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조금만 더 있다가 일어나, 엄마.."
동수는 이불을 제끼고 몸을 일으키는 은영의 상체를 안아 주저 앉혔다. 은영은 시계를 다시 쳐다보
았다. 6시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간신히 들어올렸던 일요일의 무게에 동수의 몸이 더해져 은영의
상체가 무너져 내렸다. 누운 것도, 일어나 앉은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에서 머뭇하다가 가슴께를
비비는 아들의 몽실한 볼살에 항복해버렸다. 똑바로 누우니 이대로 모른 척 잠들어 버렸다가 12시쯤
깨어나 그 핑계로 결근을 해버릴까 하는 감미로운 유혹이 은영의 등에 달라붙었다.
"엄마. 나 잘 해?"
동수는 왼팔 겨드랑이에 베개를 깔고 상체를 높여 옆으로 누운 자세로 은영을 굽어 보았다. 가슴에
얌전히 두 손을 모은 채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잠시 감상하다가 손가락으로 엄마의 손
등을 꾸욱꾸욱 이리저리 눌렀다.
"뭘?"
은영이 손등을 콕콕 찌르는 동수의 손가락을 눈으로 쫓으며 잠이 완전히 깬 맑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 짓 말이니?)
그렇게 되물을 뻔했다. 마치 몹쓸 짓이라도 하는 듯 이상하게 들릴 것 같았다.
(섹스 말이니?)
노골적으로 묻는 것은 은영의 엄마가 허락하지 않았다. 은영이 아들과 하는 것은 단순한 놀이 이상
도 이하도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이 속편했다.
"그거 있잖아. 밤일하는 거.."
빠구리니, 씹질이니, 좆질이니.. 늘 하던 말로 지칭하기에는 엄마의 창백한 아침얼굴이 너무나 순결
해보였다. 동수는 손가락으로 은영의 까만 머리카락을 미끄럼타듯이 어루만졌다. 타고 흐르던 동수
의 손가락은 은영의 오른쪽 귀에 살짝 걸렸다가 귓볼에 엄지와 검지가 함께 자근자근 매달렸다.
은영은 동수에게는 칭찬이 인색한 편이었다. 동수가 칭찬받을 행동을 많이 하지 못 한 이유도 있을
테지만 은영은 칭찬보다는 엄한 꾸중이 더 자연스럽게 몸에 밴 엄마였다. 어쩌다 칭찬을 해도 간단
했다.
"그래, 잘했어. 응, 그렇게 하면 돼. 잊지 않고 바닥에 걸레질 했네. 88점이면 못한 건 아니네."
어떻게 얼마나 잘 했는지, 구체적인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어도 은영은 피곤한 표정으로 짧게 툭 던
지고 말기 일쑤였다.
동수가 잘 한다고 할 수 있을 지 은영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전남편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동수는 이제 겨우 열다섯 살인걸..)
어른남자와 비교한다는 것은 동수에게 억울한 일인 것 같았다. 동수의 표정을 찬찬히 읽었다. 아들
의 얼굴인 지, 남자의 얼굴인 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아들로서 칭찬해줘야 할 지, 남자로서 평
가해줘야 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우리 동수, 잘 하지."
일단 그렇게 던져보고 동수의 반응을 살폈다.
(뭘 어떻게 잘 하는 지 얘기해줘야지, 엄마..)
동수는 불만스러웠다. 출근해야하는 엄마의 아침시간이 그리 여유롭지 못한 건 잘 알고 있었다. 그
러나, 엄마는 아침뿐만 아니라 퇴근후에도 늘 그랬다. 항상 말이 짧았고, 항상 피곤해했다. 동수에
게 먼저 자세히 물어보고 얘기해주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엄마, 우린 대화가 너무 부족한 것 같지 않아?"
"응?"
은영은 난데없는 곳으로 튄 동수의 말에 잠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밤일 잘하냐고 묻더니..)
밤일이라는 말이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뭔가 건설적이면서도 중립적이고
은근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엄마한테 난 뭐야?"
이런 질문을 준비했던 건 아니었다. 동수는 그저 전과는 다른, 긴 칭찬이 듣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우리 동수는 자지가 아빠보다 훨씬 크고, 단단해. 그래서 엄마보지를 재미있게 잘 쑤셔줘. 동수가
좆질하면서 해주는 얘기도 너무 재미있구 너무 흥분돼.. 엄만 좋은 아들 둬서 너무 너무 행복해.."
이 정도면 엄마가 없는 휑한 일요일을 뿌듯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었다. 엄마의 어버이날 선물을 사
러 아홉 시간이고, 열 시간이고 기쁘게 발품을 팔 수 있을 것이었다.
은영은 눈이 슬몃 찌푸려졌다.
(그건 또 무슨 소리니? 뭐긴? 동수야 엄연히 엄마 아들이지..)
동수가 보고 기분나빠할까봐 눈을 얼른 폈다.
(동수가 뭣 땜에 아침부터 이러지?)
은영은 좀전까지 동수의 행동을 곰곰히 돌아보았다. 따스하고 나른한 손길밖에는 생각나는 게 없었
다. 특별히 동수가 언짢을만한 말과 행동을 하지는 않은 듯 했다.
(얘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이러나..)
어느 드라마에선가 본 듯한 진부한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영은 다시 동수의 표정을 살폈다.
"그야, 동수는 우리 하나뿐인 귀한 아들이지. 왜 그러는데?"
은영은 힘주어 '귀한 아들'을 강조해 말하며 엄마의 사랑을 최대한 가득 담은 얼굴을 동수에게 보이
려 애썼다. 귀에서 쓱쓱 소리가 계속 들렸다. 동수의 엄지와 검지가 은영의 귓볼을 비비며 저릿저
릿한 열기를 피우고 있었다.
(엄마는 눈치가 너무 없어..)
동수는 눈치, 코치, 애교 빵점인 엄마의 답답한 얼굴을 보며 입술을 뿌루퉁 내밀었다. 엄마의 귓볼
을 잘근잘근 아프라고 문질렀다.
"그게 다야?"
정말로 아파하는 지 엄마가 눈을 때때로 움찔하며 볼을 바알갛게 물들였다.
은영은 그제서야 아들의 요구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요 녀석이 어른 대접해달라구 이러나 보네? 남자 대접해달라구..?)
은영은 얼굴이 살폿 붉어지고 볼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밤에 군말없이 보지를 대어주는 것만으
로도 충분히 아들을 어른 대접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엄마로서 아들에게 그만한 남자 대
접이 어디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보구 어쩌라구?"
동수는 막상 대답이 궁했다.
(그냥 딴 엄마들처럼 칭찬 좀 많이 해주고, 수다스럽게 얘기도 많이 해주고..)
칭찬을 많이 해달라는 말을 앞세우면 왠지 엄마한테 유치한 속마음을 들킬 것 같았다. 이것저것 엄
마에게 가졌던 평소의 불만을 모아봤지만 모두 자잘해서, 이렇게 정색을 한 채 얘기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려니 창피했다.
"에이.. 나두 몰라.."
동수는 은영의 젖가슴에 쑥스러운 얼굴을 파묻어 숨겼다. 탱탱한 엄마의 아침젖이 동수의 볼을 찰랑
찰랑 때렸다.
"아이, 얘. 간지러워. 어머! 아이, 동수야.."
은영은 젖가슴을 간지럽게 눌러대는 동수의 머리통을 밀어냈다. 떼어내도 자꾸만 달라붙는 동수의
머리때문에 가슴이 눌려 약간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다. 잠깐 실랑이하다가 동수의 통통한 볼을 손가
락으로 꼬집어 들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아야야, 엄마. 볼따구 아파.."
"그러게 누가 아침부터 이상한 얘기 하래? 동수 땜에 엄마 지각하게 생겼잖아."
사실 아직은 이른 시간이었다. 은영은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침대밖으로 다리를 내렸다. 꼬집던
손을 풀고 빨간 자국이 난 동수의 통통한 볼을 슬슬 어루만져 주었다.
"인제 그만 씻고 엄마랑 아침 먹자. 동수먼저 씻어."
은영은 동수의 엉덩이를 퉁퉁 두들키며 팔을 잡아 끌었다. 그러나, 동수의 몸은 무겁기만 하고 일으
켜지지 않았다. 엄마의 팔힘을 시험이라도 하듯 잠시 가만히 있던 동수가 엉덩이를 살짝 들어준 뒤
에야 은영의 팔끝으로 아들의 몸이 따라 올라왔다. 은영은 잠이 덜 깬 몸으로 질척질척 거리는 동수
의 등을 밀어 욕실로 들여보냈다.
(히유, 동수 녀석.. 무거워서 나 혼자선 업지도 못하겠는 걸..)
이불을 단정히 개키며 은영은 생각을 다듬었다.
(앞으로 동수앞에서는 조심해야겠어. 마냥 애도 아닌데..)
동수가 불만을 갖지 않게 나름대로 대우를 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대우해줘야할
지 막막했다. 세상 엄마들은 다 큰 아들에게 엄마노릇을 어찌하고 있는 지 물어보고 싶었다.
방안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은영은 베란다로 난 안방의 창문과 베란다 바깥 창문을 활짝 열었다.
비 개인 파란 하늘아래 화창한 일요일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경자 언니는 아들이 둘이랬죠?"
