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애프터 6의 정사 1 (4/30)

     2.          애프터 6의 정사

     

                           1

     

     

     밤 10시.

     강하영이 김화진과 강남의 한 러브 호텔 객실로 들어선다.

     방으로 들어서면서 강하영이 바로 왼 팔로 김화진의 허리를 

     감아 끌어당긴다.

     김화진이 강하영의 가슴으로 쏟아지며

     "어마!"

     하고 놀라는 시늉을 한다.

     강하영이 자기를 데리고 들어온 곳이 러브 호텔이고 러브 

     호텔에 들어온 남녀가 할 일이 무엇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텐데도 놀라는 척한다.

     강하영은 그런 김화진을 바라보면서 그게 여자고 그래서 

     여자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왼 팔로 김화진을 강하게 끌어안은 강하영의 오른 손이 

     아래로 내려간다.

     아래로 내려간 손이 스커트를 들친다.

     "어머!"

     김화진이 또 한번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스커트를 들친 손이 여자의 아래가 끝나는 지점에 오뚝이 

     솟아 있는 에로스의 탑 위에 놓인다.

     얇은 팬티 섬유를 통해 오뚝하면서도 포동포동한 에로스의 

     탑 특유의 감촉이 전해 온다.

     팬티의 감촉이 전해지면서 김화진은 지금 팬티 스타킹 아닌 

     판탈롱형을 신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팬티 스타킹을 착용하고 데이트에 나선 여자는 남자를 

     귀찮게 하다.

     강하영은 자기 유혹에 응해 러브 호텔로 오면서 팬티 

     스타킹을 착용한 여자를 만날 때마다 마음속으로

     '데이트 약속을 했으면 만나기 전에 화장실에서라도 

     판탈롱형으로 바꾸어 신고와야 할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팬티 스타킹 아닌 판탈롱을 신고 나온 

     김화진이 귀엽다는 생각을 한다.

     "성미도 급해!"

     자신의 탑 위에 손을 올리는 강하영을 향해 김화진이 웃는 

     눈으로 살짝 흘긴다.

     "그건 내 탓이 아니야!. 미스 김의 매력이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든 거야!"

     강하영이 김화진의 탑을 쓸면서 말한다.

     "리사에게도 같은 말했겠죠?"

     김화진이 모두 알고 있다는 눈으로 강하영을 향기 의미 

     있는 미소를 흘린다.

     김화진의 입에서 나온 리사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한 

     순간이지만 마음속으로 움찔한다.

     그러면서 

     '얘가 리사와 내 사이를 어떻게 알았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의문도 잠시 뿐 지금의 강하영에게는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니다.

     팬티 위로 여자의 탑을 쓸던 강하영의 손끝이 섬유와 피부 

     사이를 파고 들어간다.

     파고들어 가는 손끝에 바로 까칠한 여자의 수풀 감촉이 

     느껴진다.

     강하영에게는 색다른 버릇이 있다.

     여자가 처음 안는 상대일 때는 바로 팬티를 벗기지 않고 

     팬티 사이로 손끝을 밀어 넣어 더듬어 즐기는 버릇이다.

     팬티를 바로 벗기는 편보다는 사이에 손끝을 넣어 더듬는 

     편이 여자의 수치심을 더욱 강하게 자극한다.

     강하영이 바로 팬티를 바로 벗기지 않고 사이에 손끝을 

     넣는 것도 여자의 수치심을 자극하자는 계산이다.

     두 사람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리사는 에메랄드 백화점 

     판매직인 마리사다.

     강하영은 에메랄드 백화점 관리과 과장이다.

     마리사와 강하영은 직장 상하관계다.

     강하영은 스무 아홉 살이 되던 지난해에 에메랄드 백화점 

     관리과장으로 승진했다.

     나이에 비해서도 입사 동기에 비해서도 승진이 빠른 

     편이다.

     입사 동기들 가운데는 대리 급이 대부분이고 과장은 강하영 

     한 사람밖에 없다.

     스무 아홉에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는 건 경영진 

     사이에서 강하영의 능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백화점은 상품을 파는 곳이다.

     상품을 파는 곳이 백화점이라면 백화점 경영의 핵심은 

     판매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외부에서 보는 시각일 뿐 

     백화점 경영의 핵심은 관리에 있다.

     백화점은 매출 금액을 기준으로 볼 때 생산 업체에 비해 

     종업원 수가 많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해 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날이 가면 갈수록 높아져 간다.

     그러나 백화점 영업만은 기계가 설 땅이 적다.

     상품을 사는 쪽도 파는 쪽도 인간이다. 

     인간 모두가 정서가 다르다.

     다양하고 복잡하고 순간 순간 변하는 인간의 정서 감정을 

     기계가 읽고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기계가 끼여들 영역에 

     한계가 있다.

     또 하나의 특성은 백화점에는 종업원이 많다는 것이다.

     여자 종업원 가운데서도 80% 이상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젊은 여성이다.

     젊은 여성은 감정의 굴곡이 심하고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선다.

     판매원은 감정이 앞세우면 고객과 마찰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원인이야 누구에게 있건 판매원의 감정이 앞서면 친절도가 

     떨어진다.

     어떤 의미에서 백화점 경영의 승부는 종업원의 친절도에서 

     난다.

     판매원의 친절도도 물론 감성적인 관리까지 철저하게 해야 

     하는 것이 백화점이다.

     상품의 종류가 다양한 백화점은 매장이 다양하고 매장마다 

     현금을 취급한다.

     금전 사고의 위험 또한 항상 도사리고 있다.

     종업원의 감성에서 금전 사고의 사전 예방까지 모두 

     관리해야 하는 업종이 백화점이다.

     백화점 경영의 핵심은 관리라는 도식이 여기서 나온다.

     강하영은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관리에 천재적인 능력의 

     소유자다.

     이것이 에메랄드 백화점의 최고 경영진이 보는 강하영이고 

     경영진의 이런 시각이 스무 아홉 살의 대 백화점 관리 

     과장을 탄생시킨 배경이다.

     에메랄드 백화점 경영진도 강하영이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비결을 모르고 있다.

     그것은 강하영만이 알고 있는 비결이다.

     강하영에게는 또 하나 다른 사람에게 숨겨져 있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강하영 자신과 또 한 사람의 

     여자뿐이다.

     강하영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김화진을 러브호텔로 유혹해 

     끌어안고 있는 것도 일종의 업무 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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