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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은 당연히 합격했다. 그리고 본선 1라운드를 준비한다. 본선에서는 예선에서 불렀던 곡을 심사위원 3명 앞에서 부를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This Love를 MR틀고 Maroon 5가 만든 음에 그대로 부르는 것은 예인(藝人),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내 자존심이 용납을 못한다. 그래서 편곡을 하고 심사장에서 악기를 다루면서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했다. 내가 다룰 수 있는 악기는 기타와 피아노. 기타는 이미 원곡에서 충분히 쓰인 것 같아 피아노로 편곡을 했다.

[This love has taken its toll on me...]

내가 편곡한 곡을 한 번 불러보는데 오랜만에 누나가 집에 들어왔다.

“동생~! 누나왔어! 엄마 저 다녀왔어요!”

누나는 언제나 나를 제일 먼저 찾는다. 나 보다 겨우(?) 2살 밖에 많지도 않으면서도 나를 자꾸 챙기려고 한다. 아... 전생에는 5살 차이까지는 그냥 친구 먹었는데 말이지... 하지만 내가 사는 시대는 현대.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현대에서는 그냥 현대 관습을 따르는 것이 좋다.

“응! 누나 오랜만이네?”

이렇게 대답하고는 살짝 웃는다. 누나가 이렇게 교육 시켰고 이렇게 해야 누나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 맞다. 누나 나 k-pop star 예선 통과한거 알지? 이제 본선 준비해야 하는데 내가 This Love를 피아노로 편곡 했거든? 누나가 한 번 들어봐줘.”

“Maroon 5의 This Love? 그 곡을 니가 편곡했다고? 와... 우리 동생 대단하네? 알았어. 잠깐만 옷 좀 갈아입고.”

누나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뒤, 내가 편곡한 노래를 들려준다. 물론 음공도 살짝 가미해서 말이다.

“우..우와! 이거 니가 편곡하고 부른 노래 맞아? 누난 네가 이런 재능을 가진지 몰랐어. 어떻게 가수 4년차인 나보다 더 잘하는거같지?”

누나가 호들갑을 떨면서 칭찬해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언니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지만 안돼...’라고 한다. 누나는 아직까지 소녀시대 누나들을 나에게 소개시켜준 적이 없다. 물론 내가 SM으로 가보지도 않았고...누나가 소녀시대 누나들을 소개시켜주지 않는 이유는 내가 8명의 누나들에게 잡아먹힐 것 같아서 그렇다고 한다. 언젠가 누나가 내가 ‘거긴 정글이야...강자존의 법칙이 존재하지...’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내가 어디가서 먹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착한 동생으로 행동하고 있는 지금은 누나의 말에 따르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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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녹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목을 한 번 가다듬고 명상도 하고 본선을 녹화하는 곳으로 갈 준비를 한다. 오늘부터는 찍는 분량은 방송에도 나가기 때문에 옷차림에도 신경을 쓴다. 미인공 덕에 옷발이 나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옷을 살리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고민하며 옷을 고른다. 마지막으로 어제 볼륨펌을 한 머리에 헤어 에센스를 살짝 바르고 집을 나간다.

방송국에 도착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이를 찾아본다. 몇 분째 찾아봐도 방송국을 둘러봐도 없길래 떨어졌나...하고 생각하는데 저기 하이가 방송국에 들어오는게 보인다.

“와... 붙었나 보네?”

“네. 오빠 덕분에 붙었어요.”

단순히 긴장이 풀렸다고 예선에 붙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 잘됐네.’라고 답해주고는 말을 계속 이어간다.

“후! 저번 예선보다 오늘이 더 떨리지 않아? 오늘은 심사위원까지 있잖아.”

“안..안그래도 떨고 있으니까 그런 말 하지마세요. 더 떨린단 말이예요... 그런데 오빤 하나도 긴장이 안되나 보네요...하긴 그러니까 저번에 내 긴장을 풀어준거겠지...”

‘맞는 소리긴 하지...’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하이에게 멋쩍은 웃음일 지어주면서 하이와 함께 대기자 방에 들어갔다. 예선 때 보다는 확실히 적은 숫자들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불안과 긴장, 초조...여러 감정들이 느껴진다. 그러한 감정 속에서 나는 내 중심을 잡고 내부의 기를 한 번 순환해본다. 후천심공이었다면 생각도 못했을 군중 속에서의 기 순환. 선천심공은 내부의 기를 내부에서 순환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건드려도 주화입마의 걱정은 필요가 없다.

하이는 저 구석에서 자신이 준비해온 노래를 준비하고 있고, 나는 내부 관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지 벌써 1시간 째. 드디어 나의 차례가 왔다.

“서휘씨! 준비해주세요!”

스테프가 스텐바이 하라는 말에 나는 하이를 잠깐 부르고 얘기를 나눈다.

“이제 내 차례야.”

“그래요? 잘하고 오세요. 이번엔 제가 기도해드릴까요?”

저번에 내가 손잡고 기도해준게 인상에 남았는지 나에게 기도해준다고 말하는 하이다.

“아냐. 됐어. 그 보다 네 긴장이나 풀어야할 것 같은데? 잠깐 악수나 나누자. 행운의 악수.”

하이와 악수를 나누고 저번에 기도할 때처럼 내 기로 하이의 체내를 훑어준다.

“오빠가 손 잡아줄 때마다 긴장이 풀리는 것 같은데요? 어쨌든 잘하시고...잘가요!”

하이의 인사에 ‘그래’라고 대충 답한 뒤 예선장으로 걸어간다. 이번엔 어떻게 될까? 물론 당연히 합격하겠지만 이 시대 최고라 부를 수 있는 가수들에게 내 노래를 평가 받는다는 것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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