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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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VSUCCESS=TRUE&WTV382229=1280160799&WTV1471013=1539247&WTV1392781=16931728&WTV1357910=204303&WTV1357911=1539247&WTV246810=1&WTV2571219=174&WTV124816=novel&WTV987904=0&WTV491322=1. 대학후배 정미&WTV9172643=내가 정미를 알게 된 건 대학교 2학년이 되서, 후배들을 

맞이하는 오리엔테이션 대면식장에서였다.

나는 동아리장이었기 때문에, 오리엔테이션을 계획하는 수뇌부에

속해 있었지만, 사실 오리엔테이션이라는 행사에 대해서는

쓸모없는 술없애기 행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일학년 신입생은 100이었는데, 그중 이런저런 일들로 불참한

후배들이 26명, 참가한 인원은 74명이었고, 학생회장을 비롯해서

선배로 참가한 사람은 스물몇명이었다.

법대는 이상하게도 3학년이상이 되면 그런 행사에 따라가는 것조차

바보같은 일이라는 생각들이 강해서 3-4학년 선배들은 거의 없었다.

90년대 말 학부는 온통 운동권의 물결들이라, 이런저런 운동권

가요와 율동을 배우고, 사상교육을 좀 한다음, 

저녁이후의 행사는 온통 술과 술 뿐이었다.

나는 이론교육의 선생을 맡았다.

나는 비운동권이었지만, 운동권이론에 심취해 있어서,

웬만한 골수 운동권들보다 이론에는 더 밝았던 것이다.

유스호스텔에서 주는 초 부실한 저녁을 대충 먹고서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몇가지 유치한 게임을 한참 한 후에

술자리가 벌어졌다.

지금도 그랬지만, 그 때는 정말로 술을 전혀 하지 않았었다.

경희라는 동기가 주체가 되서 조별 모임을 이끌었는데,

난 좀 소심하게 앉아서 애들끼리 하는 이야기나 듣고 있었다.

2월초라 날씨가 쌀쌀했는데, 온돌방에 난방이 잘 되서 오히려

엉덩이가 뜨거워서 땀이 났다.

손수건을 찾아서 땀을 닦고 바람을 맞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유스호스텔 정문 옆에 놓여있는 등나무 그늘아래 테이블에 앉아서

다이어리에 오늘 한 일들과, 내일 할 행사 계획을 혼자서 들여다

보고 있는데, 한 여자애가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선배님, 아까 강의하신 선배님 맞으시죠?"

"예, 그런데요-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초면에 말을 놓지 않는다. 그게

후배라고 해도-"

"아....말씀을 너무 잘하셔서....그런데..지금 왜 밖에 나와 계세요?"

"음.....술을 못해서요, 머리 좀 식히려고...근데 후배는 이렇게

밖에 나와 있어도 되나요? 찾을텐데..."

"아..저두...머리가 아파서요...술 거의 못하는데....막 먹이는 분위기라..."

"뭐....그렇겠죠......그럼 들어가봐요...나도 들어가봐야 하니까..."

"선배님....제 이름은 백정미에요....기억해 두셨다가 담에 밥한번

사주세요...."

"그래요....그럼 그럽시다...."

좀 어색하기도 했고, 처음보는 여자후배랑 대화하는 기술이 서툴기도

해서 나는 다시 우리 조가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비운 지 겨우 20여분이 지났지만, 방은 이미 엉망이었다.

위험천만해보이는 사발에다 술먹기부터 시작해서 파도타기니

어쩌니 해서 방은 엉망인데다, 많이 위험해보였다.

동기인 김경희는 체격도 좋고, 술도 잘 먹는 편이라고 들었지만,-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경희역시 위태위태했던 것이다.

방의 난방이 잘되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난 슬그머니 

창문을 열었다.

찬공기가 들어오자 사람들이 정신을 좀 차리는 것 같더니

갑자기 내게 화살이 돌아왔다.

남자후배 몇 명이 베란다에 서 있는 나를 끌어 술자리에 앉히더니

술을 강요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는 체질 상 술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강변했지만, 술취한 놈들에겐

이성이란  없어서, 내가 끝내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완전히

분위기를 망쳐버리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나는 술마시기에 동참하지 않는 벌주로 석잔을 연달아

마셔야만 했다.

