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041 4.아들의 친구 (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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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아들의 친구 (5)

거실로 들어간 차정희는 아침마다 하던 청소를 뒤로 미룬 체 안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벌렁 누워서 늘어지게 잤다.

열두 시 쯤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집안 청소를 했다. 화장실에 자연향이 나는 방향제도 뿌려 놓고 침대도 반듯하게 정리를 했다. 화장지도 새 것으로 갖다 놓은 다음에 욕실로 들어갔다. 몸 구석구석 깨끗이 씻은 다음에 정성을 드려서 피부를 부드럽게 마사지를 했다. 알몸으로 안방에 들어가서는 겨드랑이며 귓등 밀림, 심지어 항문까지 향수를 뿌리고 옷장문을 열었다. 

‘씨스루 팬티가 행운을 가져다 주었지……’

 어제처럼 씨스루 팬티를 입고 헐렁한 스커트에 팔이 없는 나시 차림으로 진영을 애타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두시에 특강이 있어. 그걸 듣고 나면 네 시가 넘어야 거기 도착할 거 같아.”

한 시가 조금 지난 후에 진영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차정희는 폰에 진영의 번호가 뜨는 것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집에 혼자만 있는데도 자신도 모르게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머!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나 지금 미쳐죽기 일보 직전이란 말이야.”

차정희는 거울에 비친 얼굴을 바라봤다. 오늘 진영을 만날 것을 염두에 두고 정성을 들여 화장을 했다. 나이가 열 살은 어려 보였다. 얼굴을 쓰다듬으며 안타깝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 특강은 중요한 과목이라 빠질 수가 없어.”

“자기야 그 강의 빠지면 안돼?”

“난 이 년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겨우 몇 시간을 못 기다려? 애태우지 말고 한 숨 푹 자둬. 내가 어제 보다 더 잘해 줄 테니까.”

“알았어. 하지만 가능하면 빨리 와야 해.”

차정희는 아쉬운 표정으로 전화를 끊었다. 두 시에 오기로 한 진영이 네 시나 되어야 도착한 다고 생각하니 기운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빨래를 하던지 집안 청소를 하든지 뭐를 해야 시간이 가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내가 미친년이지. 자식 같은 놈에게 매달려서 애원이나 하고, 이게 지금 제 정신인가?’

천 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으니까 슬그머니 후회가 됐다. 하지만 진영의 단단한 바나나를 생각하면 후회는 다시 애타는 그리움으로 변해 버렸다. 그리움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으로 변해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남편이 은근히 보는 포르노 테이프나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어섰다.

차정희는 언젠가 남편이 사다 놓은 포르노 테이프를 책상 서랍 안에서 찾아냈다. 그녀는 포르노 테이프를 볼 때 마다 남편이 가끔은 자기가 아닌 다른 여자와 포르노 테이프에 나오는 내용처럼 섹스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도 대부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느 친구는 대 놓고 자기 남편은 한 달에 한번 씩은 바람을 피우지만 그게 삶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에 모르는 척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정희는 뜨겁게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포르노 테이프를 봤다. 화면 속에서 일본 남녀가 한참 절정에 치닫고 있는데 차임벨이 울린다. 얼른 비디오를 끄고 현관으로 갔다. 인터폰을 들어 보니 진영이 대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일찍 왔어?”

차정희는 소녀처럼 기뻐하며 진영을 반겼다. 

“강의가 취소 돼서 일찍 왔어.”

“내가 보고 싶어서 빨리 온 것이 아니고?”

“후후, 사실 자기가 보고 싶어서 강의 빼먹고 온 거야. 날씨가 너무 덥다. 나 샤워 좀 해도 돼지?”

진영은 마치 자기 집에라도 들어 온 듯이 거실에서 옷을 훌훌 벗었다. 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차정희가 놀랄 정도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어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어서 샤워 해. 나도 뒤 따라 들어 갈 테니까.”

