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5/30)

                           2

     

     

     잠시 후.

     벌거벗겨진 김화진이 강하영에게 안겨 침대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김화진은 자신을 가로 안고 침대를 향하는 강하영을 웃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화진의 표정에서 발가벗겨졌다는 수줍음 같은 것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침대 곁으로 가다 온 강하영이 김화진을 반듯한 자세로 

     내려놓는다.

     침대로 눕혀지면서 김화진의 두 손이 자신의 언덕을 

     가린다.

     언덕을 가리기만 할 뿐 반듯이 눕혀진 그대로 강하영을 

     올려다보고 있다.

     강하영이 김화진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몸을 가리고 있는 

     옷을 한 꺼풀씩 벗어 간다. 

     상체가 벗겨지고 바지가 벗겨진다.

     강하영이 옷을 벗는 모습을 침대에 반듯이 누운 김화진이 

     계속 올려다보고만 있다.

     강하영의 몸에 남은 것은 팬티 한 장뿐이다.

     강하영이 팬티의 양 허리를 손으로 잡으며 김화진을 향해 

     빙긋 웃는다.

     김화진도 따라 미소 짓는다.

     강하영이 손으로 쥐고 있는 섬유 자락을 아래로 서서히  

     끌어내린다.

     강하영의 나신이 김화진 앞에 드러나려는 순간이다.

     얕은 미소를 머금은 김화진의 얼굴을 살짝 붉어진다.

     붉어진 얼굴로 강하영을 올려다보고 김화진의 눈이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빛나고 있다.

     팬티 양 허리를 잡은 강하영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강하영의 몸을 마지막 싸고 있는 섬유도 조금씩 아래로 

     따랄 내려간다.

     손을 내리면서도 강하영의 눈은 계속 김화진의 눈을 

     바라보고 있다.

     김화진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는 강하영의 몸을 마지막 

     가리고 있는 섬유 정면에 고정되어 있다.

     천이 내려가면서 팬티와 강하영의 아래 배의 분기점에서 

     검은 띠가 김화진의 눈앞에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김화진의 눈은 꼼짝도 하지 않고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검은 띠를 바라보고 있다.

     검은 띠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래쪽으로 좁아지기 

     시작한다.

     역삼각형의 수풀이다.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역삼각형의 수풀을 바라보고 

     있는 김화진의 눈이 웃는다.

     검은 역삼각형의 수풀지대가 끝난다.

     역삼각형의 검은 숲 지대가 끝나면서도 풀썩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강한 반동과 함께 

     검붉은 상징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강하영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흑!"

     하는 숨소리가 김화진의 입술 사이를 밀치고 나온다.

     김화진의 얼굴과 눈가에 돌고 있던 미소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미소가 사라진 눈빛에는 서서히 공포감 같은 것이 서리기 

     시작한다.

     그런 김화진을 강하영이 여전히 미소 띤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김화진이 멍한 눈으로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상징을 

     바라보고 있다.

     검붉은 상징 끝은 하늘을 향해 있고 김화진의 눈앞에서 

     춤을 추듯 저 혼자 아래위로 요동치고 있다.

     김화진이 이토록 거대한 남자를 대하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저토록 거대한 남자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조차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게 내 속에 들어 와도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아니야! 

     내 건 찢어져 버릴지도 몰라!'

     그런 생각이 들면서 공포감이 밀려온다.

     공포감으로 할딱할딱 가파른 숨만 내 쉴 뿐 눈동자는 이미 

     초점을 잃고 있다.

     초점을 잃는 눈으로 계속 검붉은 상징만 바라보고 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