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16)

집에 오는 내내 난감했다.

발기된 물건이 죽지 않는다.

안방에 들어서자 마자 바지를 내린다.

다른 남자의 땀으로 촉촉이 젖어가던 아내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내 손이 빠르게 움직인다.

아내를 더듬고 있는 땀에 젖은 손.

그의 굵은 목이 거대한 성기가 되어 아내의 가랑이 사이를 움직인다.

민감한 부위를 자극한다.

그가 흘리는 윤활액으로 아내의 팬티가 젖어간다.

아내가 오르가즘을 느끼며 그의 굵고 단단한 성기를 허벅지로 조인다.

아내의 두 손이 커다란 귀두를 움켜쥔다.

아내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그에게 강하게 빨리던 입술로 내게 속삭여주면 좋겠다.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벨이 울리고,

들려오는 아내의 음성

“응. 오빠.”

“샤워 다 했어?”

“어.”

“지금 뭐해?”

“옷 빨고 있었어.”

빨고 있다.

아내가 빨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옷을 뭐?”

“빨고 있다고.”

“알 몸으로?”

“왜 전화 했는데?”

아내가 다른 남자의 집에서 알 몸으로

빨고 있다.

“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뭐야~ 하여간 이상해. 아직 덜 빨아서 마저 빨아야 돼. 그러니까 전화 끊고 어서 와.”

“자...잠깐 끊지마! 아...아흑”

쌌다.

온 몸에 힘이 빠진다.

침대 위에 그대로 누워 버린다.

이대로 잠들고 싶다.

“오빠. 뭐야. 혹시.”

“니 생각하면서 자위했어.”

“몰라. 끊어~ 잠깐. 어머. 어머 어떡해? 누가 왔나 봐. 오빠. 빨리 와. 알았지. 빨리.”

전화가 끊어진다.

아내의 목소리가 사라진 방안이 너무 고요하다.

누군가 왔고 아내는 알 몸으로 욕실에 갇혀 있다.

아니지.

갇힌 건 아니다.

문을 열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알 몸이다.

옷은 빨아서 입을 수 없다.

다시 내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그 선생 앞에 알 몸으로 서 있는 아내를 생각하자 금방 사정한 내 물건이 다시 솟아오른다.

난처해 하는 아내의 모습이 나를 자극시킨다.

가지 말까?

알 몸인 아내를 그 선생에게 선물 해 버릴까?

아니야.

아내가 날 보지 않으려 할 거야.

잠깐.

아내는 그 선생이 자기 속옷에 사정을 했다고 알고 있어.

그 사실을 알고도 불쾌해 하지 않았어.

어쩌면 아내도 그 선생을 원하고 있는지 몰라.

내가 오지 않기를,

그 선생이 자기를 안아주길 바랄지도 몰라.

벌써 욕실을 나가 그 놈과 뒹굴고 있는 건 아닐까?

어제 가임기라고 했는 데 그 선생 애라도 배면 어떡하지?

그리고 날 떠나버리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내 아내가 그럴 리 없잖아.

빨리 가서 난처한 상황에서 구해내라고.

머릿속에서 두 개의 자아가 싸우고 있다.

이런 걸 정신분열증이라고 하나?

결국 두 개의 자아가 서로 타협을 한다.

일단 아내를 위기에서 구하는 걸로.

그리고 또 다른 난처함을 주는 걸로 말이다.

아내의 옷 장을 뒤져 본다. 옆으로 퍼지는 스타일의 짧은 주름치마. 이게 좋겠다. 아내가 타이즈 위에 입는 옷인데 타이즈는 필요 없다. T-팬티가 있으면 좋겠는데 아내에게는 T-팬티가 없다. 치마가 녹색의 어두운 계열이니 순백의 팬티가 좋겠다. 위에는 검정색 브래지어에 속이 살짝 비치는 하얀 블라우스. 이 블라우스는 아내가 아끼는 옷인데 타이트 하면서 스판 재질이라 가슴을 예쁘게 모아 준다.

벨을 누르니 얼굴에 여드름이 심한 남자가 얼굴을 내민다.

“누구세요?”

그 선생이 아니다.

뭐라고 해야 되지? 

아내를 만나러 왔다고 해야 되나?

난감하다.

“선생님 안에 계시나요?”

“선생님 지금 씻으시는데.”

씻는다고?

욕실엔 벌거 벗은 아내가 있는데?

맞다.

안방에도 욕실이 있다.