진영의 바나나는 장작처럼 굳어 있었다. 차정희는 장작처럼 굳어 있는 바나나를 보는 순간 체면이고 자존심이고 훨훨 날아가 버렸다. 진영에 뒤질세라 옷을 훌렁 훌렁 벗어 버리고 욕실 안으로 뒤따라 들어갔다.

“자기 정말 멋있어.”

샤워기로 물을 뿌리고 있는 진영의 바나나는 곡사포가 되어 있었다. 차정희는 입 안에 뜨겁게 고여 오는 침을 꿀꺽 삼키며 진영의 몸에 보디샴푸를 뿌렸다.

“이건 내 꺼니까 내가 닦을 거야.”

“그럼 자기 거는 내가 닦아 주어야겠네?”

두 사람은 킥킥 거리며 서로의 몸에 보디샴푸를 뿌려됐다. 온 몸이 샴푸 거품에 쌓이게 되자 경쟁을 하듯 상대방의 몸 구석구석을 닦았다. 닦는다는 표현 보다는 거의 애무를 하는 수준으로 몸을 닦았다. 

“나, 이거 먹을래.”

성 경험이 많은 차정희가 진영보다 먼저 흥분한 얼굴로 무릎을 착 끓었다. 진영이 기다렸다는 듯 바나나를 앞으로 내민다. 차정희는 사막을 걸어오느라 갈증에 시달렸던 여자처럼 바나나를 먹는다. 진영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얼굴로 차정희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신음 소리를 터트린다. 

“오늘은 어디서 할까?”

“자기 마음대로 해.”

“거실에서 하는 게 어때 소파 위에서 말이야?”

“나……난 다 좋아. 하지만 자기 좋을 대로 해.”

차정희는 진영의 바나나를 허겁지겁 애무하다 들뜬 목소리로 말하며 일어섰다. 진영은 차정희를 벌떡 들어 올렸다. 차정희는 깜짝 놀라며 진영의 목을 휘어감는다.

“자기, 나하고 처음이라는 거 거짓말이지?”

“내가 거짓말을 하면 좋겠어?”

“너무 감격스러워서 그래. 자기가 나한테 동정을 받쳤다는 걸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될 지경이라구.”

진영은 차정희를 거실 소파에 눕혔다. 어제와 다르게 정상의로 차정희의 몸 위로 올라 갔다. 그러나 이내 일어나 앉았다. 차정희의 두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걸친 자세로 힘껏 돌진을 했다.

“악!”

차정희는 숨이 턱 막히는 전율에 사로잡히며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진영의 이마 위에는 진땀이 구슬처럼 맺힌다. 진영이 물레방아를 돌릴 때마다 차정희는 상체를 좌우로 비틀면서 뜨거운 숨을 가쁘게 토해냈다. 

“나 좋아해?”

“사랑해!”

“진짜?”

“미치도록 사랑한단 말이야. 엉엉!”

차정희는 온 몸이 타는 듯한 전율을 이겨낼 수가 없어서 어린애처럼 큰 소리로 울었다.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이었다. 기쁨의 눈물이기 전에 쾌락의 눈물이고, 쾌락의 눈물이기 전에 무릉도원에 도달하기 위하여 안타깝게 울부짖는 울음소리였다. 

둘은 거의 동시에 결승전에 도착을 했다.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거실에 큰 대짜로 누워서 가쁜 솜을 골랐다. 그 사이에 시간은 무럭무럭 흘러서 두 시가 넘었다. 하지만 시간은 아직 많았다. 둘은 이 순간이 지나면 영원히 헤어지고 말 비련의 연인들처럼 서로 두 손을 꼭 잡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자기 잠 안 잤어?”

“응, 우연히 텔레비전을 트니까 포르노 영화가 나오잖아.”

“자긴 포르노 영화 안 봐도 너무 잘하잖아.”

“그래도 항상 볼 때마다 색다르더라.”