은영은 출근 후 내내 망설이다가 일단 말이라도 꺼내봐야 겠다는 심정으로 경자에게 다가갔다. 수다
껀수라면 대환영인 경자와 성은이 귀를 쫑긋, 눈은 반짝 빛냈다.
"응. 고2 하나, 중3 하나. 왜?"
경자는 어떤 질문에든 모두 대답할 수 있다는 자만아닌 세월의 연륜을 자연스레 뽐내며 몹시 궁금하
다는 표정을 지었다. 성은도 경자가 뭐라 대답하면 즉시 토를 달겠다는 결연한 마음가짐이 솔직히
드러나는 표정을 지으며 은영과 경자의 입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아니, 그냥. 언니는 아들들 어떻게 키우고 있나 해서.."
은영은 원래 물으려 했던 게 뭐였는 지 또렷하게 떠오르지도 않고, 말을 꺼내놓고 흐지부지 얼버무리
기도 이상해서 어정쩡하게 말을 이었다. 이렇게라도 말을 꺼내면 다변인 경자언니한테서 도움되는
말 한 가지라도 얻을 수 있으려니 싶었다.
"쯔쯔.. 동수가 아침에 몽정했나 보구나?"
경자 언니가 아들에 대한 고민이라면 뻔하다는 얼굴로 혀를 찼다. 대수롭지 않은 일 가지고 고민한
다는 표정이었다. 어리지만 눈치빠르고 제법 똘똘한 성은이 은영의 표정을 살폈다. 아직 나설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 눈동자만 또르르 굴렸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은영이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러고보니 동수가 몽정을 한 적이 없네? 나 모르는 사이에 했나? 나중에 동수한테 물어봐야지..)
"아아, 그럼.. 동수가 자위하는구나. 그렇지?"
경자언니가 그거 아니면 이거 뿐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은영을 다그쳤다. 은영은 경자가 다
소 큰 소리로 부끄러운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주변을 둘레둘레 훔쳐보며 얼굴을
붉혔다. 얼굴을 붉히는 걸 보고 자신의 말이 맞다고 느꼈는지 의기양양해하는 경자에게 아니라고 반
박하기도 미안해서 은영은 어쩔 줄을 몰랐다.
"어머, 맞나보다. 동수가 중2랬죠? 그럼 자위할 때도 됐네."
성은이까지 맞장구를 치며 나서는 바람에 은영은 어떻게 하기를 체념하고 그저 가만히 있기로 했다.
"중2면 늦었네, 뭐. 우리 큰 아들은 초등학교때부터 했는데.."
경자가 그녀의 아들이 더 낫다고 자랑하는 듯한 말투로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게요. 요즘 애들 얼마나 빠르다구요."
성은이 간만에 경자의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해. 아들이라도 이젠 품안에 자식이 아니야. 우리 애들 어릴 때는 그렇게 귀여운 짓만 골라서
하구 엄마 꽁무니에 졸졸 달라붙어서 당최 떨어지지 않으려구 하더니.. 요즘은 엄마를 무슨 소 닭보
듯 하구.. 지 들두 다 컸다구 말이야.."
경자가 옛날이 그립다는 얼굴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자 언니, 그게 아니야. 언니를 닭으루 보는게 아니라 여자로 보는거라구요."
왠일로 조용한가 싶게 잠잠하던 성은이 그새 머리속의 잡학사전을 뒤지고 있었는지 똘망똘망한 눈빛
을 번뜩이며 특기인 토달기에 나섰다.
"얘가 뭔 소리야, 징그럽게?"
경자가 또 말도 안되는 딴지를 거냐는 표정으로 성은에게 입술을 퉁 내밀었다. 은영은 용한 점쟁이
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솔깃했지만 내색하지는 못했다.
"그런걸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구 하는 건데, 들어보셨죠?"
경자는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은영은 잘 알았지만 순순히 안다고 하기가 괜히
멋쩍어 경자언니를 따라 고개를 살레살레 저었다.
"정말 둘다 몰라요? 음.. 쉽게 말하면요. 언니들 아들들이 꼬추가 여물어서 여자를 안을 때가 됐다
이거에요. 그런데 바로 가까이에 여자가 있잖겠어요? 그러니 꼬추들은 좋아라 발딱 서는데, 보니깐
그게 엄마더란 말이에요. 아들이 되서 엄마를 어쩌겠어요? 윤리며 도덕이며 골치아프게 배운게 있
는데.. 근데 또 막상 눈앞에 보면 꼬추는 발딱 서고.. 왜, 남자들 허리밑은 독립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꼬추가 고게 말을 제대로 듣기나 하나요. 그러니 얼마나 난처하겠어요. 그러니깐 아예
엄마를 보지 말자, 피하자 이렇게 되는거지.. 그러니깐 언니들, 집에서 몸가짐 조심하세요."
성은은 스스로 조리정연하고 설득력있게 말했다는 생각이 드는 지 방긋방긋 웃으며 경자와 은영의 긍
정적인 반응을 기대했다.
"우리 아들들이 나를 여자로 본다구? 아유, 징그러.. 말두 안되는 소리.. 너 그거 지어낸 말이지?
뭐? 무슨.. 오이지 콤플렉스?"
경자가 발끈하며 혐오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은영은 경자언니의 그런 표정에 주눅이 들어
고개를 숙이고 구두 끝만 바라보았다.
"아이, 언니는 무식하게..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니깐요. 그런게 있어요.."
남대문에 직접 가본 사람하고, 가보지 않은 사람이 말싸움을 하면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긴다더니,
이론에 강한 처녀 성은이 씩씩거리는 아줌마 경자를 상대로 여유롭게 댓거리를 하는 모습이 은영은
조금 우습기도 했다.
"거봐요. 은영 언니는 잘 알아듣는데.. 경자 언니는 사람이 좀 둔한 데가 있는 거 알아요?"
성은이 경자를 향해 혀를 비죽 내밀며 밉지 않게 약을 올렸다.
"아, 몰라 몰라. 그런거 몰라도 난 여태껏 아들 둘 잘 키웠어."
경자가 늘 하던 것처럼 비장의 몰라무기를 빼놓으며 성은의 말을 무시해버렸다.
"암튼, 동수도 이젠 다 큰 거야. 아직은 엄마말 잘 듣는지 몰라두 좀 있으면 반항하구 대들구, 사춘
기네 방황이네.. 그럴 걸.. 우리 큰 아들은 뻑 하면 지가 무슨 어린애냐구, 왜 무시하구 그러냐구
대들구 그래서 내 속을 얼마나 썩였는지 몰라.."
경자가 입술을 달싹거리며 뭐라고 덧붙일 기세인 성은을 외면하고는 은영에게 바싹 다가서서 속닥속
닥 얘기했다.
"그래서요? 언니는 어떻게 했는데요?"
은영은 침을 살짝 넘기며 혀로 입술을 핥았다. 중요한 대목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아직도 착하고
말 잘듣는 요즘의 동수와 많이 다르긴 했지만 앞으로 그런 상황이 닥치지 않을까 불안했다. 미리 알
아두고 대비하면 좋을 것 같았다.
"어쩌긴.. 어린애 아니라니깐 아닌 걸루 해줬지, 뭐.. 하겠다는 것 있으면 왠만하면 의견존중해주
구.. 자는 거, 먹는 거, 입는 거 가지고 잔소리 안하구.. 그래 너두 다 컸으니깐 니 일 니가 알아
서 해라 그런거지.. 단, 공부만은 예외다, 그랬지 뭐.."
은영은 경자의 말을 곰곰히 새겨 들었다. 동수를 어린애 대하듯 일일이 참견하고 간섭하지 않았나
뒤돌아 보았다. 어린애한테 하듯 잔소리하고 꾸중하지는 않았나 생각해보았다.
(어제 내가 좀 심했지? 콘돔 사왔다고 뭐라고 하고, 애를 울리기까지 했으니..)
억울한 표정으로 울먹이던 동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입술을 앙다물고 터지는 울음을 참으려 애쓰던
모습은 더이상 철없는 어린애의 그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요?"
은영과 성은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꽤 의젓해 지더라구. 덕분에 둘째 놈은 좀 편했지. 아유, 그래두 애들은 애들이야.. 또, 남자들
이 어디 평생 가야 철이 드니? 거시기나 철 들지, 생각은 늙어서두 어린애들이잖어. 우리집은 정말
아들이 둘이 아니라 셋이라니깐. 늙은 아들꺼정.. 호호호.."
거시기라는 말이 주책스럽게 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스워서 성은과 은영은 경자와 함께 입을 막으
며 낄낄 거렸다.
은영은 동수의 철든 자지가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웃음으로 가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
다.
"하긴, 경자 언니는 걱정안해두 되겠다. 근데 은영언니는 조심해야겠어요."
활달하게 손뼉을 치며 웃으면서도 뭔가 궁리를 하는 표정이던 성은이 뜻을 금방 알 수 없는 말을 툭
던지고나서 경자와 은영의 반응을 살폈다.
"또, 무슨 말을 할라구 그래?"
오늘 수다는 내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무방비하게 웃던 경자가 눈쌀을 찌푸리며 성은을 쳐다보았다.
"음, 뭐.. 솔직히 경자언니야, 딴 마음이 안 들죠. 근데, 은영언니는 얼굴 예쁘죠, 피부 하얗
죠, 목소리 곱죠, 몸매 날씬하죠.. 내가 남자라도 침을 질질 흘리겠다."