머리도 어질어질 했고, 속도 좋지 않아서, 난 화장실에 세수를 하러

간다는 핑계로 다시 방밖으로 나갔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다시 등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서

술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자동기들이 단체로 밖으로 

나왔다.

혜진이, 선영이, 현정이, 현아가 나왔는데, 나랑은 모두 절친한

사이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복학생들 중 몇명이 주사를 부려서 

술자리에 참가하기가 힘들어서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법대에는 복학생 신입생들이 많다.

최고 나이 많은 사람으로 서른 중반도 넘는 사람도 있었는데,

대부분, 고시에 한이 맺힌 사람들이라, 한이 많아서,

술버릇이 고약한 경우가 많았다.

동기들이랑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동기인긴 하지만, 나이가 많은 윤관이 형이 나오더니

"어...xxx, 여자애들이 어디갔나 했더니 니가 다 차지하고 있었네.."

하더니 뺨을 한대 때렸다.

너무 황당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여자동기들은 들어가고,

나 역시 들어가려고 하다가보니, 입속에 찟어져서 피가 조금 났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입안을 물로 행구고 밖으로 나오는데,

정미가 밖에 있었다.

"왜 맞은거에요, 선배님."

하면서 손수건을 내밀었다.

"아니에요...뭐...괜찮아요...."

하고 돌아서는데, 내 손을 잡고 끌더니 자기네 방으로 나를 데려갔다.

정미네 방에는 후배들 여섯이 있었는데, 

남자 둘에 여자 넷이었다. 알고보니 술에 취해서 골골한 애들이

먼저 선배들의 허락을 받고 쉬러 들어온 방이었다.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는 신입생들에게 난 무서운 이야기를 

해줬다.

-여름성경학교를 4-5년간 진행했던 솜씨였기 때문에, 난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알았다.-

결국 이야기를 하면서 밤을 지샜는데, 아침을 먹고 쓰러지는 

후배녀석들을 챙기고 나서 나 역시 잠이 들었다.

3시쯤이 되서야 깼는데, 내 옆에는 정미가 잠들어 있었다.

난 너무 놀랬는데, 그 일이 있은 후로, 정미는 

나를 줄곧 따라다녔다. 

WTVSUCCESS=TRUE&WTV382229=1280160802&WTV1471013=3078498&WTV1392781=16931761&WTV1357910=204303&WTV1357911=1539249&WTV246810=2&WTV2571219=174&WTV124816=novel&WTV987904=0&WTV491322=2. 정미와의 첫키스&WTV9172643=나중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난 정미에게 왜 내가 마음에 들었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난 내가 생각하기에도 잘생긴 편도 아니고, 

다정다감한 성격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정미는 그렇게 대답했다.

머리가 아파서 유스호스텔 밖으로 나왔는데, 얼굴을 아는 사람이

뭘, 다이어리에 적으면서 혼자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보기가

좋았고, 후배인데도 꼬박꼬박 존대해주는 모습에 무섭지가 않았

다고. 

시간이 지나서 또 술자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동기들이랑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선배에게 한대 

얻어터지고 나서도 후배인 자기에겐 신경질부리지 않는 모습이

무던해보여서 편하게 느껴졌었지.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 건 

아니었단다.

하긴, 뭐...그랬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난 처음봤을 때부터

정미가 내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게 아닐까하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김이 새긴 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정미와 내가 안고 자고 있었던 일은 큰 소문이

되어서 나를 루머의 주인공으로 몰아갔지만, 다행히, 오티가 끝나고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소문은 가라앉았다.

그래도 정미와 난 입학식이 있기 전까지 3-4주의 시간동안 

세 번을 만났다.

전화통화를 몇 번 하다가, 밥을 사달라해서, 밥을 두 번 먹었고,

같이 노래방에 한 번 갔었다.

입학을 하고 나서 정미는 곧장 우리 동아리에 들었다.

책꼬지라는 독서토론 동아리였는데, 우린 책꼬지라는 말보다는

가방꼬지라는 동아리로 말했는데,

수업빼고는 거의 동아리실에 모여서 가방 제껴두고 놀았기 때문에

생긴 동아리 별칭이었다.

