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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이 분홍색으로 물든 몸을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노출시켜 놓은 박지현이 강하영에게 안겨 있다.
"하영 씨! 아프지?"
강하영에게 마주 안긴 박지현이 자기 손톱으로 만들어 놓은
핏자국이 선명한 등을 쓸어 가며 수줍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아니요!"
강하영이 풍요로운 박지현의 젖가슴 탄력을 어루만지며
답한다.
"정말?"
박지현의 눈이 웃는다.
웃는 눈빛 속에는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알리는 감정이 담겨
있다.
"아가씨가 주신 훈장인 걸요!"
강하영이 빙그레 웃는다.
"나 왜 그러지? 그때마다 좋아하는 하영 씨 등에 상처를
만들어 놓으니 말이야!"
박지현이 이성을 잃을 만치 격렬했던 자기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과 상처를 입은 강하영에 대한 안쓰러움이 동시에
담긴 눈빛으로 속삭인다.
"아가씨가 정열적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그렇게 된 건 하영 씨 책임이야!"
박지현이 곱게 흘기며 말한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내 잘못입니다"
강하영이 빙그레 웃는다.
"하영 씨에게 책임은 있지만 잘못은 아니야!"
박지현이 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강하영을 바라보며 생기리
웃는다.
박지현이 강하영을 바라보며 웃는 표정 속에는 성이
가져다주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된 여자의 성숙함과
소녀적인 수줍음이 함께 담겨져 있다.
"순진한 아가씨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니 아주 큰
잘못이지요?"
강하영이 뜨거운 눈으로 웃으며 탐스러운 젖가슴을 꼭
쥔다.
"다른 여자가 하영 씨 등에 나 있는 상처보고 누가 이렇게
만들어 놓았느냐고 물을 때 뭐라고 답해?"
박지현이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강하영의 눈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걸 물을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강하영이 미소지으며 답한다.
"보는 여자는 있지만 묻지 않는다는 뜻으로 들리네?"
박지현의 눈이 여전히 장난스럽다.
"아가씨!"
강하영이 뭐라 변명하려 한다.
박지현이 강하영을 막는다.
입을 막은 손을 그대로 둔 채
"하영 씨!"
하고 부른다.
강하영이 박지현의 눈을 바라본다.
"미안해! 하영 씨!"
강하영이 '뭐가요?' 하는 눈으로 박지현의 눈을 바라본다.
"우리 사이에 거짓말은 어울리지 않어!. 그런데도 내가
공연한 걸 물어 하영 씨가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하게 만들
뻔한 것!"
박지현이 살짝 웃는다.
강하영도 따라 미소짓는다.
"하영 씨가 어떤 여자하고 무엇을 하건 난 질투하지 않아.
하영 씨가 정말 사랑하는 여자가 누구라는 걸 나는 알고
있거든!"
박지현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강하영을 바라본다.
"아가씨!"
"하영 씨! 아무 말하지 말어!"
강하영이 가만히 고개를 꺼덕이며 박지현의 젖무덤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아아아! 하영 씨! 그럼 나 또 이상해진단 말이야!"
박지현이 수줍은 눈으로 속삭인다.
"그게 뭐가 걱정입니까?"
"하영 씨 너무 힘들잖아!"
박지현의 눈에 피어 있는 수줍음이 조금 짙어진다.
"아가씨하고 라면 힘들지 않습니다"
강하영이 웃는다.
"하영 씨. 할아버지께 나 26층 한 주일 동안 계속
사용할거라고 했어!"
"한 주일 동안요?"
강하영이 알아들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박지현의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지난해 휴가 때 우리 유럽 갔잖아! 그때 하영 씨하고 한
주일 동안 같이 있는 것 참 좋았거든!. 그래서 또 한 주일
동안 같이 있고 싶어졌단 말이야!"
박지현이 부끄러움으로 발갛게 된 얼굴로 말한다.
"설마 회장님께 어떤 남자하고 같이 있고 싶어 한 주일동안
26층을 쓴다는 말을 한 건 아니겠지요?"
강하영이 장난기 어린 눈으로 박지현의 눈을 보며 속삭이듯
묻는다.
"바보! 그럼 말을 어떻게 해?"
박지현이 웃는 눈으로 곱게 흘긴다.
"그럼 뭐라고 했지요?"
"나 학기말 리포트 준비 때문에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있고 싶다고 했더니 승낙하셨어!"
"이상한 리포트 준비도 다 있군요!"
"하영 씨 나 여기 있을 동안 매일 와 주는 거지?"
"그럼요! 소중한 아가씨를 쓸쓸하게 혼자 두는 건 나쁜
일이지요!"
"하영 씨!"
"예! 아가씨"
"할아버지가 미국 가서 본격으로 경영학 공부하래!"
"당연히 그러셔야죠. 에메랄드 그룹을 맡아 운영하실
분이면 당연히 그래야지요!"
"나 그런 것 싫어!"
"아가씨! 사람에게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원초적인
의무라는 게 있습니다!"
"알어!"
"아시면 되었습니다!"
"하영 씨가 언제까지 내 곁에 있어 줄래?"
"아가씨가 원하다면!"
"미국 갈 때도 같이 가 주는 거지?"
"아가씨!"
"대답만 해!"
"나도 아가씨를 따라가 보호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되었잖아!"
"여기서 할 일이 있습니다"
박지현은 강하영이 말하는 할 일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가져 가고 싶으면 가져가라고 그냥 두어!"
"아가씨. 그럴 수는 없습니다!."
강하영의 목소리에 열기가 담긴다.
"자기들이 빼어 가 봐야 얼마를 가져가겠어?"
"돈이 아닙니다."
"그럼 뭐야?"
"에메랄드 그룹 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는 반듯이 적발되고
또 법의 처벌을 받는다는 본보기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훗날 아가씨가 어려워집니다"
강하영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그럼 나 미국에서 하영 씨 보고 싶어 어떻게 해?"
박지현이 소녀의 투정 같은 소리로 말한다.
"아가씨에게는 방학이 있고 나게는 휴가가 있지 않습니까?"
"휴가 때마다 오는 거지?"
"그럼요!"
"그럼 나 할아버지께 미국 간다고 할게!"
박지현이 환한 표정으로 말한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하영 씨 나 안아 줘!"
강하영이 박지현을 꼭 안는다.
"아! 좋아! 그리고 편해! 이런 기분을 행복이라고 하는 건가
봐!"
박지현이 강하영의 품속에서 속삭인다.
강하영의 말을 들으면서 어떤지 박지현이 안쓰럽다는
기분이 든다.
안쓰럽다는 기분이 들면서 박지현을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준다.
"아아! 하영 씨! 너무 좋아!"
박지현이 흐느끼듯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