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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6 2.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기 (26/109)

00026  2.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기  =========================================================================

                                    

2.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기 13화 

아아! 

현숙은 밖에까지 목소리가 빠져 나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신음을 참으며 클리토리스에서 일단 손가락을 뗐다.  중지와 약지 두 개를 꽃잎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기, 김생님……” 

눈을 감은 채로, 현숙은 서서히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하자, 김현세의 단단한 심벌이 들락거리는 상상에 휩싸였다. 어느 순간 김현세가 심벌을 빼는 것 같았다. 

다시 넣어 달라고 재촉을 하며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의 동시에 양쪽 다리에 전율이 오면서 오르가즘이 밀려왔다.

아!

현숙은 소파에 그대로 누웠다. 바닥에는 흥건하게 젖은 팬티 뭉치와 스커트가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5번이나 오르가즘을 느낀 날이다. 

나한테 요부 기질이 있는 걸까?

자위로 두 번이나 오르가즘을 느꼈다. 남편으로부터 한번, 김현세에게 두 번을 느꼈다. 그런데도 꽃잎은 아직 갈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짜릿한 전율을 간직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김현세의 단단한 심벌이 아프도록 꽃잎을 파고 들때의 감촉이 살아나면서 젖꼭지가 단단하게 굳어졌다.

“엄마!”

현숙은 소파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밖에서 승혜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창문 밖에는 어느 틈에 노을이 깔리고 있었다.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거실바닥에는 애액으로 젖은 팬티 뭉치와 스커트가 널려 있다. 아래를 보니 알몸이다. 

“응, 잠깐 만.”

현숙은 얼른 소파에서 나와 팬티와 스커트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팬티를 입을 겨를리 없었다. 잠옷 바지를 대충 껴입고 현관 앞으로 뛰어나가서 문을 따주었다.

“낮잠 잤구나?”

“응, 좀 피곤하네. 어디서 놀다 왔어?”

“보람이네 집에서 놀다 왔잖아. 나 저녁 안 먹을래.”

“왜?”

현숙은 김현세의 얼굴이 떠 올라서 깜짝 놀랐다. 승혜가 뭔가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보람이 아빠가 피자하고 치킨 시켜 줬거든. 그래서 배불러. 나 텔레비전 봐도 돼?”

“그, 그럼.”

현숙은 마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팬티와 스커트를 챙겨 들고 목욕탕에 들어가서 샤워기 밑으로 갔다. 하염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기 이른 계절인데도 찬 물을 틀었다. 

 김현세와 그 일이 있고 부터 현숙은 하루하루가 허공중을 걷는 듯한 기분의 연속이었다. 기철은 그런 아내를 보고, 몸이 안 좋으면 친정에 가서 며칠 쉬었다 오라며 비상금까지 꺼내 주었다.

 “괜찮아요. 환절기 탓 일거예요. 자기 갈치 좋아하지. 오늘 일찍 퇴근해야 돼, 시장가서 물 좋은 갈치 몇 마리 사 와서 노릿노릿하게 구워 놓을 테니까. 알았죠?”

 “허허, 이 여자가 갈 때가 됐나. 왜 안 하던 짓을 하지. 난 갈치 안 먹어도 되니까, 제발 그 얼굴이나 피고 살아. 도대체 지금 자기 얼굴이 어떤 줄 알고나 있어. 마치 똥 마려운 강아지가 억지 웃음을 짓고 있는 거 같다구.”

 기철은 그렇지 않아도 다음 달에 있을 정기 승진 때 누락될까 봐, 기분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는 아내가 우울해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는 없어서 퇴근하면 가능한 명랑하게 지내려고 했다.

 “피! 언제부터 내 얼굴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졌어. 언젠 아이 셋 낳은 사십 대 아줌마 같다고 잘도 놀려대더니……”

 현숙은 남편으로부터 걱정 어린 핀잔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러면서 가능한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명랑하게 지내리라고 다짐을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마치 오래된 그릇은 마구 굴려도 잘 깨지지 않으나, 새 그릇은 긴장하면 긴장할수록 잘 깨질 때와 같았다.

 무엇보다 그녀를 미치도록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할 때였다. 남편은 언제나 정상위를 원했다. 그녀도 김현세와 섹스를 하기 전에는 남녀는 당연히 남자가 위에 올라가서 하는 것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일단 여자가 위로 올라가면 더 깊숙이 삽입을 할 수 있어서 쾌감이 몇 배나 늘었다. 남편한테는 차마 내가 위에서 하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늘 뭔가 허전했다. 