책꼬지는 법대신문과 함께 동아리실을 썼는데, 법대신문엔 

앞서 말했던, 혜진이, 선영이, 현정이, 현아, 은경이라는 

동기여자애들이 있어서, 정미는 들어오자마자 선배언니들의

막대한 관심을 받았다.

나랑 모두 친했던 동기들인데다, 1학년 내내 친구는 많았지만,

여자라곤 전혀 없었던 내게 따르는 후배가 생겼다는 일은 

그들에게도 꽤나 관심이 가는 이야기꺼리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현정이는 세상을 온통 무관심하게 보는 냉소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유독 정미에게는 관심이 많아서, 어쩌다 내가

정미를 데리고 동아리실에서 150원짜리 커피 한잔을 사주기만해도,

빈정거리면서 투덜거렸다.

그 무렵 법대신문에는 정말 대단한 후배들이 들어왔다.

네명의 여자후배였는데, 일명 법대핑클로 불릴 정도의 미모의 

후배들이 들어왔던 것이다.

알고보니 오티때는 모두 불참해서, 미모가 소문나지 않았지만,

하여튼 입학하자마자 법대신문은 복학생 남학생들과 동기 남학생

들로 북적거렸다.

책꼬지는 늘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일학년이라고는 정미와 이시진이라는 남자아이, 그리고 정대용

이라는 좀 부담스런 서른살 신입생만이 들어와서 평년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다른 써클보다는 결속력이 강한 편이라

3,4 학년들도 한 달에 한 번 있는 독서토론이나, 아니면 쉴 때라도

동아리실에 자주 들린다는 것 정도 일까.

하여튼, 3월은 분주하고 복잡했다.

4월이 시작되기도 전에 학교는 온통 붉은 페인트로 물들어버렸다.

신임 총장의 과거가 드러났는데, 신임총장은 예전 조교를 성추행

한 의혹이 있던 교수라 각 단대회장들이 단식투쟁에 들어가고,

법대신문과 학생회처럼 운동권 단체들은 연일 대학본부앞 

잔디밭에서 연가투쟁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최루탄이 터져서 수업이 중단되었던 3월 22일 오후 4시에

책꼬지 동아리방에서 정미와 나는 첫키스를 했다.

수업이 중단되자마자 동아리방으로 왔는데, 묘하게도 사람이

정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을 닫고 환풍기를 천으로 감싸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콜록거리면서 정미가 눈물을 흘렸다.

내려와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는데, 

눈가 피부가 너무 하얗게 되서 파란 실핏줄이 보였는데,

너무 예뻐보였다.

"괜찮아, 좀만 참으면 돼, 좀만 기다리자"라고

등을 두드려주며 안고 있었는데,

쌔액쌔액하고 정미의 숨소리가 귀에 들려서 가슴이 뛰었다.

얼굴도 못보고 내려다 본 눈에 겨우 이마만 보였는데,

정미가 갑자기 얼굴을 들더니 오빠라고 말했는데,

난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키스를 해버렸던 것이다.

동아리실 오래된 검정소파에 앉아서 2-3분동안이나 키스를 했는데,

폼은 나지 않았지만, 나도 정미도 첫키스여서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도 한동안은 안고 있었다.

얼굴을 보기가 너무 민망해서였다.

그 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법대 핑클 네명의 후배중 희연이와

진영이가 들어왔다.

후다닥 떨어졌지만, 누가봐도 어색한데다 얼굴이 벌게진 두사람

이 일은 소문이 퍼져서 나는 다섯명의 여자동기들에게 집중추궁을

받았고,

현아는 정미에게 저녁에 술을 사주면서, 술을 먹여서라도 진실을

알고자 했다. 

첫 키스 이후 정미와 나는 공식적으로 연인이 되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80160805&WTV1471013=4617753&WTV1392781=16931794&WTV1357910=204303&WTV1357911=1539251&WTV246810=3&WTV2571219=174&WTV124816=novel&WTV987904=0&WTV491322=3. 첫경험을 하다.&WTV9172643=키스에 성공하고나자 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 잠자리 경험이 전혀 없어서, 만약 그런 기회가 온 다면

당황해서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거기다, 난 남녀관계에 있어서 남자는 어느 면에서건 능숙해야

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던 터였다.

