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변태 잡는 변태
시연은 밖으로 나온 뒤 기분 좋은 듯 실실거리는 억만에게 화가 났다.
“날 그런 변태같은 인간한테 던져주니 기분이 좋아요? 내가 어디까지 망가져야 만족하겠어요?”
“왜 그래? 덕분에 설문지도 쉽게 얻었잖아. 이제 몇 장만 더 모으면 집에 가도 돼.”
“집이요? 퇴근하고 박부장이랑 저녁 먹으라면서요.”
“아 참. 깜빡 잊고 있었네. 그래. 저녁 약속을 했었지? 맛 있게 밥 먹으면 되지 뭐가 문제야.”
“잊었어요? 식당에서 나한테 시킨 일? 정말 창피해서 죽고 싶었다고요. 그 뿐이에요? 좋아해서, 아니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고백까지 시켰잖아요.”
“그건 아까도 말했잖아. 박부장 그 자식이 너무 젠틀한척 하길래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싶었다고. 박부장이 어디까지 가는지 확인하고 끝내려했는데 너 때문에 못 봤잖아. 끝을 못 봤으니 다시 확인하는 수밖에. 니가 자초한 일이야.”
시연은 또박또박 대답하는 억만이 얄미웠다.
“그리고 아까도 솔직히 설문지 때문이었어요? 학점 때문에 졸업 못 할까봐 날 팔아먹은거 잖아요.”
“내 성적은 올 A 이야. 빵구난 점수 따윈 없어. 그리고 그 자식 수업은 들은 적도 없는걸.”
“그런 거짓말이 통할 거 같아요? 날 팔아 놓고 당당하게 학번이랑 이름까지 적어놓고 왔잖아요.”
“그거 내 학번도, 내 이름도 아닌데. 아까 설문 받으러 강의실 갔을 때 빵구난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해서 그 중에 한 놈 걸 적은 거야.”
시연은 더 화가났다.
“그럼 학점도 상관없는데 그냥 재미삼아 그런 거에요? 내가 망가지는게 보고 싶어서?”
“재미삼아 그런 건 아니고, 그 자식 혼 좀 나야 되거든. 예쁜 여학생만 보면 고의로 F 주고 찾아오게 해서 성추행하는 걸로 유명한 놈이야. 그 자식 콩밥 좀 먹이려고 장난 좀 쳤지. 아까 그 자식이 동영상 찍지 않았어?”
“찍었어요. 하지만 내가 지웠는걸요.”
“순진하시기는.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동시에 컴퓨터에 저장되게 하는 어플로 찍은거야. 스마트폰 영상을 지워도 컴퓨터에는 그대로 남아 있지. 그 자식 컴퓨터에는 그런 영상들이 잔뜩 들어 있어. 일종의 보험 같은 거거든. 그 자식은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자기가 억지로 추행한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해서 한 것처럼 조작하지. 피해자가 나중에 신고 하더라도 그 영상만 있으면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거든. 물론 심심할 때 꺼내 보거나 다시 관계하고 싶을 때 협박용으로 쓰이기도 해.”
“어쩌죠? 당장 가서 지워야 겠어요. 그걸 알면서 그냥 온 거에요?”
“걱정 마. 니껀 내가 벌써 지웠고 내가 메일만 보내면 하드가 통채로 날아가게 해 놨으니까. 어때? 고맙지?”
시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근데 그런다고 그 사람에게 콩밥 먹일 수 있어요?”
“이 여자 궁금한 것도 참 많네.”
“오늘 나한테 한 짓 잊었어요? 그 정도 알 권리는 있는 거 같은데요.”
“좋아. 말 해주지. 니가 미끼였어.”
“내가 미끼라니요?”
“아까 그 자식이 너한테 하는 짓 전부 찍어 놨어. 그 영상을 편집해서 학교 게시판에도 올리고 언론에도 알리고 유명 포탈 사이트에도 올릴거야.”
“말도 안 돼. 내가 나오는 영상을 올린다고요?”
“걱정 마. 니 얼굴은 전무 모자이크 처리 될거고 음성도 변조시킬 거야.”
