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이돌 점령기 2부! #.7. (20/25)

아이돌 점령기 2부! #.7.

 새벽3시.

거실의 전등은 꺼져 있었고 소파위에서는 한원이 곯아 떨어져있다.

주방의 불이 켜져있어 거실까지 약간이나마 잔잔하게 환했다.

그리고 그 주방에선 곧 쓰러질 듯 조는 진욱과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앞에서 주절거리는 유틴이 앉아있다.

"나 사실 그렇게 나쁜놈 아니거든.."

"...네.."

"킥킥킥..선천적으로 성격이 지랄맞아서 그렇지 쓰벌.."

그리곤 잔안에 찰랑거리는 술을 들이킨다.

이 말들만 정확히 14번째 반복하는 중이다.

다른 말이라도 한다면 그나마 졸지는 않을텐데 이건 정말 너무했다.

유틴의 장난스런 눈이 일순간 무표정으로 변했다.

술에 쩔어 꼬이디 꼬인 그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자 진욱이 슬며시 눈을 떴다.

진욱은 며칠간 밤샘작업을 했기에 눈은 몽롱했고 그 밑은 짙게 그늘 져 있었다. 

"...너 ...ㅏ..좋아해?"

"네?"

말소리가 너무 작아서 들리지 않는다.

진욱이 그 눈빛 그대로 고개만 내밀어 물었다.

"제..시카 좋아하냐고."

뜬금없는 물음에 진욱은 아니라고 말하기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안 좋아한다고 하면 죽인다."

빈 잔을 몽롱히 바라보던 유틴의 눈이 진욱을 쏘아보았다.

그리면서 마이 안주머니를 뒤적거려 뭔가를 꺼냈다.

"..서,선배?"

그것은 권총이었다.

진욱은 일순간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며 두손을 들었다.

총구를 자신의 얼굴에 겨눈 채 무표정으로 바라보는 유틴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어 보였다.

도대체 한국 그 어디에서 총을 구한단 말인가.

"그,그거 진짜예요?"

진욱은 화제를 돌리려 지금 이 순간 궁금하지도 않는 말을 했다.

"그럼 BB탄 총이겠냐?그건 초등학교 3학년때 땠지."

"아..하하..그런데 갑자기 제시카 누나는..?"

"내가 좋아하거든."

"!!?"

충격적인 말이었다.

저번에 제시카를 그렇게 냉대하던 사람이 뜬금없이 좋아한다라니 갑자기 이게 웬 뚱단지 같은 소린가?

두눈이 잔뜩 커진 진욱이 언어장애에 걸린 사람처럼 말을 심하게 더듬으며 말했다.

"저,정말요?"

유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 다알아..."

"뭐,뭘요..?"

"너랑 제시카랑 한거."

일순간 부모님의 사망소식을 들은 것처럼 머리가 멍했다.

그리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나 제시카 존나게 좋아하는데..아까도 말했듯이 내 성격이 지랄맞아서...좋아하는 사람한테 더 나쁘게 구는데.."

슬퍼보였지만 진욱은 무시하고 말했다.

"그럼 좋아한지는 3,4개월 정도 된 거네요.."

그 말에 유틴이 피식웃었다.

"3년."

"네에?!"

"그 누나는 7년전부터 연습생하고 난 3년전에 들어와서 연습했어.그리고 난 2년만에 데뷔...크크 실력은 개병신같았는데 마음만 급해서리...그냥 아빠한테 부탁해서 데뷔했어."

"그럼.."

"그래 제시카 처음보고 반했어."

뜻밖의 고백이었다.

처음만났을때부터 쓰래기라고 생각했던 이 사람.

"내가 가장 슬펐던게 뭔줄아냐?"

"뭔데요..?"

"어떤 새끼가 나 완전 더럽고 변태같은 놈이라고 소문낸거.그리고 그 소문 퍼진 이후로 날 보는 제시카의 눈빛이 달라진 거.씨발..완전 죽고싶었다."

여렸다.