성은이 농반 진담반의 뜻이 담긴 눈빛을 야릇하게 샐쭉거리며 경자와 은영을 번갈아 위아래로 훑었
다.
"얘가, 얘가, 못하는 소리가 없어. 쓸데없이 괜히 이상한 소리하지마."
외모에 대한 얘기에는 어지간히 이력이 난 경자가 별로 기분나빠하지 않으며 은영을 위한 책망을 담
아 성은을 나무랐다.
"아니.. 내 얘기는, 은영 언니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거지.. 헤헤.."
성은이 혀를 빠꼼 내밀고 은영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
은영은 뜨끔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동수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까? 예쁘구, 매력적이라구..?)
아침에 동수가 보여준 이상한 태도와 심상하게 넘어갈 수 없는 말이 뇌리를 계속 맴돌았다.
(엄마한테 난 뭐야? 난 뭐야.. 뭐야..)
멀지 않은 곳에서 또각또각 다그치는 발소리가 들렸다. 셋은 얼른 자신의 매장으로 돌아가 허리를
똑바로 펴고 두손을 앞으로 모았다. 자세를 잡자마자 눈꼬리 째고 주위를 날카롭게 점검하는 부장의
모습이 시야에 나타났다. 부장의 예리한 눈빛이 얼굴과 몸을 훑는 걸 느끼고 은영은 몸을 바르르 떨
었다. 발끝에 힘을 주고 허리를 더욱 꼿꼿이 세웠다. 몸이 뻣뻣하게 경직되는 걸 느꼈다.
그러나, 긴장으로 굳어지는 몸과 달리 은영의 머릿속에서는 일요일 아침 햇살처럼 나른한 목소리가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아들한테 난 뭐니.. 난 뭐니.. 뭐니..)
"30대 후반이시면.. 일본 제품하고, 영국 제품을 권해드리고 싶구요. 음, 그 가격대를 생각하시면
국산도 oo나 xx가 싸고 품질도 안 빠지는 편이에요. 써보신 손님들두 평이 좋아요. 어떤 걸루 하시
겠어요?"
"음.. 저.. 좀 더 둘러보구 올게요."
두 번째 화장품점을 나서며 동수는 주위를 찬찬히 돌아보았다. 꽤많은 돈을 들고도 살 수 있는게 마
땅치 않았다. 그래도 만만한 게 화장품이라 전철역 지하상가에 있는 화장품점 두 군데에 들어가 이
것저것 물어도 보고 가격대도 맞춰보았다. 그런데 제품이 맘에 들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싼 건
맘에 차는 게 없어 고민고민하다가 두 군데 모두 그냥 나와 버리고 말았다.
(에이.. 엄마가 그냥 가정주부였으면 훨씬 쉬울텐 데..)
동수는 게다가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엄마때문에 선물고르기가 더 힘들다고 투덜거렸다. 왠만한
것은 엄마 눈에 안 찰 것 같았다.
<망했어요! 주인은 도망갔어요! 흑흑! 무조건 2만원!>
위아래로 길다란 하얀 천에 두껍게 씌어진 글씨가 동수의 눈을 휘어잡았다. 망했다는 말이 별로 믿
기지도 불쌍하지도 않았지만 무조건 2만원이라는 싼 값에 호기심이 움직였다. 여성의류전문점 같았
다. 화려하게 세팅된 가게안의 마네킹들이 쳐다보는 바깥의 좌판에 노란 색, 빨간 색, 검정색, 흰
색의 옷들이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었다.
(이렇게 싼데 왜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
한가한 가게 분위기가 오히려 편했다. 좌판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원색의 옷들이 꽤 화려했다. 옷
감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청치마나 원피스 종류로 예쁜 걸 찾을 수 있다면 2만원은 꽤 만족스
러운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유리로 들여다 보이는 가게안에서 주인인듯한 여자가 동수를 한 번 흘낏
보고는 곧 tv를 향해 심드렁하게 시선을 돌렸다.
뒤져보니 옷들은 거의 다 원피스나 드레스 같은 것들 뿐이었다. 마치 영화에서나 보는 파티복 같았
다. 동수는 주로 치마와 원피스 종류로 괜찮은 게 있는지 찾아 보았다.
(와아! 이거 무지 섹시하다..)
누런 기가 전혀 없는 순백의 원피스였다. 소매없이 얇은 어깨끈이 가슴께까지 내려와서 팔과 겨드랑
이, 그리고 등이 시원하게 노출되는 스타일이었다. 허리는 잘록한 라인을 강조하고 밑단은 허벅지를
중간정도 덮을 길이였다. 살짝 당겨보니 약간 스판 소재라 펄렁펄렁 퍼지지 않고 몸에 착 붙을 것
같았다. 옷감이 아주 얇아서 다가오는 여름에 엄마가 입으면 딱 예쁠 것 같았다.
동수가 원피스를 들고, 주인 여자를 향해 사겠다는 눈짓을 보냈다. 동수가 조금 구경만 하다가 금방
갈 줄 알았던지 무표정하게 앉아 있던 여자가 반색을 하며 유리문을 열고 나왔다. 별로 궁해보이지
않고, 오히려 진한 화장이 화사한 30대중반 정도의 여자였다.
"그거 원래는 15만원에 팔던 거에요. 실크소재가 섞여서 감이 아주 좋아요. 여자친구한테 선물하시
게? 손님 여자친구는 참 좋겠다.."
주인여자가 빠르게 쏘아댔다. 동수에게 싱긋싱긋 눈웃음을 팔며 마음을 사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동수는 가슴안쪽에 대여진 폭신한 패드를 만지작 거리며 살까 말까 망설였다.
(이런 걸 가슴에 뭐하러 대지? 가슴이 배기지도 않나?)
집에 가서 가슴 패드는 떼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패드에 눌린 엄마가슴이 답답하다고 비명을 지를
것 같았다. 패드를 떼고 입으면 엄마의 풍만한 젖가슴이 퉁실한 젖꼭지를 자랑스럽게 내보일 것 같
았다. 가슴이 훈훈하게 달궈졌다.
"더 싸게는 안되요? 엄마한테 어버이날 선물할 건데."
주인 여자는 분명히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을 것이라 가늠했다. 엄마선물이라 말하면 호감을 살 것
같았다. 천원이라도 깎아주려니 싶었다. 사실 굳이 깎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엄마와 장을 보러 다니
면서 몸에 밴 습관이 그대로 나온 것이었다.
"학생.. 학생맞지? 고등학생인 거 같은데.. 지금 나랑 장난해?"
주인여자가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동수를 무섭게 쏘아보았다.
"네? 장난 아닌데요."
(앗.. 괜히 깎아 달라구 했나? 정말 망한게 맞나보네..)
15만원짜리를 2만원에 후려쳐 파는데 거기서 더 깎아달라니 주인아줌마가 화가 났나 보다 생각했다.
(깎아주기 싫으면 싫다구 그러지 왜 화를 내구 그래?)
주인여자의 찡그린 얼굴이 보기 싫었지만 그래도 원피스가 꽤 마음에 들어서 깎지 않고 그냥 사려고
했다. 돈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주인여자에게 협상의 말을 꺼냈다.
"그게 아니.."
"저리 가.. 재수없게.. 오늘 개시도 못했는데.."
주인여자가 말을 가차없이 자르더니 동수의 손에 들린 원피스를 빼앗아 좌판위에 던지고는 몸을 홱
돌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동수는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 이렇게 손님을 막 다루는 가게는 생전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
시당한 기분이 들어 분이 치밀었다.
(그러니까 망했지..)
동수는 만 원짜리 두 장을 휙 던져버리고 원피스를 들고 튈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하러 팔아주냐. 기분나쁘게..)
동수는 좌판을 한번 통 차고 도망치듯 걸음을 빨리해서 가게를 벗어났다. 가게문이 열리는 기색은
없었다.
(좀 더 세게 차줄 걸 그랬나?)
아직도 남은 분기를 씩씩 거리다가 순백의 원피스가 눈앞에 아른아른 아쉬워 고개를 돌렸다. 가게
위치와 이름을 새겨두었다가 나중에 주인여자가 없을 때 가서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망했다는 현수
막위로 약간 허름한 간판이 보였다. 아까는 현수막의 굵은 글씨때문에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았다.
간판에는 가게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홀복 전문] TEL. 0XX-XXX-XXXX
(홀복? 파티복말인가?)
동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다. 파티복을 입고 넓은 홀을 가득 매운 남
녀가 우아한 음악에 맞춰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도는 장면속에서 아까의 순백 원피스를 입은 엄마가
까만 턱시도를 입은 동수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배가 꼬르륵 고파왔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벌써 2시를 향하고 있었다. 동수는 일단 점심부터 먹고
다시 돌아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김밥집이 어디 있는지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물건값을 깎으려는 아줌마 손님 못지 않게 난처한 손님은 무대포로 선물공세를 퍼붓는 남자 고객들이
었다.
"손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받을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현정이 흐트러짐없는 세련된 말투로 10여분 가까이나 끈기있게 거절하는 걸 보고 은영은 속으로 감탄
하고 있었다.
