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24)

아내의 외도

"하지 마세요.

아내의 입에서 새어나온 그 한마디에,  나는 피가 머리로 역

류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몸을 일으켜 아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희미한 불빛을 통해 보이는 아내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는 속셈이 확연했다. 

무표정을 가장하고 있으나, 떨고 있는 속눈썹이 격렬한 그녀

의 감정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는 잠옷을 두 손으로 

쥐어 자신의 가슴으로 파고 드려는 내 손을 막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인지 확실치는 않아도 아내는 나와의 관계를 피

해 왔다. 

때로는 '피곤해,,,,,,' 이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다음

에,,,,,,'라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또는 내가 잠이 들 때까지 방

에 들어오지 않는 등, 표현은 다르지만 나를 멀리 하려 하였

다. 

그러나 이렇게 싫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왜냐고 묻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며 굳어 있는 아내의 몸을 

억지로 끌어안았다. 

그러자 아내는 나에게 등을 돌리고 돌아 누어 버렸다. 

나의 얼굴이 절로 굳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둠 속에서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의 뒤

통수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돌아누운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대로, 그런대로 그만 두었어야 할 것을 ....

나는 아내의 긴 잠옷을 뒤에서 끌어 올렸다. 단번에 거칠게 

옷을 당겨 올렸으나 아내의 저항에 허벅지까지밖에는 더 이

상 옷을 올릴 수 없었다. 

나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아내의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다시 긴 잠옷을 허리까

지 당겨 올렸다. 

아주 작은 흰 팬티에 가려진 그녀의 엉덩이가 어둠 속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저항하는 아내의 손을 강하게 뿌리쳐 버렸다. 

내가 이렇게 거칠었던 적은 없었다. 

적어도 아내에겐 단 한번도 없던 일이었다.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릴 때, 아내는 엎드려진 상태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더 이상 저항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무저항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저항하면 나는 거칠게 분노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의 무저항에 나는 아내와 섹스를 계속 해야만 했

다. 

단 한번이라도 그녀가 느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나

는 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였다.

전혀 반응 없던 그녀의 몸도 점차 몸이 젖어 오는 것이 분명

했다. 그녀가 마음으로는 아무리 저항해도, 그녀의 몸은  반

응하고 있다는 것을 자백 받고 싶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녀 역시 호흡이 빨라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아내는 아주 작은 신음 소리조차 흘리지 않고 있었다.  

나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러나 좀체 사정할 수 없었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필요 이상 거칠게 아내를 돌아 눕혔다. 

저항할 틈을 주지 않고 아내의 몸에 정면으로 진입했다.. 

눈을 끝내 뜨지 않는 그녀를 노려보며 나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녀의 몸에 상처를 내도 싶은 충동에서 거

세게 움직이고 있으면서도 나의 몸은 절로 수축되고 있었다. 

더러운 년, 개 같은 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거친 욕을 속으

로 씹으며, 나의 성욕을 유지하려했다. 

그러나 작아지는 나의 몸은 그녀로부터 결국 빠져 나오고 말

았다.

나는 나의 몸을 움켜 쥐었다. 그리고 다시 삽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모르고 나는 화만 내고 있

었다.  

아내가 다문 입을 벌린 것은 그때였다. 

그녀는 긴 숨을 몰아 내 쉬었다. 

그것은 이제 끝났다는 안도의 한숨이었을까?

순간 그녀의 몸에 손가락이라도  넣을까 생각이 들었으나 그

만 두었다.

아내는 잠옷을 끌어내려 들어난 하반신을 가리며 다시 돌아 

누웠다. 

엎드린 채로 가뿐 숨을 숨겨가며 내쉬고 잇었다. 

그녀의 흰 목덜미 살이 눈에 들어 왔다. 그곳에 입을 대어 입

자국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 흰 목을 힘껏 조여 보

고 싶다는 충동을 떨쳐버리려 나는 아내의 몸에서 쓰러지듯 

떨어졌다. 그리고 벼게에 턱을 받치고, 침대 머리맡만을 노려

보았다. 

나도 아내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눈이 아프고 발이 저려와도 의도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내가 몸을 일으킨 것은 꽤 시간이 지나서였다. 

얼마 전까지 자신을 감싸던 그녀가 잠옷을 내던지듯 벗어 젖

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나에게 알몸을 보인 적은 없었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냉정히 나를 저항하던 그녀가 지금은 알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잠옷을 털어 버리고 들어난 가슴조

차 가리지 않고 욕실로 향했다. 

더럽혀진 자신을 학대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더럽힌 나를 비난하려는 뜻이었을까?

얼마 후 욕실에서 나오는 아내는 자신의 몸을 타올로 가리고 

있었다. 

아내는 침대 밑에 떨어진 자신의 잠옷을 들고 내 방에서 나

가 버렸다.  

방문을 조용히, 아무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레 닫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방을 나가 버렸다. 

아내를 잃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초라해지는 나자신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

어쨌건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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