욕만잘하는 유틴도 사랑하는 사람의 반응을 의식한다.

그런 사람이 사실은 사랑하는 법을 알고 또 그것을 하고있는 중이었다.

그것도 3년간을 한사람만 바라보면서.

허나 지금 문제는 그것이 아니였다.

자신의 머리를 노려보는 저 총구의 눈을 어떻게든 깔게 만들어야했다.

잔뜩 술에 취했기에 우발적으로 진짜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혀,형..?일단 총은 좀 내려놓고.."

"닥치고 제시카 좋아하냐고."

유틴이 듣고싶은 말은 따로 있어보였다.

진욱은 머릿속을 떠돌아다니는 두가지의 선택선 중에 하나를 택해들었다.

"아뇨.좋아하지않아요."

"뭐..?"

유틴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자 긴장감이 팍 떨어짐을 느꼈다.

"아시잖아요..연예인이라는게 사실상 외로운 직업이라는 거..누굴만나고 싶어도 하지못하는 거."

거짓말을 할때마다 죄책감이라는 돌이 가슴위에 쌓이는 듯 하다.

"그렇게 서로 위로해가면서..또 어쩌다가 그 위로를 관계로서 채워주기도 했어요."

가슴이 점점 더 무거워진다.

파노키오가 되는 느낌이다.

제시카와는 처음 눈을 마주치자마자 관계를 맺었었다.

고로 지금 언급한 말은 완전한 거짓이다.

언제부턴가 이렇게 거짓을 고하는 일이 잦아졌다.

"하..하..그렇구나.그런거였어.."

유틴의 입에서 허망한 실소가 터져나왔다.

탁.

자연스레 권총을 든 손이 내려간다.

거짓말은 거짓말은 낳는다고 했다.진욱이 용기를 얻고 입을 열었다.

"누나도 사실 절 좋아하지는 않아요.그저 버팀목이 필요했던 것 뿐이죠.그 버팀목이 이제.."

진욱의 다음말을 기다리는 유틴의 눈빛이 왠지 간절해보인다.

"형이 해주셔야해요."

유틴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이 사람이 이렇게도 웃는구나 할 정도로 낮선 표정이었다.

"그,그런거야?..그런데 내가 그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형이 누나를 좋아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누나도 나중엔 형의 마음을 알아줄거예요.저도..저도."

마지막말은 제시카에 대한 죄책감때문에 내뱉기 힘들어진다.

"도와드릴게요."

와락!!

유틴은 진욱을 감싸 안아버렸다.

"짜식!역시 넌 좋은 놈이었어!!"

"에..?!"

"개새끼!몰랐다!미안하다!지금까지 미워했다!"

욕과 사과를 함께섞어 말하는건 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퍽퍽퍽!

얼씨구.등까지 퍽퍽 쳐댄다.

"아아우!형!아파요!"

"아무튼 부탁할게!..나 지금까지 제시카 좋아했..어엉.."

털썩.

그대로 스르르 무너져내렸다.

긴장이 지나치게 풀린탓에 잠에 져버린 것이리라.

오늘 진욱의 대답으로 제시카를 포기하려했던 유틴은 다시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진욱의 실수가 분명했다.

"혀엉?!"

 온통 하얀 세상.

아무것도없다.

그냥 하~얗다.

그때 공중에서 누군가가 떨어졌다.

"어?한원아.니가 왜 여기에?"

한원이는 말 없이 웃는다.

그리고 손을 내미는데..

"허억!"

손이 무슨 24인치 LCD모니터 한큼컸다.

"너 손 왜이.."

짜악-!

녀석의 손이 진욱의 뺨을 후려쳤다.

"커헉!"

한방 더.

짝!

"너!..너어!!"

반격하려 해보지만 왠일인지 몸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맞는거다.

짜악!짝!짜악!

한원은 티없는 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때린다.그리고 때릴때마다 어느손으로 때렸는지 아주 잘 알려준다.

"오른손.오른손.왼손.오른손.왼손.왼손오른손.오른손.왼손.오른손.왼손.왼손.."

