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점령기 - epilogue.
창밖만 본다.
이렇게 있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서..
총 맞고 아주 기적적으로 살아났다지만..제길!!!3개월째 입원중이란 말야!!
"우큭...!"
조금 과하게 움직였더니 배에 상처가 아려온다.
잠시 배를 움켜 쥔 그 자세로 가만히 있자 고통이 점점 사그라든다.
은근히 스릴있는 이 고통..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일부러 느껴보려 할때도 있다.
그렇다고 변태는 아니니 안심하도록.
"하아.."
편안해진 마음에 등을 배게에 더욱 기댄다.
그리고 내 옆에 낡은 신문하나를 집어든다.
내가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고통스러울 때마다 이 신문을 보며 스트레스를 다 풀었다지.
그 신문에 1면에는 이렇게 적혀져있다.
[길순파 두목 조길순.강간 살인죄,유괴죄 등으로 검거.]
그랬다.
그 배나온 디지몬은 결국 여러가지 죄를 명목으로(졸지에 진욱에게 총을 쏜 사람도 길순이 되버렸다.여기서 살인미수죄 추가.) 감방에 끌려가 버렸고 그때의 아찔했던 전투의 끝도 우리쪽의 승리로 끝이났다.
때문에 이제 우리나라 조직폭력배계의 1순위 집단은 길순파에서 환현파로 바뀌었다.
저번에 지환이 형께서 병원에 찾아와서 나보고 고맙다 나중에 밥한끼 사겠다 하는데..그 포스가...
무서워 뒤지는 줄 알았다.
그 사건이 벌어진 지 무려 3개월 전의 일이지만 난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잊혀지지 않는 후회가 하나있다.
그건 바로 길순에게 처절한 응징을 가하지 못한 것.
내겐 그게 그렇게나 아쉬울 수가 없었다.
가장 맛난 음식 아껴먹으려다 뺏긴 다더니 그 전에 총 맞아서 병원에 실려갈 건 또 뭐람?
"그때 한대라도 때렸어야 했는데..!!"
후회해봤자 늦은 거 더이상 미련을 갖진 않을 테다!
그리곤 신문을 문밖으로 멋지게 던져버렸다.
곧이어 밑에서 들려오는 청소부 아저씨의 고함에 쥐죽은 듯이 숨어있어야 했지만 말이다.
투욱.
서랍옆에 세워두었던 두개의 작은 병중 하나가 넘어진다.
"아,안돼!"
타악-
나는 혹여나 그것이 떨어져 깨질까 빠르게 낚아 채었다.
휴우...
이 안에 고스란히 담긴 흰색가루.
한국이의 흔적이라고 해야하나?
한국이가 담긴 병은 방금처럼 자기 혼자서 쓰러질 때가 자주있다.
덕분에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언제나 옆에서 날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에 든든해진다.
그리고 저기 서 있는 또다른 병에는 두번째 악마 힐라리 아서......뭐 걔의 흔적이 남아있다.
한국이가 사라진 후 나의 저주는 풀렸다.
이미 저주에 걸렸던 그녀들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이제 다른 여자앞에서 안경을 벗어도 아무렇지 않는다.
때문에 나는 불편하고 눈에 맞지도 않는 안경을 벗고 다니며 생활한다.
안경은 어머니의 유품이라 비싼 안경집에 담아 집에 꼭꼭 보관해 놓고 있고 말이다.
아,한가지 더 전해 줄 사실은 난 이제 더이상 가수가 아니라는 점.
사장님 입으로 직접 들었는데 내가 없었을때 회의를 했었더랜다.
내가 앨범을 8만장 이상 팔면 활동을 계속하고 그 이하로 팔리면 활동을 접는 그런 일종의 내기.
처음엔 나도 무척 화가났지만 사장님의 진심어린 사과에 용서해주기로 했다.
또 위약금도 받지 않고 나를 빼줬으니 오히려 더 이익(?)인 셈일까?
그때 날 따라서 은퇴하겠다는 소녀시대 누나들 말리느라 어찌나 고생했는지...
기호형은 사장님은 괜찮다고 했지만 잠시 격분해 자신보다 연세 지긋하신 어른에게 대들었다는 죄책감으로 sm을 떠나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매니저로서 일 하기 시작했고 말이다.
나 때문에 괜히 번거롭게 sm과 악감정만 쌓은 건 아닌지..형에겐 그 점에서 항상 미안했다.
"하아.."
땅이 꺼질 듯한 한숨만 나온다.
내가 병원에서 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3개월간 할짓없어 짜뒀던 작전이 하나있다.
처음엔 장난식으로 시작했고 장남삼아 꺼내본 말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지금 나는 그 작전이란게 실행될까봐 걱정되는게 아니라 실행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 작전은 다름아닌-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세지가 도착하는 건데...가 아니라...누굴까?
