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088 14.변태 아내 (88/109)

00088  14.변태 아내  =========================================================================

                                    

14.변태 아내(3)

“섹스는 어차피 모험이잖아요.”

“물론 그래요. 하지만 달빛이 너무 밝아요. 호텔의 발코니에서 남편이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호텔에서 여기는 안 보여요. 하지만 남편이 바라보고 있을 거라고 상상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김현미의 스커트는 허벅지를 지나서 넓적다리까지 끌어 올라왔다. 김영혜는 스커트 자락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나서 남방의 단추를 땄다. 단추가 열리면서 풍만한 젖가슴이 드러났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지만, 하프 브래지어를 하고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운데 있는 연결 고리를 따는 순간 브래지어가 양쪽으로 벌어지면서 풍만한 젖가슴이 툭 불거져 나왔다.

“자! 내 것을 빨아줘요.”

김영혜는 눈을 지그시 감고 젖꼭지를 김현미 입에 대 주었다. 김현미가 헙! 소리와 함께 젖꼭지를 머무는 순간, 머리끝서부터 발끝까지 짜릿 하는 쾌감이 줄기를 세웠다.

“좀 더 쎄게!”

김영혜는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신음 소리를 참으면서 황급히 김현미의 아래를 더듬었다. 그녀가 움직이는 사이에 스커트는 다시 허벅지까지 흘러내려 가 있었다. 바쁘게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스커트가 손에 말려서, 그녀의 옥문을 만질 수가 없었다. 손을 흔들어서 말린 스커트를 풀어내고 손바닥으로 넓적다리 안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올렸다, 뜨거운 숨을 토해내는 김현미의 다리가 경직되는 가 했더니 부르르 떠는 것을 느꼈다. 넓적다리를 쓰다듬던 손으로 비키니 팬티의 가운데 부분을 감쌌다. 손가락 끝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는 손수건을 만지는 듯 한 감촉이 전해졌다.    

“우……우리 이렇게 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김현미는 김영혜의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부드러운가 하면, 섬세하고, 섬세한가 하면 단단해 보이는 손가락 두 개가 꽃잎 위에서 작게 원을 그리고 있었다. 흠뻑 젖어 버린 꽃잎 속으로 손가락이 들어올까 봐  부끄러웠다. 너무 부끄러워서 눈을 감고, 부끄러워서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기면서 젖꼭지를 갈증 들린 여자처럼 빨기 시작했다. 

“조……좋아요. 너무 좋아요. 그리고 어서  이야기를 해 봐요…….”

김영혜는 짜릿짜릿하게 밀려오는 쾌감에 몸을 떨면서 두 번째 손가락과 검지를 이용해서, 멍게처럼 말랑말랑한가 하면 물에 불린 이끼처럼 축축한 우물을 벌렸다. 가운데 손가락을 “ㄴ”자로 굽혀서 뜨거운 샘물이 흐르는 우물 속으로 집어넣었다. 헉, 하며 김현미가 젖꼭지를 물고 있던 입을 벌리는 것을 느꼈다.

“자……잘 기억이 안 나요…….”

김현미는 김영혜의 가운데 손가락이 조개의 속살 같은 음핵 부분을 부드럽게 문지르는 감촉에 입을 벌렸다. 그녀가 손가락에 힘을 주고 음핵 중앙을 톡톡 건들 때는 자신도 모르게 발가락 끝으로 짜릿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어서  해 봐요.”

“아……알았어요. 그 분은 정말 여자가 뭘 원하는지 훤히 알고 있는 분이었어요. 그 분의 손끝이 내 청바지의 지퍼를 내릴 때 난 숨이 막혀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아! 그렇게 하니까 아픈 거 같아요. 좀 부드럽게 해 주세요. 네……그렇게 말이에요……그 분은 결코 서둘지 않았어요. 마치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는 것처럼, 내 청바지의 지퍼를 천천히 내렸어요. 