"으아아아아!"

진욱은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에 정신을 잃어가며 비명을 질러댔다.

"--아아아아!아!아!...아..아?"

눈을 떠보니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하지만 볼은 여전히 얼얼했다.

"이제 일어났냐.좀만 늦었음 몽둥이로 때릴 뻔했다."

새벽부터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목소리를 따라가자 아니나 다를까 유틴이 야구배트를 든 채로 진욱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떻게 100대 넘게 때렸는데도 안일어나냐."

"오랜만에 편히 자서 말이죠."

"그것보다 얼른 일어나.너 오늘 컴백무대 잖냐."

이제서야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리고 어제 일찍일어나라며 신신당부하던 기호(소시 매니저)의 말이 떠올랐다.

그랬다.

오늘은 진욱이 음악중지로 컴백하는 날이었던 것이다.

진욱은 다급함에 산만한 모습을 띄며 어찌해야할 중을 몰랐다.

"맞다 일단 씻어야지!"

그리곤 욕실로 뛰어간다.

유틴이 쓴웃음을 지었다.

"컴뷁."

후다닥!

진욱은 욕실에서 다시 나왔다.

그리곤 테이블위에 있는 핸드폰을 열어재끼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

"다행이다..아직 10시밖에 안되서."

"10시밖에 안되기는..아까 소녀시대 매니저가 너 좀 빨리깨워서 보내라고 했는데.넌 늦은거다."

넌 죽었다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답에 진욱은 다시 인상을 굳히고 욕실로 빠르게 들어간다.

"아,맞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가지않아 다시 욕실에서 빠져나오더니 소파에 누워있는 한원이에게로 달려간다.

그리고 주저없이 밟는다.

 "근데..저..총은 어떻게 구한거예요?"

바퀴굴러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급 벤안에서 진욱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조심스런 물음에 유틴은 대수롭잖다는 듯 말했다.

"아 이거?미국 사는 친구놈 통해서 빼돌린 거."

그러면서 살짝 총의 형태가 튀어나온 왼쪽가슴을 툭툭 치는데 식은땀이 흐른다.

"얼마나 뒤가 좋으면 총까지 빼돌려요.참나.."

유틴은 아까와 같은 쓴웃음을 또한번 지었다.

"자,다왔다."

차가 멈추고 매니저가 뒤를 돌아다 보았다.

대화는 낮게 주고받았기에 듣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오랜만이라 그런가?은근히 떨리네.."

"됐고.또 늦으면 보자?바로 사장님한테 고발한다."

"헤헤,미안 형.이제부터 일찍 일어날게."

그러며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는 먼저 밖으로 나간 유틴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러자 건물밖에서 기다리던 팬들이 악을 질러대며 환호했다.

"유틴!유틴!"

"유틴!꺄악!오빠!"

"진욱 오빠 아프지마요~!"

진욱 오빠를 외친 곳으로 시선을 따라가자 딱봐도 40대인 아주머니께서 목이 찢어져라 오빠를 외치고 있었다.

진욱의 이름이 새겨진 플랜카드들이 곳곳에 흔들리고 있었다.

물론 유틴의 이름이 새겨진 플랜카드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말이다.

"역시 가수는 얼굴인가.."

급격해진 침울해진 진욱이 고개를 숙이고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길때 유틴이 진욱의 머리채를 잡고 일으켰다.

"으익?!형?"

"저거."

한껏 들춰진 고개가 향하는 곳은 진욱의 눈이 닿지않은 뒷부분.

왠 무리들이 판을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각각의 플랜카드에는 진욱의 이름과 오글거리는 하트들이 빼곡히 박혀있었는데 또 그 인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다.

모두 진욱의 팬인 것이다.

허나 그들의 눈빛은 사람하나를 찢어 발길 것처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내,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걸까?'

불안함과 왠지모를 미안함에 어찌할 줄모르는데 자세히보니 그들의 눈빛의 자신의 뒤,즉 머리채를 잡고있는 유틴은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팬들의 눈에선 '그 머리 당장 놓지못할까?!'하는 포스들이 직접적으로 유틴에게 쏘아지고 있었다.

