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은사3
아내도 정신이 없는지 그가 손상무 인지 아직 모르는 눈치다.
그가 주변을 둘러본 뒤 아내에게 말한다.
“꺼~억. 여긴 우리집인데. 이쁘게 생긴 애가 내 밑에 있네. 꺼~억.”
“좀 비켜주세요.”
“비키긴 뭘 비켜. 꺼~억. 우리집에 왔으면 내 좆 맛은 보고 가야지. 꺼~억.”
“부탁이에요. 놔 주세요.”
“꺼~억. 너 참 꼴리게 생겼다. 부탁이고 나발이고 일단 한 번 빼자.”
그가 아내의 입술을 덮친다.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몸으로 그의 힘을 당해내는 건 처음부터 무리였다.
아내는 그를 밀어내려다가 힘이 부쳤는지 저항을 멈췄다.
피곤한 데다 술기운까지 있어서 많이 지쳐 보였다.
그런 아내와 달리 그는 수 차례 사정 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힘차게 좆 질을 하며 아내의 몸을 유린해 나갔다.
입술, 목덜미, 어깨, 가슴을 오가며 거칠게 빨아 댔고 아내의 몸 구석구석을 손으로 주물렀다.
깨어 있는 상태의 아내를 보는 건 잠들었을 때 보다 몇 배의 흥분을 가져다 줬다.
특히 아내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을 땐 온 몸이 떨려 왔다.
그가 아내의 가슴을 움켜쥐고 한참을 거칠게 빨아 대자 힘 없이 늘어져 있던 아내의 손이 그의 머리로 향한다.
아내의 손은 그의 머리를 밀어내는 대신 강하게 끌어 당겼고 신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옆으로 벌어져 있던 두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싸고 더 깊이 박아달라는 듯 조이기까지 했다.
술에 취했든 맨 정신이든 아내가 흥분한 것 만은 사실이었다.
그의 움직임도 아내가 잠 들어 있을 때와 완전히 달랐다.
아내의 적극적인 몸짓과 신음 소리에 신이 나는지 자세를 바꿔가기 시작했다.
흥분에 빠진 아내는 그가 요구하는 대로 몸을 움직여 줬고 엎드려서 뒷치기를 당할 때는 고양이 자세로 엉덩이를 치켜들며 자지러질 듯한 고음을 뱉어 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은 나도 모르는 사이 바지를 내리고 자위를 하게 만들었다.
마치 내가 뒤에서 박고 있는 듯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많이 흥분한 탓인지 나는 금방 사정 해 버렸다.
하지만 손상무는 여전했다.
아내의 엉덩이를 양 손으로 잡은 채 힘차게 허리를 움직였다.
살이 부딪히는 마찰음,
그의 거친 숨소리,
아내의 자지러지는 고음들이
방 안을,
그리고 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한 참의 시간이 지난 뒤 그의 손이 아내의 엉덩이를 강하게 움켜쥔다.
그는 아내에게 체온을 모두 뺏긴 듯 부르르 떨더니 아내의 옆으로 그대로 쓰러졌다.
아내는 그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엉덩이를 그대로 치켜든 채 가만히 있었다.
움찔 거리는 엉덩이가 마치 더 해 달라는 듯 시위하는 것 같았다.
고양이 자세로 얼굴을 침대에 묻은 채 숨을 고르던 아내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이제야 마법에서 깨어난 것 같다.
잠들어 있는 손상무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다급하게 침대에서 내려 온다.
다리에 힘이 없는지 (어쩌면 다쳤던 발목이 아파서 였는 지도 모르겠다.) 방 바닥에 주저 앉는다.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머리를 움켜쥔다.
그리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아내가 괴로워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자 내 마음 한 구석이 아파 온다.
아내를 손상무에게 줘 버린 게 후회되고 있다.
차라리 모르게 할 걸.
나 자신이 잔인하게 느껴진다.
사정과 함께 내 몸에서 악마가 빠져 나간 걸까?
하마터면 아내에게 다가가 안아줄 뻔 했다.