 “아……자……자기! 나 미칠 거 같아.”

 남편하고 섹스를 할 때 예전처럼 만족을 할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교성을 지르는 등, 어느 때는 남편 보다 저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섹스 후에는 김현세와의 섹스가 생각났다. 

 “자기, 요즘 더 강해 진 거 같아.”

 그러다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또 거짓말을 했다.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지면, 마지막 단추까지 잘못 꿰어진다고 했던가. 거짓말이 거짓말을 잉태하는 나날들이 계속 될수록 그녀는 여의어 만 갔다.

 그러다 승혜의 여덟 번째 생일날이 돌아왔다.

 며칠 전부터 이날을 손꼽아 기다려 온 승혜는 출근 전의 기철을 붙잡고 게임기를 사 달라고 졸랐다. 게임기를 사 달라는 나름대로의 이유도 있었다. 아래층의 보람이도 그것을 가지고 있고, 종점 슈퍼의 영이는 물론 이 골목에서 게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자기 혼자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승혜 안경 쓰고 싶어. 텔레비 앞에서 게임 많이 하면 눈이 나빠져서 안경을 쓸지도 몰라. 아빠는 예쁜 승혜가 안경을 쓰는 거 보면 가슴이 아플 꺼야.”

 기철은 승혜의 생일 선물로 인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고개를 흔들며 점잖게 반대했다.

 “피, 보람이도 게임기가 있는데 안경을 안 썼잖아. 나 게임기 있으면 하루에 한 시간씩 밖에 안 할 꺼야. 그러니까 게임기 사줘 응?”

 “보람이하고 너하고, 같니 보람이는 엄마가 안 계시잖아.”

 현숙은 다른 날과 다르게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이내 어린 승혜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 닫았으나, 이미 승혜의 두 눈에는 의아심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 뒤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텁수룩한 수염에 밤에 글을 쓰느라 늘 붉게 충혈 되어 있는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피! 엄마는……언제는 그런 말하면 안된다고 해 놓고, 엄마가 먼저 그런 말하면 어떡케.”

 아이들은 영리했다. 그 중에서 비교치의 기억력에 관해서는 어른들 보다 훨씬 능가하다. 현숙은 염려하고 있던 말이 승혜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순간 쥐구멍이라도 숨을 수 있다면 숨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엄마 말은 그런 뜻이 아니고. 보람이네 는……”

 현숙은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남편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았다. 기철은 빙긋이 웃는 얼굴로 승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럼 엄마한테 물어 봐. 엄마가 허락하면 사 줄게.”

 기철은 이럴 때는 아내에게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내는 자기와 다르게 승혜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싫어. 엄마는 돈 없잖어.”

 “엄마가 왜 돈이 없니?”

 “엄만 돈 안 벌고, 아빠가 회사에 나가서 돈 벌어 오잖아.”

 현숙은 저 작은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까 하는 생각으로 기가 막혀서 기철을 쳐다보았다. 기철도 비슷한 생각으로 현숙을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좋아. 돈은 승혜 말대로 아빠가 벌어 오는 거야. 하지만 아빠가 아파서 회사에 나가지 못하면 어떡하지. 지금도 아빠 몸이 아파서 약 드시는 중이잖아.”

 현숙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약 중에서 세 봉을 꺼냈다. 그 중 한 봉은 지금 먹을 수 있도록 봉지를 열어서 남편에게 건네주고 나머지 두 봉은 그의 서류 가방에 넣어 두었다. 

  “그래도 오늘은 내 생일 이잖어.”

 승혜는 현숙의 말에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반박했다.

 “아무튼 게임기는 안돼. 오락이 정하고 싶으면 보람이네 집에 가서 조금씩 하고 와. 그 대신 이번 주 일요일날 육삼 빌딩 데려가 줄게. 됐지?”

 기철이 약 봉지를 입안에 털어놓고, 물을 한 모금 마신 후에 단정적으로 말했다.

 “보람이네 집에 가면 안돼? 알았지.”

 현숙이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며 다짐을 받으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나서 얼른 남편을 쳐다보았다. 남편은 물 컵을 싱크대 위에 같다 놓기 위해 등을 돌리고 있었다. 

휴! 

남 모르게 한숨을 내 쉬고 있으려니 눈물이 나려고 했다. 내가 왜 이렇게 가슴 조이면서 살아야 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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