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067 10.산으로 간 아내 (67/109)

00067  10.산으로 간 아내  =========================================================================

                                    

10. 산으로 간 아내 (2)

남편과 이 사장은 반갑게 악수를 했다. 이 사장의 옆에는 삼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캐주얼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서 있었다.

차정희는 이 사장과 선글라스를 쓴 여자를 번갈아 쳐다보며 어색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여보, 인사드리지. 이 분은  이사장님이셔. 제 와이프입니다. 이 사장님.”

“안녕하세요.”

차정희는 남편의 말에 이 사장이라는 남자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콘도 티켓도 이 사장님이 보내 주셨어.”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다.”

차정희는 그때서야 이 사장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50대 중반의 남편 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이 사장과 반대로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여자는 다시 바라보아도 30대 후반으로 보였다.    

“서로 인사들 하지. 이 사장님 사모님이셔.”

차정희는 남편의 말에 이 사장과 선글라스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사장과 선글라스는 어딘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선글라스가 입은 캐주얼의 상의와 하의는 언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화장을 한 얼굴도 왠지 모르게 천박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처음 뵙겠습니다. 민 사장이라고 해요.”

선글라스가 먼저 차정희에게 손을 내 밀며 인사를 했다.

“이 사장님의 사모님은 강남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하고 계셔.”

마담이라는 말에 차정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에 박 부장이 싱긋이 웃으며 부연 설명을 했다.

“박 부장님 저희 방에 오셔서 와인 한잔 어떻습니까?”

“예, 좋습니다. 여보 갑시다.”

차정희는 남편의 권유에 거절을 할 명분이 없었다. 어차피 오늘 하루는 콘도에서 묵어야 된다는 생각에 이 부장을 따라 나섰다.

이 사장은 차정희와 남편이 방을 얻어 놓은 콘도로 들어갔다. 

차정희는 남편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는 표정으로 물었다. 남편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 사장이 사용하는 방은 이층에 있었다. 

이 사장이 사용하는 룸은 차정희가 사용하는 룸 보다 두 배 정도 컸다. 실내 인태리어도 이국미가 풍길 정도로 화려했다. 

“아, 예 이  방은 제 소유입니다. 그냥 골치 아플 때 가끔 내려와서 별장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차정희가 놀라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이 사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네……”

차정희는 허세를 부리는 듯한 이 사장의 표정이 싫었다. 왠지 웃음소리가 야비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이건 삼십 년 된 라피드로쉴드라는 와인입니다. 와인 바에서는 너무 비싸서 마실 수가 없고, 선물로 받은 것도 시중에서는 백오십만 원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이 사장은 차정희의 글라스에 와인을 채웠다. 차정희는 한 병에 백오십만 이나 간다는 와인이 있다는 점에 놀랐다. 하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코끝으로 향을 맡고 혀끝으로 맛을 보며 천천히 와인을 마셨다. 

이 사장은 평소에 차정희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거리를 두지 않았다. 주로 자신의 사업을 화제로 삼아서 이런저런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이야기를 하는 틈틈이 차정희를 바라보는 눈빛이 음흉했다.

차정희는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이 사장의 불타는 눈빛을 받을 때마다 옷을 벗는 자신을 보이는 것 같아서 아주 싫었다. 생각 같아서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남편의 체면을 생각해서 이 사장의 눈빛이 싫어도 모르는 척 하고 와인만 마셨다.

“사모님, 사모님은 저를 모르시지만 저는 예전부터 사모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 사장이 뜬금없이 차정희를 바라보며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저를요?”

차정희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사장을 본 적이 없었다. 너무 황당해서 남편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하하!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죠.”

“사장님, 손님들 피곤하신 거 같은데 그만 끝내시죠.”

이 사장 옆에 앉아서 소주를 마시듯 와인 잔을 비우고 있던 여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장님이라니? “

차정희는 이 사장의 부인으로 알고 있던 여자를 다시 한 번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어딘지 모르게 이 사장과 격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자, 그럼 또 만납시다.”이 사장은 묘한 여운이 있는 말로 차정희 부부를 배웅했다. 

차정희는 자기 방으로 돌아 갈 때까지 아무 말도 안했다. 자신의 아내도 아닌 다른 여자를 소개시켜 주는 이 사장의 뻔뻔스러움에 화가 났지만 상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사장이라는 남자 바람피우는 거예요?”

