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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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 전용 엘리베이터에는 두 사람밖에 없다.

     12층 버튼을 누른 강하영이 박지현을 가볍게 안는다.

     박지현이 수줍음으로 발가스레 달아오른 얼굴로 눈을 감고 

     가슴에 머리를 묻는다.

     박지현의 가슴이 닿은 강하영의 가슴으로 콩 콩 콩 하고 

     뛰는 심장의 고동이 전해 온다.

     심장이 뛰는 소리를 느끼면서 강하영은 

     '박지현은 남자에게 안겨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대체 이 아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엘리베이터가 서는 신호음이 들린다.

     신호음을 듣고도 박지현이 강하영의 가슴에 그대로 안겨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강하영이 박지현의 허리에 팔을 감아 부축하듯 끼고 

     엘리베이터를 나서 카펫이 깔린 객실 복도를 걷는다.

     박지현의 손에도 강하영의 손에도 객실 열쇠가 쥐어져 

     있다.

     강하영은 어느 방으로 가야 할까 하고 마음속으로 

     망설인다.

     마음속으로 망설이고 있는 강하영에게 박지현이 자기 방 

     열쇠를 내민다.

     박지현의 뜻을 알아차린 강하영이 열쇠를 받는다.

     박지현의 객실 앞에서 강하영의 동작이 멈추어진다.

     망설이는 멈춤이다.

     박지현이 말없이 강하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그대로 

     서 있다.

     한동안 망설이던 강하영이 열쇠를 꽂아 천천히 도어를 

     연다.

     객실 도어가 열리고도 두 사람은 한 동안 그대로 서 있다.

     강하영은 자기가 왜 망설이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가 없다.

     백화점에 근무하는 사이 많은 여자들과 부담없이 육체 

     관계를 맺어 왔다.

     여자 쪽에서 먼저 유혹하는 눈치를 준 경우도 있고 몸매가 

     괜찮다 싶으면 스스로 유혹해 러브호텔로 데려갔다.

     강하영은 그것을 하나의 재미로 여기고 있었다.

     재미로 여기는 이상 육체관계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박지현은 지금까지 박지현이 경험했던 상대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여자다.

     육체적으로 발달해 성적인 매력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박지현의 육체에서 아직도 소녀 티가 남아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빈약한 육체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여자에게서도 느껴 보지 못했던 

     신선함과 신비감이 있다.

     남자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강하영이 박지현 아닌 여자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침대로 끌고 가 자기 여자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 동안 강하영이 침대로 유혹한 여자 가운데는 리사같이 

     숫처녀도 있었다.

     리사가 숫처녀라는 사실을 알고도 전혀 부담감 같은 느끼지 

     않았다.

     그런 자기가 결정적인 순간에 망설이고 있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

     강하영이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

     여전히 담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던 강하영은 자기 뺨에 닿아 있는 시선을 느낀다.

     시선이 오는 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자기 어깨에 고개를 기대로 있는 박지현이 머리를 들어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바라보고 있는 눈빛은 무엇인가를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강하영이 팔로 박지현의 허리를 감은 그대로 방안으로 

     걸음을 옮겨 놓는다.

     두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서면서 도어가 닫친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발걸음을 창가로 옮긴다.

     발 아래로 달빛을 받아 파랗게 일렁대는 밤바다가 보인다.

     강하영도 박지현도 말없이 밤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다.

     한동안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강하영이 천천히 몸을 

     돌린다.

     몸을 돌리면서 강하영과 박지현이 마주 바라보는 자세로 

     선다.

     두 사람의 가슴과 가슴이 바짝 다가와 붙어 있다.

     강하영의 두 팔이 박지현의 허리와 등을 감싸 당기다.

     박지현의 가슴이 강하영의 가슴에 밀착된다.

     작은 종지를 엎어놓은 것 같은 박지현의 작은 유방이 

     강하영의 가슴을 압박한다.

     강하영의 가슴에 밀착되어 있는 박지현의 작은 유방이 숨을 

     쉬듯 일정한 간격으로 불룩거리는 진동이 전해 온다.

     진동의 간격이 조금씩 빨라진다.

     박지현의 숨결이 높아 가면서 나타나는 반응이다.

     강하영의 입이 박지현의 입을 덮는다.

     입에서 혀가 나와 반쯤 벌어져 있는 박지현의 입술 사이를 

     밀치고 들어간다.

     순간 박지현이 세찬 힘으로 강하영을 끌어안는다.

     끌어안는 것과 동시에 입술 사이로 들어오는 강하영의 혀를 

     세차게 빨아 당긴다.

     강하영의 혀를 빨아 당기는 박지현의 동작에는 기교를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무작정 세차게 빨아 당기기만 한다. 기교도 없다.

     강하영은 박지현이 남자와 키스를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다.

     혀를 박지현에게 맡겨 둔 채 허리를 감고 있던 강하영의 

     손이 아래로 내려간다.

     아래로 내려간 손이 작으면서도 예쁘장한 박지현의 힙을 

     쓸어 간다.

     힙을 쓸면서 등을 감고 있던 손이 앞으로 와 두 사람의 

     가슴이 밀착되어 있는 공간을 파고 들어간다.

     공간을 파고 들어간 손이 박지현의 젖가슴을 덮는다.

     손으로 전해 오는 박지현의 젖가슴 감촉은 강하연이 

     상상하던 그대로 아직도 덜 성숙한 소녀의 것처럼 

     예쁘장하다.

     강하영의 손이 예쁘장한 박지현의 젖가슴을 어루만진다.

     젖가슴을 어루만지는 사이에도 다른 한 손은 계속 예쁘장한 

     힙을 쓸고 있다.

     한 손으로 힙을 쓸고 다른 한 손이 젖가슴을 어루만지면서 

     박지현이 더욱 세찬 힘으로 강하영의 혀를 빨아 댄다.

     여전히 아무런 기교도 없이 거칠기만하다.

     강하영은 박지현이 남자 경험이 너무 적은 여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전혀 없는 숫처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숫처녀치고는 너무나도 

     대담하다는 생각을 한다.

     젖가슴을 어루만지던 손길이 주무르는 동작으로 변해 간다.

     어루만지던 손길이 주무르는 동작으로 바뀌면서 힙을 쓸던 

     손이 앞으로 온다.

     앞으로 옮겨온 손이 박지현의 바지 지퍼를 내린다.

     그때까지도 박지현은 정신없이 강하영의 혀만 빨아 당기고 

     있다.

     지퍼를 내린 손이 바지를 끌어 내려간다.

     바지를 끌어내리면서 젖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 간다.

     강하영의 능란한 솜씨에 박지현의 바지가 끌려 내려가고 

     블라우스가 벗겨질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박지현은 자기가 벗겨져 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 

     강하영을 힘껏 겨 안은 그대로 혀만 빨아 대고 있다.

     강하영이 자기 손으로 발가벗겨진 박지현의 번쩍 

     안아침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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