“선생님 뵈러 왔는데 좀 들어가도 될까요.”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데 왠지 낯이 익다.

동네 사람인가?

거실로 들어서니 덩치가 좀 있는 또 다른 남자가 식탁 앞에 앉아 있다.

스마트 폰을 만지작 거리며 나를 힐끔 본다.

이 녀석도 낯이 익다.

생각났다.

어제 아내에게 찝쩍대던 고삐리들이다.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여드름이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지만 나는 아내가 있는 욕실 쪽으로 걸어간다.

“화장실에 사람 있어요.”

덩치가 나에게 저 안에 내 아내가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문을 두드린다.

“나 왔어. 문 조금만 열어 봐.”

문이 조금 열리고 문 틈으로 아내의 얼굴이 보인다. 머리가 덜 말라 긴 머리가 촉촉하게 젖어 있다. 옷이든 종이 가방을 건내자 안도의 숨을 쉰 뒤 다시 문을 닫는다.

옷을 본 아내는 어떤 표정일까?

하지만 아내에겐 다른 선택이 없다.

식탁에 두 녀석과 마주 보며 앉았다. 어제는 대충 봐서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덩치만 컸지 얼굴이 딱 고등학생이다. 내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두 녀석 모두 핸드폰만 만지작 거린다. 덩치가 들고 있는 휴대폰에 아내의 사진과 영상이 있다. 어쩌면 두 녀석이 벌써 나눠가졌을지도 모른다. 뺏어서 지울지, 그냥 놔둘지는 생각 좀 해봐야겠다.

아내에게서 문자가 온다.

<오빠. 이 옷 뭐야. 이렇게 입고 어떻게 나가.>

<옷이 왜? 급해서 보이는 대로 대충 집어 왔어.>

<이 치마는 타이즈랑 같이 입는 거란 말이야. 검정 브래지어에 흰 블라우스는 또 뭐고.>

<그 블라우스 니가 좋아하는 거 잖아. 원래 살짝 비치게 입는 거라며.>

<그거야 오빠랑 데이트 할 때나 그렇게 입는 거지. 선생님 앞에서 입기는 부담스럽단 말이야.>

<그럼 다시 갔다 올까?>

<됐어. 그냥 인사만 하고 빨리 가야지 뭐. 근데 나가서 뭐라고 하지?>

<얘기 안 했어?>

<뭐라고 얘기 해? 그냥 화장실 안에 있다고 만 했어.>

<내가 알아서 둘러댈 테니까 일단 나와.>

<뭐라고 할 건데? 옷은 그냥 이렇게 입고 왔다고 하면 될 거 같은데, 머리 감은 건 뭐라고 하지?>

<같이 얘기하다보면 괜히 말 꼬이니까 나와서 넌 그냥 가만 있어. 내가 잘 설명할테니.>

<알았어. 그럼 옷 입고 나갈게. 나 안 창피하게 말 잘 해야 돼. 알았지?>

아내는 지금 선생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할 때가 아니다.

옷이 바뀌고 화장을 안 했지만 녀석들이 아내를 알아 볼 가능성이 크다.

그에 반해 아내는 녀석들의 얼굴을 못 봤다.

더구나 아내는 시력이 좋지 않다.

0.7인가 0.8인가로 알고 있는데 안경을 쓰기도 애매한 시력이다.

그래서 멀리 있는 사람은 잘 못 알아 본다.

하지만 목소리를 기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내와 두 녀석이 서로를 알아 본다면 어떡게 될까?

양 쪽의 반응이 벌써 궁금하다.

서로를 알아 본 다는 가정 하에 정리 해 보면 참 재밌는 상황이다.

나는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모두는 내가 알고 있다는 걸 모른다.

선생은 아내와 두 녀석과 잘 아는 사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아내는 녀석들이 자신을 희롱했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아내의 성격 상 나나 선생에게 말하지 못 할 것이다.

그렇다면 녀석들은 어떨까?

변수는 녀석들에게 있다.

녀석들은 아내가 어제 마트에서 자신들이 희롱한 여자란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아내는 선생의 옛 제자로 선생과 친분이 있다. 선생에게 아내를 희롱한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내에게 사과를 하고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할까?

아니면 아내를 협박해서 입 다물게 한 뒤, 겁 많은 아내의 성격을 이용해 더 괴롭히려 들까?

