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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하이가 방에서 뭘 하고 있길래 몰래 들어가봤더니 문자를 하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몰래 들어가서 보니까 서휘랑 문자를 집중해서 하더라구요. 그래서 장난 좀 치고 싶어서 곁에 몰래 다가가서 놀래켜주니까 막 화를 내는거에요. 그런데 보통 그럴 때면 방에 몰래 들어온 것에 대해 화를 낼텐데 하이는 이상하게 문자하고 있을 때 놀래켰다고 화를 내는거 있죠?”

그렇게 시작된 나윤이의 증언. 하이 입장에서는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특별한건 없이 다행히 우리 둘이 문자를 잘 주고 받는다는 정도이다. 만약 현상이가 나왔다면 틀림없이 부풀려서 얘기했을테지...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하이는 허구언날 ‘오빠~오빠~’거려요. 진짜 하이가 서휘 좋아한다니까요? 심지어 서휘랑 문자를 할 때는 입에 미소가 떠나지를 않아요.”

갑작스러운 미쉘누나의 말에 하이가 당황한다.

“제가 언제요!”

“맨날 그랬잖아? 너 저녁 때 마다 하는게 문자잖아.”

“그건 친구들이랑 하는 거라구요. 그러는 언니는 승훈이 오빠랑...”

“자, 서휘군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 사실 하이는 거의 친동생이죠. 예선전 때부터 알기 시작해서 6개월간 같이 한 동생이고, 또 랭킹 오디션이나 캐스팅 오디션에서도 팀을 이루다 보니까 많이 친한건 사실이에요. 하하”

내 말이 끝나고, 하이가 나윤이랑 미쉘누나에게 반격을 한다. 미쉘누나가 승훈이형을 좋아한다던지, 나윤이가 옷을 거꾸로 입어서 무대 직전에 부랴부랴 갈아입었던 일, 이에 더해서 여기에는 없는 아연누나의 민낯, 지민이가 다이어트를 할 때 초코바를 두고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초코바를 먹었던 일 등등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네, K팝스타의 폭로전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서휘군이 하이양을 친동생처럼 아낀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하이양은 서현씨의 둘째 동생이 되는 건가요? 서휘군이 서현씨 친동생이잖아요.”

아이들을 생각해서인지 폭로전을 적당히 끊고 신동엽씨가 누나와 연관된 질문을 한다. 질문을 하자 여기저기서 ‘우월남매’, ‘신이내린 유전자’ 등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어... 아직 누나는 모를 거에요. K팝스타 하는 동안은 너무 바쁘게 지내서 딱 한 번 빼고는 누나랑 만날 시간도 없어서 대부분 통화만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서현씨를 모셔왔습니다.”

이동욱씨의 말이 끝나자 K팝스타 친구들이 나왔던 것처럼 녹화장 뒤에서 누나가 걸어나온다.

“안녕하세요. 소녀시대 서현입니다.”

누나가 등장하자 남자 게스트들의 환호가 들린다. 곁에 있는 승훈이형은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 같고...

스케줄이 바빠서 상황을 봐야 강심장 녹화장에 갈 수 있을지 알 것 같다고 했던 누나가 보인다. 일부러 비밀로 한 건가? 일단 생각을 접어둔 채 누나와 가볍게 포옹을 하고 누나는 내 옆에 설치된 의자에 앉는다.

“서현씨 방금 전에 얘기 들으셨죠? 하이양이랑 서휘군의 관계.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 사실 괜찮아요. 오히려 저도 하이양이 귀엽기도 하고, 동생 한 명이 더 생겼다는 것도 좋구요.”

역시 데뷔 5년차 아이돌인가? 붐씨의 다짜고짜 묻는 질문에도 누나는 당황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서현양이 서휘군을 굉장히 아낀다고 하죠? 저번에 기사도 났었잖아요. 소녀시대분들이 증언한 것으로요. 동생 때문에 산다고 했던 것 같은데... 혹시 같이 숙소생활했던 승훈군이 이에 대해서 좀 아는게 있나요?”

“네. 사실 서휘가 문자는 종종 해도 통화는 잘 안해요. 그런데 제가 같이 숙소생활을 하면서 본 유일한 통화 대상이 자기 누나에요.”

그렇게 시작된 증언. 승훈이형은 내가 누나랑 통화할 때는 꼭 자기 방에서만 통화한다던지, 자기들한테 한 번도 전화를 바꿔준 적이 없다던지 이런 말을 했다.

“이렇게 아끼는 서휘군이 하이양이랑 랭킹 오디션 때 듀엣을 한것을 보면은 배가 아팠겠어요?”

“아니에요. 오히려 잘 돼서 기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도 듀엣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럼 여기서 보여주실 수 있나요?”

갑작스러운 듀엣 제안. 나는 상관이 없어서 누나에게 조용히 귓속말로 ‘노래 할 거야?’라고 물어보자 누나가 기쁜표정으로 ‘그럼. 내가 이거 할라고 강심장 나왔지. 여기 아니면 어디서 너랑 듀엣할 수 있겠어?’라고 한다.

“아우... 저 귓속말 하는 것 좀 보세요. 나중에 서휘군이나 서현양이나 결혼하면 남매가 어떻게 될런지...”

신동엽씨의 요란스러운 말에 그냥 멋쩍은 웃음을 짓고는 방송국에서 준비한 기타를 들고 누나와 녹화장 앞으로 나간다.

“어... 이 노래는 제가 하이랑 같이 불렀었던 노래인데요. 제목이 ‘그대와 나, 설레임’이란 노래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남매의 노래. 내가 이 노래를 불렀을 때보다 더 많은 실력을 개방한 만큼 아마 사람들에게 더 감동을 줄 것이다. 물론 우리 둘의 듀엣도 많은 얘깃거리가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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