상대는 20대초반에서 중반정도밖에는 안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였다. 180은 간단히 넘을 것 같은 키
에 꽤 멋을 낸 헤어스타일과 약간은 느끼해보이는 세미정장을 입고 목걸이, 귀고리로 치렁치렁 치장
한 멋쟁이였다. 30분도 넘게 현정을 붙잡고 현정이 써본 것중에 제일 좋았던 게 뭐냐, 더 비싼 건
없느냐 귀찮게 굴더니 개중 가장 비싼 걸로 포장을 해달라길래 젊은 사람치고는 꽤 꼼꼼하구나 싶었
었다.
"그냥 받아주세요. 딴 뜻은 절대 없습니다. 그럼 그냥 놓고 갑니다."
남자가 선물포장지 겉에 뭐라고 휘갈겨 쓰더니 현정에게 억지로 쥐어주고는 돌아섰다. 현정이 끈질
기게 거절하던 좀전의 기세와는 달리 포장된 걸 얌전히 받고는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잠시후 현정이 무표정한 시선을 돌려 은영쪽을 힐끔 보더니 우아한 동작으로 포장된 향
수를 카운터밑 서랍에 차분히 갈무리해 넣었다.
은영도 예전 서울 매장에서 난처할 정도로 귀찮게 구는 남자고객때문에 몇 번 골치를 앓았었다. 하
나 같이 배나온 아저씨 아니면, 유들유들한 바람끼를 뽐내는 징그런 유부남들 뿐이라 매번 고통이었
다. 그러나, 지금은 현정이 무척 부럽게 생각되었다. 우아하고 세련되게 거절하면서도 결국 선물을
받아 넣는 현정의 태도가 야무지고 실속있다고 생각했다.
"어서오세요. 뭘 찾으시나요?"
카운터 너머에서 동수를 반기는 두 여자는 20대 중후반 정도밖에 안되어 보였다. 주인일 지 종업원
일 지 궁금해 하면서 동수는 진열된 화장품을 둘러보았다.
"네, 한 번 둘러보세요. 확실히 원조교제가 맞지? 그지, 응?"
동수가 원조교제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고 여자를 쳐다보았다. 뚱뚱한 몸매만큼이나 풍만
한 가슴을 앞트임이 꽤 깊게 난 브이넥의 스웨터로 자랑하는 왼편의 여자가 오른편의 여자를 톡톡 치
고는 호들갑을 떨었다.
"아, 죄송합니다. 손님한테 한 소리가 아니에요. 계속 구경하세요. 맞아, 확실해. 나이차이가 15
살두 넘어 보였잖아."
오른 편의 키작고 마른 여자가 동수를 향해 해실해실 웃어보이더니 왼편의 여자를 향해 맞장구를 쳤
다. 동수는 고개를 숙이고 화장품을 구경하는 척 했다. 무슨 얘기를 하나 궁금해서 귀는 쫑긋 세웠
다.
"15살은 무슨.. 20살두 넘어 보이더라. 남자가 키두 쬐그마한 게 솜털이 보송보송했잖니."
뚱뚱한 여자가 눈을 새초롬히 치뜨더니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했다.
"유리? 유리라구 했지? 그 여자 이름 말야."
"맞아, 유리. 고 쪼그만게 지 엄마뻘은 되는 여자한테 말끝마다, '유리야, 이건 어때? 유리야, 그
건 향이 너무 독하다. 유리야, 그건 너한테 안 어울려.' 그러지 않디? 으이유, 닭살.."
닭살이 지나쳐 상태가 안 좋은 얼굴을 찌푸리며 마른 여자가 몸을 달달 떠는 시늉을 했다.
"어유.. 그 여자는 또 어떻구. '자기가 골라줘. 난 자기만 좋으면 다 좋아.' 아줌마가 어린 놈
팔에 매달려서.. 우웩, 오바이트 쏠려.."
뚱뚱한 여자가 3개월짜리 배를 움켜쥐고 혀를 길게 빼며 토악질을 해댔다.
동수가 있는데도 만담을 하듯 흉내내며 저들끼리 깔깔거렸다. 동수는 무슨 얘긴가 흥미가 일어 처음
엔 가만히 있었지만 끝날 줄 모르는 잡담에 소홀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약간 기분이 상했다. 동수
의 표정을 읽었는지 뚱뚱한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손님, 찾으시는게 있으세요?"
"영양크림 같은 거 있으면 좀 사려구요."
이번에는 물건값을 깎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돌아봐야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다.
"쓰실 분 연령대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뚱뚱한 여자가 동수를 향해 상냥하게 웃으며 두 팔을 진열대 유리위에 얹었다. 가슴이 살짝 모아지
며 트인 브이넥으로 소담한 골짜기가 만들어졌다.
"30대 후반이신데요. 어머니 선물루.."
동수는 여자의 가슴골짜기를 흘끔거리다가 넘어가는 침을 삼키느라 말을 끝맺지 못했다.
"30대 후반이시면 아무래두 주름을 펴주고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주는 인텐시브 스킨케어 계통으로.."
뚱뚱한 여자가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섞어가며 제품을 이것저것 동수에게 보여주었다. 동수는 탐스
런 젖가슴을 훔쳐보는 게 즐거워 여자가 오래도록 설명해주었으면 싶었다.
"언니들, 안녕~ 모레 봐요."
방향이 다른 성은이 먼저 버스를 타고 손을 흔들었다. 은영은 경자와 함께 백화점 정문앞에 서는 마
을버스를 기다렸다. 이제는 해가 져도 선선한 느낌이 좋고, 춥지 않았다.
"온다."
경자가 앞서서 버스계단에 올라탔다. 거의 텅텅 빈 마을버스의 맨 뒤 오른쪽 좌석에 앉은 경자가 은
영에게 손짓했다. 사람들이 차곡차곡 자리를 잡고도 한동안 멈춰 서있던 마을버스가 문을 닫고 서서
히 움직였다.
"언니는 지금 가서 애들이랑 신랑 밥차려주려면 힘들겠어요."
창가에 앉은 경자를 바라보며 은영은 하루일을 끝낸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했다. 마을버스가 모퉁이
를 돌아 백화점 후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안 그래. 이젠 지들끼리 알아서 잘 차려 먹어."
(동수는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으려나..)
동수에게서 어린이날을 뺏은 것이 벌써 3번째였다. 동수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그나마 죄책
감을 덜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일요일도 없이, 매일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동수 혼자
만 집에 남겨둔다는 것은 퇴근 때마다 미안한 고통이었다.
"어?"
은영이 경자언니와 창밖을 번갈아 보다가 무심코 작은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창밖 백화점 후문쪽
보도블럭 위를, 말끔한 사복으로 갈아 입은 현정이 핸드폰을 귀에 댄 채 걸어가고 있었다. 핸드폰
을 뺨에 걸치게 살짝 내리고 고개를 앞으로 길게 빼는 것이 뭔가를 찾는 듯 했다. 은영도 현정의 시
선을 좇아 고개를 왼편으로 돌려보았다. 5미터 정도 앞 갓길에 곱상한 외제차가 서 있었다.
현정이 핸드폰을 접고 걸음을 빨리하는 게 보였다. 현정이 차에 접근하자 조수석 문이 열렸다. 현
정이 활짝 웃으며 차안으로 몸을 넣었다. 마을버스가 뒤따라 차의 왼편을 스쳤다. 은영은 창가에
몸을 가까이 해서 밑을 쳐다보았다. 운전석 창으로 현정에게 선물을 안기고 사라졌던 남자의 옆모습
이 보였다.
"누군데? 아는 사람이야?"
경자언니가 은영에게 몸을 피해주었다가 같이 창밖을 둘레둘레 살펴보며 물었다.
"아니에요. 차가 예뻐서 그냥 좀 봤어요.."
경자언니는 현정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은영은 20대후반으로 알고 있는 현정의 얼굴과 그보다 3, 4살은 어려보이던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둘이 그렇게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요즘 연상연하 커플이 유행이라니까..)
평소 우아하고 흐트러짐없는 몸가짐으로 빈틈하나 보이지 않던 현정이, 만난 지 하루도 안된 연하의
남자에게 저리도 쉽게 웃어주는 것이 조금 생소했다.
은영은 동수의 팔짱을 끼고 거리로 나서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 지 궁금했다. 동수도 사복을 잘 차려
입히면 꽤 조숙해보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직은 키가 더 커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남자 키가 175는 넘어야지..)
잘 먹이고,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럭무럭 자라서 은영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도록 수염도
까뭇까뭇 많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이두 털이 좀 많은 편이었으니까..)
은영은 팔뚝을 한 번 쓸어보았다. 다리털은 귀찮더라도 매번 면도로 밀고, 스타킹을 신으면 됐지만
팔뚝의 털은 어쩔 수 없었다.
경자언니의 팔뚝을 슬쩍 훔쳐보았다. 은영의 팔뚝에 비해 털이 훨씬 적어보였다.
(나두 나이 먹으면 이 귀찮은 털들을 좀 면해 보려나..)
(나이를 먹으면.. 나이를..)
갑작스런 통증이 은영의 가슴을 욱 죄어 왔다.
동수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남자다와지고 젊어질 것이었다. 그러나, 은영은 나이를 먹
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주름살도 많아지고 늙어질 것이다. 심장이 급하게 방망이질 쳤다.
은영의 손바닥에 진땀이 맺히도록 두려운 마음이 경자언니의 얼굴에 비춰진 5년 후의 미래를 쳐다 보
지 못하게 극구 말렸다.
"와아. 이게 다 엄마 선물이야?"