유틴은 크흠하며 어색하게 머리를 잡은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한 듯 먼저간다는 말을 남기고는 지하대기실으로 향하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버렸다.

졸지에 혼자남게된 진욱은 자신을 초롱초롱히 바라보는 이 남녀들을 두고 이제 어떡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때 그 초롱초롱 무리중 교복을 입은 한 여성이 손짓했다.

진욱은 그쪽으로 다가섰고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어느새 주위엔 진욱의 팬이아닌 다른 가수의 팬들도 모여있었다.

가수가 음악방송을 앞두고 이렇게 오랫동안 팬과 머무는 건 처음봐 신기한 것이다.

무슨일 때문인가 하는 호기심도 반쯤 섞여있었다.

"저기요.오빠."

"네."

그렇게 그 소녀팬과 진욱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것은 뭔가 음식은 뭔가 싫어하는 것은 뭔가 별로 재밌지는 않은 대화였지만 연예인과의 대화라 그런지 사람들 모두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이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번보다 더 수척해졌어요!"

한남자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외쳤고 진욱은 그 남자를 바라보며 괜찮다며 웃어주었다.

이젠 주위의 다른 사람들까지 자살사건에 대해서나 근황을 물어보았고 이 모습은 마치 팬미팅은 연상케 했다.

웃긴점은 쪼그려 앉아 수학여행갔을때 숙소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자세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저기 저기요 오빠.제가 포토샾으로 오빠 안경벗겨봤거든요?근데 벗은게 훨~났던데."

이 여학생의 말의 요점은 한마디로 '안경벗어보세요 오빠.'였다.

"안돼요 이건 진짜 안돼요!"

진욱이 완전 날치 나뛰 듯 저항하자 사람들은 그게 더 궁금해졌다.

"벗어봐요!"

"벗어라!"

"진욱아 여기서 뭐해!!"

이때 대기실에서 하라가 뛰어왔다.

남자들이 괴성을 지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와아아!구하라!"

"구하라!구하라!구하라!"

"하라야?나 지금 사람들하고 이야기 하는 중인데.."

땀으로 샤워한 것 같은 모습을 보니 공연이 방금끝난 것 같다.

하라는 멋모르는 진욱의 대답에 속에서 열불이 끓는다는 표정으로 심호흡을하며 가슴을 두드렸다.

"너 방송안해?이제 6분밖에 안남았어!소시 언니들하고 지금 너찾고 난리났다구!"

그제야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챈 진욱은 대기실로 뛰어들어가려다가 멈추고는 다시 뒤를 돌았다.

그리고 눈을 굴려 자신에게 처음 말을 걸어준 여학생을 찾았다.

"유성싸인펜 있어요?"

"네?네!잠시만요!"

진욱이 바쁘단 걸 알기에 무척이나 재빠른 움직임이었다.

싸인펜을 건내받으며 파란색 야구모자를 벗고 몇달새 길어진 머리를 털었다.

그리고 모자창 아랫부분에 초스피드로 싸인을 하고는 여학생의 품에 싸인펜과 함께 건네주었다.

"이,이걸 왜?"

"아무튼 감사해요!"

그리곤 대기실로 뛰어들어간다.

이때에도 남정네들은 구하라를 외치는 중이었다라고는 말하기 싫다.

진욱이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대기실에서 준비할때 하라가 불현듯 퉁명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야.너 왜 그 여자한테 모자줬어?이쁘지도 않던데."

"그냥 맨처음에 말을 걸어주었거든.그렇게 대화하면서 팬들이 잘못알고있던 오해들을 풀 수 있게되서 고마웠어."

하라는 그렇구나하며 아랫입술을 비죽히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중에 나한테도 선물하나 해줘야된다?"

진욱은 하라의 맑고 큰눈을 마주보며 자연스레 미소지었다.

"알았어."