“다른 여학생들 영상도 있다면서요? 왜 하필 나를…”
“생각해 봐. 재학중이거나 졸업생의 모습을 올린다면 아무리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한다 해도 그 사람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알 수도 있어. 변태 한 놈 잡으려다 다른 사람 인생까지 망칠 수 있다고. 너는 이 학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아무도 모를거야. 더구나 그 자식도 학교 학생들은 알지만 너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잖아. 그냥 니 몸 하나 희생해서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해. 그럼 덜 기분 나쁠 거야.”
“당신이랑 아까 그 교수랑 뭐가 다르죠? 당신도 나를 망가뜨리며 즐기고 있잖아요. ”
“나는 다르다고 말 한적 없는데. 맞아. 그 인간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거야. 나는 의협심 때문이 이러는 게 아니야. 그냥 재밌어서 하는 거지. 나도 변태지만 다른 놈들이 변태짓 하는 거 보면 못 봐주겠거든. 나란 놈이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떻해? 그리고 지금 재일 재밌는 건 니가 다른 놈들한테 당하는 걸 보는 거야. 니가 난처해 할 때마다 엄청 흥분되거든. 그러니까 넌 내가 질릴 때 까지 시키는대로만 잘 하면 돼. 내가 말 좀 받아 줬다고 가까워졌다고 착각하나본데. 잊지 마. 난 인정사정 없는 변태라는 걸. 한 번이라도 내가 시킨걸 거부하면 약속한대로 가차없이 영상을 보낼 거야.”
억만이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보자 시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채념한 채 억만을 따라갔고 지금 가장 간절한 건 교수의 침과 땀으로 더럽혀진 몸을 깨끗히 닦고 늘어지게 자고 싶은 것 뿐이었다.
억만은 학교 안 쪽으로 계속 걷기만 했고 학교 정문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어디까지 가는거에요?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 나 정말 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내 몸에서 그 사람 냄새가 나 찝찝하기도 하고요.”
“설문지는 마저 작성해야할 거 아니야. 다 왔어. 이 건물로 들어 가면 돼.”
그는 건물로 들어간 뒤 작은 강의실 안으로 시연을 데려갔다.
“아무 자리에나 앉아.”
“아무도 없잖아요. 설문 받는다면서 여긴 왜 데려온 거죠?”
“걱정 마. 다른 강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불러 오기만 하면 돼. 너는 첫 경험이 언제지?”
시연은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왜 그런 걸 물어보죠? 대답하기 싫은데요.”
“기분이 어땠어? 설레였나?”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하고, 뭐 그랬던 거 같아요.”
“남자의 동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러니까 아직 한 번도 못 해본 남자 말이야.”
“혹시, 황억만씨 얘기에요? 아직 한 번도 못 해봤어요?”
“무...무슨 소리야. 내가 그럴리가 없잖아. 쓸데 없는 소리 말고 내가 묻는 거나 대답 해.”
“그쎄요. 뭐,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요?”
“그럼, 첫경험인 남자랑 하면 어떨꺼 같아? 완전 모태솔로인데 니가 먹는거야. 어때?”
“내가 왜요? 난 관심 없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능하겠죠. 근데 그저 동정이라는 이유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쩌지. 니가 그런 놈들 몇 명을 상대해줘야 하는데.”
“뭐라고요?”
“내가 아는 동생들인데 전부 모태 솔로에 여자 경험 전혀 없어. 설문지 작성해 주면 끝내주는 여자랑 하게 해 준다고 했지.”
“말도 안 돼.”
“너무 걱정 마. 니 얼굴은 안 보여 줄거고 콘돔 준비해 오라 했으니까 너는 그냥 얼굴 안 보이게 최대한 잘 가리고 저기 교탁 위에 엎드려 있기만 하면 돼. 나름 생각해서 배려했다는 것만 알아줘. 협조 잘 안하면 니 얼굴 다 까고 동시에 전부 덤비게 할 수도 있어. 내 말 뜻 잘 알지? 다들 처음이니까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그리고 남자의 첫 동정을 갖는 건 그렇게 나쁘지 않아. 녀석들에게 넌 평생동안 기억 될 첫 여자니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아끼는 동생들이니까 잘 좀 부탁해. 외모는 많이 딸리지만 다들 순수하고 풋풋한 놈들이야.”