아마 후자가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상황은 아내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 하지만 상황을 뒤엎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아내에게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알리고 내가 먼저 녀석들을 제압해버리면 된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

이 말은 녀석들을 제압할 자신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없는 이유는 녀석들에게 곤란을 겪는 아내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참을 수 없는 흥분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곧 나올 거 같던 아내는 나오지 않고 선생이 먼저 방에서 나온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 왔어요? 수현인 화장실에 있는 거 같던데.”

“알고 있습니다. 아까 작업할 때 같이 있다가 집에 좀 갔다 왔습니다.”

“그래요? 나 때문에 두 사람이 쉬지도 못하네요.  내가 있었어야 하는데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폐를 끼쳤네요.”

“아니에요. 어차피 할 일도 없었는 걸요.”

“근데, 작업은 하다가 말았나 봐요. 끝났을 줄 알았는데.”

“그게.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요?”

“선반 작업하시던 분이 떨어져서 허리를 다쳤어요.”

“저런. 그 사람은 괜찮나요?”

“119에서 와서 실어 갔는데 어떡게 됐는지는 모르겠네요. 그 사람 팔에서 피가 좀 났는데 수현이가 부축하다가 머리에 좀 묻었어요. 집에 가서 감는 다는 걸, 선생님이 늦게 오실 거 같아 제가 여기서 감으라고 했습니다.”

“잘 했어요. 괜히 피 묻히고 다니면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죠. 그래서 수현이가 욕실에 있었구나.”

내가 설명하는 걸 기다렸다는 듯이 아내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나온다.

아내의 모습은 자극적이면서도 너무 예뻤다.

볼륨 있는 몸매, 치마 밑으로 보이는 긴 다리는 섹시함을, 금방 씻고 나온 작은 얼굴과 덜 말라 젖어있는 긴 머리는 청순한 느낌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치마를 많이 끌어내렸지만 골반이 발달한 아내의 체형 때문에 치마 주름이 많이 퍼져 조금만 방심해도 팬티가 보일 거 같다.

내 앞의 두 녀석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아내를 알아보는 것 같지 않다.

그저 아내의 자태에 홀려 정신을 놓고 있다.

무의식중에 벌어진 입은 침이라도 흘릴 거 같다.

“수현이 너 내가 일찍 와서 놀랐겠구나.”

“안녕하세요. 선생님. 늦게 오실 줄 알고 욕실 좀 썼어요.”

“선생님 집인데 뭐 어떠니. 화장을 해도 예쁘지만 역시 넌 지금처럼 화장 안 한 얼굴이 더 친숙한 것 같아. 씻고 나오니까 꼭 18살 고등학생 같구나.”

“아니에요. 선생님. 저도 조금 있으면 서른 인 걸요.”

선생은 아내가 무안해 할 거라 생각해서 인지 복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신경이 쓰이는지 먼저 변명을 늘어 놓는다.

“선생님 오실 줄 알았으면 좀 단정하게 하고 오는 건데 아까 전화 받고 급하게 나오느라 옷을 못 갈아 입었어요.”

“예쁘기만 한데 뭘.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다 그렇게 입고 다니더라. 예전에 뉴스 인터뷰에서 그런 일 있었잖아. 리포터가 할아버지한테 젊은 여자들이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 거에 대해 어떡게 생각하냐고 물으니까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지? 얘들아 안 그러니? 어때 이 누나 예쁘지?”

“네. 엄청 예뻐요.”

“친하게 지내요. 누나.”

“선생님. 부끄럽게 왜 그러세요.”

아내는 그제야 녀석들과 내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내도 녀석들을 못 알아 본다. 그냥 이렇게 끝나는 건가?

하지만 변수는 늘 엉뚱한 곳에서 나오는 법이다.

“인사들 해. 여기는 내가 예전에 가르쳤던 수현이. 니들 보다 한참 누나야.”

“안녕하세요. 누나. 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나중에 보면 밥 사주세요. 누나 정말 예뻐요.”

“그...그래요. 예쁘게 봐주니 고맙네요.”

덩치는 크지만 어린 녀석들이 살갑게 굴자 부끄러운지 아내의 얼굴이 빨개진다.

“그리고 여기 이 분은 이 누나 남편되시는 분.”

“형님. 부럽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형님. 집에 놀러가도 되요?”

“그래요. 뭐. 얼마든지.”

조금 전까지 나를 경계하던 녀석들이, 그리고 입에 쌍욕을 달고 다니던 녀석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에게도 살갑게 군다.

이게 다 아내의 힘 일 것이다.