나의 이 아름다운 연설을 방해하는 깜찍한 사람은?
-작전개시.1단계 준비.-현아.
두쿵!
내 심장이 터질 듯 뛴다.
얼마나 거세게 뛰는지 내 귀로 심장소리가 들릴 지경이다.
그건 그렇고...정말로 그 작전을 실행한다는 건가?
심히 의심스럽다..
그러면서도 나는 어느새 환자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고 있다.
파란 반팔티와 회색 반바지.
그리고 환자복을 다시 그 위에 입는다.
밖에선 항상 나를 감시하는 간호사 누님들이 대기 중이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1층에 내려가기도 전에 잡힐게 분명했다.
의사가 그랬 듯 아직도 난 엄연히 심각한 환자이기에 눈에 띄는 활동적인 행동은 삼가하는게 좋다고 했다.
또 고모가 간호사들에게 엄격히 날 감시하라는 말과 함께 살짝 쥐어주신 흰봉투 때문에 누나님들의 경비망은 더욱 강력하다.
가히 엄청난 버프가 아닐 수 없다.
옷가지들이 담겨져 있는 검은색의 약간은 큰 배낭에 힐라리와 우리 한국이를 고이 모시는 것으로 내 준비는 완벽하게 끝이났다.
잠시 빼 두었던 링겔 주사바늘을 대충 손등위에 올려놓고 반창고를 붙였고 링겔액을 링겔대에 걸어두었다.
그리고 짐짓 떨리는 마음으로 병실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저벅 저벅.
문을 열고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다행이도 간호사 누나님들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복도를 걸었다.
"안녕하세요~하하.갈수록 젊어지세요."
그 말을 듣는 아줌마는 청년도 참..하며 볼을 물들이신다.
가끔 내게 간식을 주시는 착하신 아주머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몇몇 간호사들이 내 가방을 보곤 의심스런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내 담당이 아니기에 그냥 넘어간다.
띠링.
[엘리베이터가 열립니다.]
나는 가뿐히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고 문이 반쯤 닫힌 순간.
"어..어어!!진욱씨?!"
멀리서 황급히 달려오는 뚱띵이 간호사가 보인다.
나는 살짝 혀를 내밀어주곤 닫히는 문틈 사이로 슬쩍 가운데 손가락도 들어보여주었다.
이 스릴감이란..!크크크.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는 엘리베이터...
손등의 반찬고를 떼어내고 링겔대를 엘리베이터 구석지에 몰아놨다.
치우느라 고생하실 간호사 누님들과 혼자 남게 될 링겔대에게 내심 미안해 졌지만 나도 살아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다.
5층에서 4층을 지나 3층에 다다를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띠링-문이 열립니다.]
"어딜가려고욧!"
"허...헉!!"
문이 열리자마자 가녀린 간호사 몹 두명이 손을 뻗치며 달려든다!
나는 그 공격을 몸을 숙이는 것으로 피할 수 있었고 이내 밖으로 달아났다.
"왜..왜이렇게 빠른거야..!무전기라도 가지고 다니는 거야 뭐야!"
그러며 계단을 밟고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조여오는 상처들의 비명에 신음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
"하하!잡아주마!이 어리석은 영혼아!"
이번엔 경호원 형님께서 계단 밑에서 두팔을 벌리고 계신다.
저 사람도 돈에 매수된게 분명해!!
퍼억!
"끄어억!!"
사타구니를 재겨버리고 그를 피했다.
남자니까 아무런 죄책감 없이 때릴 수 있었다.
다만 거길차서 조금 미안할 뿐이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자 이젠 날 막으려는 경호원들이 가로로 일렬로 굳게 서 있다.
이모는 대체 돈을 얼마나 투자한거야!!
빈틈이 없는 방어전술..
하지만 나 역시 여기서 포기 할 수 없다.
이곳만 빠져나간다면 지상낙원의 파라다이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후아...후아..."
나는 심호흡을 내쉬며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딛였다.
"그만 포기하시지.이 어리석은 소울."
영혼에 이어 소울.
여긴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가는가 보다.
영혼 영혼 찾는 걸 보니.
"싫은데요?"
혀를 길게 내밀어 줘야지.
"어쩔 수 없구나!공격태세!-공격!"
공격태세를 외친지 2초만에 공격이라니...
휘익!
달려드시는 한분은 껴안음은 단숨에 피해버리고 종아리에 힘을 줬다.
그리고 돌파!
다다다다다다!
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이곳을 벗어나면 파라다이스가 날 기다리고 있기에!
마치 아이실드 31살 인 양 현란한 훼이크 스킬들로 15여명의 경호원들을 재꼈고 그들이 한데 엉켜 넘어져 있는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거기 서라니까욧!"
"이크!"
몹 누님들 또 오신다.
나는 병원문을 열려 손을 뻗쳤지만 그게 자동문인 걸 알아차리고 뻘쭘함을 느꼈다.