여하튼, 집으로 돌아와서도 이상스럽게 계속 키스 생각이 났다.

자취방에서 혼자서 누워서 눈을 감았는데, 

자꾸만 귓가에 쌔액쌔액 하는 정미의 숨소리가 들리고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입술의 감촉이 생각나서 잠이 오지 않았다.

정미의 삐삐에다 그런 이야기를 남겼다.

정말로 사랑한다고, 입을 맞추고 났더니 진심으로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나는 다음 날 정미에게 멋진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난 과돌이 친구인 대연이에게 모의법정 열쇄를 빌려서 가운데

통로에 깔린 빨간 카펫을 둘둘 말아서 정미가 올 시간에 맞춰서

법대 현관에서부터 책꼬지 방까지 깔아놓았다.

후배 두명에게 2만원씩을 주고 정장을 입힌다음 현관에 들어오는

정미를 에스코트해서 책꼬지 방까지 호위시킨다음

책꼬지 방문을 열면 내가 장미꽃 100송이를 가지고 기다린다는

계획이었다.

모든 일은 순조롭게 처리되었지만, 또 동기들이 문제였다.

여기저기 소문을 내 놔서, 정미가 학교에 오기전부터

이미 학교는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정미는 놀랬지만, 장미꽃을 받으면서 눈물을 흘려줘서 진짜

고마웠다. 

그 뒤로 우리는 틈이 날때마다 뽀뽀를 즐겼다.

주로 뽀뽀를 했던 곳은 연구동 계단이었다.

강의실과는 다르게 교수님들의 연구실들이 건물에 딸려 있었는데,

그 연구동의 계단은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오가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가끔 딮키스를 하기도 했다.

도둑질도 하면 는다고, 내 자췻방에서 20분이 넘게 키스를 했을 때는

혀의 뿌리가 얼얼하기도 했다.

나는 슬슬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키스는 깊어져만 갔고, 

자췻방에서 키스를 하다가 슬며시 가슴을 한 번 만졌는데,

정미는 놀라기는 했지만, 슬그머니 눈을 감고 몸에 힘을 줬던

것이다.

몸을 굳히는 정미를 보면서 난 무척 긴장한 듯 보이는 정미가

사랑스러워서 그냥 안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긴장 풀어, 정미야, 나 너한테, 아무 일도 하지 않아. 걱정하지마"

귓가에 대고 긴장을 풀어주려는데,

"오빠, 오빠는 다 괜찮아요. 오빠니까 괜찮아요...정말이에요...

오빠..."

하지만, 그 날은 그 이상의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너무 긴장이 되서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5월이 되서 정미는 mt를 갔고, 

난 군입대하는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대전 터미널로 향했다.

다음날 일찍 논산을 가기 위해서였다.

터미널 근처는 유명한 유흥가여서, 여관에 자리를 잡고서

술을 마시러 근처 술집을 찾았을 때 우린 사창가거리를 발견했다.

그런 곳은 처음이라 무척 긴장이 되었는데,

군입대하는 놈에게 선물로 우린 여자경험을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상용이란 놈이 갑자기 카드를 지갑에서 꺼내더니 20만원을

찾더니 각자 6만원씩을 나누더니 일단 "하고 만나자!!"라고 하는 

것이다.

나중 상용이에게 들었는데, 나도 입대하는 병용이도 둘 다 숫총각

이라 기회를 주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우린 한 가게로 들어갔고, 좁은 밀실로

안내 되었다.

들어온 아가씨는 가슴을 강조한 의상에 화장기가 강해서 나보다

두어살이 많아보였는데, 내가 어쩔 줄을 모르고, 어리둥절해있으니까,

"첨인가 봐?"라면서 씽긋 웃었는데,

나는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얼굴이 벌게졌던 것이다.

아가씨는 짓궂게 또 "진짜 첨인가보네.."하면서 

깔깔 웃었는데, 난 좀 자존심이 상해서, 

처음인건 맞는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고 물었다. 

옷을 벗고 이리 와라고 반말투로 말했는데도 이상하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옷을 벗고 누웠는데 물티슈를 꺼내서 거길 닦아주는데 진짜로

기분이 이상했다. 

