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가르침-
1
창밖은 이제 봄이라기 보단 여름빛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산 과 운동장 가에 우람하게 버티고 있는
프라타나스도 그리고 학교주위를 담장처럼 두르고 있는
측백나무도 온통 여름빛을 발하고 있다.
"휴~우"
"야(최대한 소리를 죽인 목소리로)!...너 왜그래..."
내가 창밖을 보며 한숨을 내쉬자 짝꿍인 형철이 녀석이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며 조그만 목소리로 내게 물어 왔다.
"으..응..아니야"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대답하고 책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야...무슨 고민있냐?...너 오늘 진짜 이상하다..꼭 넉나간
사람처럼...뭔지 야그 해봐...이 엉아가 다 해결해 줄께..킥킥 "
엉아란 말이 웃겼는지 형철이 녀석은 웃음을 참는소리로
킥킥댔다. 바로 그때 무언가 허연 물체가 앞쪽으로부터
우리 둘을 향해 날아왔다.
그 물체는 나의 이마에 부ㄷ치며 따끔한 통증을 주었다.
"야! 이자식들아...그래 신성한 수없시간에 무슨 잡담이야!
잡담이.."
선생님이 우리둘이 킥킥대며 잡담하는 모습(형철이
녀석 혼자 쇼한거지만)을 보고 분필을 던진 것이다.
주위의 급우녀석들이 여기저기서 우리를 보며 킥킥댔다.
"너희 둘! 이자식들 공부하기 싫지..?..엉? 복도에 나가서
손들고 있어...!"
난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며 형철이 녀석과 교실밖으로
나갔다. 내가 오늘 이렇게 넉나간 사람처럼 굴다가 벌을
받게 된 이유는 바로 어젯밤의 일 때문이다.
아참! 먼저 내소개부터 하겠다. 난 현재 한 농촌의 읍내에
있는 중학교의 2학년생이다.
원래는 도시에서 학교를 다녔었지만 아버지가 실직하고
더 이상 도시에서는 살수 없게 되자 작년 가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이곳 시골로 내려오게 되었다.
아버지는 예전부터 생각해 오셨는지 내려오자 마자 그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과 은행대출을 받아서 난재배와
소값파동 때문에 헐값이된 소를 구입해서 이동네에 조금큰
농장을 차리셨다. 우리가족소개를 간단히 하면 자상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나의 우상과 같은
아버지,우리동네에서 가장 이쁜 아줌마인 엄마 그리고 5살난
귀염둥이 막내, 이렇게 우리집은 가끔 엄마와 아버지가
티격대격 싸우시지만 그런대로 행복한 가정이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고 하는 이야기,그러니깐 오늘
나를 이렇게 벌을 받도록 만든 원이이 된 어젯밤 일은
엄마와 관계된 이야기이다.
엊그제 밤에 내방에서 숙제를하고 있는데 엄마와 아빠가
심하게 다투시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아버지의 술버릇때문인 것같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때문에 들어 내놓고 싸울수도 없고 해서
엄만 그동안 계속 참아 오셨는데
그날은 좀 심하게 다투는 것 같았다.
그날밤 엄마는 결국 아버지와 자지 않고 나와 동생이 쓰고
있는 방으로 건너 오셨고 나는 엄마의
눈치를 보며 그렇게 그날밤은 지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어젯밤에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