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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안녕하세요.”
“오빠, 안녕하세요.”
하이와 먼저 연습실에 도착해 5분정도 기다리니 반석이 형이 왔다.
“아, 미안. 오래 기다렸니?”
“아니에요. 그럼 바로 연습 시작하죠. 일단 제가 만든 멜로디를 들려드릴게요.”
팀원들에게 멜로디를 들려주려 건반 앞에 앉는다. 이번 노래는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노래이다. 수펄스(秀Pearls)나 우리나 일단 가창력에서는 승부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펄스에게 대항하는 키 포인트(Key point)가 바로 이 복합된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이 노래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끝까지 사랑을 지켜가겠다. 이런 노래에요. 즉, 이 노래는 두 가지 감정이 나와야되요. 사랑, 그리고 의지.”
“윽...오빠 이거 너무 어려운거 아니에요?”
“하하, 괜찮아. 우리 모두 감성이 충만하다고 심시위원들이 그랬잖아. 충분히 할 수 있어. 그리고 아직 공연까지는 2주나 남았으니까 모자른 부분은 내가 어떻게든 도와줄게.”
“그래, 서휘야. 형도 천재소년 너만 믿는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연습. 처음에는 잘 하는 듯 싶더니 반석이 형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아뇨. 형, 거기서 반음만 올려서 노래불러보세요.”
“자신있게 고음을 치세요, 형.”
“형. 화음 할 때는 저희하고 조화를 이루어야되요. 내가 돋보여야겠다는 것보다는 이타적이게 노래를 불러야되요.”
“하이야. 너 저번에 오빠랑 쇼케이스 할때는 고음 잘 올라가더니 이번엔 왜 그래? 다시 한 번 해보자.”
“그래... 다시 한 번 해볼게.”
휴... 갈수록 반석이 형이 자신감도 잃어가는 것 같고... 하이도 그 영향을 받는 것인지 제 페이스를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연습은 이만 하죠. 무대까지 목 관리도 신경쓰면서 해야 하니까 따뜻한 물 자주 드셔야되요.”
다음 무대가 걱정이다. 어쩔 수 없지... 더 연습 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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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오니 무려 이틀 만(?)에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누나. 오랜만(?)이네.]
[휘아야. 이 누나가 너의 합격소식을 부모님을 통해 들어야겠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그러다니... 이 누나는 너무 슬프다. 흑흑]
어설픈 연기를 하는게 눈에 뻔하지만 그래도 누나가 나를 아끼는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속아넘어가준다.
[아... 미안해 누나. 다음부턴 안 그럴게.]
[그래. 동생으로서 그러면 안되는 거야. 다음에 또 그러면 혼내준다? 아 참 그런데 너 이번에 주제가 캐스팅오디션이라며?]
[응. 그런데?]
[그럼. 이번에 또 우리 SM에 올 수 있는거야?]
[모르지. 나도... 이번엔 내가 선택하는게 아니라 회사에서 나를 캐스팅해가는 거니까...]
[히잉... 또 오면 안돼? 이번엔 언니들 소개시켜줄게.]
누나는 가끔 동생인 나에게 투정을 부린다. 내 입장에서는 귀엽긴 하지만 이렇게 동생한테 투정부리는게 남한테 비춰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 소녀시대 누나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만나면 절대 안 된다고 해놓고서는 왠일이야?]
[그...그건... 네가 언니들한테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르니까 그렇지.]
[에이.. 누나도 참. 나 이제 열 여덟 살이야. 걱정 할 필요 없어. 그럼 기도해야겠네. 보아누나가 나 좀 캐스팅하게 해달라고 말야. 하하]
누나와 몇 분정도 잡담을 더 한 뒤 잘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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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이 지나고 드디어 k-pop star 첫 방송이 시작되었다. 수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서 시작된 방송은 키보드 4인방이라는 이슈를 낳았다. 천재소녀 김나윤과 발성의 교과서 손미진, 청아한 목소리의 백아연과 ‘최고의 미소년’이라는 별명으로 내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별명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기사 내용이 궁금해서 클릭해본다.
[JR리포트 박재희 기자] 방송 전부터 미소년으로 화제를 모은 서휘(만 17)가 심사위원들의 칭찬 릴레이 속에서 합격 평을 얻었다.
4일 방송된 SBS TV '일요일이 좋다-케이팝스타'에서는 본선 1라운드 오디션이 펼쳐졌다.
이날 서휘는 마룬 5의 노래를 모창 대신 자신만의 음색으로 바꿔 불러 박진영 양현석 보아 3인방의 만장일치 호평 속에 합격했다.
특히 박진영은 심사 내내 일명 '아빠미소'를 잃지 않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깨끗한 목소리에다가 완벽한 노래실력까지 갖추어 "천재소년"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양현석 역시 "심사위원 세 명이 가장 좋아하는 참가자"라며 서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발성의 교과서라고 불린 손미진과 또 다른 천재 타이틀을 받은 김나윤, 그리고 청아한 음색을 가진 백아연이 서휘와 함께 키보드 4인방으로 방송되어 시청자들이 다음 라운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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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본선 3라운드 캐스팅 오디션의 날이 밝았다. 그동안 팀원과의 화합을 위해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지기 위한 토크 타임도 가져보고, 조금 더 심화된 연습을 하기 위해 나와 1대 1 개별 연습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한 노력과 하이와 반석이형의 노력이 겹쳐지니 결국 어제 완벽한 노래를 완성할 수 있었다.
조금 있으면 본선 3라운드 시작 시간. 시간이 갈수록 하이나 반석이형이 눈에 띠게 긴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이의 몸 속 내 기운의 유효기간이 있었나? 마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긴장한다.
“하이야, 그리고 형. 걱정하지 마세요. 어제 우리가 불렀던 노래는 완벽했잖아요? 그러니까 오늘 무대도 잘 할 수 있을거에요.”
사실 나도 걱정이 된다. 하필 우리 앞 순서가 수펄스일게 뭐람... 이건 분명 우리 팀이 긴장하라고 해놓은 제작진의 농간이 틀림없다.
이승훈 & 박정은 & 최래성 팀의 인상깊은 퍼포먼스와 캠퍼스 커플 같은 느낌을 내는 에디 전 & 리앤 곽의 듀엣. 그리고 한국적 소울을 유감없이 보여준 손미진 & 백아연의 무대 등이 끝나고 드디어 우리 앞 순서인 수펄스의 차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