속으로 이런 관계는 아닌데, 이래서는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페니스가 일어나서 또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기분은 무척 좋아서 아 이런 맛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애무를 시작하면서 나는 여자의 알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해서 또 물어봤다.

"미안한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러는데, 옷을 다 벗고 하면

안되나요?"

그 아가씨는 완전히 폭소모드로 돌아가서 막 웃더니 

"누나가 시키는대로만 해...내가 다 가르쳐줄께"라더니

옷을 벗었다.

속옷까지 다 벗은 그녀의 몸매는 무척 훌륭했지만, 난 그녀가

옷을 다 벗자마자 어디를 봐야할지도 모르겠고, 어딜 만져야

할지도 몰라서 옆구리만 만지고 있었다.

그러더니 아가씨는 "만져봐! 궁금했잖아."라면서 내 손을 이끌어서

자기의 가슴을 만지게 하고서는 내 목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전희로 2-3분정도를 할애하고는 곧장 관계에 들어갔다.

처음이라 그런건지 하기도 전에 흥분한 탓인지 난 내 생각으로는

2분도 못되어서 사정을 해버렸다.

콘돔을 벗기는데, 기분이 좀 더러웠다.

하여튼 일을 마치고 밖에 나왔는데, 병용이 녀석은 나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나왔지만, 상용이 녀석은 역시 경험이 많은 탓인지

아니면 기술이 훌륭한건지 꽤 오랜시간동안 나오지 않았다.

첫경험을 그렇게 치르고 나서 병용이 녀석을 입대시키고,

돌아와 정미를 만났는데, 난 갑자기 정미에게 심한 

죄책감이 들었다.

"mt에 가있는 동안 오빠가 보고 싶어 죽을 뻔 했어요"

라고 말하는 정미에게 "오빠도 정미가 무지무지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고 있는데 웬지 눈이 자꾸만 정미의 가슴으로 갔다.

그러면서 그 사창가아가씨의 가슴과 오버랩이 되면서

난 신체의 어떤 부분이 불끈해져서 몹시 민망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80160810&WTV1471013=6157012&WTV1392781=16931827&WTV1357910=204303&WTV1357911=1539253&WTV246810=4&WTV2571219=174&WTV124816=novel&WTV987904=0&WTV491322=4.친구와 첫키스를 하다.&WTV9172643=정미와의 관계가 진전될수록, 굉장히 친했던 여자동기와이 사이가

서먹해졌다.

그럴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침을 제외하고, 점심과 저녁을 

거의 같이 먹었었고, 수업도 거의 같았기 때문에, 하루종일

같이 다니던 친구들인데,

정미랑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무래도 밥은 정미와 같이

먹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같이 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정미가 아무래도 불편해했고,

결정적으로 현아가 장난으로 정미에게 담배심부름을 시켰는데,

정미가 단호하게 거부함으로써 여자동기들과 정미사이에는

깊게 골이 패였다.

다같이 친했지만, 현정이와 난 성격적으로 상당히 맞는 부분이

많아서, 서로에게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는 좋은 친구였다.

나도 현정이도 자우림을 좋아했고, 김형경과 오정희를 사랑해서,

사실 친구들 사이에선 나와 현정이를 좀 특별하게 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둘이 사귀지 않을까하고 경계하는 눈치였는데, 정미와 사귀게 되면서

나는 현정이에게 못할 짓을 하고 말았다.

수요일 저녁은 항상 현정이와 둘만 같이 밥을 먹었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는데, 어쩌다가 일학년 이학기때 

수업이 둘만 늦게 끝나서 밥을 먹으러 갔다가 새로 개점하는

곳에서 CC로 오해받은 후, 웃다가 주인아저씨가 수요일 저녁에

오면 밥값을 반만 받겠다는 약속을 받고나서, 매주 수요일저녁엔

현정이와 그 분식점에 가는 것이 둘만의 비밀약속 비슷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미와 사귀고 나서도 수요일 저녁의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졌는데,

정미가 현정이와의 수요일약속을 알고나서 무지무지 화를 내는

바람에 내 쪽에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게 되었던 것이다.