 진욱의 컴백무대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언제나 그렇듯 음악중지 게시판에 들어가 반응을 살펴보았다.

컴백무대의 첫무대였던 만큼 대중들의 반응이 두렵고 또 한편으로는 기대되었다.

다행이도 대반수가 좋다는 반응이었다.

"발매 첫날부터 벌써 3만7천장 정도 팔렸다더라?대단한데~!"

유리가 타이트한 검은복장으로 매혹스런 메이크업과는 어울리지 않은 발랄한 목소리로 파이팅을 주었고 그에 힘입은 진욱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진짜 딱 5만장만 팔려도 만족할거야."

덜컥!!

그때 문이 세게 열리더니 지연이 다급한 표정으로 진욱에게 달려왔다.

"무슨일이야?왜 이렇게 땀을.."

"오,오빠 나,나 그 사람들 봤어!"

"그 사람들이라니?"

"조,조폭..!"

"뭐어?!"

그때 진욱에게 된통 혼났던 그 조폭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지연을 범하려했던 그 아저씨무리들.

"어디서 봤는데?"

"관객석에서 내려오고 있었어.누구 찾는 것 같던데.."

'설마 찾는다는 사람이 나는 아니겠지.'

불안한 생각을 끝내 떨치지 못하고 진욱은 지연과 함께 대기실에서 빠져나왔다.

그때 얼떨떨한 소시멤버들에게 방송이 끝날때까지 대기실에서 나오지말고 검은 무리를 조심하라는 말도 잊지않았다.

"유리누나?"

"나도 갈래.오랜만에 너랑 좀 같이 있고 싶기도하고."

그정도는 문제없다만 부담스러우리만치 튀는 타이트한 복장이 마음에 걸렸다.

'뭐 어때.'

진욱은 좌 유리 우 지연을 끼고 어디론가 향했다.

"오빠,조심해야 돼."

"응,알았어."

곧바로 행사가 있는 티아라는 음중마지막까지도 채 서지 못하고 지방으로 이동해야했다.

그렇기에 진욱은 지연을 대기실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서는 중이었다.

"진욱아?여기서 뭐해?"

써니가 역시나 타이트한 런 데빌 런 복장으로 티아라 대기실에서 태연하게 걸어나왔다.

"뭐야?내가 대기실에만 있으랬잖아."

"무슨 소리야?언제 그랬는데?"

써니는 전혀 알지못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누나는 그때 없었나?젠장 워낙 수가 많아서리;;'

진욱은 대충 이 일을 설명을 해주고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며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같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써니는 진욱의 불안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헤헤웃으며 그의 옷을 잡고 어디론가 끌었다.

"어디가는데?"

유리가 그 뒤를 쫄래쫄래 따르며 물었고 써니는 역시나 헤픈 웃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랑 진욱이가 첫번째로 관계를 맺은 곳♡"

"거,거긴 왜?"

첫관계라는 말에 진욱이 당황하며 잡힌 옷소매를 떨쳐냈다.

"왜라니?알면서♡"

써니의 뒤에서 후광과 함께 하트세례가 뻗치는 것처럼보이는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역시 소녀시대는 매혹적인 의상과 메이크업을 해도 본연인 청순함,귀여움은 본능적으로 발산하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진욱은 두마리(?)의 소악마 서큐버스에게 침실로 끌려들어갔다.

'음악중지 건물 2층 휴식실.'

오래전,진욱이 특별한 데뷔무대를 준비하던날,태연과 써니를 동시에 유혹했던 날의 침실이 바로 이곳 휴식실이었다.

"이곳이 휴식실인건 처음알았네."

그땐 흥분감과 여러가지 사정으로 경황이 없어서 이곳의 푯말을 보지 못했었다.

"자아~"

풀썩.

진욱은 둘의 유혹끼어린 이끌림에 침대에 앉혀져 버렸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그녀들의 욕망을 감당하기는 진욱으로써도 꽤나 벅찼다.

하지만 또 이런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는 야한의상을 보니 단 하나뿐인 아들이 잠에서 깨어나려 하고 있었다.