“우리 포르노처럼 한번 해 볼까?”

“굿!”

차정희와 진영은 그 말을 기다렸다는 얼굴로 엉켜 붙었다. 그들은 이 순간만큼은 재벌도 부럽지가 않았다.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도 두렵지가 않았다. 이 나라의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있는 대통령도 부럽지가 않았다. 오직 서로의 몸이 이 세상 최고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갈구했다. 두 사람은 삽시간에 온 몸이 땀으로 번들거렸다. 상대방을 애무하면 짭짤한 땀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하지만 땀 냄새가 꿀맛 보다 좋았다. 

“너무 좋았어.”

“난 미치도록 좋았어.”

그들은 CD를 돌려보면서 포르노 영화에서 나오는 행위를 골고루 섭렵을 했다. 서로를 갈구하며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다 보니 모두 목이 완전히 잠겨 버렸다.

“자기 안방으로 가자.”

“그래, 여긴 바닥이 딱딱하잖아.”

차정희는 준영의 말에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나 한번 거짓말이나, 두 번 하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준영의 손을 잡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덥다.”

“에어컨 틀어 줄까?”

“응.”

안방의 천장에는 에어컨이 달려 있었다. 차정희는 에어컨을 틀었다. 순식간에 찬바람이 나오면서 땀으로 얼룩져 있던 뜨거운 몸이 식는 것을 느꼈다. 준영은 남편이나 되는 것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침대에 벌렁 누워 있었다.

“자기 목이 많이 쉰 거 같아.”

“자긴 안 그렇고?”

“난 이 나이가 되도록 섹스가 이렇게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지는 정말 몰랐어.”

“요즘에는 섹스를 즐기는 나이가 점점 어려진데 잖아.”

“허긴 난 자기 나이 때 남자 손목을 겨우 잡았을 뿐이야. 그것도 내가 잡은 것이 아니고 남자에게 억지로 잡혔어.”

“하지만 자기 어제 노래방에서 보니까 보통은 넘든데?”

“그건 자기가 리드를 잘했기 때문이지. 솔직히 자기 아니면 난 노래방에서 하는 건 꿈도 못 꿀 정도라면 말 끝난 거지.”

차정희는 어제를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된다는 얼굴로 진영의 배 위로 올라갔다. 얼굴부터 목이며 귀 젖꼭지며 배꼽주면을 거쳐 조금씩 아래로 내려간다. 진영은 잠자고 있던 욕망이 불꽃을 피우는 것을 느끼며 하체를 움찔움찔 거렸다. 

“어머! 이 분이 벌써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네.”

진영의 바나나를 애무하는 차정희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배어 있다.

“자기야, 조금 쉬었다 하자.”

“이 분은 지금 하자고 난린데?”

차정희는 진영의 바나나가 귀여워 죽겠다는 얼굴로 소중하게 쓰다듬다가 천천히 애무를 하기 시작한다. 차정희의 애무를 받는 바나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몸부림을 치기 시작한다.

“그럼 자기가 올라가서 해 줄래?”

“어머머, 내가 어떻게?”

“비디오에서 봤잖아.”

“난 몰라.”

차정희는 말과 다르게 진영의 입에 키스를 하면서 자세를 바로 잡는다. 진영이 엉덩이를 치켜 올리는 순간 기다렸다는 얼굴로 깊숙이 들어간다. 진영은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다는 얼굴로 거칠게 신음을 터트린다. 차정희는 진영이 터트리는 신음소리에 흥분이 최고로 달하는 것을 느끼며 뙤약볕 밑에서 교미를 하는 암캐처럼 가쁘게 숨을 토해낸다.

“너무……좋았어.”

진영은 차정희가 위에서 리드를 하니까 새로운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빠르게 폭포거 배출되는 것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떤다. 차정희는 땀투성이가 된 얼굴로 진영의 몸 위로 풀썩 무너지며 가쁜 숨을 토해냈다. 

