만..더..”
“음...누나..나..다 돼가요..”
“으응...좀만...아아..”
몸을 혹사시키면 미친소가 없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 미친소들이 전부 일어나 똘똘이 머리로 몰려드는데 엄청난 대군이었다. 단지 모여드는 것만으로 똘똘이 머리가 욱신거렸다.
“아아아..나도..아..”
“윽...싸요..”
옛날 만화영화를 본 적이 있다. 커다란 배 모양의 우주선을 타고 다니며 적과 싸우는 내용이었다. 배의 앞머리에는 둥근 구멍이 있는데, 그 배의 필살기가 나간다. 둥근 구멍을 가득채운 레이저빔이 그것이다. 적들을 향해 몇 분 동안 쏘는 것에 감명을 받았었다.
“아아아아...”
“윽...”
지금 똘똘이가 그랬다. 입구가 열리면서 미친소가 그 레이저처럼 나간다. 아줌마 아랫입에 숨어있는 적들을 작살을 내면서 똘똘이 안의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서 쏜다. 아줌마가 내 다리 사이로 몸을 눕혔다. 그러나 똘똘이는 그런 아줌마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미친소를 싸댔다.
“윽..으윽...아아..”
반으로 접힌 아줌마 다리를 잡고 계속해서 흔들었다. 흔들수록 남아있는 작은 쾌락이 커졌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는 심정으로 아줌마 안에 미친소를 보낸다. 아줌마는 내 다리 사이에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안으로 들어온 똘똘이와 미친소를 내보내지 않고 빨아드렸다. 이순신 장군님의 정신이다. 단 한척의 똘똘이도 한 마리의 미친소도 살려서 보내지 마라.
“아....”
다리 사이에 아줌마는 버려두고 뒤로 훌렁 넘어가 숨을 몰아쉬었다. 모처럼 개운해지는 기분을 만끽했다. 아줌마 안에 들어있는 똘똘이 역시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잠이라도 올 것 같은 나른함이 달라붙었다.
“어휴...얼마나 싼 거야?”
“히히. 오랜만이라..”
아줌마가 투정을 부린다. 아줌마 안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전부 내 것은 아닐 테지만 내가 느끼기에도 엄청나게 싼 탓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휴지위로 상한우유처럼 걸쭉하고 허연 덩어리들이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똘똘이가 다시 건강해졌다. 뒷정리를 하는 아줌마 위로 올라탔다.
“어머! 젊구나..”
“네..”
“몸도 좋고..얼굴도 잘생기고..이런 아줌마 말고도 상대는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누나 역시 최고였어요...”
충분히 젖어 벌렁거리는 아랫입은 똘똘이를 쉽게 받았다. 아줌마도 나도 여유가 있었다. 반대로 처음 같은 흥분은 없었다. 아줌마는 부드럽게 내 가슴을 쓰다듬는다. 젊음을 감상하는 태도였다. 나는 아줌마의 완성된 여자를 음미했다.
“무슨 운동해?”
“네..얼마 전부터 무에타이를 하고 있어요..”
“며칠 운동한 몸이 아닌데? 전에는?”
“태권도를 했어요..”
“으음...단단해...이런 몸매는 진짜 오랜만이야..”
“단단한 게 좋아요?”
“그럼...너는 여자가 날씬한 것이 좋지 않아?”
“....마른 건 싫은데..누나처럼 풍만한 것이 좋아요..”
“호호. 고마워..”
천천히 지만 움직이고 있다. 그러면서 대화를 나눈다. 허리에 감긴 다리에 힘을 주면서 가끔씩 아랫입도 조여 줬다. 동연누나처럼 노력의 흔적이다. 나 역시 괄약근에 힘을 줘서 호응했다. 위에서도 밑에서도 각각 대화를 하고 있다.
“으음...16살?”
“네..”
“거짓말 같아..으음...”
“그럼 몇 살로 보여요?”
“40살...”
“윽....심하다..”
“호호..”
아줌마의 호흡이 흐트러짐에 따라 대화는 줄어들었다. 대신 아랫입의 대화는 늘어난다. 두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깊은 대화를 시도했다. 아줌마의 입이 반쯤 벌어졌다. 그 사이로 침을 흘려서 떨어뜨렸다. 눈을 흘기며 입술을 차고는 머리를 잡아 당겼다. 똘똘이가 안쪽 변을 심하게 부대끼고 아줌마 입술이 닿았다. 들어갔던 침이 따듯해져서 넘어왔다.
“쭙..주...음...깊어...”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최대로 돌아가는 에어컨의 힘으로 방은 추웠다. 한참 전부터 따듯해졌던 아줌마 몸에서 땀이 쏟았다. 늦게라도 젖어가는 아줌마의 몸이 더욱 욕망을 부채질했다. 더 많은 땀을 흘리기를 원했다. 그 땀으로 머리카락이 흠뻑 젖어 달라붙고, 몸이 끈적거렸으면 좋겠다.
“아아..빨라..너무..빨라..천천히..”
“헉..헉..”
두 팔은 시트를 움켜잡고, 어깨에 올려졌던 다리가 목을 감았다. 손등에 푸른 힘줄이 일어날 정도로 힘을 주고 있었다. 아줌마는 잠깐의 멈춤도 없이 바로 정상으로 올라갔다. 아랫입이 조이면서 빨아들이는 감각과 치솟는 열기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줌마가 느꼈다고 해서 멈추지 않았다.
