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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주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의식이 돌아오면서 벌거벗은 몸으로 남자에게 안겨 있는 그
남자의 손이 자신의 젖무덤을 주무르고 있는 감촉을
느낀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눈을 떤다.
눈앞에 자기를 안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남자의 얼굴에 빙그레 미소가 떠올라 있다.
어디서 본 얼굴이다.
정신을 가다듬어 자세히 본다.
'관리과장?'
지연주는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한번 자세히 본다.
틀림없는 관리과장 강하영이 자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강 과장이 왜 미숙 언니 집에 와 있고 나는 왜 이 사람
품에 안겨 있지?'
지연주는 답이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럼 나를 그렇게 미치게 만들고 까무러치게 한 게 강
과장 거라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지연주는 자기 얼굴에 달아오르는
것을 의식한다.
지연주가 이미 자기를 알아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 강하영이
"미스 지는 정말 매력적이 여자야!"
하고 빙그레 미소 지으며 속삭인다.
"아!"
강하영의 말에 지연주의 입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온다.
지연주는 자기 입에서 흘러나온 신음의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연주가 그 신음의 의미가 몸도 마음도 정복 당한 여자가
자기를 정복한 남자에게 보내는 굴복의 선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릴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강하영에게 완전히 굴복 당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순간 지연주가
"부끄러워요!"
하고 울먹인다.
"연주가 실망할까 걱정했어!"
강하영이 젖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아래로 내려 지연주의
손을 잡아끌고 간다.
지연주의 손이 끌려 간 곳에 강하영의 남자가 있다.
강하영이 지연주의 손에 자신의 상징을 쥐어 준다.
강하영이 쥐어 주는 것이 무엇인지 말고 있는 지연주가 또
한번
"부끄러워요!"
하고 울먹인다.
울먹이던 지연주는 자기 손에 쥐어진 강하영의 상징이
아직도 뜨겁고 달아올라 있다는 사실을 알고 또 다시
놀란다.
지연주에게 자신의 상징을 쥐어 준 강하영의 손이 이미
에로스의 언덕에 가 있다.
자신의 상징이 아직도 식지 않고 있는 사실에 놀란
지연주를 향해
"미스 지의 매력이 또 내 피를 끓어오르게 만든 거야!"
하고 속삭이며 에로스의 언덕을 쓸어 간다.
수치심과 관능적인 자극을 동시에 느끼며 지연주의 입에서
"흐응!"
하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온.
강하영의 손길이 계속 에로스의 언덕 전체를 쓸어 가고
있다.
손길이 에로스의 언덕을 쓸면서 강하영의 상징을 쥔
지연주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침실 문이 소리없이 열리고 가운 차림의 윤미숙이 모습을
드러낸다.
침실 문을 등지고 누워 있는 지연주는 방문이 열리고
윤미숙이 들어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침대 곁으로 다가온 윤미숙이 지연주의 등 뒤 침대
빈자리에 가만히 앉는다.
지연주는 등 뒤 쪽 침대가 조금 꺼지는 듯한 감촉에 거기에
누군가가 앉았다는 것을 의식한다.
그때
"연주!"
하고 자기를 부르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낀다.
손길을 느끼며 지금 자기 둥 뒤 침대 한켠에 앉은 사람이
윤미숙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윤미숙이 곁에 와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지금의 자기
모습이 떠오른다.
발가벗은 자기와 강하영의 몸은 침대 시트 한 자락으로조차
가려진 게 없이 완전히 드러나 있다.
강하영의 손은 자신의 계곡을 쓸고 있고 자기는 강하영의
상징을 쥐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이 윤미숙 앞에 완전무결하게 드러나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는 순간 지연주가
"나 몰라!"
하고 울먹이며 강하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그런 지연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윤미숙이
"연주!"
하고 조용히 부른다.
"언니!"
지연주가 강하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채 울먹인다.
"강 과장님이 나를 안아 주었어!"
윤미숙가 지연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간다.
"난 남자는 강 과장님이 처음이지만 감동이 너무 좋았어.
그런 좋은 감동을 나 혼자만 느끼는 건 연주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 거야. 그래서 내가 강 과장님께
연주에게도 같은 감동을 주어 달라고 부탁한 거야!"
지연주는 윤미숙의 말을 듣고서야 자기아 강하영에게 안겨
있는 이유를 알게 된다.
"연주! 후회해? 내가 잘못한 거야?"
윤미숙이 속삭인다.
지연주가 강하영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미세한
동작으로 고개를 가로 젖는다.
"정말?"
지연주가 여전히 얼굴을 가슴에 묻은 채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연주가 후회하지 않는다니 안심했어! 그럼 고개 한번 들어
봐!"
윤미숙이 지연주의 머리를 쓸던 손으로 고개를 자기 쪽으로
돌려놓으며 속삭인다.
"언니! 나 부끄러워!"
지연주가 울먹이다.
울먹이기기만 할 뿐 윤미숙의 손길 따라 고개를 돌린다.
고개를 돌린 지연주의 눈앞에 자기를 바라보고 빙그레 웃고
있는 강하영과 윤미숙의 얼굴이 있다.
발가벗고 강하영의 상징을 쥐고 있는 가기를 윤미숙이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 몰라!"
하고 뜨겁게 울먹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런 지연주를 바라보며 강하영과 윤미숙이 눈길을
교환한다.
교환하는 두 눈길 속에는 음모에 성공한 사람끼리 나누는
무언의 대화가 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