거기다, 정미는 의외로 지독한 면이 있어서, 수요일 저녁에 그 집에

자기랑 꼭 밥을 먹으러 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서 나를 기막히게 

했다.

여하튼 현정이에게는 엄청 미안했는데, 그날 저녁 현정이에게 

취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던 것이다.

"야..XXX, 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나 지금 XXX술집에 있으니까,

당장 찾으러 와"

안그래도 찜찜한 기분이었는데, 

현정이가 걱정되기도 해서 찾아간 술집에서 현정이는 완전히 

널브러져 있었다.

도저히 혼자 집에 보낼 상황이 아니라서, 택시를 잡아타고

현정이네 아파트까지 갔는데,

다행히 난 현정이네 아파트는 물론이고 집전화번호까지 알고 있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고 마중을 부탁했다.

업고 들어갈 수는 없는 문제니까....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현정이는 취해 내 어께를 기대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구 울기 시작했다.

"어떻게 니가 그래, 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여자 생기면

다야.....걔가 그렇게 예뻐....."

넋두리를 늘어놓으면서 우는 현정이를 달래려고 난 어깨를 두드려

주면서, 현정이를 진정시켰는데, 

갑자기 현정이가 내게 키스를 해버렸다.

좀 얼떨떨하긴 했지만, 취한 정신에 그랬겠지라고 생각하고 

택시를 내려 현정이 어머니와 함께 아파트까지 현정이를 들어옮겼다.

생각보다 취한 여자는 엄청 무거워서, 엘리베이터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난 등이 온통 땀으로 젖어버렸다.

다행히 현정이 아버지는 아직 들어오지 않아서, 난 현정이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음료수를 한잔 얻어 먹었다.

현정이네 집은 단란했는데, 특이한 점은 거실에 TV가 없고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다는 점이다.

알고봤더니 어머니도, 현정이의 언니도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가

집안이었고, 현정이도 꽤 오랜 시간동안 피아노를 쳤다는 것이다.

나도 피아노를 꽤 오랜 시간 쳤었다.

시골교회에서 반주자 부족으로 인해, 5-6년 동안이나 학원을 

다녔던 것이다. 교회반주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

현정이 엄마의 부추김을 받기도 하고 그랜드 피아노를 한 번 쳐보고

싶기도 해서, 난 조지윈스턴의 디셈버를 쳤다.

조율이 잘 되있기도 하고 울림도 좋아서 정말 비싼 피아노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현정이 어머니의 호들갑스런 치사를 받으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난 집에 돌아와서도 꽤 얼떨떨했다.

내가 현정이랑 키스를 했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현정이는 나를 좋아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내가 정미랑 가까워지면서 소외감을 느꼈던 것일까..

아니면 그냥 술이 취한 탓일까....

현정이는 다음 날 날 보자마자 페이토자처럼 

브라질리언 하이킥을 날리더니

내 귀를 잡고 끌고 여학생 휴게실에 들어가서

"너, 어제 이야기 누구한테라도 말하면 죽여버릴꺼야"라고 말했다.

난 웃으면서,

"너 나 좋아했지, 그러니까, 술취한 척 하고 뽀뽀했지"

라고 놀렸는데, 현정이는 갑자기 여자휴게실 문을 닫아버리더니

창으로 가서 커튼마저 쳐버리더니 내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내게 말했다.

"나 진짜 너 좋아해, 정미랑 너랑 같이 다니는 거 나 진짜 볼 수가 없어"

라고 말하더니 다시 내게 키스를 했다.

나는 키스를 받아들이면서 나 역시도 현정이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80160819&WTV1471013=7696275&WTV1392781=16931860&WTV1357910=204303&WTV1357911=1539255&WTV246810=5&WTV2571219=174&WTV124816=novel&WTV987904=0&WTV491322=5.세다리를 걸치다.&WTV9172643=현정이와 키스를 나눈 후 난 일단 양다리를 걸치기 시작했다.

우유부단한 내 성격도 그랬지만, 그 때쯤 내겐 현정이도 정미도

모두 버릴 수 없을만큼 소중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소용이

없었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내 자취방은 두여자로 인해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했지만, 나는 언제 걸릴지 모르는 긴장감에 모든 일을

적어두기 시작했다.

