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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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 그 자체. 촬영장의 심사위원들은 물론이고 가사를 엇박으로 불렀기 때문에 우리가 노리고자 한 것을 충분히 들을 수 있었던 수 많은 촬영 스테프들도 모두 입을 벌리고 경악을 했다.

“...와... 말이 안나온다. 진짜”

“와... 소름돋는거 봐. 너희가 꾸민게 이거였어? 진짜 뭐라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네...”

박진영씨와 보아씨의 감탄 섞인 반응이 나오길래 승훈이 형과 나는 서로를 마주보고는 씩 웃는다.

“이어폰을 저희에게 지급한 이유가 이거였군요.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거 누가 구상한거죠?”

“컨셉은 승훈이 형이 잡았고요, 작곡은 제가 작사는 공동으로 하고, 안무도 승훈이 형이 다 했습니다.”

양현석씨의 질문에 내가 솔직하게 대답하자 승훈이 형이 ‘아니에요. 사실 이 컨셉은 서휘가 제일 먼저 말했어요.’라고 말한다,

“누가 말했던 상관없이 정말 말이 안 나오는 무대였습니다. 사실 전반부분만 해도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지막에 저희를 이렇게 경악시키니 할 말들이 쏙 들어가네요,”

그런데 여느 때처럼 내 곡을 칭찬을 하던 양현석씨가 돌연 갑자기 질책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죠? 앞부분이 좀 지루했던 것. 춤, 랩, 라임 등등 대부분이 완벽하고 서휘군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지만 뒤에만 신경을 쓴 탓일까요? 앞부분이 조금 지루했습니다.”

“양현석씨 말이 맞긴 하지만 하이씨와 같은 이유로 이번에 처음으로 랩에 도전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희 세 사람을 경악시키는게 쉽지는 않거든요. 하하. 그런 면에서 정말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우리의 곡이 다소 실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어찌됬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건 사실이니 캐스팅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나는 우선권이 있는 YG에 캐스팅 되었고, 안타깝게도 6명을 모두 캐스팅한 JYP나 한 번 트레이닝을 받았던 SM에서는 승훈이형을 캐스팅해갈 수 없기 때문에 어부지리로 YG가 승훈이형도 캐스팅해갔다.

“오늘도 YG가 최대 수혜자구나~ 역시 YG는 실속이야. 이걸 노리고 앞에 애들을 캐스팅 안해간거겠지.”

“형 살림 왜 이렇게 잘하세요?”

심사위원들의 기분 좋은듯한 말 소리를 들으면서 무대를 내려간다.

“형, 또 같은 기획사 됬네요. 이번엔 개인전이라는게 아쉽네요.”

“너 덕분에 살았다. 나도 그 점이 아쉽네... 다음 라운드에서는 좀 봐주면서 해. 나 끝까지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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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오디션 파이널이 끝난 후 몇 일이 지나고 다음 라운드 2주 전인 오늘 누나한테서 전화가 왔다.

[휘아야. 이번에 너 왜 YG로 간거야. 이번에 우리가 SM에 캐스팅된 참가자들 응원하러 가게 됬는데...]

[하하... 저번에 얼굴 봤었잖아... 그리고 그게 내탓인가... 양현석 사장님한테 따져야지.]

[그래도... 그러고보니까 이번에 오는 애들 중에서 The Boys 부른 애들 있잖아. 수 펄즈. 걔네가 우리 회사에 오더라고. 너무 기대되는거 있지?]

[아... 그 팀 되게 잘하잖아. 1차 캐스팅 오디션 때 우리팀이 걔네 한테 깨졌었잖아.]

[그래도 나한텐 너가 최고야. 이제 스케줄 장소 도착했나보다. 이만 끊을게. 사랑해 휘아야.]

전화를 끊고나서 이번 라운드에 고를 노래를 생각해본다. 이번 라운드 참가자는 총 18명. 아마 이번 라운드에서 생방송 진출자인 TOP 10을 걸러낼 듯 싶다. 그렇기 때문에 전 보다는 조금 더 완성된 무대를 완성해야 했기에 자작곡을 들고나갈지 이번에 원래 있던 곡을 편곡할지 고민하다가 저번에 얻은 깨들음을 바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오랜만에 기존의 곡을 편곡해보기로 한다.

대충 노래 컨셉을 잡은 다음 날, YG로 가서 양현석 사장님과 1:1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아직 편곡을 다 하지 않았기 때문에 Bruno Mars의 Just The Way You Are을 오리지널 버전으로 불러본다.

“너 왜이렇게 노래를 잘하니?”

내 노래를 들으신 양현석 사장님이 칭찬을 하신다.

“노래를 되게 잘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다양한 톤을 내도록 연습해봐.”

음악도 시대에 따라 변천하는 만큼 이제는 내 고집을 꺾고 융통성을 발휘하여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사장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내 경지와 함께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한다.

어느덧 다음 라운드 D-6일. 오늘은 YG사옥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굉장히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바로 YG소속 가수인 빅뱅의 태양씨와 2NE1의 공민지양이 우리를 찾아온 것. 그들이 가수 선배로서 겪었던 아픔이라던지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 해주고 우리의 노래를 봐주는 시간을 보냈다.

편곡을 완성하고 연습한지 일주일 정도 됬을까? 다음 날이 이제 본선 5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날이다. 하루 전인 만큼 목 상태에 신경을 쓰고 무대 의상도 정한다.

“와... 정장이 굉장히 잘어울리는데?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YG소속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내게 무대의상으로 검정색 정장을 추천해주어서 입어보았다. 나도 내 모습에 만족한다. 역시 미인공의 영향이 큰 듯 보통의 동양인 체형과는 다르게 팔다리가 길쭉하게 생긴 내 신체가 양복에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머리는 어떻게 할래?”

머리 스타일을 묻길래 이제 파마도 다 풀려가니 새로운 머리를 할까... 생각한다.

“파마 풀고 컷트해서 머리를 올리고 싶은데요...”

내 나름대로 생각한 머리 스타일을 누나에게 말한 후 ‘그럼 내일 보자’는 누나의 말에 YG의 문을 나서서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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