흐느끼던 아내가 고개를 들고 다시 주변을 살핀다.
옷과 가방이 있는 걸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 다가간다.
아내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르고 있다.
아내는 옷도 입지 않은 채 가방부터 열고 핸드폰을 꺼낸다.
나에게서 연락이 없었는지 확인하는 거였다.
하지만 핸드폰은 꺼져 있다.
핸드폰을 다시 넣고 옷을 입는다.
나는 미리 열어 둔 옆 방으로 몸을 숨겼다.
아내가 나가는 소리.
나는 속으로 숫자를 센 뒤 그 집을 나왔다.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다.
“수현이 너 지금 어디야?”
“흑흑. 오빠. 미안해. 흑흑.”
“어딘지 부터 말 해.”
“흑흑. 모르겠어. 주변에 아파트 밖에 안 보여.”
“너 혹시 손상무님이랑 같이 있었니?”
“엉엉. 나 어떡하면 좋아.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노래방에 있던 거 까진 기억나는데 깨 보니까... 깨 보니까. 엉엉.”
“너 무슨 일 있구나.”
“오빠 그 사람 집 알아?”
“누구? 손상무?”
“응. 흑흑.”
“그 사람 집이니?”
“그런 거 같아.”
“집에 같이 있어?”
“아니. 같이 있다가 지금은 나왔어. 흑흑. 아파트 밖으로 나왔는데 계속 아파트만 보여. 어딘지도 모르겠고 너무 무서워.”
“나 그 아파트 앞이야. 손상무님 집 쪽으로 다시 와 봐.”
“오빠가 어떡게?”
“전화 끊지 말고 일단 빨리 와.”
아내는 나를 보자마자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엉엉. 오빠. 미안해. 엉엉. 나 어쩌면 좋아. 엉엉.”
나는 아내를 차에 태운 뒤 자켓을 벗어 덮어 줬다.
“일단 진정 좀 하고 천천히 말해봐. 어디 다친데는 없어?”
“엉엉. 나 오빠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
“손상무가 너 어떡게 했구나. 강간당했니?”
“엉엉. 눈 떠 보니까 옷도 다 벗겨있고 그 사람이 내 위에 있었어. 엉엉.”
내 품에 파고드는 아내를 다독거린다.
“오빠가 미안해. 오빠가 잘 못 했어.”
아내에게 잘 못 했다고 말하는 순간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울지마 오빠. 오빠가 왜 미안해. 흑흑. 내가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흑흑.”
“내가 화장실만 안 갔어도... 어쨌든 다친데는 없는거지?”
“난 괜찮은데 오빠 어떡해? 그 사람 회사에서 봐야되는데. 나 때문에...”
아내는 정신이 없는지 어제가 그의 송별회 였다는 걸 잊은 거 같다.
나는 아내를 진정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그가 왜 퇴사를 하게 됐는지, 그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그리고 곧 캐나다로 떠난다는 것까지 세세히 알려주었다.
특히 그가 불쌍한 사람이란 것과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 할 거라는 것을 강조 했다.
술이 취해 모르고 한 걸 거라고,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도 말 해 주었다.
“정말 사람도 못 알아보고 아무 것도 기억 못 해?”
“그렇다니까. 얼마나 심하면 회사까지 그만 두겠어. 술에서 깨면 너는 물론이고 나랑 있었던 것도 기억 못 할 거야.”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그냥 꿈이었으면 좋겠어.”
“이제 좀 괜찮아 졌어?”
“좀 진정된거 같아. 오빤 괜찮아?”
“나는 너만 안 다치면 돼. 원래 술 마시다 보면 별 일 다 생겨. 오빤 괜찮으니까 너도 너무 걱정하지마. 그냥 이렇게 생각 해 버려. 불쌍한 사람 니가 위로 해 준 거라고.”
위로 라는 표현을 하며 아내의 얼굴을 살폈다.
아내의 눈동자가 죄라도 지은 듯 아래로 향한다.