“그리고 이 녀석들은 내가 지금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 본성은 착한 놈들인데 내 속을 엄청 썩인다니까. 오늘도 이 놈들 때문에 나갔다 온 거야. 맞다. 그러고 보니 어제 마트에서 봤었지? 문구 코너에 같이 있었잖아.”

이 상황의 변수는 선생이었다.

녀석들은 당황한 듯 서로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고 아내는 창백한 얼굴로 굳어버렸다.

분위기가 더 어색해지지 않게 내가 나설 차례다.

“그나저나 선생님 점심은 드셨나요? 저랑 집사람은 아직 못 먹어서 배가 고픈데.”

“우리도 아직인데 잘 됐네요. 어제 얻어 먹은 것도 있고 오늘 나 때문에 고생도 했으니 내가 한 턱 쏘죠. 수현아. 뭐 먹고 싶니? 선생님이 너 먹고 싶은 걸로 쏘마.”

“아...아니에요. 선생님 피곤하실텐데 쉬세요. 저희는 집에 가서 먹으면 돼요.”

“집에 밥 없던데. 모처럼 선생님이 쏘신다는 데 먹자.”

“밥, 금방 해. 오빠.”

아내가 간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 한다.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눈빛이다.

이대로 돌아가야 하나?

“누나. 저희 때문에 불편해서 그래요?”

여드름이 치고 나온다.

“아...아니에요. 그런 거.”

“그럼 같이 먹어요. 저희가 실수 한 거 있으면 사과드릴게요.”

덩치까지 거들고 나선다.

이번엔 내 차례.

“사과라니?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니야. 일은 무슨 일. 그래요. 그럼. 같이 먹어요.”

아내가 마지못해 허락을 한다.

어제 일을 사실대로 말했다면 이 상황은 쉽게 종료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여린 아내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아내를 잘 안다.

나와 선생에게 부끄러운 것 보다 녀석들이 곤란해 질까봐 그랬다는 걸.

어찌됐 건 아내가 선택한 일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사위를 던졌다면 말을 앞으로 진행시키는 수 밖에 없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 그럼 뭐 먹으러 갈까? 수현이 너 좋아하는 걸로 골라.”

“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밖으로 나가는 건 안 좋은 생각인 거 같다.

집에 들려 옷을 갈아 입으려 할 거다.

그리고 밥 만 먹고 헤어질 확률도 높다.

“나가려면 귀찮은데 그냥 여기서 시켜 먹죠? 정리도 덜 되고 어수선 한게. 꼭 오늘 이사 온 거 같잖아요. 이런 날은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켜먹는 게 최고에요. 이렇게 모인 김에 정리도 같이 하면 좋구요.”

“어? 안 그래도 저희 오늘 여기 정리하러 온 건데. 같이 해 주시는 거에요? 그럼 저도 짜장면 콜~.”

“난 볶음 밥.”

여드름과 덩치가 거들자 자연스럽게 대세가 정해진다.

“맛있는 거 사줄려고 했는데. 수현이 너 괜찮겠니?”

“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집사람은 짬뽕 좋아해요. 수현아 너 짬뽕 괜찮지?”

“응. 그렇게 시켜.”

아내는 여전히 목소리에 힘이 없다.

“그럼 탕수육이랑 해서 시키면 되겠네. 앉아 들 있어. 내가 전화 할 게.”

선생이 방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조용해 진다.

“오빠. 나 화장실 좀.”

아내가 화장실로 들어가자 두 녀석이 일어나 베란다로 나간다. 나는 조용히 둘을 따라가 창틀 옆에 숨는다.

“아 씨발. 상황 좆 같네. 어떡하지?”

“뭘 어떡해? 저 년 입으로 아무일 없었다고 말 했잖아. 별 일 없을거야.”

“그치? 국어나 남편 놈한테 말 할 거 같진 않지?”

“내가 딱 보니까. 오히려 알려지는 게 두려운 거 같아. 아까도 봐. 사실대로 말 했으면 우리만 좆되고 끝나는 건데. 지가 더 우리 눈치를 보잖아.”

“우리가 어제 협박해서 겁먹은 건가?”

“그럴수도 있지.”

“그러면 더 강하게 밀어부치는 건 어때? 남편한테 꼬질르고 동영상 뿌린다고 협박하면 통하지 않을까?”

“일단 분위기 좀 보면서 살짝 건드려 보자.”

“잘 되면 좋겠다. 아 씨발 저 년 따먹고 싶어. 화장을 안 했는데도 어쩜 저렇게 예쁘냐?”