끼이이이이이~~~!!!!
요란한 마찰음과 함께 내앞에 멈춰서는 낮선 빨간 자동차.
그 고급스런 뚜껑 열린 자동차의 운전석에는 유틴 형 그 옆에는 제시카 누나 그리고 뒷좌석에 지연과 현아가 보인다.
나는 죽을 힘을 다해 오픈카 위로 다이빙 하듯 올라탔다.
"오,오빠?!"
"바보야-조심햇!"
푸더덕!
호박 떨어지는 소리가 참으로 무안하군.
"으아아!놓쳤다!"
"어떻게해.잡어!잡어!"
차는 곧장 출발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경호원과 간호사 누님들의 목소리가 날 즐겁게 해준다.
한손은 아픈 배를 움켜쥐곤 나머지 한손으론 나를 바라보는 그녀들을 향해 괜찮다는 뜻에 엄지 손카락을 치켜들어 보였다.
"유주얼 서스펙트!"
미안...그냥 멋질 거 같아서 해봤다.
나는 의자에 똑바로 앉았다.
"다른 누나들은?"
제시카 누나가 시원한 바람을 체감하며 대답했다.
"모두 거기로 모이고 있지~"
"두번째 작전은?"
이번엔 지연이 나선다.
"후후~모두 다 폰 정지 시켰네요."
"세번짼?"
현아를 바라보며 묻자 기다렸다는 듯 답한다.
"현찰도 전부 준비 되있지!큰 가방으로 세 개 정도?"
"허..헐..."
"찐(?)을 뽑아야지~"
어마어마한 금액일게 분명하다.
이제 설명하겠다.
내가 말한 작전이란 바로 '아이돌 도주 대작전'!
그렇다.
모든 스케줄을 회사도,매니저도 모르게 펑크내고 해변으로 떠나는 것이다!
이 시대에 피곤에 쩔어있는 우리 불쌍한 아이돌님들을(남자 아이돌은 제외.) 쉬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난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전을 통해 그녀들을 쉬게 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음!
......
아하하..참고로 말하는건데 절대 내가 가고 싶어서 이러는 거 아니다.
....
사실 쪼~끔 아주 쪼~~끔 미약하게 나마 놀고 싶은 마음이 있다.하하.
............
아니 거기서 조금만 보태서......에이 젠장!그래 내가 가고 싶어서 이러는거다.
1단계가 내가 이 차에 탑승하는 것이었고 2단계가 이 작전에 참가하는 분들의 모든 휴대폰이 정지 되어있어야 하는 상태.
회사에서의 위치추적은 곤란하니 말이다.
3단계는 현찰 준비.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그 내역과 동시에 위치추적이 가능하니 미리 현찰을 뽑아 놔야 했던 것이다.
마지막 4단계는 해변에서 모두가 만나는 것!
그것으로 작전은 종료가 되고 우리에겐 자유만 남는 것이다.
후후..
나의 이 3개월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나는 환자복 상의를 벗으며 유틴 형에게 물었다.
"이 차는 또 어디서 난 거예요?"
"아아,니 이름 대고 삼촌한테 말했더니 바로 빌려주더라."
"왜..왜..내 이름을..!"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퍽도 빌려주겠다."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시는 지환이 형님..
내가 가수를 그만두고 나서 환형파로 스카웃까지해가려 했었다.
결국 거절은 했지만...
그 형님만 만나면 나는 부담되 미치겠다.
아무튼 이제부터 우리는 자유라고 보면 되는 것!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하자.
"한국아!바다를 보여줄게!!!"
멀어져가는 병원을 바라보며 또 뜨거운 땡볕과 시원한 여름 바람을 맞으며 한국이가 누구냐며 새로 만난 여자 이름이냐며 내게서 뭔가를 캐려는 그녀들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렇게 행복한 감정을 웃음으로 대신하며 나의 아이돌 점령기는 여기서 마친다!
아이돌 점령기 epilogue 마지막 END__마침.
마무리 하며..
아아...
정말 길고도 길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니라고 생각 하실지 몰라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이죠ㅋ
예전에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었는데 막상 끝내려니 많이 아쉽네요...허전하기도 하구요..쩝..
하지만 이렇게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단편 하나를 쓸 예정이니까ㅋㅋㅋ
네..지금 진욱과 상큼이들과 누님들이 향하고 계신 곳은 해변.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적어서 올려볼까 해요.
빠르면 다음주 늦으면 다다음주에 올릴 것 같지만...
아무래도 해변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시죠?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에이-모르는 척하시는 분들 정말 얄미워ㅋㅋㅋ
큼큼..아무튼 장난 아닙니다.(뭐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急마무ㄹ.)아이돌 점령기를 읽어주신 인내심이 짱인 독자님들께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럼 저는 이만__
p.s. 아돌점 지금까지 정들었었는데-진욱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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