“내가 다른 남자랑 잤는데 오빤 정말 괜찮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 너는 성 적으로 자신을 너무 억압하는 거 같아. 그럴 필요 없어. 차라리 그런 상황이 오면 그냥 즐겨. 이왕 하는 거 인상 쓸 거 뭐 있어. 나는 니가 좀 더 개방적이었으면 해. 말 나온 김에 물어 볼게. 손상무랑 할 때 어땠어?”
“몰라. 왜 그런 걸 물어 봐.”
“손상무가 원래 그거 하나는 잘 하거든. 조금 있으면 환갑인데 지치지도 않아. 오죽하면 별명이 ‘싸고 또 싸고' 겠니? 손상무랑 자고 나면 여자들이 아주 죽어 나간다던데? 밤 새도록 괴롭힌데.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 그래. 어때? 진짜 그렇게 잘 해?”
“몰라. 술도 덜 깨고 정신 없었어.”
손상무를 끌어 안고 몸부림치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른다.
“에이~ 노친네. 이왕 하는 거 우리 수현이 홍콩이라도 좀 보내주지. 보고싶다.”
“뭐가?”
“니가 다른 남자랑 하면서 자지러지는 모습.”
다른 때 같으면 꼬집고 때리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을 아내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다.
“왜 그래? 화 났어?”
“나 오빠한테 또 고백할 거 있어.”
“뭔데?”
“실은... 나 오늘. 아니. 그러니까 어제. 선생님이랑 했어.”
“그...그랬구나. 어땠어?”
“뭐...뭐가?”
“아니. 내 말은. 그 사람 많이 좋아했겠다. 그치?”
“어... 오빠. 괜찮아?”
“또 그 소리. 나 괜찮다니까. 내가 하라고 시킨 거잖아. 잘 했어. 그러고 보니 오늘 복 터진 남자가 두 명이나 있었네. 이야. 우리 수현이. 오늘 너무 인심 쓴 거 아니야?”
“몰라. 창피해.”
“오빤데 뭐가 창피해. 넌 어땠어?”
“... 어?”
“그 선생이랑 할 때 기분이 어땠냐고? 니가 많이 힘들었겠다.”
“뭐. 그냥.”
“워~~ 수상해. 니가 그냥이라면 좋았단 뜻인데. 너도 나쁘지 않았구나?”
아내가 부끄러운 듯 손을 만지작 거린다.
“그냥. 뭐. 선생님이 좋아 하시니까.”
“또 해 달라고 조르면 해 줘. 콘돔만 끼고 하면 악수 하는 거랑 똑같지 뭐. 콘돔은 꼈지?”
아내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뭐라고 말 할지 궁금하다.
“아...아니. 못 꼈어. 그...근데. 생리 할 때 다 돼서 괜찮을 거야.”
“콘돔이 없었구나?”
“어? 어.”
“하긴 그 사람 집에 그런 게 있을 리 없지. 니가 사긴 그렇고 내가 사줄 테니까 가방에 넣고 다녀. 알았지?”
“오빠. 근데. 나 정말 이래도 될까? 오빠한테 죄 짓는 기분이야.”
“죄는 무슨 죄. 그런 생각 하지 말라니까. 오빠가 딱 하나만 부탁할 게. 그것만 지켜준다면 나는 괜찮아.”
아내가 떨리는 눈빛으로 나를 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솔직하게 말 해줘. 난 그거면 돼. 오빠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지?”
“...거짓말 하는 거.”
“그래. 절대 거짓말 하지 마. 알았지?”
아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아내를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다른 남자와 하면서 흥분했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을 거다.
내가 아내였어도 그랬을 거 같다.
이 정도 털어 논 것 만으로도 아내는 충분히 솔직한 거다.
그런데
그런데 아내의 목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돈다.
‘선생님이 내 몸 깊숙이 싸 줬으면 좋겠어. 헉.헉.’
아내는 발목이 많이 부었는데도 강습에 빠지면 안 된다며 고집부렸다.
절뚝거리는 몸으로 샤워를 하고 내 아침상 까지 준비 했다.