차정희는 마냥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남편에게 물었다.

“응, 전에 부인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는구먼. 그래서 카페를  하는 그 민 사장과 오랫동안 같이 지내고 있는 눈치더군.”

“그럼 당신도 잘 모르시나 보죠?”

“정확히는 모르겠어. 같이 자주 다닌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지……”

“그럼, 어떻게 저런 남자하고 어울려요?”

“당신한테 고백할 것이 하나 있어. 지난번에 합의금으로 준 오천만 원 있지?”

“그거, 당신이 저 모르게 모아 둔 비자금이라도 하셨잖아요.”

“순진하기는……월급쟁이가 일이백만 원이라면 몰라도 무슨 수로 오천만 원씩이나 비자금을 만드나.”

“그럼?”

“이 사장하고는 사업상 자주 만나거든. 이 사장한테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두 말도 안하고 입금을 시켜줬어. 그때 얼마나 고맙던지. 원래 사람은 어려울 때 도와 준 은혜를 모르면 개돼지와 같다고 하잖아.”

“호! 그런 면도 있었군요.”

차정희는 남편을 도와준 고마운 남자라는 생각에 이 사장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오늘처럼 무관심하게 대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며 옷을 벗었다.

“오랜만에 같이 목욕 합시다.”

차정희는 남편의 말에 반대를 하지 않았다. 같이 욕실에 들어가서 서로의 몸에 비누칠을 해 주고 등을 밀어주었다.

“당신 몸은 하나도 안변했구려.”

“똥배 나온 거 안 보이는 모양이죠?”

“그래도 당신 또래의 여자치고는 하나도 안 나온 거야.”

“어머머, 내 또래 여자의 배라도 본 양반처럼 말하는 것 좀 봐.”

“아니, 너무 예뻐서 말이 그렇다는 말이지 뭐.”

남편은 차정희의 말에 얼버무리며 물을 끼얹었다. 이어서 차정희의 늪 부분을 세심하게 닦아주었다. 차정희도 남편의 물건에 비누칠을 하고 닦아 주었다. 물건이 단단하게 굳어졌으나 섹스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옷 입지 말고 그냥 잡시다. 오랜만에 무드 좀 잡아야지.”

목욕을 끝낸 차정희가 옷을 입으려고 할 때였다. 남편이 차정희의 팬티를 빼앗으며 점잖게 말했다.

“그러죠.”

차정희는 오늘 따라 남편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곳에 와서 알몸으로 자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알몸으로 침대에 올라갔다.

“불을 끄죠?”

“오늘은 우리 신혼 기분을 내 보자구.”

남편은 들뜬 목소리로 속삭이며 차정희의 배 위로 올라갔다. 차정희가 뭐라고 말을 할 틈도 없이 입술을 빨고 젖꼭지를 애무하며 늪을 만졌다.

“당신 오늘 안하던 짓을 하네요?”

차정희는 남편의 행동이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소 이외라는 얼굴로 물었다.  

“새삼스럽게 왜 그래? 당신도 내 몸 좀 만져 봐.”

“매일 보는 몸 어디를 만져 보란 말이에요?”

남편의 손은 차정희의 건조한 늪지대를 문질렀다. 차정희는 조금씩 늪지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으나 남편의 몸을 만지지는 않았다.

“당신 오늘 따라 정말 섹시한데?”

차정희의 몸이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남편이 속삭였다.

“이제 불 좀 끕시다.”

“가만 좀 있어 봐. 오늘 당신 몸을 실컨 보고 싶어서 그래. 오늘 따라 굉장히 흥분이 되는 거 같아.”

차정희의 남편은 이미 이 사장하고 밀약이 있었다. 이 사장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불을 끌 수 없었다. 은근한 말로 차정희를 칭찬 하면서 슬쩍 가랑이를 벌렸다. 불빛에 차정희의 늪지대가 훤하게 드러났다. 약간 물기를 머금은 것 같았으나 차정희는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사장의 방에서는 민 사장이 이 사장의 아랫배를 슬슬 문지르고 있었다. 이 사장은 아랫배를 민 사장에게 맡기고 텔레비전 화면을 응시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는 중년의 남녀가 하나로 뒤엉켜 있었다. 여자는 누워서 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고, 적당히 배가 튀어 나온 남자가 거친 숨을 토해내며 여자 배 위에서 펌핑을 하고 있었다. 차정희의 남편 모습이었다.