동수는 퇴근 후 내내 피곤하고 우울해 보이는 은영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선물을 내어 놓고 말았다.
엄마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하루의 피로를 몽땅 씻어내 주고 싶었다. 우울한 얼굴을 접고 활
짝 기대찬 얼굴을 펴며 포장을 뜯어보는 엄마의 모습이 흐뭇했다.
"돈이 어디서 나서 이런 걸 사왔어? 비싸보이는데.."
포장을 능숙하게 뜯으면서 은영이 걱정을 담아 말했다. 그러나, 가볍고 경쾌한 톤이 좀전까지와는
달리 많이 밝았다.
(아침에 만 원 주고 가길 잘했네..)
오천 원짜리로 할까 만 원짜리로 할까 갈등했던 게 미안했다. 이렇게 엄마를 위해 쓰라고 맞추어
준 것 같아 쑥스러웠다.
"용돈 모아서 산 거에요. 별루 안 비싸요."
6만 5천원 짜리 나이트 크림이었다. 의젓해보이고 싶어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가격이 비싸서
가게에서 꽤 오랫동안 선 채 망설였었다. 그 망설임을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는 엄마의 밝은 표정
에 동수도 기분이 한껏 부풀었다.
"어머, 이거 나이트 크림이네.."
은영이 취급하는 브랜드의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에도 여러번 40대와 50대 여성 고객에게 권하는 스킨
케어 제품과 비슷한 계열의 것이었다.
"응. 그거 세수하고 자기 전에 바르는 거래. 피부 주름을 좍좍 펴준데.. 이건 샘플받은 거구.."
설명은 필요없었다. 은영이 매일 앵무새처럼 외던 대사였다. 은영은 방금까지 가볍게 날아오르던
마음이 나락으로 무겁게 떨어져 내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동수두 내 나이를 의식하고 있었구나..)
은영은 통통한 볼살과 싱싱한 붉은 입술을 뽐내는 아들의 젊은 얼굴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동수가
선물해준 크림을 밤마다 바르면 아들처럼 젊은 얼굴을 가질 수 있을 지 희망을 뒤져 보았다.
(그렇게 될 리가 없지..)
동수를 좀 더 일찍 낳았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채고 조르던 그이의 유혹을 어리
광이라 치부하며 여상 3년 내내 튕겼던 것이 아쉬웠다. 그 때 동수를 가졌다면 지금보다 적어도 5년
은 젊은 보지를 아들에게 대줄 수 있었을 것이라 한탄했다.
"엄만 정말 우리 아들 땜에 산다. 쪼옥.."
무너진 마음에 더 늙었을 얼굴을 감추려고 은영은 동수의 뺨에 입술을 대고 잠시 숨었다. 아들의 탱
탱한 젊은 볼에 닿은 은영의 입술이 유난히 쭈글쭈글 쳐진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속이 상했다. 아들
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영원히 숨어 있고만 싶었다.
"엄만 아직 이런 거 안 발라두 되는데, 살 게 마땅치 않아서 그냥 이걸루 샀어."
지나치게 감격해하는 엄마의 모습이 부담스러워 동수는 짐짓 선물의 의미를 깎아 내렸다. 딴에는 꽤
어른스럽고 의젓하게 말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정말? 엄마 주름살 많다구 산 게 아니구?"
은영이 반색을 하며 동수의 팔에 매달렸다.
"엄마가 무슨 주름살이 있어? 나보다 더 뽀얗고 뺀질뺀질하면서.."
동수가 입을 불쑥 내밀며 퉁을 놓았다. 동수는 엄마를 별로 닮지 않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피
부톤은 검은 편에 볼은 통통, 입술은 두툼했다. 아빠를 닮았다는 소리를 항상 들었다. 동수는 그게
늘 불만이었다. 엄마의 하얀 피부와 날씬한 입술을 닮았다면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여자들에게 인
기가 많았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어머, 정말이지? 아이, 좋아라. 아들한테 칭찬두 다 듣구? 쪽, 쪽, 쪽, 쪽.."
은영이 동수의 뺨을 두 손으로 잡고 아들의 입술에 수없이 뽀뽀를 해댔다. 은영은 천 길, 만 길 나
락으로 치닫던 무거운 마음이 밝게 솟아오르는 듯한 희열을 느꼈다.
"읍, 읍.. 엄마아.. 읍, 읍.."
동수는 귀엽게 달려드는 엄마의 입술을 짐짓 피하는 척하며 한편으로는 반성했다.
(엄마두 칭찬받으면 좋아하는구나. 나랑 비슷하시네..)
아침에 칭찬이 부족한 엄마를 원망했던 게 부끄러웠다. 평소 엄마에게 칭찬이나 듣기 좋은 말을 얼
마나 해드렸는 지 생각해보았다. 거의 없었던 것 같았다. 엄마에게 바라기만 하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론 나두 엄마한테 칭찬 많이 해드려야겠다..)
은영의 뽀뽀질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 동수는 이제는 피하는 척 않고, 마주 입술을 내밀며
달려드는 엄마의 입술에 기쁘게 응했다.
(엄마 입술 정말 예뻐요.)
그렇게 입을 열려다가 마침 부딪혀 오는 엄마의 입술에 가로막혀 말을 삼키고 말았다.
(엄마 얼굴 너무 예뻐요.)
말을 준비하고 다시 엄마의 입술이 떨어져 나간 틈을 노려 재빨리 입술을 크게 열었다. 그러나, 엄
마의 입술이 또다시 달려들었다. 활짝 열린 동수의 입술로 엄마의 입술이 쏘옥 빠져버렸다.
동수는 두툼한 자신의 입술에 한껏 몸을 맡긴 엄마의 가녀린 입술이 너무나 부드럽고 감미로왔다.
다시 보내기 싫었다. 엄마의 양쪽 귀주변을 두 손으로 고옥 잡고 입술을 깊숙이 빨아들였다.
"읍.."
은영은 아들에게 갑작스렇게 잡혀버린 입술을 빼내려 했지만 아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
다.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가칠한 아들의 혀가 은영의 입술을 도르르 핥았다. 은영은 몸에 힘이 풀
리며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걸 느꼈다. 벌어진 입술 사이를 아들의 혀가 비집고 들어왔다. 녹아버
린 듯 힘없이 쳐진 은영의 혀를 아들의 혀가 가지고 놀았다. 은영은 숨이 점차 새액새액 가빠왔다.
(엄마 혀는 너무 부드럽구 맛있어..)
동수는 정신없이 엄마의 혀를 빨고 핥았다. 점점 더 격정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심장의 고동을 타고
동수의 혀가 바쁘게 몸을 흔들었다. 멈춰버릴 듯한 심장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입술을 떼고 엄마를
꼬옥 안았다. 심장이 뛸 때마다 몸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은영은 동수의 왼쪽 어깨에 턱을 걸치고 안긴 채 헐떡이는 숨을 눌러 참았다. 가슴이 쿵쾅거리며
동수의 가슴에 부딪는 것 같았다. 부끄러웠지만 동수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엄만 너무 예쁘구 귀여워.."
동수가 은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엄마의 반응을 살폈다. 반응이 별로 좋지 않으면 다른 칭찬으
로 골라볼 생각이었다.
"정말? 정말, 엄마 예뻐? 엄마 귀여워?"
은영은 순식간에 다리 힘이 확 풀리며 몸이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귓가를 간지르는 동수의 황홀한 입
김을 놓치고 싶지 않아 두 팔을 아들의 겨드랑이에 넣어 두르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러엄. 정말이지.."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확인하고 동수는 다시 머리를 굴렸다. 예쁘다는 말이 좋았는지, 아니면 귀엽
다는 말이 좋았는지, 그도 아니면 둘 다 좋았는지 궁금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쪽으로 얘기해주고 싶
었다. 엄마의 미끈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잠깐 곰곰 생각했다.
"우리 엄만 세상에서 젤 예쁘다."
은영은 다소 과장섞인 동수의 말투가 별로 믿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예쁘다는 칭찬도 진부하게
들렸다. 은영은 입술을 샐쭉 내밀며 동수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동수는 엄마가 좀전과는 달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아차 싶었다.
(하긴 엄만 예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을 테니까..)
"엄마 입술은 너무 귀여워."
가녀린 입술을 살짝 내밀며 동수를 쳐다보는 엄마의 얼굴을 보다가 연습도 못하고 불쑥 말해버렸다.
"정말? 정말, 귀여워?"
은영은 동수에게서 귀엽다는 말을 들으니 한 살은 어려진 것 같아 너무나 기분이 상쾌했다. 동수의
가슴에 두 손을 모아 안기며 동수의 입술에서 또 무슨 기쁜 것들이 쏟아져 내릴까 기대를 담뿍 모았
다.
동수는 귀엽다는 말에 반색을 하는 엄마가 신기했다.
(버릇없이 엄마한테 무슨 짓이야?)
엄마의 머릿결이 좋아 보여서 쓰다듬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다.
(버릇없이 엄마한테 무슨 소리야?)
귀엽게 애교를 떠는 10대 탤런트가 엄마를 닮았다고 했다가 혼이 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지금 머리카락을 쓰다듬어도, 귀엽다고 칭찬을 해도, 기분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활짝
밝은 얼굴이었다. 동수의 가슴팍에 두 손을 모으고 포옥 안겨 작고 하얀 얼굴로 올려다 보는 엄마
의 모습이 정말로 귀엽게 느껴졌다.
