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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끝나자 정적이 흐른다. 그 속에서 슬픔의 감정이 느껴진다. 몇 초가 지나자 사람들이 환호를 해준다.
“정말 잘 들었습니다. 이렇게 슬프게 느껴지는 노래는 처음이네요. 이제 세분 심사위원의 평가를 듣겠습니다.”
윤도현씨의 말이 끝나고 보아누나부터 차례대로 심사 평가를 해준다.
“아까 지민양이 노래 불렀을 때 울었는데 또 울게 되네요. 근데 지민양의 노래에서 울은 것은 제 힘든 기억이 떠올라서 운 것이고 이번에 운 이유는 단지 노래가 너무 슬퍼서 울었어요. 감정 표현이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에요.”
“서휘씨가 또 어떤 마술을 부렸을까요. 서휘씨가 노래를 부르는데 마치 제 눈앞에 뮤직비디오가 틀어진 것 같았어요. 그만큼 감정을 잘 전달 했다는거겠죠? 저번주에 서휘군이 저한테 이번 경연에서는 사람들을 울리고 싶다고 했었는데 성공한 것 같네요.”
“제가 원래 보기보다 굉장히 감성적이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방송에서는 안 우는데 단순히 노래를 듣고 울고싶다고 느껴지는건 처음인 것 같아요.”
보아누나 이후로 양현석 사장님, 박진영 사장님의 평가가 이어진 후 내 점수가 공개된다. 아쉽게도(?) 내 점수는 지민이가 를 불렀을 때와 같은 점수는 299점. 내 충격적인 점수가 공개되자 관객들이 환호를 질러준다. 윤도현씨도 놀라는 기색을 보이고...
우리 셋의 무대가 끝나고 나서 스페셜 무대가 이어졌다. 하이는 JYP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던 만큼 이번 무대에서는 Miss A분들과 합동공연을 하게 되었고 SM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지민이는 소녀시대 누나들과 합동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봄누나와 같이 무대에 올랐고...
그렇게 스페셜 무대가 끝나고 탈락자를 정하는 시간. 이번 경연에서는 아쉽게도 지민이가 탈락했다. 지민이도 충분히 잘하고 실수도 하지 않았지만, 우리 셋의 인지도가 비슷한 상태에서 평가의 60%를 차지하는 심사위원점수는 지민이가 탈락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방송이 끝나고 심사위원님들과 윤도현씨 그리고 하이와 내가 지민이를 위로해 주고는 무대 아래로 내려온다.
“하이야. 너 진짜 잘하더라. 다음 경연에서 내가 지겠는데?”
“오빠... 나 오빠 무대보고 완전 울었어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감정표현을 잘 할수 있는거죠?”
하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각자 대기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이제 하이랑 같이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PD님이 우리 둘을 잠시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렇게 기다린지 5분쯤 되었을까? 카메라 한 대와 함께 PD님이 2장의 카드를 들고 나타난다.
그 카드를 받고나서 보니 거기에는 그 동안 내가 불렀던 노래들이 적혀있었다.
“이 때까지 제가 불렀던 노래인데요?”
하이가 카드를 보고 반응하자 PD님이 이제 그 카드를 서로 바꾸라고 한다.
“오빠 그거 찢어.”
하이가 파이널 무대의 미션을 눈치 챈 것인지 카드를 찢는 시늉을 하면서 나에게 카드를 찢으라고 한다. 나 역시 파이널 미션이 짐작이 가기 때문에 하이와 똑같이 카드를 찢는 시늉을 해준다.
“이번 미션 제목은 라이벌 미션이에요. 그 동안 상대방이 불렀던 역대 경연곡을 하나 선택해서 파이널 무대에서 부르는 겁니다.”
“왜 그러세요? 히잉...”
“하하... 피하고 싶네요... 휴...”
PD님의 반응에 각자 반응을 하고는 다시 카드를 들여다본다. 내가 카드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는데 하이가 우는 소리를 한다.
“이거 다 오빠 자작곡이라 부를 노래가 없어요. 제가 너무 불리한거 아니에요? 오빠한테 핸디캡 주면 안돼요?”
그렇게 정해진 파이널 미션을 뒤로하고 집 방향이 같은 하이와 거리로 나선다.
“에휴... 오빠 저 노래 뭐해야되죠?”
“하하... 부담되면 자작곡 안해도 되잖아. 나 그동안 원곡을 편곡해서 부른 것도 꽤 있는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그렇지... 이번 미션은 정말 잔인한 것 같아요. 하긴 그래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밌겠네요. 물론 우리는 피가 말리겠지만...”
“그러게. 하하.”
“뭐야... 오빠는 지금 자기는 자작곡이라서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절 비웃는거죠? 두고봐요. 내가 그 오똑한 콧대를 아주 그냥 납작하게 눌러줄테니까.”
“알았어. 하이야. 하하.”
“아씨. 웃지 말라니까요.”
예선전을 포함해 K팝스타를 시작한지 어느덧 6개월 째. 여자 연예인 분들이 나를 응원해주시고, 누나와의 관계가 처음으로 세상에 들어나는 등 여러 가지 일어났었다. 그리고 드디어 파이널 무대만을 남겨두고 이렇게 하이와 장난을 치면서 걷고 있다. 하이가 저번에 나랑 같은 소속사에 가고 싶다고 얘기는 했다지만 연예인이 된다는 것은 사회생활, 즉 어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만큼 서로를 위해 하이와 내가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6개월 간 함께한 하이와 최대한 가까이 있고 싶기 때문에 하이와 같이 걸어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민을 해본다. 내 욕망을 충족하면서도 하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