“며...몇 명인데요.”
“그건 나도 가봐야 알아. 문자는 10명한테 보냈는데 설마 다 왔겠어? 금방 데리고 올 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억만이 나간 뒤 시연은 터벅터벅 교탁으로 갔다.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문장이 지금 시연에게 필요한 말이었다.
많이 지치긴 했지만 교수와 할 때 만큼 싫지는 않았다. 억만이 말한 첫 동정이란 단어를 떠올리자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누군가에게 평생 첫 여자로 기억된다고 생각하자 피식 웃음이 났다.
시연은 처음도 아니면서 마치 자신이 첫경험을 하는 것 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
시연은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분주해 졌다.
옷 맵시를 체크하고 핸드백을 열어 향수를 꺼내 뿌렸다.
엉덩이와 치마 안 쪽에는 더 신경써서 많이 뿌렸다.
동정남들에게 교수에게 더럽혀진 냄새가 아닌 좋은 향기로 기억되고 싶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얼른 양팔로 얼굴을 가리고 교탁에 엎드렸다.
여러명의 발자국 소리, 남자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시연의 심장박동을 빠르게 만들었다.
그것은 여러 남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묘한 설레임이었다.
“저기 저 누나는 얼굴을 보여줄 수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정말 예쁘고 착한 누나야. 내가 니들 얘기를 하면서 특별히 부탁한 다음 겨우 허락 받고 모셔온 거니까 니들 애인이라 생각하고 잘 모셔. 설문지 작성하며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한 사람씩 나가면 돼. 순서는 아까 다 정했지?”
억만의 설명이 끝나고 조금 뒤 시연의 뒤 쪽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누나. 만져도 돼요?”
갸냘픈 하이톤의 목소리였다. 시연이 엎드린 채 고개를 끄덕이자 떨리는 손이 치마 위를 쓰다듬었다.
“누나 너무 예뻐요. 치마 올려도 돼요?”
첫번째 동정남은 치마를 올릴 때 뿐 아니라, 스타킹을 내릴 때도, 팬티를 내릴 때도 그리고 삽입을 할 때 마저도 시연에게 허락을 받은 뒤 움직였다.
시연은 하나하나 물어보는 것이 귀찮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귀중한 예술품을 다루듯 엉덩이에 양 손을 살포시 얹고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그의 행동이 귀여워 피식 웃음이 났다.
그는 허락받은 것만 해야하는 줄 아는 착한 어린아이 같았다.
여기저기 막 주무르고 싶을 텐데 꾹 참고 있을거란 생각에 안쓰럽기까지 했다.
마음 같아서는 편하게 마음대로 만지라고 말 해주고 싶었지만 목소리를 공개하는 건 안 좋을 거 같아 안 하기로 했다.
사실 그런 말을 해줄 새도 없이 몸을 부르르 떨고 후다닥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면서도 감사하다는 인사는 잊지 않았다.
두 번째 남자도 첫번째와 다르지 않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해도 되냐고 물은 뒤 시연의 허락이 떨어지자 삽입을 했다.
그런데 삽입하자마자 몸을 떨며 그대로 멈췄다.
불쌍하게도 삽입과 동시에 사정을 한 것이다.
그는 창피한 듯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로 돌아갔다.
시연은 괜찮다고, 처음이라 긴장해서 그런거라고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만 그렇게 했다.
세번째 남자는 조금 달랐다.
목소리도 중저음인데다 바로 삽있했던 두 사람과 달리 잠깐 좀 봐도 돼죠? 라는 허락이 아닌 양해를 구한 뒤 시연의 엉덩이를 벌리고 그 안을 들여다 봤다.
시연은 잠시 잊고 있던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이 살아나 얼굴이 붉어졌다.
명목상으로는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거지만 모르는 남자들에게 자신의 치부를 보인다는 건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의 콧바람과 뜨거운 입김이 거웃을 흔들자 너무 간질거려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고 하마터면 고개까지 들 뻔 했다.
그는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일부러 조금 세게 입김을 불었다.
시연은 머리 끝까지 소름이 돋아 엉덩이를 옆으로 피했고 그는 드디어 못참겠는지 엉덩이를 원상태로 돌려 놓고 다급하게 찔러 넣었다.