"정말이야. 엄마 너무 귀여워.."
은영은 다시 한 살 더 어려진 것 같았다. 동수의 가슴팍을 손가락끝으로 지분거리며 더 얘기해달라
고 재촉했다.
(동수야, 엄마 아직 안 늙었지? 엄마 아직 젊지?)
"입술두 귀엽구.. 쪽.."
동수가 은영의 입술에 살짝 키스하며 말했다. 은영의 나이가 한 살 더 어려졌다.
"요기 말랑말랑한 젖두 귀엽구.. 쪽.."
동수가 은영의 옷 위로 젖가슴에 살짝 키스하며 말했다. 은영의 나이가 한 살 또 어려졌다.
"엄마 통통한 히프두 귀엽구.. 툭툭.."
동수가 은영의 히프를 오른손으로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 은영의 나이가 한 살 다시 어려졌다.
"엄마 촉촉한 보지두 귀엽구.. 쓰윽.."
동수가 은영의 허벅지 사이에 손을 넣고 팬티위를 살짝 쓸며 말했다. 은영의 나이가 한껏 어려졌다.
"아흑.. 동수야.."
은영은 허벅지를 모아 동수의 손이 움직이지 못하게 가두었다. 아들의 손은 그래도 조금씩 꼼지락
거리며 은영의 보지를 자극했다.
"우리 귀여운 엄마보지.. 내가 좀 갖고 놀아도 돼?"
동수가 눈을 감고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채 숨만 쌕쌕 거리는 엄마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
였다. 은영이 급하게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을 표시했다.
동수가 은영의 허벅지에 여전히 오른손을 대고 조물딱거리며 천천히 침대로 인도했다. 은영이 뒤로
주춤주춤 움직여 동수의 뜻에 따랐다. 은영의 다리가 문득 침대에 걸리며 몸이 뒤로 풀썩 쓰러졌다.
동수의 몸이 반 박자 늦게 넘어와 은영의 몸을 덮어 눌렀다.
꼬옥 감긴 엄마의 눈이 바르르 떠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발개진 볼을 톡톡 두드리며 쓰다듬었다.
"으유.. 귀여운 우리 강아지.."
tv드라마에서 할머니가 손주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귀여운 내 강아지'라는 대사를 읊조릴 때마다 진
부한 느낌이 소름이 돋으며 거부감이 들곤 했었다.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그 감정의 정체를 이제
는 알 것 같았다. 가녀린 몸으로 발발 떨며 동수의 품에 안기기만을 기다리는 엄마의 모습은 아빠가
사주었던 작은 곰인형이나, 친구가 가진 부러운 애완강아지처럼 애뜻하고 사랑스러웠다.
은영은 귀여운 엄마라는 말보다는 차라리 듣기가 나았다. 엄마라고 불리면 한없이 늙고 초라해지는
것만 같았다. 동수를 품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엄마아닌 그 무엇이라도 되어 동수를 꼬옥 붙잡
아 두고 싶었다. 품안에 자식이 다 컸다고 큰 세상에 놓아버리는, 외로운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았
다. 동수를 놓아버리면 세상에 혼자만 남아 쓸쓸한 상실감에 또다시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동수야, 놀리지 마.. 이상해.."
그래도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들에게 강아지 취급을 받는 게 조금 어색하고 불쾌하기도 했
다. 그러나 불편한 표정을 지어 보일 수는 없었다. 동수에게 부족한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젊은 아들의 기분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왜, 엄마? 부끄러워? 창피해?"
동수는 엄마의 얼굴에서 거부의 뜻을 발견하지 못했다. 기분이 묘했다. 엄마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다시 말했다.
"귀여운 우리 강아지.. 창피했어?"
"으, 으응.."
은영은 녹슬어 무거운 문을 열어젖히듯 힘겹게 대답했다. 대답하고 나니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치켜올라갔다.
동수는 엄마가 미소까지 살짝 지으며 호응해주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야하게 느껴져 가슴이 콩닥
콩닥 뛰고 자지가 불끈 꼴렸다.
동수는 엄마의 원피스를 걷어올리고 알몸이 된 젖가슴에 허겁지겁 달려들었다. 입김을 씩씩 불며 뚱
뚱한 엄마의 젖가슴을 거칠게 물고, 빨고, 주물렀다. 은영이 상체를 비비 꼬며 피하려는 몸짓을 했
지만 동수의 몸에 눌려 헛된 수고만 할 뿐이었다.
"쓰릅.. 우리 강아지.. 젖이 정말 맛있네? 쓰릅, 씁.."
동수가 출렁거리는 젖가슴에 혀를 날름 대며 눈을 올려 뜨고 은영의 반응을 살폈다.
"아이, 몰라.. 그러지 마.. 아이.."
은영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입술로 깨물며 고개를 도리질 쳤다. 아들에게 강아지라 불리우는 게 창
피한 건지, 젖가슴을 유린당하는게 부끄러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싫어하는 표정은 분명히
아니었다.
"잘근잘근.. 젖꼭지 좀 봐.. 우리 강아지 젖꼭지두 귀여워.. 쪼옵, 쫍.."
동수가 은영의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다가 혀로 부드럽게 핥아 주었다. 은영이 눈을 살폿 찡그리다가
다시 펴는 것이 보였다.
"아파.. 동수야.. 부드럽게 해줘.. 부드럽게.."
동수는 뭔가 요구를 해오는 엄마의 모습이 반가왔다. 뭐든지 더 얘기하고 더 요구해주기를 바랬다.
"어떻게 해달라구? 어떻게 해줄까? 응? 귀여운 우리 강아지.. 말해봐.."
동수가 엄마의 젖꼭지를 부드럽게 낼름거리며 은영의 입술에 시선을 모았다.
"으으응.. 보..지.. 보지.."
은영이 입술을 아주 조금 달싹거리며 웅얼거렸다.
"응? 우리 강아지 보지가 왜? 보지를 어떻게 해달라구?"
동수가 급하게 은영의 허리밑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끄집어 내렸다. 무성한 보지털 숲 밑으로 입술
을 들이대고 혀를 내밀었다. 혀끝에 끈적한 액체가 찌름한 맛으로 안겨왔다.
"이렇게 핥아 줄까? 보지를 이렇게?"
동수가 혀를 쭈욱 내밀어 은영의 보짓살을 밑에서부터 위로 강하게 훑어 올렸다. 은영의 허리가 따
라서 약간 위로 들리는 듯 하다가 파르르 떨며 내려앉았다.
"아흑.. 그, 그만.."
은영이 두 손으로 동수의 머리를 찍어 내리며 다급한 숨을 훅 내쉬었다. 숨이 금세 넘어가기라도 할
듯 애처롭게 애원하는 목소리였다.
동수는 혀 끝에 힘을 빼고 솜사탕을 핥듯이 부드럽게 낼름낼름 쓸어올렸다.
"엄마, 얘기해봐. 보지를 어떻게 해줄까? 그냥 이렇게 날름날름 핥아주는 게 좋아?"
좀 이르지만 어버이날 특집을 당겨서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금방 들었다. 엄마가 원하는 거라면 모두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흐윽.. 몰라.. 흐윽.."
은영은 보지를 간지럽히는 동수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혀놀림에 몸이 온통 녹아버리는 것만 같았다.
이대로 녹아서 혀를 타고 동수의 몸속에 흘러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면 동수와 영원히 한 몸이 될 것
같았다.
"그럼 하지 말까?"
동수는 혀를 잠시 쉬게 하고 한 손으로 엄마의 안쪽 다리를 살금살금 어루만졌다. 손바닥이 맨들맨
들한 허벅지에 스르륵 미끌렸다.
은영이 고개를 도리도리 좌우로 흔들었다.
"그럼 이렇게? 쓰르릅.."
동수가 혀를 길게 빼고 다시 보짓살을 훑어 올리자 은영이 또 고개를 도리도리 좌우로 흔들었다.
"엄마.. 뭐? 어쩌라구?"
동수가 혀를 내민 채 고개를 갸우뚱하며 은영을 재촉했다.
은영이 잠시 끙끙 앓는 소리를 내더니 마침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코.. 콘..돔.."
그렇게만 말하고는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 고개를 외로 꼬았다.
동수는 슬몃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아.. 자지 박아 달라구? 콘돔 끼구?"
은영이 마지못해 대답한다는 듯 보일락 말락 고개를 그덕였다.
"알았어. 잠깐만 있어봐.."
동수는 침대에서 내려와 작은 방으로 달렸다. 안방문을 나서며 웃옷을 벗어던졌다. 작은 방에 들
어서면서 팬티를 벗어내렸다. 쿵쿵 넘어질 뻔 하다가 중심을 잡고 허리를 반듯이 세웠다. 길쭉하게
꼴린 동수의 자지도 몸을 딴딴히 세웠다. 서랍속에 넣어둔 콘돔을 들고 안방으로 뛰어들었을 때에는
은영도 걷어올려진 원피스를 벗어버리고 팬티도 발끝에서 떼어버려 완전한 알몸이 되어 있었다.
동수는 무슨 일로 알몸이 된 줄 모르겠다는 듯 시침을 뚝 떼고 누워 있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
웠다. 비닐을 찢어 콘돔을 꺼냈다. 엄마가 어젯밤 하던 대로 콘돔끝을 잡고 귀두에 씌운 다음 말린
것을 천천히 내려 펴며 자지에 까만 양말을 신겼다.