나는 걸어 가겠다는 아내를 겨우 말려 차로 데려다 준 뒤 다시 집으로 왔다.
졸음이 밀려 오지만 다시 누우면 못 일어날 거 같아 세수 하고 옷 만 갈아 입고 바로 출근을 했다.
사무실에는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었고 나는 내 방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꿈을 꾼 거 같다.
꿈 속에서 손상무가 나를 찾아 왔다.
아내를 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한 번 만 더 빌려 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그런 그를 매몰차게 뿌리치고 비웃어 줬다.
내 앞에 엎드려 사정했지만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누군가 내 몸을 흔든다.
그가 아직도 나에게 매달려 있는 거 같다.
“신팀장. 잠은 집에서 자야지. 일어나 어서.”
많이 듣던 목소리.
손상무다.
꿈이 아니었나?
아니면 아직 꿈 속인가?
“어이~ 신팀장. 어제 송별회도 안 오고. 너무 한 거 아니야?”
꿈이 아니다.
침을 닦으며 고개를 들어 보니 손상무가 내 앞에 서 있다.
“어? 손상무님. 출근 하신 거에요?”
“그만 뒀는데 출근은 무슨. 어제 차를 놓고 가서 찾으러 왔어.”
“그러시구나.”
“그나저나 신팀장 너무 했어. 이제 안 볼 사람이라고 송별회도 도망가고 말이야.”
“죄송해요. 급한 일이 생겨서요. 어제는 재밌게 노셨어요?”
“2차로 생맥주 집에 간 거 까진 생각나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없네. 이젠 무서워서 술도 못 마시겠어. 뭐. 아무튼. 잘 지내라고. 보기 싫은 늙은이는 사라져 줄 테니.”
“에이~ 그런 말씀이 어딨어요.”
“보기 싫으니까 안 온 거 아니야. 이젠 나랑 술 먹는 것도 싫은 거지. 내가 그렇게 잘 해 줬는데 말이야.”
“화 많이 나셨나 보다. 캐나다는 언제 들어 가세요?”
“관심 없으면서 그건 왜 물어 봐?”
“가시기 전에 제가 술 한 번 대접하려구요.”
“진짜? 다음 주에 가니까 시간이 있긴 한데. 어디 좋은 데 있어?”
“좋은데요?”
나는 한 곳이 떠 올랐다.
“물론 있죠.”
그가 나가고 시계를 보니 11시가 넘어 있었다.
아내가 궁금해 집에 접속을 해 본다.
아내도 피곤했는지 침대에서 자고 있다.
밤 새 시달렸으니 안 피곤한 게 이상한 거다.
점심을 먹고 다시 접속해 보니 아내가 외출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도 옷 때문에 고민하는 거 같다.
속 옷을 벗은 채 옷 들을 입어 보고 있다.
시인의 주문은 간단했다.
속 옷은 안 되고 최대한 야하게.
하지만 아내에겐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 보다.
짧은 A라인 스커트와 몸에 붙는 실크 블라우스를 선택했지만 도저히 안 되겠는지 팬티와 누브라를 착용하고 집을 나섰다.
아내는 늦지 않게 제 시간에 도착했다.
노파가 외출하는 걸 보고 화면을 그의 방으로 전환했다.
아내가 들어 온다.
“선생님 저 왔어요.”
“오늘은 안 늦었네.”
“어제만 그런 거에요. 저 원래 약속 잘 지켜요.”
“내 머리 좀 돌려 줄래?”
아내가 그의 머리를 돌리고 한 걸음 물러 난다.
“워~ 예쁜데. 한 바퀴 돌아 봐.”
아내가 팔을 벌리고 장난스럽게 빙그르르 돈다.
스커트가 옆으로 퍼지며 엉덩이가 살짝 보인다.
“마음에 드세요?”
“오늘은 약속 지켰나 볼까? 치마 올려 봐.”
아내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치마를 올린다.
뭐지?
아내의 음모가 보인다.
팬티를 입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블라우스에도 아내의 젖꼭지가 튀어 나와 보인다.
