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들 part1-2 by 한야설
part1-2 영식의 회상
레스토랑에서 아내와의 대화는 여전히 형식적이고 상투적이었다.
아내는 온통 아들인 태호의 성적이야기다.
태호가 이번에 몇등을 했느니, 성적이 떨어져서 어떡하느니 하는 이야기였다.
나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화제거리가 되지 못하나 보다.
태호가 요즈음 몸이 많이 허해져서 보약이나 지어 먹여야 겠다는 말에 태호가 그렇게 몸이 약해졌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눈에 빛을 내며 아들의 일을 말하는 아내를 보니 '역시 여자는 결혼해서 애 낳으면 자식생각뿐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보다 아들이 먼저라는 아내의 생각을 고쳐주어야 하는 마음이 일었지만 곧 잊어버리고 말것이다.
대충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아내와 집으로 돌아온 영식은 집안의 시원한 공기에 놀랐다.
" 아니...에어콘은 고장이 나지 않았나.."
" 어머나.. 낮에는 고장이 났었는데..."
우리가 들어오자 태호가 방에서 하품을 하며 나왔다.
" 아버지 이제 들어오세요..?
" 오냐..에어콘은 어떻게 된것이냐?..."
사정을 들어보니 이랬다.
태호가 에어콘은 원래 고장이 안났었다고 한다. 단지 리모콘이 고장나 안됬었던 것이다.
'으음...그래서 낮에 에어콘이 안나왔군...'
자꾸만 낮에 거의 벌거벗다시피하고 침대에 같이 누워있던 아내와 아들이 생각난다.
또다시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무슨 그런 황당한 생각을...'
"여보 이제 주무셔야지요..내일 또 일찍 출근 하시려면..."
"음..그럴까.."
아내의 말에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왔다.
"당신은 안자?"
"저는 태호 공부하는것좀 보다 간식 차려주고 자려고요..먼저 주무세요.."
그러며 아내는 태호의 방에 들어갔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피곤함에 지쳐 침실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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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8개월전 일이었다.
그러나 그뒤로 집에 전화하면 전화를 받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간혹 퇴근이라도 일찍하면 꼭 아내와 태호는 안방에서 같이 나오는 모습을 내게 보여주었고,
그때마다 옷차림은 그리 단정치 못하였다.
갈수록 마음속에 온갖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 며칠전에 사무실에서 박대리가 빌려준 근친성향의 비디오를 보고 난후로는 더이상 의구심으로만 묻어둘수 없었다.
"그래 오늘 한번 집에 가보자..!"
마음속에는 불안하지만 야릇한 생각을 갖고 집으로 발길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