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소설 1\새 텍스트 문서 (62).txt
************************************************************************
어제 수지, 진리, 수정이, 지영이와 놀고 회사로 가서 사장님께 ‘내 녹음실을 밖에다 만들어 달라’고 말했더니 마침 잘 됬다면서 흔쾌히 허락하셨다. 안 그래도 회사 내부가 꽉 차있었고 작곡가인 테디 형을 밖으로 내보내야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내 부탁이 안 늦어서 쉽게 처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된 거 K팝스타 우승상금까지 보태서 녹음실에 침대와 냉장고, TV를 설치해서 녹음실 겸 내 숙소로 만들어달라고 사장님께 부탁했다.
6월 1일인 오늘은 달.콤 쏭 오디션을 보는 날이다. 어느 정도 윤곽이 가려진 상태에서 내가 오디션에 끼어든 형태이기 때문에 비공개 오디션으로 치루어진다.(다행히도 달.콤 쏭 오디션도 1명, 1명 심사하는 형태라 비공개 오디션으로 치루어졌다고 한다.)
오디션 장에서 내가 K팝스타 생방송 때 불렀던 ‘아마도 그건’을 기타로 치면서 노래했다. 결과는 합격이고... 막상 내가 합격되다보니 최종 오디션까지 왔던 분들에게 미안해진다. 그래서 프로듀서님께 최종 단계에 누가 남았냐고 물어보니 나와 홍대 인디밴드인 스웨덴 스탁소 분들이 남았었다고 한다.
아마 그 분들은 내가 언제 참가했는지도, 또 누가 최종합격됬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미안한 마음에 그분들에게 직접 전화해서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사과를 하고 다음에 꼭 한번 같이 작업하자고 했다. 다행이 내 진심이 통해서일까? 스웨덴 세탁소분들도 흔쾌히 내 사과를 받아주시고 웃으면서 ‘저희 나중에 앨범 발매할건데 그럼 서휘씨가 프로듀서 해주시는거에요, 알았죠?’ 라고 말해주신다.
“그런데 6월 14일날에 음원 공개인데 너무 늦게 시작하는건 아닌가요?”
6월 14일이면 이제 13일 남았는데 그때까지 녹음이야 할 수는 있겠지만 앨범판매에 돌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서 프로듀서님께 말해본다.
“괜찮아요. 이번 음원은 디지털 싱글 앨범이라 녹음하고 티저 영상만 만들면 되서 금방 끝나요.”
아... 그런가? 확실히 디지털 앨범만 하는거라면 금방 할수 있으니... 프로듀서님의 말에 수긍을 하고는 다른 질문을 한다.
“그럼 곡은 누가 만든건가요?”
“서휘씨, 지금 자기한테 만들어달라고 할까봐 걱정했죠? 하하.”
프로듀서님의 말에 ‘네... 하하’라고 멋쩍게 말한 뒤 ‘그럼 누가...?’라고 다시 되묻는다.
“프리스타일의 지오씨가 최초로 외부에 곡을 주셨어요. 그 주인공이 우리고요. 참 운이 좋죠? 최고의 작고가인 프리스타일씨에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인 서휘씨에 최고의 여배우인 신세경씨의 조합이니까요. 하하”
프로듀서님이 생각만 해도 좋으신지 자꾸만 웃으신다.
“그럼 녹음은 언제부터해요?”
“원래 3일 뒤에 할려고 했는데... 혹시 서휘씨는 그 날 시간 되세요?”
아직은 연습생 신분인지라 남는게 시간. 프로듀서님의 말에 ‘당연하죠. 저 아직 데뷔도 안했는걸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3일 뒤에 오전 10시까지 여기로 오세요. 그리고 회사 앞으로 음원 보내드릴테니까 연습해오시고요.”
“아, 혹시 이번 곡 악보를 좀 주실수 있나요? 제가 기타로 연습을 하는게 습관이 돼서...”
프로듀서님이 방을 나가려는 찰나에 내가 악보를 달라고 말한다.
“아,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확실히 서휘씨가 기타치는 모습이 메이킹 필름에 담기도 좋고, 또 서휘씨는 기계로 흉내낼 수 없는 감성이 담겨있으니까 차라리 기계로 멜로디를 만드는 것보다 서휘씨 기타로 녹음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네요. 그럼 그것도 회사 앞으로 보낼게요.”
그렇게 달.콤 쏭 프로듀서님과 헤어지고 회사 연습실로 돌아가서 신세경씨에 대해 알아본다. 가수는 누나덕에 어느정도 아는 편이지만 배우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
<신세경 - 탤런트, 영화배우
출생 - 1990년 7월 29일
신체 - 164cm
소속사 - 나무엑터스
학력 -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 (휴학)
데뷔 - 1998년 서태지 'Take 5' 포스터 모델>
90년생인데 98년에 데뷔를 했다고? 그럼 9살에 데뷔를 했다는거 아냐? 데뷔 년도로만 치면 신세경씨는 대선배 중에 대선배였네...
계속해서 신세경씨의 작품활동도 찾아보는데 갑자기 연습실 문이 열리더니 하이가 들어왔다.
“오빠! 나 왔어. 어? 신세경?”
들어올 때는 굉장히 활기차게 들어오더니 내가 신세경씨의 작품활동을 찾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하이의 표정이 굳어진다.
“왜 그래? 아... 나 신세경씨랑 음악 작업하게 되었어. 달.콤 프로젝트라고 커피회사에서 기획한 프로젝트인데 신세경씨를 메인 보컬로 하는 프로젝트야. 그런데 내가 거기 오디션 봐서 합격하게 됬네. 비록 좀 공정치 못한 오디션이었지만...”
“공정하지 못했다고?”
반문하는 하이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해준다.
“그래도 사과했다니 다행이네... 역시 오빠는 예의가 발라서 좋다니까. 히히.”
하이가 기특하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내가 일어서면 내 가슴팍에 올까 하는 녀석이 내가 앉아있다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오빠 머리는 쓰다듬는게 아니야. 하이야. 아, 오빠는 잠깐 사장님 좀 뵙고 올게.”
사장님께 달,콤 오디션 결과도 알리고 아마 지금쯤 악보도 와있겠다는 생각에 하이를 잠시 두고 사장실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