시연은 그의 물건이 밀고 들어오자 묵직하고 꽉차는 느낌에 묘한 기대감이 생겼다. 마치 딱 맞는 열쇠가 들어와 돌려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기분 좋은 삽입이었다.
그는 시연의 엉덩이를 쥐었다폈다하며 서두르지 않고 시연이 느끼기에 딱 적당한 속도로 몸을 움직였다.
시연의 기대감은 틀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달아 오르는 게 느껴졌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그의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절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겠다던 다짐도 잊은 채 간드러지는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그것도 삽입 만으로 자신의 몸이 반응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시연은 더 빨리 해달라는 듯 엉덩이를 빠르게 흔들었고 그도 시연의 반응에 신이 났는지 속도를 올렸다.
두 사람의 찰떡궁합에 모두 소리 죽여 집중했고 시연이 내는 자극적인 신음과 퍽퍽거리는 마찰음만이 강의실 안을 울려퍼졌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 참 동안 몸을 섞었고 괴성을 지르던 시연이 오르가즘을 느끼며 몸을 떨자 곧 이어 그 역시 사정을 했다.
정말 경제적이고 보기드문 찰떡궁합이었다. 시연으로선 처음 느껴보는 신세계였다.
시연의 열쇠가 지친 몸으로 떨어져 나가자 네번째 남자가 다급하게 달려들었다.
시연이 거친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물건을 밀어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번째 남자만큼 좋은 건 아니지만 한껏 달아 오른 상태여서인지 질벽을 자극하자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네번째 남자는 몇일 굶은 짐승처럼 흥분해있었다.
시연의 자극적인 신음소리가 그를 그렇게 만든 거였다. 굶주려 흥분한 짐승이 먹이를 배려할리 없었다.
그는 한마디 양해도 없이 마치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던 듯 손을 뻗어 시연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시연도 그런 그의 행동이 싫지 않았다. 그가 가슴을 잡아주자 오히려 안정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굶주린 손은 더 맛있는 부위를 찾겠다는 듯 치마에서 블라우스 밑단을 끄집어 냈고 밀어 올리다 가슴에 걸려 올라가지 않자 빠르게 단추를 찾아 풀러나갔다.
그리고 맨위에 옷핀까지 빼서 던진 뒤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넣었다.
흥분해있던 시연은 낯선 남자가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 때 마다 에로틱한 기분에 휩싸였다.
등 뒤의 남자가 멋진 정장을 차려입은 잘생긴 남자일거라 상상하자 뒤돌아 보면 진짜 그런 남자가 있을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멋진 신사의 그것이 자신의 몸 안을 들락거리고 그의 손이 가슴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자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연은 또 다시 빠르게 엉덩이를 흔들며 뒤에 있는 신사에게 속도를 내달라고 애원했다.
그런데 그런 시연의 마음도 몰라주고 신사는 시연의 가슴을 세게 움켜쥔 뒤, 자신의 욕구만 해결한 뒤 도망가버렸다.
시연이 계속해달며 엉덩이를 흔들자 다섯번 째 신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시연은 멋진 신사가 아직 남아 있단 사실에 안도했다.
다섯번 째 신사는 삽입을 하더니 바로 움직이지 않고 시연의 블라우스를 벗겨내려 했다.
시연은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팔을 한 쪽씩 뒤로 뻗어 그가 벗기는 걸 도왔다.
그런데 그가 옷을 잡아 당길 때 팔 까지 같이 당기는 바람에 고개가 들리며 얼굴 옆 모습이 드러나 버렸다.
그 순간 와~ 예쁘다. 진짜 예쁘다. 라는 소리가 얼굴이 드러난 방향에서 들렸고 보지 못한 반대 쪽 사람들이 한탄하며 얼굴이 보인 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시연은 깜짝 놀라 얼른 고개를 숙였지만 얼굴이 노출됬다는 걱정보다 여러명이 동시에 예쁘다고 말한 것에 즐거워했다.
다섯번 째 신사는 브래지어 후크까지 푸르더니 브래지어 마저 벗기려 했다.
시연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보기 위한 의도라는 걸 눈치챘다.