이어서 단추를 열었어요. 바람이 불더군요. 나무 가지가 흔들리면서 바지 자락이 벌어진 속으로 푸른 색 팬티가 들어 났어요. 난 그때 푸른색 팬티를 입고 있었거든요. 맞아요. 청바지 보다 더 연한 푸른 색 팬티였어요……그……그만, 자꾸 그러니까 말을 못하겠어요. 나도 영혜 씨 것을 만져 봐도 되나요? 아직 시간은 많다구요. 알았어요…… 이야기를 할게요. 

그 숲 속에서 난 처음으로 남자의 그것을 내 안으로 받아 들였어요. 창문 밖으로 푸른 하늘이 보이더군요. 나뭇가지로 햇살이 반짝 이는 것도 보였어요. 

그 분은 정말 내가 생각하던 대로 날 조금도 실망시켜 주지 않았어요. 너무 섬세하고 부드럽게 애무했기 때문에 처녀인 내가 갈증을 느낄 정도였다면 말 다한 것 아니겠어요? 

우린 관계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그대로 누워 있었어요. 난 팬티를 벗고 있었지만 조금도 부끄럽지가 않았어요. 그 분도 티셔츠 밑에는 알몸이었지만. 난 그가 추잡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의 그것을 만져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그건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가만히 들여다보고만 있었죠. 그 분의 그것이 조금씩 살아 오르기 시작했어요. 난 그 분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 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세를 바로 잡았어요. 하지만 그 분은 그러지 아…… 안았어요.…….”

김현미는 온 몸을 휘감아 도는 쾌감에 더 이상 말을 이어 나 갈 수가 없었다. 그녀 쪽으로 돌아누우면서 핫팬티의 가운데 부분을 슬쩍 쓰다듬었다. 김영혜가 깜짝 놀라면서 신음 소리를 터트렸다. 그와 동시에 팬티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놀라지 말아요.”

“왜 내가 놀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난 무모증이거든요…….”

“무모증이라면?”

김영혜의 손가락이 음핵과, 항문 사이의 교차 지점을 부드럽게 문지르는 감촉에 김현미는 고개를 꺾었다. 두 다리를 가늘게 떨면서 터져 나오려는 신음 소리를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상태에서 그녀의 핫팬티 자락을 벌렸다. 부드러운 비단 천의 촉감이 전해져 왔다. 가랑이 사이를 슬슬 문질렀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비단 천으로 물에 젖은 비누를 문지르는 감촉이 전해져 올 뿐, 음모의 감촉을 느낄 수 없었다.

“놀랐죠? 놀라실 줄 알았어요.”

“아뇨. 경이롭군요. 보고 싶어요.”

“다……다음 기회에…….”

김영혜는 음모가 한 가닥도 없는 꽃잎이 경이롭다는 말에 감격을 했다. 감격은 감당 할 수 없는 쾌감으로 밀려왔다. 스스로 핫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렸다. 그리고 김현미의 손을 끌어서 팬티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런 것이군요. 영혜 씨는 좋겠어요. 요즘 젊은 여자들은 일부로 여기를 면도하고 다닌다고 하잖아요…….”

김현미는 계집아이의 그 부분을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틀린 것이 있다면 그곳이 뜨겁게 달아 있다는 점이었다. 문득 남자의 심벌이 음모가 한 가닥 없는 그녀의 꽃잎에 삽입을 하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 까 하고 상상해 보았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그녀의 꽃잎 깊숙이 집어넣었다. 손바닥으로 미끈한 감촉이 전해져 오면서, 김영혜가 입술을 깨물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얼마나 부끄러워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남자들을 싫어했어요. 그러나 이제 비로소 용기가 생기는 군요.”

김영혜는 김현미의 손을 더 깊숙이 받아들이기 위해 엉덩이를 치켜올렸다. 축축하게 흘러내리는 용액에 모래가 묻은 것 같았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목을 잡고 더 깊숙이 넣어달라는 뜻으로 아래로 밀어 넣었다. 이어서 그녀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미친 듯이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그만!”