"오늘은 그래도 좀 살살하면 안될까?"

한껏 비굴한 표정으로 바라보지만 이미 그녀들은 진욱의 목소리가 들어오지 않았다.

시선은 오직 진욱의 몸을 향하고만 있었다.

"으익!진짜!내 몸이 좋은거야 내가 좋은거야?!"

진욱이 악을 쓰며 그녀들을 거부하자 유리가 아부떠는 미소를 지으며 진욱의 오른팔을 감싸 안았다.

"에이~왜그러시나~당연히 진욱이가 좋아서지."

"그리고 또 몸도.헤헤."

"참나.."

그렇게 진욱은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 나른히 누웠고 써니가 진욱옆에 엎드려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감쌌다.

"음...츄..읍."

지익.

이어서 바지 지퍼를. 내리는 차가운 손의 감촉도 같이 느껴졌다.

진욱의 손은 자연스레 써니의 복근을 타고올라가 가슴에서 멈추어섰다.

"흡?"

몇번 주물대던 손이 멈칫하고 눈이 커졌다.

약간이나마 거쳐야할 무언가가 전혀없는 완벽한 부드러움만이 느껴지는 감촉이었다.

"누,누나.설마 노...브레지어?"

"응."

너무나 당연하게 말하는 써니를 진욱으로선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를 눈치챈 써니가 곧바로 대답했다.

"걱정마~무대 끝나고 벗은거니까."

걸을때마다 유난히 출렁거리던 이유가 따로있었나보다.

그나마 한시름 놓은 진욱이다.

"다음부터는 제대로 입고 다헉?!"

자지를 조이는 매끄러운 입안의 느낌이 순간적으로 거대한 쾌락을 만들어 내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내리자 유리가 입을 가득조여 패여진 볼로 야하게 목을 움직이고 있었다.

침으로 빛을 바래며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자지의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유리의 눈에서 떼지지 않는 진욱을 보고 질투심이 이는 써니 역시 씩씩거리며 진욱의 아랫도리로 기어갔다.

그리고 유리의 고개가 들려 귀두를 적실때 타이밍을 맞춰 써니가 길게 혀를빼 기둥을 아래서.부터 위로 쓱 핥고 올라갔다.

진욱의 눈밑이 움찔한다.

그 작은 표정조차 놓치지않은 써니는 매혹적인 표정으로 진욱의 눈을 자신의 눈동자로 돌렸다.

런 데빌 런 메이크업과 상당히 어울릴만한 표정이었다.

조그마한 입에서 길게나온 분홍빛혀가 계속해서 위아래로 자지를 애무했고 유리는 귀두밑과 군데군데를 핥거나 빨며 자지를 더욱 세웠다.

자꾸 뭔가를 원하는 눈초리로 진욱의 눈빛을 갈구한다.

"츄흐...츕..할짝..하아.."

"쩝..학...할짝..할짝."

"아...윽!!!"

퓻..퓨쥿..!

참으려 애써보지만 허연액체는 요도를 타고 올라와 그녀들의 얼굴을 적시고야 만다.

원하던 장난감을 얻은 아이처럼 둘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볼에 묻은 액체들을 손으로 걸러낸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간다.

방금의 사정으로 힘이빠진 진욱은 손목으로 눈을 가리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 그녀들을 이번엔 진욱이 달래주어야 할 차례다.

유리가 바지를 벗고 진욱의 사타구니에 조심히 앉는다.

그에 놀란 진욱이 외쳤다.

"아,아직 안돼!남자는 한번하면 뭐랄까..그 힘이 빠진달...까?"

유리는 무시하고 자지를 잡아 자신의 질입구에 삽입했다.

"아!"

얼마만에 가져보는 관계란 말인가.

그 지옥의 스케줄에서도 틈틈히 진욱과의 섹스를 상상하고 꿈까지 꾼 유리로서는 지금 이 순간이 이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유리는 노래에 안무를 맞추는 것처럼 허리를 원으로 돌려가며 진욱의 반응을 살폈다.

