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24/30)

                            2

     

     

     두 다리 사이가 반쯤 벌려진 윤미숙이 땀과 기름에 흠뻑 

     젖은 몸으로 강하영에게 안겨 있다.

     한 팔로 윤미숙을 안은 강하영의 다른 한 손이 에로스의 

     계곡을 쓸 듯 어루만지고 있다.

     윤미숙의 손에는 반쯤 힘을 잃은 강하영의 상징이 쥐어져 

     있다.

     "어때?. 아직 많이 아파?"

     강하영의 에로스의 계속을 쓸며 속삭인다.

     강하영의 말투가 바뀌어 있다.

     "조금요!"

     윤미숙이 부끄러움에 못 이겨 모기소리로 답한다.

     "차츰 익숙해 질 거야. 내가 빨리 익숙해지도록 만들어 

     놓아줄게"

     강하영이 윤미숙의 언덕을 어루만지는 손에 힘을 주며 

     속삭인다.

     "아파서 싫어요!"

     윤미숙이 어리광처럼 흥얼댄다.

     "정말 아프기만 했어?"

     강하영이 약간 놀리듯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윤미숙의 눈을 

     바라본다.

     "몰라요!"

     윤미숙의 얼굴이 더욱 빨게 진다.

     "정말 아프고 싫기만 한 거야?"

     강하영이 윤미숙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장난기가 듬뿍 섞인 

     목소리로 속삭인다.

     "몰라요!"

     윤미숙이 눈을 흘긴다.

     "미스 윤은 너무 멋있는 여자야"

     "거짓말!"

     "거기다 뜨겁고도 민감해!"

     "싫어! 그런 소리!"

     윤미숙의 말투도 변해 간다.

     "미스 윤?"

     윤미숙이 부끄러워 반쯤은 외면하는 눈으로 강하영의 눈을 

     바라본다.

     "미스 윤을 영업 3과 지연주 곁으로 보내 줄까?"

     강하영의 말뜻을 알아들은 윤미숙이 

     "나 몰라!"

     하고 빨게 진 얼굴로 울먹인다.

     "연주하고 나하고 어느 쪽이 더 좋아?"

     강하영이 장난기가 담긴 눈으로 바라보며 묻는다.

     "나 몰라!"

     윤미숙이 조금 더 짙게 울먹인다.

     "오늘 연주 오기로 약속한 것 아니야?"

     강하영의 말에 윤미숙이 눈이 둥글해지며

     "어마!"

     하고 당황한다.

     그때야 윤미숙은 오늘밤 지연주가 여기서 술을 마시고 같이 

     자기로 한 약속이 떠오른다.

     "연주 언제 오기로 했어?"

     "그냥 오후에 온다고 했어요"

     윤미숙이 빨게 진 얼굴로 강하영의 눈치를 보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한다.

     "내가 빨리 가야겠군!"

     "싫어요!"

     윤미숙이 강하게 거부하며 강하영에게 파고든다.

     "이러고 있다가 연주가 오면 어떡하려고?"

     "부저 소리 들려도 응답하지 않으면 외출할 걸로 알고 돌아 

     갈 거예요"

     윤미숙이 살짝 미소 짓는다.

     윤미숙의 뜻을 알아들은 강하영도 따라 미소 짓는다.

     윤미숙이 말을 그렇게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걸리 게 있다.

     지연주는 아파트 열쇠를 가지고 있다.

     부저를 눌러 응답이 없으면 그냥 돌아가지 않고 자기가 

     돌아 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문을 열고 들어올지도 모른다.

     틀림없이 들온다. 과거에도 그랬고 오늘 오전 전화로도 

     그렇게 약속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윤미숙의 머리에 

     '연주가 강 과장과 나 사이를 알게면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게 될 거야!.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떠오른다.

     '연주에게 남자와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 건 나였어. 그런데 

     연주가 나와 강 과장이 이런 사이라는 걸 알게 되면 엄청난 

     충격과 함께 배신감을 느낄 거야. 배신감을 느낀 연주가 

     보복으로 내 부끄러운 신체의 비밀을 소문 낼지도 몰라. 

     어떡하지?'

     윤미숙의 마음 한구석에 어두운 그림자가 깔린다.

     윤미숙이 몸으로 남자를 겪은 건 조금 전이 처음이다.

     그건 남자 앞에 자기 감정을 숨기는 기술이 없다는 뜻이다.

     강하영은 윤미숙의 얼굴에 떠오르는 어두운 그림자를 

     읽는다.

     '윤미숙이 갑자기 왜 이러지?'

     윤미숙의 얼굴에 그림자가 끼이기 시작한 건 지연주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라는 사실이 강하영의 머리에 떠오른다.

     '윤미숙은 자기와 나 사이가 지연주에게 알려질까 보아 

     겁을 먹고 있구나'

     강하영은 바로 윤미숙의 마음을 읽는다.

     윤미숙의 마음을 읽으면서 레즈비언끼리의 질투심이나 

     배신감은 이성 사이의 것보다 훨씬 강하고 보복도 

     잔인하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결과야 어찌되었건 윤미숙이 자기에게 안긴 건 자의가 

     아니다.

     윤미숙의 신체적인 약점을 이용해 협박을 하다 싶이 해 

     안았다.

     배신감을 느낀 지연주가 윤미숙에게 보복을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스캔들이 일어난다.

     백화점 내부에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 움직임에 지장이 

     생긴다.