"엄마가 좋아하는 까만 자지 간다.."
동수가 은영의 허벅지를 들어 올려 보지가 활짝 드러나게 하고는 무릎을 꿇고 자지를 들이댔다. 귀
두 끝으로 보짓살을 갈라 문을 열고 서서히 밀어넣었다. 엄마의 검붉은 보짓살에 조금씩 먹혀들어가
는 까만 자지를 감상하며 동수는 허리를 조금씩 일렁거렸다.
(아아, 동수야.. 매일 밤 이러면 안되는데..)
은영이 보지를 뿌듯하게 채워오는 기특한 아들의 자지가 걱정스러웠다. 매일같이 좆물을 싸서 힘들
어 할까봐 신경이 쓰였다. 자위를 많이 하면 키가 안 큰다는 말이 사실일 지 궁금했다. 이렇게 엄
마의 보지에 코를 박고 좆물을 싸대는 것도 자위를 하는 것 만큼이나 해로운 게 아닐까 걱정되었다.
"동수야.. 힘들지 않아? 힘들면 그만해.."
이렇게 잠시 품어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알몸을 비비며 꼬옥 껴안아주기만 해도 행복
하다고 생각했다. 도톰한 입술에 입맞추고 통통한 볼을 비비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안 힘든데? 엄만 힘들어? 그만할까?"
동수가 괜찮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는 듯 자지를 강하게 은영의 보지에 쳐댔다. 한번이 아니라 잠깐
동안 격렬하게 부딪쳤다.
"아아앙.. 동수야.. 동수야.. 아아앙.."
은영은 갑작스런 공격에 숨이 넘어갈 듯 헐떡거렸다.
"엄마 보지가 너무 맛있어서.. 헉헉.. 힘든 거 모르겠어.. 엄마보지가 꽉꽉 물어줘서 힘이 마구마
구 솟는거 같아.."
동수가 맹렬하게 좆질을 하다가 잠시 쉬고, 다시 맹렬히 자지를 박아대가는 또 잠시 쉬며 은영을 정
신없게 만들었다. 은영은 동수가 맹렬히 움직일 때는 숨을 가쁘게 할딱이며 정신을 못차리다가 잠시
멈추면 정신을 찾고 동수의 자지를 자근자근 조여 주었다. 힘이 솟는다는 말이 사실인 듯, 동수의
자지는 더욱 더 강한 힘으로 은영의 보짓살을 긁어댔다.
그이도 그랬었다. 처음 안던 그 날부터 동수를 갖을 때까지, 은영의 몸안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 같
다고 했었다. 은영의 몸이 활력을 주는 것 같다고 했었다.
은영도 동수의 몸으로부터 활력을 받고 싶었다. 동수의 자지가 젊음을 주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
각했다.
"동수야.. 내 보지에.. 다 줘.. 엄마 보지에.."
동수의 자지가 이렇게 어리고 튼튼하니까 엄마에게 젊음을 조금 나눠줘도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동수에게서 젊음을 조금만 나눠 받고 정말로 귀여운 엄마가 되어주리라 생각했다. 애교도 부리고 귀
엽게 아양을 떠는 어린 엄마가 되어주리라 생각했다. 어린 아들에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주어야 한
다고 생각했다.
(동수야, 엄마 보지 어린 보지로 만들어줘.. 귀여운 강아지 보지로 만들어줘..)
동수가 홀딱 반할 만한 귀여운 보지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다.
"엄마 잠깐 일어나봐."
동수가 자지를 불쑥 빼내더니 은영의 몸을 일으켰다. 동수의 까만 자지가 하얀 풀죽을 몸에 묻히고
서 꺼덕꺼덕 위아래로 흔들었다. 은영은 허전하고 초조한 몸을 일으켜 조급하게 동수의 재촉을 따라
자세를 잡았다.
"아니, 팔을 짚고 이렇게 엎드려봐."
동수가 은영이 손바닥과 무릎을 침대에 대고 엎드리게 했다. 은영은 동수가 입으로 좆물을 빨아내달
라고 요구하는 줄 알고 자세를 잡아주었다.
"이렇게?"
"응.. 됐어.. 엄마, 고대루 있어?"
그런데, 동수는 은영의 코앞에 자지를 들이대지 않고 은영의 뒤로 갔다. 은영이 엎드린 채 고개를
돌려 초조하게 동수의 몸을 좇았다.
"왜? 뭐하려구?"
"가만 있어봐.."
동수가 엉덩이를 좌우로 벌렸다.
은영은 화들짝 놀라 몸을 돌리려 했다.
"동수야, 지금 뭐해? 하지마."
그러나, 동수의 자지는 이미 엉덩이틈으로 벌어진 보짓살을 찾아 귀두를 들이밀고 있는 중이었다.
"아흐윽.. 동수야.. 하지마.. 엄마 부끄러워.."
은영이 엉덩이를 흔들어 뿌리치려고 했지만 엉덩이살을 아플 정도로 우왁스럽게 움켜쥔 동수의 손힘
을 이겨낼 수 없었다.
(동수야, 보지마. 엄마 뒷문 보지마. 창피해.. 보지마..)
은영은 머리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며 싫다고 소리쳤지만 아들의 억센 두 손은 엉덩이를 과악 잡고 좌
우로 한껏 벌리며 좆질을 해대고 있었다. 동수의 자지가 깊숙이 보짓살을 밀고 들어오면 허벅지가
은영의 엉덩이에 찰싹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엄마.. 흑흑.. 엉덩이가 너무 귀여워.. 엄마 보지는 뒤에서 먹어두 맛있어.. 헉헉.."
동수가 은영의 허리를 잡고 끌어당기며 허벅지를 철썩철썩 엄마의 엉덩이에 쳐댔다. 허벅지에 닿는
엉덩이의 감촉이 탱글탱글 너무나 좋았다.
쳐댈 때마다 엄마의 젖가슴이 길쭉하게 늘어져서 출렁출렁 거리는 게 재미있었다. 어릴 때 본 적 있
는 동네 개들이 훌레붙던 자세처럼 엄마의 엉덩이에 허벅지를 바짝 밀착시키고 엄마의 허리에 배를
붙여 몸을 실었다. 자지를 빙글빙글 돌리며 보짓살과 엉덩이의 감촉을 즐기고 양손은 엄마의 젖가슴
을 받쳐들고 주물주물 만지작 거렸다. 조금 불편했지만 자지끝으로, 손끝으로 스물스물 쾌감이 느껴
졌다.
"엄마젖 늘어진 것 봐.. 소젖 같아.."
사실은 개젖이라고 하고 싶었다. 개치기를 하고 있으니 개젖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젖을
차마 개젖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엄마가 싫어할 것 같았다.
"아응.. 싫어.. 엄마보구 소젖이 뭐야.."
예상대로 은영이 머리뿐만 아니라 몸전체를 흔들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미안, 엄마.."
동수는 허리를 들고 엄마의 엉덩이를 양 손으로 움켜잡았다. 다시 허벅지를 퍽퍽 부딪히며 개치기를
해댔다. 전부터 궁금했던 개치기를 실제로 해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뭔가가 부족했다. 지금 앞에 엎
드린 게 엄마가 아니라 공원화장실의 그 수진이년이었다면 히프짝을 맘껏 찰싹찰싹 때리고, 개젖을
흔드는 수진이년을 향해 어떤 말이던지 거리낌없이 마구 해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엄마에게
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미안.. 우리 귀여운 강아지 젖이 너무 예뻐서 말이 헛나왔어.."
동수는 자지로 콕콕 엄마의 보지를 찌르고 살살 돌리면서 구슬렸다. 엄마가 아무말없이 엉덩이를 슬
슬 돌리며 호응을 해주었다. 엄마가 화내지 않고 무사히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도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조금 격하게 자지를 쑤셨다.
"흐윽.. 동수야.. 흐윽.."
엄마의 신음소리가 동수의 흥분을 더욱 격하게 자극했다.
"우리 귀여운 강아지 보지.. 뒤치기 해주니까 좋아? 좋아?"
(수진아, 이 개보지야.. 개치기 해주니까 좋아 죽겠냐?)
사실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은영은 동수가 재촉하는 대로 고개를 여러 번 끄덕여 좋다는 표현을 해주었다.
(동수야, 창피하게 이런 거 싫은데.. 엄마 부끄러운데..)
동수가 엄마 똥구멍이 어떻다고 한 마디라도 꺼내면 부끄러워 죽을 것만 같았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도 좋으니 제발 뒷문이 어쩌구 저쩌구 말하지만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강아지 젖이 출렁출렁하는 게 보기 좋네?"
(수진아, 니 걸레같은 개젖이 덜렁덜렁하네..)
동수는 자지를 격하게 박아댔다. 오른손을 엄마의 가슴께로 내려 젖가슴을 거칠게 주물렀다.
"아흑.. 우리 귀여운 강아지.. 보지가 너무 맛있어.. 헉헉.. 귀여운 우리 엄마 보지.. 너무 잘
물어줘.. 헉헉.."
문득 쌀쌀 맞게 굴던 홀복 전문점의 주인 여자가 떠올랐다. 진한 화장을 문질러 흉하게 퍼뜨리고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려주고 싶었다.