못 벗기게 하거나 벗기더라도 얼굴을 볼 수 없게 가리는게 맞는 거지만 시연은 못 봐서 아쉬어하던 신사들에게 자신의 예쁜 얼굴을 잠깐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왠지 동정남 신사들에게는 그래도 될 거 같았다.
뒤에 있는 신사가 한 쪽 팔을 빼내려 잡아당기자 시연은 어깨만 살짝 들어주는 대신 과감하게 상체를 일으킨 뒤 스스로 브래지어를 벗어 버렸다.
하지만 차마 눈까지는 뜨지 못했다.
그러자 주위는 난리가 났다. 곳곳에서 탄성과 예쁘다는 칭찬이 쏟아졌고 이번엔 얼굴 뿐 아니라 가슴에 대한 찬사까지 더해졌다.
시연은 얼른 고개 숙여 얼굴을 가린 뒤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즐거워 했다.
반면 시연이 다시 얼굴을 숨기자 탄성은 한숨으로 바뀌었고 어차피 보여준거 계속 보게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시연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신사들을 애태우는게 재밌기도 했고 다섯번 째 남자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연의 등에 상체를 바짝 붙이고 양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며 가지고 놀았다.
뿐만아니라 예민한 등과 목덜미를 입으로 빨며 간지럽혔다.
기분 좋은 상태로 붕 떠 있던 시연은 금방 다시 달아 올랐고 그의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움직였다.
하지만 왠지 잘 해 줄거 같던 다섯번 째 남자마저 시연을 실망시켰다.
시연이 리듬을 타자마자 사정하고 물러나 버렸기 때문이다.
시연은 정말 짜증이 났다. 세 번째 신사인 열쇠남이 다시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여섯번째 신사는 그저 잠시 스쳐지나갔다. 엉덩이를 잡고 입구에 데는가 싶더니 바로 물러나 버린 것이다.
너무 긴장한 탓에 그랬겠지만 시연은 괜히 짜증이 났다.
세번째 남자와 느꼈던 절정이 다시 오르고 싶었지만 느낌이 올 만 하면 빼버리는 그들이 얄미웠다.
애간장을 태운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기분이 안 좋아지자 흥분도 가라앉았고 차라리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 순간 커다랗고 묵직한 손바닥이 엉덩이를 움켜줬다. 강하게 움켜쥐는 아귀 힘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일곱번째 신사였다. 열쇠남 정도는 아니었지만 삽입된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최대한 깊이 넣겠다는 듯 양손으로 엉덩이를 벌리며 하체를 밀착시켰다.
시연은 커다란 손이 억세게 잡아당기자 살짝 아프면서도 묘한 흥분이 밀려왔다.
그는 양 옆으로 강하게 벌렸던 엉덩이를 펌핑이 시작되자 움켜쥔 채 가운데로 모아 위로 당겨 올렸다.
그러자 시연에게 전달되는 자극이 몇 배 더 증가되었다.
그의 힘이 어찌나 쎈지 시연은 자신의 몸이 공중 위로 살짝 떠 있는 것 같았다.
시연은 또 다시 쾌락에 빠져 신음을 토해냈고 누군가가 옆에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나, 가슴 만져도 돼요?”
달아오른 시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기다렸다는 듯 누군가의 손이 시연의 왼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반대쪽에서 난리가 났다. 오른쪽 가슴을 차지하려 경쟁이 붙은 거였다.
시연은 누구라도 좋으니 남은 한 쪽을 빨리 만져주길 바랐고 경쟁에서 이긴 또 다른 손이 양쪽의 균형을 맞췄다.
시연은 세 명의 신사에게 이끌려 두 번째 오르가즘을 느꼈고 온 몸이 경련하듯 파르르 떨렸다.
일곱번 째 신사는 한참을 더 펌핑하고는 처음처럼 엉덩이를 벌려 깊숙이 찌른 뒤 사정하고 물러났다.
시연은 너무 만족스러웠지만 지치기도 해서 떨어질 줄 모르고 가슴에 붙어있는 손을 팔로 밀어냈다.
절정의 순간이 끝나니 불편하고 귀찮아져서 였다.
시연은 기분 좋은 지금의 상태로 침대로 가 잠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