“여보, 당신이 위에서 해 볼래?”

“당신 오늘 참 이상하네요. 피곤하니 빨리 끝내요.”

차정희는 갑자기 아래가 허전하다는 것을 느끼며 눈을 떴다. 남편이 옆으로 물러서서 다정하게 속삭였다. 차정희는 귀찮다는 얼굴로 다시 눈을 감고 말했다.

“흐흐흐, 내가 만족시켜 줄 테니 기다리쇼. 차정희.”

텔레비전 화면을 보고 있던 이 사장은 물건을 애무하고 있던 민 사장을 방바닥에 눕혔다. 

차정희의 남편은 1회전으로 끝을 내고 곧장 곯아 떨어졌다. 

차정희는 허전한 가슴을 달래려고 샤워를 한 후에 거실로 났다. 넓은 거실 벽난로 옆에는 50인치 텔레비전이 있었다. 텔레비전을 볼까 하다가 2층에 있는 이 사장 부부가 아직 잠을 자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냉장고에서 캔 맥주 하나를 꺼내 들고 베란다 문 앞에 앉았다. 

별들이 많기도 하지.

서울에서는 별이 보기 힘들다. 하지만 산속이라 그런지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별들이 우수수 떨어질 것처럼 총총히 박혀 있었다.

“천……천천히 해. 아래층에서 들리겠어.”

차정희는 이 층에서 들려오는 민 사장의 숨찬 목소리에 온 몸의 실핏줄이 일제히 기립하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이 사장하고 정사를 벌리면서 숨 막히게 토해내는 목소리였다. 지금까지 포르노는 많이 봤지만, 실제로 남녀가 정사가 벌리는 장면을 보거나 소리를 들어 본 적은 없었다.  

어디 한번 들어 볼까?

차정희는 발소리를 죽여서 살금살금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에는 작은 거실과 큰 방이 있었다. 밀랍인형처럼 미동도 앉고 청각의 온 신경을 활짝 열어 놓고 있을 때였다. 

읍! 

이 사장이 민 사장의 어디를 만졌는지 숨이 막히는 소리가 들리는가 했더니 빠르게 살이 부딪치고 문질러지는 소리하며, 바닥을 끄는 발자국 소리 등이 어지럽게 들려 왔다. 이 사장이 민 사장을 껴 않고 방바닥에서 뒹구는 것 같았다.

“허……헉! 내……내가 이런다고……아……으……음.”

그뿐이었다. 민 사장의 목소리가 자지러드는가 했더니 거친 숨소리가 뜨겁게 퍼져 나왔다. 

“으……으으……무……문을 잠가야지.”

민 사장의 숨찬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발자국 소리가 빠르게 문 앞에까지 다가왔다. 차정희는 얼른 아래층으로 내렸다.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려와서 다시 이 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갔다. 

“내……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너 하나……뿐이라구.”

“치! 내……내가 소……속을 줄 알고……하……하학……그……그만해.”

“안 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 가 보여주고 말테야.”

“허……헉 그……그렇다고 저……젖을……”

차정희는 순간 귀를 틀어막았다. 그러나 귀를 틀어막았다고 해서 젖꼭지를 쪽쪽 빠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을 턱이 없었다. 눈을 질끈 감고 귀를 틀어막을수록 민 사장의 신음 소리와, 이 사장의 거친 숨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이럴 수는 없어. 아무리 방이 틀리다고 하지만 아래층에서 다 들리도록……아! 이……이건 꿈일 거야. 

차정희는 귀를 틀어막고 있다가 놀란 숨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갈 것 같아서 이번에는 입을 틀어막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방 안에서 나오는 신음 소리가 입체적으로 귓속에 파고들었다.

“사……사장님 우……우리, 다른 데 가서 하면 안 될까? 나 원래 할 때 신음소리가 크잖아. 아래층까지 들리면 어떡해……나 정말 미치겠어.”

 “안 돼. 내 집을 놔두고 왜 돈을 낭비해. 우린, 절대로 쓸데없는 돈은 안 쓰는 성격이거든.”