“이제 만족하세요?”
“대단한데? 신발은 뭐 신고 왔어? 운동화는 아니겠지?”
“힐 신었어요. 굽 높은 걸로.”
“신고 와봐.”
힐을 신고 들어 온 아내는 상당히 아슬아슬해 보인다.
저 상태로 조금만 방심하면 엉덩이는 물론이고 털까지 다 보일 거 같다.
“합격인가요?”
“좋아. 아주 마음에 들어. 아직 한 가지가 남았어. 이것만 통과하면 합격이야.”
“뭔데요?”
“오늘 들고 온 가방 좀 이리 가져 와 봐.”
“가방은 왜?”
“빨리 가져와.”
아내가 가방을 들고 그에게 간다.
“가방 열려있나?”
“네.”
“그럼 가방을 그대로 뒤집어서 내 얼굴 앞에 쏟아 봐.”
아내의 얼굴이 굳어진다.
“죄송해요.”
“너 나한테 거짓말 했지?”
“네.”
“가방 속에 있는 속 옷 꺼내서 올려 놔.”
아내가 가방에서 오늘 입고 나온 팬티와 누브라를 꺼내 그의 얼굴 앞에 올려 놓는다.
“흐~음. 금방 벗어서 그런지 수현이 냄새가 나는군. 두 번이나 약속을 어겼으니 대가를 치뤄야 겠지?”
“어떡게요?”
“뭐. 뻔하지. 내 부탁 들어주는 거. 그렇게 어려운 부탁은 아니야.”
“뭔데요. 또 뭘 시키실지 겁난단 말예요.”
“일단 시 공부 좀 하고 알려줄게. 나도 뭔가 좀 해주면서 부탁해야 할 거 아니야.”
나 역시 궁금했다.
그가 오늘은 어떤 부탁을 할지.
그는 옷을 벗으라고도 하지 않고 아내에게 열심히 시를 가르쳤다.
가르치는 내내 진지했고 어떠한 성 적인 농담도 하지 않았다.
어제 일에 대해서 얘기할 만도 한데 두 사람 모두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행동했다.
나에게는 지루한 시간이었다.
결국 나는 한 시간 동안 아무 수확도 없이 재미없는 시 얘기만 들어야 했다.
수업이 끝나고 아내는 그가 시키는 대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아내가 접속한 사이트는 나도 자주가는 유명 성인 사이트였다.
아내는 이제 별로 놀라지도 않는 눈치다.
그가 불러주는 대로 로그인을 한 뒤 사진 게시판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는 자신의 애인이나 부인이라고 소개한 여자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물론 얼굴은 모자이크 되거나 가려져 있다.
그는 아내에게 그 사진들을 클릭 해 보게 했다.
아내는 신기했는지 페이지를 넘겨가며 사진을 구경한다.
“사진들 보니까 어때?”
“이런 곳도 있네요. 자기 애인이나 부인들 사진은 왜 올리는 걸까요?”
“자랑하고 싶은 거지. 이렇게 멋진 여자가 내 꺼다 하고 말이야. 사람들 반응을 보면서 즐기는 거야. 사진만 보지 말고 댓글들도 읽어 봐.”
댓글에는 부럽다는 말부터 시작해, 한 번 빌리자. 보면서 딸 치고 있다. 남자 밝히게 생겼다. 더 강한 걸로 올려라 등등 여러가지 음란한 말들이 적혀 있었다.
“남자들은 왜 이런 걸 좋아할까요? 선생님도 좋으세요?”
“나는 뭐 남자 아닌가? 그리고 남자들만 올리는 거 아니야.”
“여자들도 올린다구요?”
“그래. 자기의 예쁜 몸을 자랑하기도 하고 남자들이 흥분하는 걸 보며 즐기는 거지.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만나서 자기도 하고.”
“하긴 그런 걸 즐기는 여자들도 있을 수 있겠네요.”
“근데 아무리 봐도 수현이 만한 여자는 없는 거 같아.”
“에이. 저 기분 좋으라고 하시는거죠?”