손바닥은 진욱의 가슴에 두고 젖꼭지를 살살 돌린다.

그 낮설고 짜릿한 기분 때문에 발끝에서 정수리까지 소름이 돋아올라왔다.

그 죽어가던 자지가 유리의 노련한 테크닉 속에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역시 진욱이라니깐."

진욱은 후후 웃는 유리의 섹시한 치골을 더듬던 손을 올려가 제질이 스판인 배꼽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브레지어를 위로 올리고는 가슴을 주물렀다.

진욱의 움직임이 원활하게 하기위해 유리는 자신의 부레지어 후크를 튿어 내렸다.

찌덕...찌..찌걱.

"아..좋아.이 느낌 진짜 오랜..만이야."

진욱은 상체를 일으켜 유리의 셔츠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어머!뭐하는거야?"

두 봉우리 사이에 얼굴을 묻은 진욱은 가슴채취를 크게 들이마시며 기분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 가슴이 너무 탐나서."

진욱은 유리의 허리를 감싸안고 본격적으로 가슴을 빨았다.

"아앙..!아..!꼭지를 그렇게 깨물면..하윽!!"

가슴살을 핥거나 단단해진 유두를 깨물며 진욱은 유리의 허리를 잡아내렸다 들며 운동을 도왔고 성감대가 가슴인 유리는 한편으론 두배로 빨리 오려는 오르가즘을 막으려 안간힘을 썼다.

"흐잇!안돼..!오랜만인데 이렇게 빨리갈 수는..!!"

"파하!"

마침 가슴사이에서 얼굴을 빼낸 진욱은 티셔츠를 그녀의 목까지 올리고선 그대로 눞혔다.

유리의 허벅지를 가뜩 옆으로 벌리고 격렬한 피스톤질에 출렁이는 가슴을 보며 소유욕을 충족시켜갔다.

그리고 그 분홍빛 유두 만큼이나 진욱을 흥분시키는 유리의 허벅지 힘줄이 왠지 더 섹시해 보였다.

"하아!하..!누나..슬슬 가야지?"

그러자 유리가 거세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난 좀 버거운데..밖에다가 싸야지!"

"아,안돼!"

허리를 뒤로 빼려는 진욱의 허리를 팔로 감싸안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세게 안는다.

진욱은 노린 듯 허리의 움직임을 최대한 거세게 했다.

퍽!퍽!철퍽!철퍽!철퍽!퍽!

"가..갑자기이이이!아아아!!"

찌이이익!!

유리의 애액이 오르가즘을 알리며 밖으로 쏟아졌고 그에 한템포 느리게 진욱의 정액이 유리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움찔!..움찔..!

과한 쾌락에 근육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유리의 몸을 떨리게 만들었다.

"히..!히익!"

"흐아아~"

그대로 뒤로 몸에 힘을 뺀 진욱은 뒤로 채 눞지도 못해 다시 몸을 일으켜야 했다.

"수,순규 누나..."

"유리 좋겠다~이젠 나지.그치?"

크고 기대가득한 써니의 눈망울에 진욱은 울쌍을 지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대뜸 일어난 써니는 벽으로 가 그곳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

타이트한 바지가 조명빛을 받아 더욱 반짝이게 빛난다.

"헤헤~이 자리는 진욱이랑 나랑 처음으로 한 자리~"

여자는 이런 것에 예민하다고 했던가?진욱은 이미 잊어버린 아주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는 써니였다.

진욱은 읏차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서 써니의 뒤로 섰다.

바지를 잡아 내리려는 진욱에게 써니가 말한다.

"다 내리지 말고 반만 내려야되."

"응?왜?"

"그게 더 섹시하잖어~"

";;"

별걸 다 신경쓰는 써니의 소원대로 정확히 허벅지의 반까지만 바지를 내렸다.

너무 조이는 바지다보니까 내리는데 힘 좀 써야했다.