     움직임에 지장이 생기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여기까지 생각한 강하영은 윤미숙과 지연주 사이의 문제를 

     자기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지연주의 입을 막고 한 걸음 나아가 자기에게 편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은 자기 여자로 만드는 방법 하나 뿐이다.

     '지연주를 안아야 한다. 그러자면 윤미숙의 협조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기회가 오늘이다. 그렇다. 오늘 

     결행하자!'

     오늘 지연주를 안기로 결심한 강하영이 에로스의 계곡을 

     쓸며 

     "지연주가 우리 사이를 알면 질투하지 않을까?"

     하며 윤미숙의 눈치를 살핀다.

     윤미숙도 강하영의 눈치만 볼 뿐 대답하지 않는다.

     "지연주하고 관계 오래 되었어?"

     윤미숙이 얼굴만 붉힐 뿐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는다.

     "미숙이!"

     강하영이 처음으로 미스 윤이 아닌 미숙이하고 이름을 

     부른다.

     자기 이름을 불러 주는 소리를 들은 윤미숙이 놀란 듯한 

     눈으로 강하영을 바라본다.

     "미숙이와 나 지연주 우리 세 사람 모두를 위한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 미숙이하고는 언제부터 그런 사이가 

     되었어?"

     강하영이 손끝을 움직여 늪으로 변해 있는 에로스의 계곡을 

     윤미숙 자신에게 확인시키며 속삭인다.

     "지난 휴가 이후예요!"

     윤미숙이 모기 울음 같은 소리로 답한다.

     "저 사진 찍었던 전후?"

     "네!"

     "그럼 반년쯤 되겠군!"

     윤미숙이 눈치를 본다. 그렇다는 눈빛이다.

     "이상한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미숙이 지연주를 유혹한 

     거야?"

     "아니예요!"

     강하영이 깜짝 놀랄 만치 윤미숙이 강하게 부인한다.

     "그럼 지연주가 먼저?"

     "네!"

     윤미숙이 울상을 하고 답한다.

     강하영은 윤미숙의 말에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연주는 윤미숙에 보다 다섯 살 정도 

     아래다.

     여자 나이 다섯 살 차이면 직장에서도 사회적으로도 격차가 

     엄청나다.

     레즈비언의 세계를 잘은 모르지만 다섯 살이 어린 지연주가 

     윤미숙을 먼저 유혹했고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여자가 

     유혹한다고 레즈비언 관계를 맺었다는 자체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연주도 이래?"

     강하영의 어린애 같이 미끈한 에로스의 언덕을 쓸어 보이며 

     묻는다.

     윤미숙이 빨게 진 얼굴로 울상을 하며 고개를 가로 젖는다.

     지연주는 정상이라는 뜻이다.

     "지연주도 남자를 모르는 몸이야?"

     "잘은 모르지만 나하고는 어딘가 다른 것 같았어요!"

     "지연주가 언제부터 그런 버릇이 생긴지 몰라?"

     레즈비언 버릇이다.

     "대학교 때 같이 자취하던 언니에게"

     "미숙이는?"

     "없어요!"

     윤미숙이 빨갛게 된 얼굴로 울먹인다.

     "지연주가 처음이야?"

     윤미숙이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저 도구들도 지연주가 구해 온 거야?"

     윤미숙이 또 고개를 끄덕인다.

     강하영은 윤미숙의 말을 듣는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윤미숙에게는 심한 자위증세는 있었지만 레즈비언은 

     아니었다.

     윤미숙에게 레즈비언 플레이를 처음 가르쳐 준 건 

     지연주다.

     지연주는 윤미숙에게 대학 시절 레즈비언 습관이 있었다고 

     했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윤미숙 말로는 지연주는 이미 남자를 알고 있는 몸이라고 

     한다.

     대학 시절부터 레즈비언 버릇이 생긴 아이가 다른 

     한편으로는 남자와도 관계를 가진다는 것도 무엇인가 

     부자연스럽다.

     '지연주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윤미숙에게 접근한 게 

     아닐까?'

     강하영은 어쩐지 그렇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지연주의 목적을 알아내는 게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연주를 안는 내 여자로 만드는 게 시급하다!'

     결론을 내린 강하영이 

     "미숙아!"

     하고 부른다.

     윤미숙이 '네' 하는 눈으로 강하영을 바라본다.

     "지연주와 둘이 있을 때 주로 무슨 얘기하지?"

     윤미숙이 무슨 뜻이냐는 눈으로 바라본다.

     "회사 일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어떤 

     얘기를 하느냐구?"

     강하영이 말을 끊고 윤미숙의 눈을 본다.

     윤미숙이 강하영의 눈치를 보며 시선을 피한다.

     시선을 피하는 윤미숙을 보는 강하영의 머리에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자기가 식품 매장에 갔을 때 윤미숙이 무엇인가 당황해 

     하는 것 같은 표정이다.

     "미숙이!. 이건 미숙과 나를 위한 일이야. 무엇이건 말해 

     주어!"

     말을 한 강하영이 손끝을 에로스의 문 속으로 가만히 밀어 

     넣는다.

     "으응!"

     윤미숙이 강한 반응을 보인다.

     "난 미숙하고 오래 이러고 싶어! 미숙! 말해 주어!"

     윤미숙이 강하영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연다.

     얘기를 들으며 강하영의 손이 어린 소녀의 것 같은 

     윤미숙의 언덕을 쓸어 간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