(좆같은 년.. 손님을 그딴 식으루 받아? 손님은 왕이란 것두 모르냐? 내 왕자지 맛 좀 봐라, 이
개걸레 같은 년아.. 입에 걸레나 물고 다니는 더러운 년아..)
엉덩이에 자지를 마구 쑤셔대며 화풀이 했다. 허벅지로 엉덩이를 철썩철썩 격하게 때리는 데도 분은
풀리지 않고 흥분으로 가슴이 벅차게 뛰었다.
"흐윽, 흐윽, 흐윽.. 동수야, 엄마보지에 얼른 싸줘.. 동수 좆물 싸줘.. 싸줘.. 흐윽, 흐윽.."
동수가 얼른 사정하고 엉덩이를 놓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은영은 보지에 힘을 주어 아들의
자지를 꼬옥 조였다. 부끄러운 엉덩이를 얼른 가리고 싶었다.
동수는 주문과도 같은 엄마의 애원을 무시하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터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
는 좆물의 기세를 참아낼 수가 없었다. 맹렬하게 좆질을 해대며 미친 듯이 허벅지를 철벅철벅 쳐댔
다. 자지끝으로 온몸이 빨려 나가는 것 같았다.
"으으으으윽.."
동수가 허리를 곧추 세우고 자지를 쭈욱 내민 채 몸을 잔뜩 경직시켰다. 은영은 엉덩이를 살살 흔들
면서도 동수의 자지를 꽉 문 보지에 힘을 풀지 않았다. 한동안 꿀럭거리며 좆물을 토해내던 자지가
흐늘흐늘 힘을 잃어가는 것과 동시에 동수의 몸이 무너지더니 은영의 등을 깔고 쓰러졌다.
"엄마, 헉헉.. 너무 좋았어.. 쪽, 쪽.. 헉헉.."
동수가 가뿐 숨을 몰아 쉬면서도 은영의 목덜미와 등에 뽀뽀를 해댔다.
"아이, 간지러워.. 그러지마, 아응, 동수야, 으응.."
은영이 목을 움츠리며 동수를 타박했지만 동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좋은 지 오히려 더 장난스럽게
뽀뽀세례를 가했다. 허벅지 살에 비벼지는 엄마의 엉덩이 감촉이 토실토실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작고 힘이 없어진 동수의 자지가 엄마의 보지밖으로 차츰차츰 밀려나오고 있었다.
"끄응.. 동수야, 엄마 숨막혀 죽어.. 끄응.."
끙끙거리는 엄마가 안쓰러워 동수가 아쉬운 몸을 얼른 일으켰다. 은영이 엎드렸던 몸을 똑바로 누이
는 가 싶더니 벌떡 일어나며 젖가슴과 보지를 두 팔로 어설프게 가리고 주춤주춤 일어났다. 동수를
향한 자세로 서서히 뒷걸음질 치다가 주방으로난 미닫이 문을 드르륵 닫으며 말했다.
"동수야, 나 먼저 씻을께?"
"응.."
자지끝에 매달린 척척한 콘돔을 내버려두고 동수는 나른한 몸을 침대에 던졌다. 엄마가 샤워하고 나
오면 씻으러 들어가서 콘돔도 떼버릴 생각이었다.
"드르륵.. 동수야, 씻구 자.. 얼른?"
수건으로 젖가슴만 살짝 가린 은영이 동수가 잠이 든 줄 알고 깨우기 위해 목청을 높였다.
"알았어, 엄마.."
의외로 한번에 순순히 일어나는 동수를 보며 쓸 데 없이목청을 높인 게 멋쩍어진 은영이 작은 방으로
들어 갔다.
몸의 물기를 구석구석 꼼꼼이 닦고 팬티와 잠옷 원피스를 서랍에서 꺼내 하나씩 걸쳤다. 스킨을 척
척 두들겨 바르고 습관대로 평소에 쓰던 값싼 보습크림의 뚜껑을 돌렸다. 손이 미끄러워 뚜껑이 잘
돌 지 않았다.
(동수가 사준 거나 한번 발라볼까..)
"촤아악, 촤악, 촤악.."
은영은 욕실의 물소리를 지나 안방 tv선반 귀퉁이에 놓인 나이트 크림을 집어 들었다. 괜히 발소리
를 죽이고 작은 방으로 돌아가 문을 소리나지 않게 살짝 닫았다. 힘주어 뚜껑을 돌리니 몇 번만에
쉽게 열렸다. 손끝으로 조금 떠서 뺨에 펴 바르기 시작했다.
"엄마, 홀복이 뭐야?"
동수가 몸을 뒤척여 은영을 향해 옆으로 누우며 물었다.
"글쎄, 엄마두 잘 모르겠는데.. 왜, 동수야?"
은영이 천정을 향한 얼굴을 설레설레 젔고는 곁눈으로 동수쪽을 보았다.
"사실은 아까 낮에 그 나이트 크림 말구 다른 거 살라구 했거든?"
동수가 은영의 몸이 창쪽을 보도록 옆으로 돌리게 했다. 은영이 순순히 창쪽을 보고 돌아눕자 동수
가 팔을 엄마의 목밑에 넣어 팔베개 해주며 엄마의 등과 엉덩이에 가슴과 허벅지를 밀착시켜 안았다.
"다른 거 뭐?"
은영은 뒤에서 안아오는 동수의 품이 포근하고 자상하게 느껴졌다. 겨드랑이 쪽으로 동수의 오른손
이 슬그머니 넘어와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젖꼭지를 살짝 꼬집는 손짓이 좋았다.
"원피스같은건데.. 하얀 색이야. 간판에 홀복 전문이라고 돼 있더라구. 그런 스타일을 홀복이라고
부르나 보더라구."
동수는 엄마의 젖가슴을 번갈아 조물딱조물딱 거렸다. 자지끝이 또다시 스멀스멀 했다. 엄마의 탐
스런 엉덩이에 사타구니를 비벼댔다.
"동수 너. 어디서 이상한 옷 보고 와서 그러는거 아냐?"
은영이 고개를 뒤로 살짝 꼬아 수상하다는 표정을 쏘아보냈다.
"헤헤.. 옷이 좀 야하긴 했어. 그래두 엄마가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더라. 값도 싸고.."
동수가 혀를 비죽 내밀어 보였다. 은영을 뒤에서 더욱 꼬옥 안으며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 단단해진
자지로 엄마의 엉덩이를 찔렀다.
"얼마나 싼데?"
은영은 야하다는 말이 귀에 거슬렸지만 값이 싸다는 말에는 슬며시 호기심이 일었다.
"2만원. 원래 15만원짜리래.. 무지 싸지, 엄마? 꼭 외국영화에 나오는 파티복 같이 생겼어."
동수가 엄마의 머리카락에 코를 대고 큼큼 향기를 맡았다. 감지 안은 엄마의 머리카락에서는 그리
향긋하지는 않은 냄새가 났다. 그렇지만 머리카락이 코를 건드리는 느낌이 좋아서 코를 살며시 흔들
어 엄마의 머릿결 감촉을 느꼈다.
"싸긴 싸네.. 홀복이라구? 내일 동수옷이랑 운동화 사구 나서, 엄마랑 그 홀복이란거 구경하러 같
이 가볼까?"
은영은 내일 쉬는 날이라 미리 감지 안은 머리카락이 안 좋은 냄새를 풍길 것 같아 신경쓰였다. 다
행히 동수는 몇 번 큼큼거리다가 말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응.. 엄마가 그 옷 꼭 입었으면 좋겠다. 무지 섹시하고 예쁠 것 같아.."
동수가 졸린 듯 하품을 길게 했다. 은영은 귀뒤를 간지럽히는 동수의 입김을 느끼며 내일을 그렸다.
아들과 함께 쇼핑하는 건 큰 즐거움이었다.
(내일은 동수랑 팔짱 끼고 다녀야지..)
별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생각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동수가 봐둔 옷도 왠만하면 꼭 사서 입어보
리라 생각했다. 동수의 눈높이에 맞추어 보고 싶었다. 동수와 같이 생각하고, 같이 즐거워 하다보
면 아들만큼 은영도 어려질 것 같았다.
은영은 동수의 오른팔을 소중하게 가슴에 꼬옥 안았다. 동수도 몸을 더욱 밀착시키며 뒤에서 은영의
몸을 꼬옥 안아주었다.
"엄마.. 얼굴에서 좋은 냄새 난다.."
잠에 반쯤 잠긴 목소리로 은영의 귓볼에 뺨을 비비며 동수가 몽롱하게 말했다.
은영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가슴에 안은 아들의 팔에 살짝 입술을 댔다.
"우리 동수랑 데이트할 생각하니깐 엄마 마음이 괜히 설렌다.."
짐짓 장난스런 말투로 동수를 슬쩍 건드려 보았다.
"으으응.."
이미 깜깜 잠결인 듯 동수가 성의없는 소리를 냈다.
은영은 두근두근 설레던 가슴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프로포즈를 거절당하기라도 한 듯 마음 한 구석
이 허전했다.
"내일 하루만 엄마가 동수 애인해야지.."
누군가에게 자랑이라도 하듯 은영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창밖에는 간간히 자동차 소리만이 쓸쓸하
게 지나갈 뿐이었다.
먼저 잠들어 버린 동수를 떠나 보내고, 은영은 홀로 쉬이 잠들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