“그러게. 우리 생각대로 말 잘 들으면 좋겠다. 아~ 씨발 꼴려 죽는 줄 알았네.”

“너도 그랬냐? 난 지금도 터질 거 같다. 일단 오늘은 누나, 누나 하면서 친해지자. 남편 놈도 잘 구슬려 놓고.”

“근데 저 남편 놈 쌈 잘하게 생기지 않았냐? 떡대도 좋고 팔뚝도 완전 통 뼈 같던데. 혹시 마누라 바람피면 패고 그러는 놈 아닐까? 남편이 알면 지 맞아 죽을까봐 말 안 했는지도 몰라. 들키면 우리도 좆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조심해야지. 이쁜 년 따먹는 게 쉬운 줄 아냐? 아. 씨발 년 보고 싶네. 화장실에서 나왔나?”

나는 재빨리 식탁으로 돌아가 앉았다. 안방에 들어 간 선생은 나올 생각을 안 하고 금방 들어 올 것 같던 녀석들도 아내가 보이지 않자 들어오지 않는다.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 본다.

<거기서 뭐해? 어디 안 좋아?>

<아니야. 옷 때문에 신경 쓰여서..>

<선생님은 방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도 안 하고 애들은 베란다에 있어. 그러니까 나와도 돼.>

<알았어.>

문이 열리고 아내가 나오며 주변을 살핀다. 나 혼자 있는 걸 확인하고 종종 걸음으로 온다.

“오빠. 내가 안 쪽으로 앉을 게.”

내가 일어서자 아내가 안쪽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는다. 치마가 올라가 팬티가 살짝 보이는 게 자극적이다. 아내는 엉덩이를 다시 들고 치마를 최대한 밑으로 내려 본다. 팬티는 가려졌지만 조금만 움직이면 다시 올라갈 거 같다. 아내의 골반 구조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오빠 때문에 이게 뭐야.”

아내가 나를 흘겨 본다.

“너 짧은 치마 좋아하잖아.”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해. 타이즈랑 같이 입는 거 뻔히 봤으면서. 일부러 그랬지? 나 골탕 먹이려구?”

다른 사람들 앞에선 순한 양이더니 나랑 단둘이 있으니 영락없는 마누라다.

“아까 니네 선생이랑 애들이 칭찬할 땐 좋아서 가만 있더니 왜 나 한테 만 투덜거려?”

“어머, 어떡해? 이거 봐. 치마가 자꾸 올라가잖아.”

“보이면 좀 어떠냐? 닳는 것도 아닌데. 여기서 니 빤스 보인다고 싫어할 사람 없어. 니네 선생이랑 애들한테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해. 해변에서 비키니 입고 있다고 치면 되잖아.”

다시 흘겨 보는 아내.

눈 빛이 슬퍼 보인다.

“오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안다고 말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아 본다.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아 봐. 그럼 안 보일 거야.”

내가 시키는 대로 배가 식탁에 닿을 만큼 의자를 당긴다.

“아. 다행이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되겠다.”

아내의 표정이 조금 밝아 진다.

“그리고 다리를 꼬면 밑에서도 안 보일 거야..”

이번에도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다리를 꽈 본다.

“그러네. 이러면 편하게 움직여도 되겠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원래 알았던 건데 당황하니까 까먹었나봐. 고마워. 오빠. 역시 우리 오빠는 똑똑하다니까.”

별일 아닌 일에도 고마워하는 아내가 사랑스럽다.

선생이 방에서 나온다. 손에 뭔가를 들고 있다.

“수현이 너 치마 때문에 불편하지? 이걸로 가리면 좀 날 거다.”

푸른 색 가디건이다.

“감사해요. 선생님.”

“잘 안 입는 거라 망가져도 상관 없으니까 허리에 감고 있어.”

아내가 옷을 받아 앞치마를 하듯 치마 앞쪽을 가린 뒤 소매 부분을 뒤로 돌려 묶는다.

마음에 드는지 아내는 선생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젠장.

내가 도운 것은 그의 한 방으로 묻혀버린다.

선생이 다시 방으로 들어가자 아내가 웃으며 말한다.

“우리 선생님 매너 되게 좋으시지? 내가 존경을 안 할 수 가 없다니까.”

괜히 심통이 난다.

“저 인간이 이 옷 왜 줬는지 알아?”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아내의 눈이 깜빡거린다.

“니 팬티로 자위하고 사정 한 거 잊었어?”

아내의 눈이 커지고 얼굴이 굳어진다.