“조금만 더!”

김현미는 숨이 턱턱 막혀 오는 전율에 까물어 쳐버릴 것 같았다. 그녀의 꽃잎 속에 들어 가 있는 손을 축 늘어트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김영혜는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갑자기 꺼져 버린 기분이 들었다. 

축 늘어진 그녀의 손을 잡아서 아래위로 마구 흔들었다. 그러자 김현미가 길게 숨을 들어 마시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두 개의 손가락을 수직으로 세워서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냥 가만히 있어줘요.”

김영혜는 매끄럽고 뜨거운 동굴의 끝에서 돌기되어 있는 조갯살을 자극하고 있는 김현미의 손목을 힘껏 잡았다. 그리고 항문에 힘껏 힘을 주었다. 순간 동굴이 좁혀지면서 뭐라고 표현 할 수 없는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런 상태에서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쾌감은 배가되어 거대한 해일처럼 덮쳐 왔다.

“훅!”

김현미는 김영혜의 동굴에 갇혀 있는 손가락을 꼼지락 거렸다. 그러자 그녀도 손가락을 깊숙이 밀어 넣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항문에 힘을 주고 뜨거운 동굴 안에 들어 와 있는 손가락에 힘을 주고 수축 운동을 시작했다.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김현미는 한 손으로는 그녀의 옆구리를 껴 않고, 다른 한 손으로는 뜨거운 물이 고여 있는 동굴을 빠르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을까 김영혜가 고개를 꺾는 가 했더니 길고 아늑한 숨을 내 쉬었다.

“조……좋았어요. 너무 좋았어요. 이제 다시 언니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인가요.”

김현미는 아직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않았다. 중간에 한 번 오르가즘에 도달 할 뻔했던 시기를 놓쳐서 인지,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쾌감은 목마르는 갈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천천히 일어나서 엎드리며 모래 바닥을 집었다. 끈적끈적한 손가락에 모래가 묻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개처럼 기어서 김영혜의 얼굴 위로 갔다.

“언니는 아직 멀었나 보군요.”

김영혜는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무리를 가리는 것을 느끼며 김현미를 올려다보았다. 어느 틈에 그녀의 팬티는 한쪽 발목에 걸려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천천히 밑으로 내려가서 엉덩이를 껴안았다. 순간 따뜻한 이끼가 코를 덮는 것을 느꼈다. 혀를 꼿꼿하게 세워서 멍게처럼 부드러운 속살 안에 집어넣었다.

“영혜 씨는 프……프로군요.”

김현미는 갑자기 파도 소리가 멈추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대신 등줄기가 곤두서는 듯 한 전율이 짜릿짜릿하게 밀려왔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터져 나와 버릴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빨을 악물고 모래가 묻어 있는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젖가슴을 만지게 했다.

“저……정말 너무 탐스러워요. 그리고 너무 이뻐요.”

“그……그만!”

김영혜가 잠시 김현미를 밀어내고 속삭였다. 이어서 이빨로 꽃잎의 속살을 자근자근 깨물기 시작하자 김현미는 그녀 모래밭으로 벌렁 눕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김현미는 파도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오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다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날 밤 우리는 집에 가지 않고 호텔에서 잤어요. 

그 다음날 나도 독신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그 분처럼 인생을 즐기면서 살기로 결심 한 거죠. 그리고 독신주의자로서 그 분의 연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이 따위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시겠지만. 내겐 별다른 의미가 없었어요. 그 보다는 그 분과 함께 지내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으니까요.”

“결혼은 어떻게 했나요? 두 분 다 독신주의자를 선언했다면서…….”