“닦아야지.”

“고마워.”

진영은 아래가 축축해 지는 것을 느끼며 수건을 차정희에게 건넨다. 차정희는 수건을 받아서 먼저 진영의 늘어진 바나나를 소중하게 닦은 다음에 밀림을 대충 닦아 냈다.

“샤워하자.”

“그래, 같이 샤워해.”

차정희는 온 몸이 축 늘어지는 것 같아서 옷도 입지 않고 푹 자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이 오기 전에 진영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간신히 일어나서 욕실로 들어간다.

먼저 샤워를 끝낸 진영은 남편처럼 소파에 앉아서 맛있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차정희는 너무 무리를 했더니 밀림에 통증이 밀려온다. 운동을 하다 다친 여자처럼 어그적 거리는 걸음으로 진영 앞으로 간다.

“자기야. 내가 일찍 저녁 할테니까 저녁 먹고 가 응?”

차정희는 진영이 더 이상 자식의 친구가 아닌 연인이다. 나이를 초월하고 이십 대 여자 같은 목소리로 진영에게 말했다.

“아냐 됐어. 나가서 짜장면이나 한 그릇 사 먹지 뭐.”

“안돼. 자기 오늘 너무 힘들었잖아. 내가 보양식으로 해 줄테니 먹고 가.”

“알았어. 그럼 빨리 준비 해.”

차정희는 밀림의 통증이 쉽게 가시지가 않는다. 게다가 너무 무리를 해서 다리의 힘도 없다. 그러나 사랑하는 애인을 위해 저녁을 만든다는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음식을 만들었다. 문득 어제 남편한테 죄를 지은 것 같아서 굴비를 굽고 쇠갈비찜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자기 이것이 남자 몸에 엄청 좋데. 어서 먹어 봐.”

차정희가 밥을 먹기 전에 진영에게 검은색으로 된 알 약 하나를 내밀었다.

“이게 뭔데?”

“남편을 잘 아는 친구가 정력에 좋다며 선물 한 거야.”

“어디서 사 왔는데?”

“중국에서 비싸게 주고 사 왔다고 자랑하드라.”

“중국제면 가짜 아냐?”

“아냐. 정말 좋은 약이라고 하니까 어서 먹어 봐.”

“이걸 먹고 자주 해 달라고 하는 거 아냐?”

“그걸 말이라고 해?”

“미치겠네. 어쩌다가 이런 색골 때문에  이 년 동안이나 상사병을 앓아 왔는지 모르겠네.” 

“그럼, 내가 싫다는 거야?”

“아냐. 너무 좋아.”

진영은 제법 어른 같은 목소리로 말을 하며 차정희의 엉덩이를 툭툭친다.

“이것 좀 먹어 봐. 응?”

차정희는 어릴 때부터 남자를 조심하라고 귀에 인이 박히도록 교육받았다. 그 영향이 커서 남편한테는 지금까지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권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진영에게는 달랐다. 잠자고 있던 사십 대의 여체에게 쾌락의 모닥불을 지펴준 진영은 은인이자 연인이다. 진영이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는 얼굴로 권했다.

“맛있네요.”

“이것 좀 먹어 봐. 굴비 장아찐데 이런 거는 고급 음식점에서만 먹을 수 있어. 내가 뜯어 줄까?”

차정희는 휴가 나온 성호한테도 이처럼 정성지극하게 접대를 하지 않았다. 고추장에 담근 굴비 장아찌를 손으로 찢어서 진영의 밥 위에 얹어 주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장조림이며, 가지무침, 연조림 등을 연이어 권했다.

“내가 그냥 먹을테니, 자기도 어서 먹어.”

“자기는 나 한번도 안 먹여 줬잖아.”

차정희는 마치 나이 어린 애인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남편한테는 단 한번도 반찬을 먹여 달라는 말을 해 본적이 없었다.

“자, 우리 아기. 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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