“이따가 이 옷 벗어 놓고 가면 니 냄새 맡으면서 자위할 게 뻔 해.”

아내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소름이 돋는지 움찔한다.

“그만 해. 오빠. 기분 이상해.”

더 몰아 붙이고 싶다.

“니 눈으로 확인 했으니 내가 틀렸다고는 못 할 거야. 저 선생이 너 따먹고 싶어 환장했다는 걸 너도 인정해야 돼. 나 처럼 대 놓고 말하는 사람이 오히려 나아. 니네 선생처럼 겉으론 아닌 척 하면서 속으로 음흉한 인간들이 더 무서운 거야.”

“오빠. 그런 얘긴 그만하면 안 될까? 부탁이야.”

“니가 불편해 하니까 그만 할게. 아무튼 저 인간 너무 신뢰하지 마.”

속이 좀 후련해진다.

벨이 울리고 식사가 왔다. 배달 직원이 식탁에 음식을 올리면서 아내를 힐끔거린다. 선생에게 돈을 받으면서도 시선은 아내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아내는 부담스러운지 딴 곳만 보고 있다.

직원이 잔돈을 꺼내려다 말고 말한다.

“이걸 어쩌죠? 잔돈을 안 가져 왔네요. 이따 그릇 찾으러 올 때 갖다 드릴게요.”

아내를 한 번 더 보려는 뻔한 수작이다.

늘 상 있는 일이라 이제는 그런가 보다 한다.

직원이 돌아가고 식사를 하려는 데 의자가 네 개 뿐이다.

“선생님 저희는 바닥에서 먹을게요.”

여드름이 말한다.

“아니야. 나는 선생이라고 식탁에서 먹고 너희는 학생이라고 바닥에서 먹고. 이건 옳지 않아. 모두가 공평해야지.수현아. 너만 괜찮으면 다 같이 바닥에서 먹었으면 하는데. 어때?”

아내가 거부할 상황이 아니다.

“저는 괜찮아요.”

거실 바닥으로 음식들이 옮겨지고 탕수육과 군만두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둘러 앉는다. 선생이 얄미워 아내를 그의 옆에 앉히기 싫다. 선생이 먼저 자리를 잡길래 내가 얼른 그의 옆에 앉아 버린다. 아내는 당연히 내 옆으로 왔고 여드름과 덩치가 서로 눈치를 본다. 덩치가 먼저 아내 옆에 바싹 앉는다. 여드름은 아쉬워하며 덩치와 선생 사이에 앉는다. 덩치는 아내 옆이라 좋은지 실실거리고 아내는 내 쪽으로 바짝 몸을 붙인다.

“누가 냉장고에서 물 좀 가져 올까?”

평등을 외치던 선생이 자기가 직접 가져올 생각은 안하고 갖다 주기를 바란다.

모순덩어리.

두 녀석이 눈치를 보는 사이에 아내가 벌떡 일어난다. 예상했던 일이다. 가부장적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내는 이런 일이 몸에 배어있다. 선생이 시키지 않았어도 물이 없는 걸 보고 가지러 갔을 거다.

“제가 갖다 드릴게요.”

아내가 일어서자 모든 남자의 시선이 아내의 짧은 치마로 향한다. 앞쪽은 가렸지만 뒷쪽은 무방비 상태다. 하지만 아내는 앞을 가리고 있어서인지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내의 머릿속에는 물을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을 거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것만 생각하는 여자니까.

매일 보는 아내지만 보일 듯 말 듯한 치마는 나 역시 혼이 빠진다. 여드름과 덩치 역시 본능적으로 자세가 낮아진다. 여드름 녀석은 모르겠지만 덩치 녀석의 위치에서는 아내의 치마 속이 훤히 보일 것이다. 선생 혼자만 체면을 지키려는지 고개를 숙인 채 자기 그릇의 비닐을 벗기고 있다. 선생을 제외한 세 남자는 배고픔도 잊은 채 아내가 주방으로 걸어가는 내내 팔랑이는 주름치마(더 정확히 말하면 두 허벅지가 모이는 공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아내가 쟁반을 들고 사뿐사뿐 걸어온다.

쟁반 위에는 유리컵 4개와 물병이 놓여 있다.

아내는 먼저 선생과 여드름의 등 뒤로 가서 그 사이에 서더니 무릎을 굽히며 조심스럽게 쟁반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컵에 물을 따라 선생의 앞에 다소곳이 놓는다.

또 한 잔을 따라 이번에는 여드름의 앞에 놓는다.

