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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에 들어오고 나서 왜 사람들이 YG를 ‘YG패밀리’라고 부르는지 알게 되었다. 모두 가족같이 형, 동생 하는 사이고 신입인 나를 자꾸 챙겨주려 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된 것이다. 특히 이번 신입 환영회식에서 친해진 형들로는 내가 싱어송라이터이다 보니 그쪽 계열 형들과 많이 친해졌다. 작곡가인 테디형, 프로듀서인 PK형, 그리고 이제 다시 가요계로 돌아오려하는 타블로 형과 싸이 형 등 여러 사람들과 친해졌다.

YG와 정식 계약을 하고 3일이 지났을까? 학교에서 오전수업만 하고 YG로 돌아가자마자 사장님이 나를 부르신다고 했다.

‘무슨 일이지? 설마 벌써 데뷔 준비를 하라는 건가?’

솔직히 벌써 데뷔를 준비하는 것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그거 밖에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일단 생각을 접은 채 사장실에 들어간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사장님, 저 서휘에요.”

“사장님이라 하지 말라니까. 그런 호칭은 공식석상에서나 부르고 우리는 YG패밀리니까 삼촌이라 불러.”

처음에는 자기를 형이라고 부르라 하시더니 이제는 자신을 조금 완화된 호칭인 삼촌이라 부르라고 하신다. 아마 JYP에 갔으면 박진영사장님을 꼼짝없이 형이라 불러야됬겠지? 그 때 원더걸스 누나들도 사장님을 ‘오빠’라 부르는걸 목격했으니 말이다.

“아, 네. 좀 더 있다가요. 그런데 왜 부르셨어요?”

“어. 글쎄 너한테 CF 제의한 한 20개 들어와서, 여기서 네가 고르라고 불렀다. 그리고 따로 할 얘기도 있고...”

데뷔도 하지 않은 나에게 YG와 계약한지 3일 만에 CF제의가 20개나 들어오다니... 확실히 내가 CF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기는 했나보다.

“여기서 10개는 의류광고 하고 패션잡지 모델 제의야. 네 옷발이 좀 좋아야 말이지... 그리고 3개는 휴대폰 광고고, 또 3개는 화장품광고, 그리고 스마트TV랑 컴퓨터, 커피, 탄산음료 광고가 들어와있다.”

“음... 혹시 꼭 해야하는 게 있나요?”

“사실 이 중에서 꼭 해야 할 것은 없어. 좀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네 인기가 더 뜬 후에 CF제의를 받는 게 우리 입장에서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도 내가 추천해주고 싶은 것은 이거야.”

사장님이 말을 하면서 종이와 패션잡지 하나를 꺼내든다. 거기에는 'SHAPE'라고 적혀있었다.

“바로 패션잡지 Shape야. 사실 이 잡지는 패션잡지라기 보다는 럭셔리 바디 매거진이라 보는 게 맞지. 몸을 가꾸는데 치중하는 잡지인데 강심장에서 네 체지방률, 피부 등을 보고 너를 뽑은 게 아닌가 싶어. 이 잡지는 보통 여성 독자에게 치중한 건데 요즘 트렌드가 남성도 가꾸는걸 중시하다보니 아무래도 너를 모델로 쓸려고 하는 것 같아.”

SHAFE는 바디 매거진으로 미국 잡지이다. 피트니스, 푸드, 성형, 헬스, 피부 등 몸과 관계된 모든 콘텐츠를 다룬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10월부터 창간되었으며 정기 구독자만 거의 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광고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잡지가 6만부나 발행 한다는 점도 있고 아무래도 여성 독자들이 많다보니 네 인기를 좀 더 굳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야. 그리고 우리는 너를 만능 엔터테이너로 키우려고 하는 만큼 이렇게 좋은 기회가 있을 때 실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

사장님의 말을 들으니 나로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그러겠다고 SHAPE 모델 제의를 수락했다.

“그리고 또 말씀하실 게 있다고요...?”

“응. 이것도 네 선택이 가능해. 놀라지마. 너한테 영화 출연제의가 왔어. 그것도 주인공급이야.”

“네?”

도대체 가수인 나를 뭘 믿고 영화 출연을 제의한 거지?

“하하. 놀라지 말랬잖아. 물론 오디션은 봐야하니까 김칫국은 마시지 말고. 영화 가제목은 ‘늑대소년’이라고 남자 주인공은 거의 표정연기가 주를 이뤄. 이게 보통의 연기보다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너는 노래 부를 때 표정연기 잘하잖아. 이 주인공 역할은 원래 송중기씨가 맡기로 했는데 이번에 안타깝게도 사고를 당하셔서 주인공을 급하게 구하는 모양이야. 게다가 너랑 송중기씨랑 똑같이 미소년 이미지이면서도 너는 무대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준 적이 많으니까 너한테 제의가 온 모양이야.”

“장르가 뭔데요?”

“드라마야.”

영화라... 사실 가수인 나에게 연기를 하라는 것은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자주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보면 가능할지도... 그래도 좀 처음부터 주연급으로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지 않나 생각한다.

“처음부터 주연을 맞기에는 좀 그렇지 않을까요?”

“어차피 오디션을 봐야하는 거라서 만약 주인공으로 발탁이 된다면 네가 어느 정도 연기에 소질이 있다는 소리겠지. 그리고 내 생각에 네 장점은 엄청난 흡입력이야. K팝스타 때 우리가 했던 심사평을 다음 오디션에는 고쳐와서 우리의 심사를 어렵게 했었던 놈이 너야. 그런 만큼 그 흡입력이 어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사장님의 말을 듣고 보니 이렇게 한 번 연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다. 전생에서는 드라마나 영화라는 장르가 없었던 만큼 나도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궁금하기도 하고...

“네... 그럼 일단 오디션은 한 번 봐볼게요. 그럼 지금부터 연기연습 들어가나요?”

“그래. 곧 연기 선생님을 구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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