“나..윽..윽...그만...그만...”
“헉..헉..”
시트를 잡던 손이 올라와 목을 안았다. 두 다리가 목에 걸려 있는 상태에서 상체가 들렸다. 허벅지와 등을 한 번에 잡고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아줌마 입에서 비명이 나왔다. 입술로 막자 물어뜯는다. 입술대신 혀를 넣었다. 뽑아 씹어 먹으려 한다.
“읍..읍...”
아줌마 안에 최대한 밀어 넣은 상태에서 미친소를 방목했다. 처음에 훨씬 못 미치는 적은 양이다. 그래도 참았던 만큼의 쾌락은 보상받았다. 아줌마와 붙은 입에서는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침이 흘러내렸다. 많이 아팠는지 눈물까지 글썽였다. 똘똘이가 작아질 때까지 그 상태로 안쪽 벽을 문댄다.
“..........죽는 줄..알았어..”
“.....죄송해요..너무 좋아서..”
“.........으응...나도 좋았어....”
뜨겁고 부드러운, 그러면서 끈적거리는 아줌마 위에 몸을 완전히 실었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아줌마 가슴이 좋았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공유되는 느낌이다. 빠른 심장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예전에 엄마와 제주도에 가서 처음으로 탓을때 말에서 느꼈던 살아있는 생물이 주는 감동이 살아났다.
“무겁죠?”
“으응..아니..좋아..”
엄마에게 했던 것처럼 다리힘이 풀릴 때까지 하고 싶었는데, 아줌마는 더 이상은 힘들다며 입으로 한번 해주고는 욕실로 도망갔다. 그래도 3번을 하고 나니 몸에 욕념의 찌꺼기가 남아있지 않았다. 모텔로 들어갈 때는 자연스러웠다면 나올 때는 다정해졌다. 섹스가 남녀의 허물을 없애주는 것인지 허물을 봤기 때문에 다정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연락해도 되요?”
“음...전화..줄래?”
“네..”
아줌마와 처음 만났던 지하철 앞까지 왔다. 아줌마의 동생집이 어딘지 몰라서 어디서 헤어져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재석아..언니..”
“...누나..........”
“............”
지하철 앞에 대우오피스텔이 있고, 그곳에는 상미누나와 슬기누나가 산다. 두 누나가 편의점에서 봉지 하나를 들고 나오다가 우리를 봤다. 놀라면서도 당황한 눈이었다. 나도 아줌마와 같이 있는 것이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누나들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감정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집에 돌아간 거 아니었어?”
“으응...너 올 때까지 기다렸어..”
“재석이는?”
“응...여기서 만났어..”
“사촌동생이...상미누나였어요?”
“응? 응...”
“그럼..전 가볼게요..”
“그래요...잘 가..말상대 해줘서 고마웠어요..”
아줌마가 이 동네에 온 거나 지하철 앞에 서 있던 것은 이해가 갔지만, 사촌동생과 스와핑을 한 것은 의외였다. 그렇게 가까운 친척은 일 년에 몇 번씩 마주쳐야 하는데 스와핑을 하면 불편해지지 않을까? 가다가 돌아보니 세 명의 여자가 전부 나를 보고 있었다. 묘한 기분이다. 나와 관계가 있는 두 여자가 나란히 서서보고 있다. 그 둘은 사촌자매였다.
“재석아~”
“네?”
“잠깐..시간 있어?”
“...네...”
슬기누나가 따라왔다. 좋을 때는 관계를 갖았던 상미누나가 더 편했지만 깨지고 나니까 아무런 사건이 없었던 슬기누나 쪽이 편하게 느껴졌다. 슬기누나는 나를 데리고 누나 집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이었다. 특별히 살림이 늘지는 않았는데 좁아진 느낌이었다.
“커피?”
“주세요..”
“어머니 이야기는 들었어...”
“...네...”
“많이 힘들었지?”
“그거야..뭐...”
“저...그러니까...그...있잖아..음...”
“.................”
“저기...너...그...괜찮으면...너만...좋다면...”
“네..뭐든 좋으니까...말해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쉽게 못 꺼내고 있었다. 슬기누나가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는 탓에 나까지 덩달아 긴장했다. 뭔가 말할 듯 말듯 하는 입모양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답답해서 할 수만 있다면 대신 말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공부는...잘 하고 있니?”
“네?”
“그러니까...이제..3학년이니까...공부...잘 하고 있나 해서...”
“...........”
그 말을 묻고 싶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걸 묻기 위해서라면 너무 뜸을 들였다. 결국 누나도 말하기 포기하고 말을 바꾸는 것으로 생각했다.
“학원이나 과외 하니?”
“아니요...혼자..하고 있어요..”
“그럼....과외...안할래? 내가..그냥..친누나처럼...가르쳐주고 싶은데...싫어?”
“....저희 누나랑 상의해 볼게요...”
“...그럼...너의 누나...전화번호 가르쳐줄래? 내가 전화 해 볼게..”
현주누나는 다시 과외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 지금 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었다. 그런데 슬기누나 말은 돈을 받고 가르치겠다는 것으로 들리지 않았다. 돈 때문에 그럴 정도로 아직 얼굴이 두껍지는 않았다.
‘동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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