아내의 몸짓, 손놀림 하나가 한 편의 고전 무용을 보여주 듯 매끄럽게 움직인다. 실제 아내는 고전 무용을 전공했고 그래서 몸에 밴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앞 모습만 봤을 때 얘기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아내의 뒷모습은 너무도 관능적이다.

두 사람 사이로 팔을 뻗으려 엉덩이가 들릴 때 마다 치마 속으로 얼굴을 묻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나 대신 선생과 여드름이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져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이라고는 여드름이 아내의 상체가 들어 올 때 팔꿈치로 가슴을 소심하게 건드리는 게 전부였다.

내 옆의 덩치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벌써 침을 여러 번 삼켰다. 선생을 제외한 우리는 아직까지 비닐도 뜯지 못한 상태다.

아내가 쟁반을 들고 다시 일어선다.

아내가 등 뒤로 지나가자 여드름이 고개를 돌려 치마 속을 훔쳐 본다.

아내가 나와 덩치 사이인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 

쟁반을 내려 놓으며 큰 절을 올리 듯 무릎을 꿇고 다소곳하게 앉는다.

이번에도 물을 따라 덩치 앞으로 놓는다.

그러면서 엉덩이가 살짝 들린다.

만지고 싶다.

아내의 몸을 훑어보는 녀석들의 시선이 내 충동에 불을 지핀다.

참을 수 없다.

아내의 엉덩이가 뒷굼치에 붙이려는 순간 치마 속으로 손을 넣는다.

충동 때문인지 손에 힘이 너무 들어 갔다.

살짝 만진다는 것이 엉덩이를 세게 쥐어 버렸다.

놀란 아내가 몸을 덩치 쪽으로 급히 뺀다.

중심이 흐트러지며 아내의 상체가 덩치의 가슴 앞으로 넘어간다.

덩치가 쓰러지는 아내를 두 팔로 안는다.

그러면서 손으로 가슴을 더듬는다.

“어머~”

“괜찮으세요?”

아내가 나를 흘겨보며 덩치에게서 떨어진다.

“괜찮아요. 중심을 좀 잃어서...”

나는 모르는 일인 양 아내의 짬뽕 그릇에서 비닐을 벗겨 낸다.

시선은 피했지만 아내의 화난 눈빛이 내 피부에 파고드는 것 같다.

“어서 먹어. 배 고프겠다.”

내가 아내 앞에 짬뽕 그릇을 내민다.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다 내가 평소에도 그런 장난을 즐기는 걸 알기에  아내는 한 번 더 눈을 흘기는 것으로 끝냈다.

덩치는 잠깐 동안이지만 아내를 안아서 기분이 좋은지 실실거렸고 여드름은 부러운 듯 아쉬워 했다.

식사가 시작되자 아내가 또 다시 남자들을 힘들게 한다.

아내는 면 요리를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면 요리를 먹는 아내의 모습을 좋아한다.

조그만 얼굴에 달려 있는 작은 입 속으로 면이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언제나 나를 흥분시킨다.

아내가 후루룩 거릴 때 마다 입술로 빨리는 것이 면이 아니라 내 물건이었으면 하며 속이 타들어 간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내는 면 요리를 먹을 때 머리를 왼쪽으로 트는 버릇이 있다. 긴 머리 때문에 생긴 습관인데 머리를 들썩일 때 마다 보여지는, 귀 밑으로부터 목을 따라 쇄골로 이어지는 라인은 빨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뜨거운 면 요리일 경우는 더 자극적이다.

그런데 지금 아내는 뜨거운 짬뽕을 먹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그릇을 손에 들고 식사를 하고 있는 반면 짬뽕 그릇이 뜨겁고 무거워서인지 아내는 그릇을 바닥에 놓은 채 젓가락 질을 하고 있다. 덕분에 식탁에서 먹을 때 보다 허리를 더 숙이게 되고 후루룩 거리며 고개를 들썩이는 아내의 모습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생은 예상대로 아내 쪽에 신경을 안 쓰는 것처럼 식사만 했지만 두 녀석은 달랐다. 내가 앞에서 설명했던 아내의 모습에 빠져 식사는 하면서도 눈은 아내를 보느라 정신없었다. 녀석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내의 입술에 빨리는 상상을 하며 자신들은 아내의 목과 쇄골을 빨고 싶어 미칠 것이다. 불행히 아내의 왼쪽에 앉은 내 위치에서는 지금까지 말한 아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머리카락에 가려진 채 소리만 들리는 상황이 직접 봤을 때 보다 나를 더 흥분시켰다. 녀석들은 식성이 좋은지 자신들의 그릇을 어느새 비우고 아내가 먹는 모습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성을 잃은 듯한 눈 빛이 나와 선생만 자리에 없다면 당장이라도 아내의 목덜미를 물어 뜯을 거  같다.