“정말이야. 수현이 니 사진이 올라가면 댓글이 수백 개는 달릴 거야.”
“설마. 여기에 제 사진을 올리라는 건 아니겠죠?”
“설마는 무슨. 맞아. 그게 내 부탁이야.”
“그러다 누가 알아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얼굴만 가리면 아무도 모를 거야.”
“여기 유명한 곳인가요?”
“그래. 제일 큰 규모지.”
“그럼 안 돼요. 신랑도 분명 오는 곳일 거에요. 그러고 보니 전에 신랑이 말 했던 데가 여긴 거 같아요. 제 사진 찍어서 올리고 싶다고 졸랐는데 제가 안 된다고 했거든요.”
“그럼 남편도 좋아 하겠네. 말하고 올리면 되지.”
“어떡게 그래요? 자기가 부탁할 땐 안 된다고 했다가 선생님 부탁으로 한다고 하면 어떡게 생각하겠어요.”
“너 내 말 잘 듣겠다고 했지? 어려운 부탁도 아니잖아. 저기 수 많은 댓글을 단 사람들 처럼 나도 애인 사진 올려보는 게 소원이었어. 나도 자랑하고 싶다고. 수현이처럼 예쁜 여자가 내 여자라고 말이야.”
“하지만 전 결혼도 했고 선생님 애인이 아니에요.”
“어제 약속한 거 잊었어? 우리집에 있는 동안은 넌 내 여자야.”
“그렇지만...”
“결국 어제도 날 동정한 건가? 내게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이 거짓이었던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증명 해 봐. 내 아이디로 사진을 올리고 내 애인이라고 써 보라고. 결정 해. 나를 비참하게 만들던가 증명하던가.”
“선생님은 정말 저를 힘들 게 하세요. 머리가 깨질 거 같다구요.”
“니가 복잡하게 생각해서 그래. 그냥 편하게 생각해. 사진 찍어서 올리기만 하면 된다고. 아주 쉬워.”
“선생님을 누가 이기겠어요. 저도 이젠 모르겠어요. 좋아요. 할 게요.”
“고마워. 니가 들어줄 줄 알았어. 책장 밑에 서랍 열어보면 디카랑 삼각대가 있어 그걸로 오늘 입고 온 복장 그대로 몇 장 찍어 줘.”
아내는 그가 시키는 대로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 한 후 타이머를 이용해 얼굴이 나오지 않게 사진을 찍었다. 억지로 하면서도 예쁘게는 나오고 싶었는지 포즈에 많이 신경 쓰는 게 눈에 보인다.
“이번에는 뒤로 돌아서 카메라 가까이 엉덩이를 내밀고 찍어 봐.”
“엉덩이만요?”
“엉덩이만 찍으라는 게 아니라 엉덩이가 자극적으로 보이게 찍으라고. 남자들이 보면서 침을 질질 흘리게 말이야.”
그의 요구는 계속 이어졌고 아내는 그가 시키는 대로 사진을 찍었다.
그의 집요함에 아내도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인 거 같았다.
아내가 그의 아이디로 총 세 개의 게시물을 올렸다.
첫 번째는 평범하게 정면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워낙 아내의 몸이 출중한지라 자연스러운 포즈에도 섹시함이 묻어 났다.
두 번째는 측면 사진인데 가슴과 엉덩이가 큰 데다 허리가 휘는 각도가 남들과 다른 아내인지라 진정한 S라인이 뭔지를 확실히 느끼게 해 줬다.
세 번째는 뒤 돌아서 찍은 사진인데 엉덩이가 자극적으로 나온 사진이었다.
허리를 숙여서 치마가 살짝 들렸는데 화면 속으로 손을 넣고 싶을 정도였다.
세 사진 모두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내가 이 정도이니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간다.
아내는 그가 불러주는 대로 세 게시물 모두 똑같이 타이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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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애인
처음 올리는 거라 많이 쑥스러워 함.
좋은 댓글 많이 달아 주시길.
기분 좋으면 추가로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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