김현미와 어깨를 마주 하고 누워 있는 김영혜는 생각했던 것 보다 그녀의 키가 크다고 생각했다.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 올 때마다 실크 드레스가 허벅지에 착 눌어붙었다. 그녀의 팽팽하고 시원하게 쭉 뻗힌 다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그 분은 나를 사랑한다고 했어요. 너를 세상의 그 어떤 여자 보다 평생 동안 사랑하겠노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 말은 결혼을 하자는 말 보다 더 값진 말이 아닌가요?”

“그럼 어떻게 해서 결혼하게 됐나요?”

“그 분이 프랑스 본사로 발령이 났어요. 의무적으로 본사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기간은 삼 년이었어요. 하지만 연장이 되면 다시 삼 년을 더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아하! 그래서 남편이 먼저 프러포즈를 했군요?”

“네. 어느 날 그 분이 말하더군요. 프랑스 본사로 발령이 났다. 거기 가면 최소한 삼 년을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듣고 난 난생처음으로 우리 가족이 아닌 남자 때문에 눈물을 흘렸어요. 너무 슬퍼서 눈물을 펑펑 쏟았죠. 그랬더니 그 분이 결혼하자고 말했어요. 나는 좋다고 했어요.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하자고 했죠.”

“부모님이 승낙을 하던가요?”

“후후후. 물론 안 했죠. 남편의 직장이나, 성격, 가정환경 등 모든 것은 좋은데 나이 때문에 반대를 했죠. 난 열 다섯 살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며  애원을 했어요. 그 분도 하루가 멀게 우리 집에 와서 부모님을 설득했고요. 

하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더라구요. 결국은 그 분이 프랑스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나는 집에서 머물고 있는 조건으로 결혼을 허락했어요. 그 분도 운이 좋아서 프랑스 근무를 일 년 연장했어요. 

그 일 년 우리는 정말 꿈같은 생활을 보냈죠. 그 삼 년 동안 남편은 일 년에 한 달 씩 휴가를 왔어요. 그리고 다시 삼 년 이 연장되었고. 지금도 일 년에 한 번씩은 한 달 휴가를 나오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결혼을 한지도 벌써 칠 년이 넘었군요…….”

“그럼  친정에서 머물고 계시는군요.”

“아니에요. 남편이 연장 근무에 들어가던 해 친정을 나왔어요. 지금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요.”

“남편께서는 나이가 열다섯 살이나 차이가 나는 언니가 혼자 지내는 것을 걱정하지 않나요?”

“그 분은 나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만큼 나를 믿고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니죠.”

“그게 아니고?…….”

김영혜는 차마 남편이 젊은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날 까 봐 걱정을 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는 없었다. 그런 질문을 하기에는 달빛을 받고 있는 김현미의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서였다.

“후후후……내가 남편 모르게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말을 묻고 싶은 거로군요. 하지만 파리는 여기 보다 더 많은 여자들이 살고 있어요. 그리고 파리의 여자들은 여기에 살고 있는 여자들 보다 성적으로 개방이 되어 있는 여자들 이예요. 

남편이 그러는데 그쪽 여자들은 침대에서도 동등한 걸 원한다더군요. 물론 남편의 경험담을 대신 들려주는 거예요. 이러면 만족할 만한 대답이 되겠죠?”

“세상에……남편께서는 그럼 다른 여자와 섹스 한 사실을 언니한테 말해 준다는 말인가요?”

“물론 직접적으로 말해 주지는 않죠. 나 역시 다른 남자와 섹스 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말해 주지 않아요. 그냥 상상에 맡기는 거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죠?”

“나야말로 영혜 씨 의 관념을 이해 할 수가 없군요. 결혼을 했다고 해서 성적인 욕망을 억제하고 자제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렇지 않는가요?”