하지만 그렇게 애만 태울 뿐 우리의 식사시간은 끝이 났다.

식사가 끝나자 선생은 담배를 피우겠다며 방으로 들어간다.

아내가 빈 그릇들을 정리하려는 데 여드름이 아내의 손에서 그릇을 뺏어가며 말한다.

“정리는 우리가 하면 되니까 누나는 베란다에 가서 형님이랑 소화나 시키세요.”

“아니에요. 내가 해야죠.”

“형님, 빨리 누나 좀 데리고 가세요.”

아내가 다시 그릇을 집으려 하자 이번엔 덩치 녀석이 나와 아내를 떠밀며 베란다 밖으로 밀어냈다.

그러면서 생글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고등학생이다. 이럴 때 보면 어제 그 녀석들이 맞나 싶을 정도다.

아내를 데리고 녀석들이 안 보이는 베란다 구석 쪽으로 이동하자마자 아내의 응징이 시작됐다.

아내는 화가 많이 났는지 내 옆구리를 꼬집고 때리며 마누라의 본성을 드러냈다.

“오빠. 도대체 왜 그래? 지금 제 정신이야? 장난도 상황 봐 가면서 적당히 해야지.내가 오빠 때문에 얼마나 불안불안한지 알아? 안 그래도 옷 때문에 신경 쓰여 죽겠는데 그런 장난까지 치면 어떡해?”

“미안. 너무 만지고 싶어서.”

“집에서 맨날 만지는 엉덩이. 꼭 이런 데 까지 와서도 만져야 돼? 의젓한 모습 좀 보여줘 봐. 선생님이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내가 왜? 뭐가 어때서? 사람이 솔직한 것도 문제야?”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제자가 남편 잘 만났다는 소리 좀 듣게 해 주면 안 돼?”

“나 정도면 괜찮은......”

아내의 눈가가 촉촉한게,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거 같다.

이러면 또 내 마음이 약해진다.

“ 니 말 알았어. 너 부끄럽지 않게 노력해 볼게.”

아내를 안고 등을 토닥여 줬다.

아내의 어깨가 떨리더니 결국 눈물이 터져버렸다.

“왜 울고 그래? 오빠가 잘 못 했으니까 뚝 그쳐.”

“오빠. 나 너무 힘들다. 우리 집에 가자.”

“같이 정리 하기로 한 건?”

“몰라. 그냥 집에 가서 자고 싶어.”

나는 내 옷 소매로 아내의 눈물을 닦아줬다.

“눈물은 닦고 가야지. 그래. 우리 집에 가자.”

녀석들은 아내가 가는 걸 아쉬워 했지만 선생은 아내가 피곤해 보인다며 빨리 가서 쉬라고 했다.

선생의 가디건을 한 채로 나서는 아내에게

‘야! 그거 가져가면 니네 선생 딸은 어디다 쳐?’

라며 장난을 치고 싶었지만 어금니를 깨물고 간신히 참았다.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

아내는 집에 오자마자 침대로 가 그대로 엎드렸다.

많이 지쳐있었나 보다.

그런데 아내의 하얀 팬티가 눈에 들어 온다.

무방비 상태가 된 아내의 치마가 골반을 타고 올라가 뽀얀 엉덩이 살과 함께 팬티를 드러내고 있다.

만지고 싶다.

의젓해지겠다고 약속했는데.

나란 놈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왠지 아내가 잠든 거 같기도 한 데 만져 볼까?

조심스럽게 침대에 걸터앉아 아내의 엉덩이에 손을 대 본다.

젠장.

아내가 고개를 휙 돌리며 나를 노려본다.

나를 시험하려는 아내의 덫에 걸린 거 같다.

하지만 이 정도 예상도 없이 일을 저지를 내가 아니다.

나의 손은 엉덩이를 지나 선생의 가디건을 잡았다.

“안 잤구나? 이 가디건 좀 벗겨 주려고. 이거 빨아서 돌려줘야 되지 않나?”

아내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난 이제 죽었다.

“오빠! 어떡하지?”

“아내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본다.

“뭘 어떡해?”

“빨래. 빨래를 놓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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