“허……헉, 그……그럼 그만해요, 나……미치겠어……아!……거긴 안 돼……허……헉 아……안 된다구.”

“흐흐흐. 안된다면서 이렇게 젖어 있냐?”

“그……그래서 안 된단 말야. 그……그럼 욕실 안으로 들어가. 응? 거기서는 밖에까지 소리가 안 들릴 거잖아.”

민 사장의 숨넘어가는 목소리가 문을 뚫고 밖으로 새어나오는 순간 차정희는 머리카락이 쭈빗 서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 만약 이 사장이 방문을 연다면 ……아! 그 뒤는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들이 놀라는 모습을 떠나서, 정숙해야 할 유부녀가 남들 정사하는 소리나 엿듣고 있는 모습을 들키게 되면 고개를 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나 마음과 다르게 몸은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허……헉! 욕실로 들어가자 응?”

민 사장의 발소리가 문 앞에서 멈추는 것을 느낀 차정희는 엉덩이를 일으켜 세우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슴은 콩닥콩닥 쉴 사이 없이 뛰기 시작했고, 금방이라도 그들이 문을 열고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입안의 침이 바짝 말랐다.

“그냥 여기서 해. 자! 빠……빨리 벌려.”

“아……알았어요. 참! 한 가지 다짐해 둘게 있어요.”

이 층에는 거실이 작았다. 그 탓에 방에서 화장지를 뜯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이 사장이 민 사장의 살을 빠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도 그런 까닭이었다. 차정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도 전에 두 귀가 활짝 열리는 것을 느꼈다.

“뭐……뭔데 그래?”

“또. 선미 그 계집애하고 수상한 짓 하는 게 눈에 뛸 때는 우리 사이는 끝장인 줄 알아요.”

민 사장의 목소리에는 찬 서리가 깔려 있는 것 같았다. 이어서 이 사장이 킬킬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했더니, 민 사장이 헉 하는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사장이 대답 대신 민 사장의 중요 부분을 움켜쥔 소리가 분명했다.

“대……대답 안 하면 나 혼자 밖에 나가서 잘 거야. 누가 이러면 맨날 넘어 갈 줄 알어.”

 “킬킬킬, 조금 전에 그건 오해라고 분명히 말했지.”

 “저……정말 이지?”

 “시간 없어. 빨리 누워. 아니면 네가 올라올래?”

 “사장님은 너무 쎄잖아. 일부러 아프게 하려고 그러는 거죠?”

 “그땐 니가 뻔한 거짓말로 생리 중이라고 앙탈을 부리지 않았으면 내가 왜 그러겠어……”

 이 사장의 속삭이는 목소리는 민 사장이 부스럭거리며 눕는 소리가 문 밖으로 새어 나왔다. 

차정희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상황에서 벗어 날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딘가 중요 부분을 애무하는 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들려서 이건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어서 어쩌면 아래층에 사람이 있는데 어쩌면 저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으……으……음……나 있지. 아래층에 있는 박 부장님 부부가 우리가 하는 걸 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긴장 되는 것 같애. 빠……빨리 해줘, 응.”

차정희는 아래가 축축 젖어드는 것을 느끼며 입안에 뜨겁게 고여 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사장과 민 사장은 오랫동안 몸을 섞어 온 연인 사이가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주고받는 대화가 저렇게 자연스러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이 사장이라는 분이 저렇게 대단한 가?

이 사장의 외모를 보면 여자를 좋아하는 스타일은 분명했다. 하지만 불룩 튀어 나온 배하며 뚱뚱한 체구를 보면 힘을 쓰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문에 귀를 바짝 붙였다. 문의 딱딱한 감촉이 얼굴을 누르는 감촉도 잠깐 이었다.

 “허……헉! 왜……왜 그래?”

민 사장의 목소리가 줄어들면서 남자와 여자가 펌핑을 하는 소리가 빠르게 문 밖으로 새어 나왔다. 

“우선 좀 빠……빠빨아줘.”

이 사장의 숨찬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민 사장이 일어나는 소리가 이어서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는가 했더니, 어머머 오늘은 왜 이렇게 커 하는 소리를 끝으로 이 사장이 찰싹 하고 민 사장의 엉덩이 때리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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