김영혜는 더 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보랏빛 미궁에 빠져 든 기분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김현미는 일어나 앉았다. 달빛 사이로 흰 포말을 품어 대는 해변을 바라보았다. 멀리 어선의 집어등이 하나 둘 켜지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김영혜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광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깨 뒤로  묶어 내린 머리카락이 소박해 보였다.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윤기가 줄줄 흐르는 머리카락을 쭉 훑어 내렸다. 갑자기 심벌의 심벌을 훑어 내리는 기분이 들어서, 그녀의 얼굴을 끌어당기고 길게 키스를 했다.

아침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 무기력한 노인의 한숨 소리처럼 미지근하게 불어 왔다.     

김현미는 호텔 정원에 있는 야외 풀장에서 수영을 했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삼십여 미터가 되는 풀장을 몇 번이나 왕복 한 후에 풀장 밖으로 나가려고 사다리를 잡았다. 사다리를 잡고 있는 그녀의 브래지어 사이가 벌어지면서 물기를 머금은 젖가슴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어머! 영혜 씨.”

김현미는 물 밖으로 사다리에 한 쪽 다리를 올려놓고 팔에 힘을 주었다. 누군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언제 왔는지 수영복 차림에 비치웨어를 입은 김영혜가 웃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지금 막 왔어요.”

김영혜는 웃는 얼굴로 김현미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막고 섰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김현미의 수영복 안으로 보이는 둥그스름한 젖가슴이 너무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남편께서는 어디 가시고 혼자 수영을 하고 계시나요?”

김영혜의 시선이 자신의 젖가슴에 와 있는 것을 느낀 김현미는 얼굴을 붉히며 슬쩍 가슴을 가렸다.

“어제 서귀포에 나가서 친구들을 만났었거든요. 늦게 까지 술을 마시고 지금 낮잠을 자고 있어요.”

“남편께서는 발이 넓은 가 봐요. 제주에도 친구 분들이 계시는 것을 보면?”

“아니에요. 한 분은 세미나 참석 차 오시고 나머지 두 분은 일부러 오신 것이라고 하더군요. 오늘 저녁에 그 분들하고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전 나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럼 언니도 어제 같이 술을 마셨나요?”

“네. 그렇게 됐어요. 그건 그렇고 수영 안 하실 거예요?”

김현미는 밖으로 나왔다. 물에 젖은 수영복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서 젖꼭지며 아랫배 밑의 돌출 되는 부분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김영혜에게 등을 보이고 서서 달라붙은 부분들을 때어 내며 물었다.

“난. 바다가 아닌 풀장에서는 수영 안 해요. 풀장에서는 수영하는 것 보다 썬텐하는 것을 좋아해요. 우리 저쪽으로 가요?”

김영혜는 바다 쪽으로 서 있는 동백나무 울타리를 손짓했다. 그 앞에는 썬텐을 할 수 있도록 매트리스와 썬텐용 의자가 줄지어 있다.

“그럴까요?”

김현미는 아직 잠을 자고 있을 남편을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 거렸다. 그때 선글라스를 쓴 두 명의 남자들이 다가왔다. 하나같이 건장한 체구들이며. 그 중 한 남자는 체인형 금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같이 시간 좀 보내도 좋을 까요?”

금목걸이를 한 남자가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김현미 앞을 가로막으며 씩 웃었다.

“글쎄요?”

김현미는 김영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남자들은 헬스로 일부러 몸을 가꾼 것 같았다. 근육으로 뭉쳐진 가슴하며 팔뚝은 건강미가 넘쳐흘렀다. 그 들과 잠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후후후. 그럼 여섯 명이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건가요?”

“여섯 명이라니?”

김영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은 금목걸이가 동료에게 물었다.

“가자. 남자 친구 두 명이 있다는 뜻이잖아.”

그의 동료는 김영혜를 짧게 노려보고 나서 풀장의 도약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요? 이 호텔을 이용하는 남자들이라면 믿을 만 한 사람들 같은데…….”

남자들은 투덜거리면서 도약대 쪽으로 향했다. 그 들에게 조소를 보내고 있는 김영혜를 보고 김현미가 물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