그런 조임이 강해서인지 바지위로 터질 듯 삐져나온 허벅지살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자아~넣어주세요♡"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재촉하는 써니를 보며 헛웃음을 흘린 진욱이 이내 그 하얀 엉덩이를 잡고 질구에 자지를 쑤셔박았다.

퍼억!

"흥!"

철퍽!

"아흑!"

접촉음이 들릴때마다 그에 맞춰 신음소리를 뱉는다.

"역시..누나 신음소리가 가장 섹시해."

"아힛..!내가 밤마다 신음..소리 연습 하!..아는데.."

진욱이 몸을 앞으로 밀착해 두손을 티안으로 집어 넣는다.

"그리고 표정도."

그리곤 엎드린 상태이기에 더욱 커진 두가슴을 움켜쥐었다.

"하앙!"

진욱은 써니의 어께에 이마를 기대고는 피스톤운동에 열중했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마찰음은 더욱 커져가 문밖에서도 귀를 기울이면 들릴정도였다.

앞뒤로 흔들리는 머릿결과 그 바람을 타고 나는 샴푸향도 모두 오르가즘게이지를 올려주는 흥분제가 된다.

철퍽!철퍽!퍽!철퍽!

"아아~누난 참 뒤로하는 거 좋아해!"

"너두!똑같아..우음?"

입안에 밀려오는 손가락 두개를 느끼고 당황하지마 이내 곧 젖병을 문 아이처럼 잘 빤다.

입을 반쯤벌려 혀로 손가락을 돌리기도하며 반쯤 감은 눈은 그녀가 섹스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때 유리가 진욱을 뒤에서 안아 혀로 귓볼을 핥았다.

오싹!!!

"흐앗!?!?"

무의식적으로 유리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유리의 얼굴이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렇게 진한 딥키스를 하면서도 허리는 아까잠시 멈칫했을 뿐 그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써니의 엉덩이가 잦은 마찰로 인해 붉어졌고 입가에선 한줄기 침이 흐른다.

진욱이 손가락을 뺄때 침이 피자치즈처럼 길게늘어서 떨어지고 싶지않음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주었다.

"아!아아!아아앙!!!"

써니 역시 한계치에 다다랐는지 신음이 점차 비명으로 바뀌어간다.

그건 진욱 역시 마찬가지.

"아!아아!누낫!"

퓨슉!즈즈즈즈즈-

"흐아~아아~♡"

길게 혀를 빼 그 쾌락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아니,정확히 말해선 헤어나오기 싫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두번의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욱의 정액은 언제나 대량으로 분출했다.

질안을 가득채우고도 남아 허벅지로 질질 흐를 정도로.

털썩.

써니는 지친몸으로 무릎을 꿇어 얼굴을 벽에 기댔고 진욱의 지친몸은 유리가 감싸 안아주었다.

이 순간에도 써니의 질 사이에선 끊임없이 애액이 흘러 바닥엔 어느새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형님.그 놈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조심스러운 부하의 말에 조길순은 냅다 부하의 머리에 주먹을 꽂았다.

어찌나 세게 맞았는지 꽹과리치는 소리 부럽지 않을 정도로 명쾌했다.

그 고통에도 부하는 비틀거리며 일어서 다시 아까와 같은 자세를 취한다.

"아고~오늘은 그 놈 한번 꼭~만날라했는데 말이지.."

우드득!

그의 온몸에서 들려오는 뼈소리에 부하 7명은 더욱더 고개를 조아렸다.

"꼭 잡겠습니다!"

마치 짠 듯이 동시에 외치는 사내들의 목소리는 이 조직의 집단력과 철저함을 보여준다.

"애린노므새끼한테 당한게 쪽팔려서 어따대고 말도 못하는데 씨발..오늘은 꼭 잡아 조지자 으잉~?"

"예!!"

"가자."

그는 몸을 돌려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은 그냥 돌아갈 생각이었다.

음악중지가 거의 끝나갈 즈음이었기 때문이란 것도 있고 그것보단 검은정장에 선글라스,포악한 얼굴들은 분명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시간 역시 많았다.

그 어린놈을 쳐부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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