다이어리 두개를 사서 하나는 정미와의 데이트 계획이라던지

약속, 기념일을 챙겼고, 당연히 현정이용 다이어리도 만들었다.

나의 키스 실력은 일취월장해서 키스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테크닉을 완성했다. - 나는 비디오가게에서 키스강좌비디오를 

발견하고 테이프를 사버렸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모두 피곤한 일이라서

나는 한 사람을 정해, 나머지 사람을 정리할 마음을 먹었다.

정리대상으로 선택된 사람은 정미였다.

사실 정미는 좋아하긴 했지만, 그 마음이 내가 좋아해서 시작된

마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대학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나를 만나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된 정미에게 난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만약, 처녀일게 분명해 보이는 정미와 불장난을 저지르고 만다면,

나는 정미를 영원히 버리지 못할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좀, 이기적인 생각이긴 했지만, 군대에 가기도 전에 결혼할

여자를 정해놓을 생각은 전혀 없었던 내게 정미는 너무 깨끗하고

맑은 아이여서 깨트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마음을 정하고 나니 마음은 편했다. 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서서히

정미와의 관계를 정리해나가려고 했지만, 의외의 암초가 발생했다.

여자들의 눈치란 상당해서, 나와 현정이가 이상한 사이가 되어버린걸

내 동기들인, 현아와 선영이, 혜진이와 은경이가 모두 알아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나를 제쳐두고, 자기들끼리 현정이를 족쳤는데, 현정이는

아무런 핑계나 변명도 없이 나와의 관계를 인정해 버렸던 것이다.

뭐, 거기서 끝나면 수습이라도 가능했을 텐데,

그 이야기가 법대신문 후배들인 법대 핑클을 통해 정미에게

전해졌고,-같은 동아리실을 썼기 때문에, 정미와 법대핑클들은

나름 친분이 많았다- 나는 눈물을 하나가득 머금은 정미의 눈과 

맞대면해야 했다. 

자취방에서 채권법책을 읽고 있던 나는 눈물의 정미를 맞이했는데,

정미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오빠, 아니죠, 오빠랑 나랑 사랑하잖아요....현정이언니는 그냥

친구잖아요"

거기다 대고, 그래 이제 넌 그만 만나고 싶어라고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어서, 난 그냥 상황을 회피해버렸다.

"그래, 정미야, 오빠는 너 사랑해, 너뿐이야, 사람들이 오해한거야"

정미는 안도하는 듯 했지만, 바보가 아닌이상 그 상황에서 날

완전히 믿지는 못하는 듯 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정미를 일단 진정시켜놓고, 상을 차려서

밥을 먹였는데, 정미는 양치질을 하고 와선 내 옆에 눞더니

내게 강한 스킨쉽을 요구했다.

억지로 용기를 낸 것이 분명해 보였다.

가는 어깨가 파르르 떨리더니 곧 내 입술에 입을 맞추고 

귓가에 대고 말을 했다.

"오빠, 나, 오늘 얼마만큼의 각오를 하고 왔는지 몰라요. 나

아직 그러고 싶지 않지만, 오빠를 잡으려고, 나를 주려고 왔어요

오빠니까,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난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아요

오빠, 나를 안아주세요"

몸이 긴장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정미에게 그저 욕정의 마음으로

정미를 그렇게 해버릴 수는 없었다.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던

것이다.

나는 정미에게 "니 마음은 고맙지만, 너와 내가 지금 자버리면,

너도 후회하고, 나는 더 후회하게 될 것같아. 니가 내 마음을 알아

준다면 오늘은 그래서는 안될 것같아.정미야"

자러 온 정미를 택시에 태워 보낸 후, 난 속이 탔다.

정미의 마음을 무시한 것이 아닐까, 

그냥 정미를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았다.

그 순간 현정이에게서 삐삐로 음성메세지가 왔다.

나는 미칠 것같았다. 어떤 방법도 보이지 않았다.

난 충동적으로 택시를 타고 예전 나이 동정을 없애버린 사창가로

가서, 예전 그 누나를 찾았다.

