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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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당일. 그동안 열심히 연습했던 영화 써니의 OST합동공연을 한 뒤에 서로 준비한 노래를 부른다. 미쉘누나는 댄스 퍼포먼스를 곁들인 새로운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고. 제형이형은 신나는 노래를 준비해놓고서는 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이는 잘하는 저음을 두고 고음을 내려고 하니 무대가 잘 안나온다는 평가를 받았고, 아연누나는 섹시한 춤이 어색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승훈이형은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를 꾸며서 심사위원 셋 모두에게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내 차례. 과속스캔들에서는 최용준씨의 곡인 <아마도 그건>이 건반과 함께 시처럼 서정적인 느낌으로 나오지만 내가 편곡한 것은 어쿠스틱 기타로 해서 예전 <그대와 나, 설레임>처럼 굉장히 사랑스러운 노래로 편곡했다.

“왕의 귀환인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굉장히 기대되요.”, “이거는 이미 끝난 게임이 아닌가...” 등의 인터뷰 내용이 나오고 이제 내가 한 인터뷰가 나온다.

“사실 이번 경연은 초심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이제부터 다시 캐스팅이 시작되는데, 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참가자들은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무대를 꾸몄지만 저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무대에 올라가고 내 기타 솔로와 함께 노래가 시작된다.

[아마도 그건 사랑이었을꺼야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이제야 그 마음을 알아 버렸네 

그대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느낀 첫사랑을 어른이 되어 회상하는 것 같은 가사가 사람들의 추억을 상기시킨다.

[차가운 내 마음에 남은 너의 뒷 모습

열린 문틈으로 너는 내게 다가올 것 같아

한참을 멍하니 문만 바라보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뜨고 말았네]

800만 흥행의 대작이였던 영화 과속스캔들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노래도 아는지 따라부르기 시작한다.

[사랑 그것은 엇갈린 너와 나의 시간들

스산한 바람처럼 지나쳐 갔네

사랑 그것은 알 수 없는 너의 그리움

남아있는 나의 깊은 미련들...]

무대에서 관객이 가장 진심으로 환호할 때는 가수와 함께 ‘공감’을 할 때이다. 그리고 나의 음공 경지는 절대자라 불릴 수 있는 화경의 경지. 높은 경지인만큼 촬영장인 고양체육관 전체를 내 색깔, 내 감정으로 물들일 수 있는 정도이다.

많은 관객들이 호응해준 내 노래가 다 끝나자 노래에 대한 심사평이 이어진다.

“서휘씨의 무서운점은 노래에 자기가 평소에 하는 말투와 제스처, 그리고 표정이 담겨있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노래가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지고요. 지금 노래도 서휘군 말할 때랑 똑같았아요. 거기에 이 담담한 노래에서도 강약조절이 담겨있고요. 그러니 관객들이 환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박진영씨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3가지가 있다. 공기반 소리반, 즐기는 노래, 평상시와 다름없는 목소리. 이 중에서 내가 충족되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에 박진영씨는 항상 나를 칭찬해주는 편이다.

“저는 초반에 박진영씨의 표정 때문에 심사에 집중을 할 수 없었는데 점점 갈수록 노래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진영씨 표정이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요. 그만큼 아주 흡입력 있는 무대였습니다.”

“서휘씨 만나고 가장 감동받았을 때가 서휘씨 자작곡인 <선인장>을 불렀을 때. 그때 제가 심사평을 ‘편안했다’라고 한 마디만 했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노래에 공감되게 하는 능력은 정말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박진영씨, 보아씨, 양현석씨의 심사평과 심사점수 92, 93, 91점을 받고 무대를 내려갔다.

지민이는 오즈의 마법사 OST인 를 불러서 사람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고 100, 100, 99점을 받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점수를 얻어내었다.

이번에도 촬영장에 연예인분들이 찾아오셨다. 바로 JYP소속인 2AM과 원더걸스. 2AM의 창민씨와 원더걸스의 혜림씨는 이승훈군을 응원한다고 하였고 원더걸스의 유빈씨는 나를 응원한다고 말해주었다.

어느덧 캐스팅의 시간. JYP에서는 나와 아연누나를 데려갔고 YG에서는 승훈이형과 지민이를 데려갔다. 그리고 SM에서는 하이를 데려갔고 마지막 제형이형과 미쉘누나만이 남았다.

“현재 SM에서 한 분의 캐스팅자리만을 남겨두신 상태입니다. 심사위원점수와 문자투표와 온라인 사전투표의 합산결과는 이미 나와있는데요. 자 마지막 캐스팅 과연 누구일까요?”

윤도현씨의 멘트에 우리 모두가 긴장한다. 그리고 보아씨가 말을 이어간다.

“제가 다 떨리네요. 남아있는 두분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요... SM에서 캐스팅할 Top 6 마지막 진출자는요... 이미쉘양 축하드립니다.”

친하게 지냈던 현상이에 이어 이번 주에는 제형이형도 탈락했다. 참가자 모두 무대위로 올라가서 제형이형을 위로해주고는 방송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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