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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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현씨! 왜 말하지 않았어요?"

     강하영이 자기 가슴에 안겨 있는 박지현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

     박지현이 강하영의 가슴을 쓸며 수줍게 속삭인다.

     "중요 한 게 아니라니요? 그게 왜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지요?"

     강하영의 말투에는 항의 같은 감정이 담겨 있다.

     "여자라면 언젠가 한번은 치러야 의식 같은 거라면 난 하영 

     씨 같이 멋있고 예의 바른 남자에게 주고 싶었단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아플 줄은 몰랐어!"

     박지현이 부끄러움에 가득찬 미소와 함께 그때를 상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는 듯 상을 찌푸리며 노래처럼 속삭인다.

     "지현씨! 정말 괜찮아요?"

     강하영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박지현의 눈을 들려다 보며 

     속삭인다.

     "아직도 뭐가 들어 있는 것 같애!"

     박지현이 조금 더 얼굴을 붉히며 속삭인다.

     "지현씨!?"

     강하영이 손으로는 박지현의 젖가슴을 어루만지는 그대로 

     조용히 부른다.

     박지현이 '응?' 하는 눈으로 강하영의 눈을 바라본다.

     "지현 씨는 대체 누구예요?"

     박지현이 마치 신비스러운 대상을 향해 묻는 것처럼 

     중얼거린다.

     "나? 알잖아? 박지현이야!. 그리고 하영 씨가 좋아 처녀를 

     준 여자야"

     박지현이 미소와 함께 조용히 답한다.

     "우리는 너무 서로를 모르고 있다는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난 하영 씨를 잘 알잖아?. 이름은 강하영! 직업은 에메랄드 

     백화점 관리과 대리!"

     박지현이 생기리 웃는다.

     "난 지현 씨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나이도 무엇을 하는 

     아가씨라는 것도요"

     "알고 싶어?"

     박지현이 약간 장난스러운 눈으로 하고 강하영의 눈을 

     바라본다.

     "그래요. 알고 싶어요!"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물어!"

     "지현 씨는 몇 살이지요?"

     "다음 달이면 만으로 열 아홉 살이야"

     만18세11개월이면 고등학교 3학년 일 수도 있고 대학 1학년 

     일 수도 있는 나이다.

     "그럼?"

     고등학교에 다니느냐 아니면 대학에 다니느냐는 뜻이 담겨 

     있다.

     "응! 1 학년이야!"

     대학 1학년이라는 뜻이다.

     박지현은 한 달 후면 만 열 아홉 살이 되는 대학 1학년의 

     숫처녀였다.

     "지현 씨는 형제가 많아요?"

     박지현의 가정 환경을 묻는 질문이다.

     "아버지 어머니도 형제도 없어!"

     박지현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네?"

     강하영이 놀란다.

     "내가 어릴 때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가 돌아가셨어!"

     박지현이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 내가 공연한 걸 물었군요!"

     박지현의 목소리가 담담한데 비해 강하영이 도리어 

     당황한다.

     "아니야! 너무 오래 전이라 슬픔 같은 건 다 잊었어!"

     강하영은 박지현의 목소리가 멀리서 은은히 들려 오는 노래 

     소리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강하영에게 박지현이

     "나 할아버지하고 살어!"

     하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 간다.

     "할아버지요?"

     강하영이 젖가슴을 어루만지며 묻는다.

     "이제 더 묻지 마!"

     박지현의 말투는 조용했지만 자기 신상에 대한 질문에는 더 

     이상 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낀다.

     "지현 씨에게 연락하려면 어떻게 하 면되지요?"

     "내가 할게!"

     강하영은 더 이상 물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박지현을 꼭 끌어안는다.

     "하영 씨! 나 너무 편해!"

     박지현이 눈을 감으며 강하영의 가슴으로 안겨 든다.

     박지현을 안은 강하영의 손이 힙을 쓸어 간다.

     조금 전 처음으로 남자를 안 18년11개월인 박지현의 힙은 

     아직도 소녀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하영이 그런 박지현의 힙을 계속 쓸어 간다.

     "하영 씨 손길에서 어릴 때의 아버지 손길이 떠올라!"

     박지현이 노래처럼 속삭이며 강하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강하영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박지현을 꽉 안는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은 채 말이 없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서울로 돌아왔다.

     헤어질 때도 박지현은 지신의 전화번호나 다른 연락처를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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