보름정도가 지나버렸지만, 그 누나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또 왔네, 어서 와, 요구르트 하나 먹을래"

나는 그 전보다는 능숙하게 성행위를 하면서, 정미와 현정이에 대한

이야기를 누나에게 들려줬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누나는 그런 사랑노름따위엔 관심이 없다

면서도, 둘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정미와 현정이 모두 처녀일 것 같다면서, 처녀는 건드리는

게 아니야라는 금언을 내게 전해줬다.

-아다라시라는 말이 처녀란 걸 그때 난 처음 알게 되었다.

누나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 누나의 이름은 선영이었다.

내 동생 이름이 선정이라 마치 식구처럼 느껴졌다.

누나 역시 내가 마음에 든다면서, 자기처럼 사창가생활을 하는 여자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하고, 모르는 걸 감추지 않고, 잘난척 하지 않는

손님은 처음이라면서 언제 쉬는 날 밥이나 먹자는 말을 했다.

그러마 하고 가게를 나와 다시 자췻방으로 돌아와보니

거기엔 현정이가 문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80160824&WTV1471013=9235542&WTV1392781=16931893&WTV1357910=204303&WTV1357911=1539257&WTV246810=6&WTV2571219=174&WTV124816=novel&WTV987904=1&WTV491322=6. 98학번의 공공의 적이 되다&WTV9172643=기다리고 있던 현정이와 커피숖을 찾았다.

커피숖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한참동안을 이야기했다.

무던한 성격의 현정이는 예민해져 있어서, 곧 내 몸에서 풍기는

여자냄새를 찾아냈다.

"뭐하고 왔어, 전화도 안 받고, 비퍼도 연락도 안되고...정미 그 

기집애 만나고 왔니?"

"아니야, 속이 답답해서, 바람쐬고 왔다. 정미는 아까 왔는데,

그냥 왔다 갔어."

"너, 이제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던지, 아님 정미던지?"

"그건 벌써, 너로 정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정말로

아깐 와서 자러왔다고  하더라, "

"뭐, 자러 왔다고, 그래서 잤니. 안그래도 아까부터 여자향수냄새가

계속 나서 기분이 나쁘더라니....그런 애였니....너..?"

"아니야, 못 그러겠더라. 웬지 마음이 식어버리더라구. 

내가 정미랑 자면 정미를 영원히 못 잊을것 같더라구. 그게 무서워서

그랬는지, 정미 안고 있는데도 팔 안쪽이 써늘하더라. 

내가 진짜 못된 놈인가봐, 그렇게 착한 애를....."

"그래....너 나쁜 놈이야.....자기 여자친구에게 양다리 걸치고 있다고

말하는 놈이니, 니가 얼마나 나쁜 놈이냐...그런 놈에게 미쳐있는

내가 돈 년이지...돌아버렸어...정말로....그나저나 엄마가 너

수고했다고 저녁먹으러 오라더라, 오늘 그것때문에 비퍼한거야.

근데, 너 비퍼 자꾸 씹으면 정말로 알아서 해, 가자, 우리 집에"

현정이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난 내내 눈치가 보였다.

현정이 동생인 고 3인 현식이 녀석이 자꾸 나를 이상한 눈길로

쳐다봤기 때문이다.

난 고3인데 학교에 안있고, 집에 있어도 괜찮냐고 물었더니 오늘

과외 하는 날이라 일찍왔다면서도, 누나 남자친구로 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눈치라, 난 나중에 슬쩍 현식이를 불러서

용돈을 하라고 3만원을 건낸 후에야 현식이에게 따스한 눈길을

받을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에서 난 마음을 정했다.

정미와 헤어지기로.

현정이가 더 좋아서가 아니었다.

나같은 남자에게 정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정말로 과분한 사람은

오히려 보내주는 게 더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해야겠지만, 난 그만한 용기가 없는 비겁한

남자였다.

나는 정미의 비퍼에 음성메세지를 남겼다.

너무 좋아하지만, 네가 나에게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너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내 자신에게 너무 실망하는 중이라고, 

더 좋은 남자가 되서 너에게 당당하게 설 자신이 생기면 그 때

다시 널 찾겠다고. 미안하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새벽이 넘도록 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미의 전화를 계속 기다렸지만, 그날 밤 결국 전화는 오지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서 만난 정미는 어제의 정미가 아니었다.

싸늘하게 웃더니 정미는 내게 한마디의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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