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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 누나는 예상 외로 노래를 상당히 잘 불렀다. 나는 감정이 중간에 끊기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노래 연주를 한 번에 다 해버렸지만 누나 같은 경우는 파트 별로 나누어 먼저 연습을 하고 녹음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누나가 예상 외로 녹음을 한 번에 통과한 것이다.
“누나. 노래 진짜 잘하는데요?”
“그래? 히히. 나 원래 노래 잘하기로 소문났는데. 김정은의 초콜릿에 나가서 근영 언니랑 노래도 불렀고, 무한도전에 나가서도 노래 불렀었고, 또 패션왕에서도 제훈 오빠랑 듀엣해서 잘 불렀다고 기사 났었는데.”
쉬는 시간에 누나의 노래 실력을 칭찬해준다. 누나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누나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 같다.
“확실히 진짜 잘 부르는 것 같네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 누나가 메인보컬을 맡았나? 나 처음에 누나가 메인보컬 맡는다고 하길래 메이킹 필름이랑 티저 영상에 신경쓸 줄 알았거든요.”
“요즘은 그런 편견은 버리는게 좋아.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이돌들이 연기를 하듯이 배우들도 가수에 도전할 수도 있는거지. 그러고 보니 너 이번에 영화 한 편 찍는다며?”
어떻게 알았지? 분명 YG에서는 함구령이 내려졌었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그야 우리 회사도 그 오디션에 도전했으니까 알지. 이번에 연습생 중에 뛰어난 애한테 오디션 보게 시켰거든. 그나저나 어떻게 오디션을 봤길래 너가 합격한거야? 거기에 감독님들이랑 보영 언니랑 중기 오빠가 심사봤었다며? 엄청 깐깐하게 했을텐데...”
누나의 말에 내가 어깨를 으쓱이면서 ‘제가 연기에 재능이 있었나 보죠. 뭐’라고 말한다.
“으휴. 우리 만난지 몇 시간 밖에 안 됬거든? 처음 만난 사람한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도 되는거니?”
그러고 보니 세경 누나랑 나는 만난지 몇 시간 밖에 안 되었는데도 꽤 친하게 지내고 있다.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도 나를 처음부터 꽤 편하게 대하던데... 어쩌면 내가 익힌 선천심공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녀노소 누구다 아기를 좋아하듯이 내가 아기처럼 어쩌면 아기보다 더 순수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람들도 나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는 누나는요. 아까 자기가 노래 잘한다고 자랑해놓고선...”
그렇게 누나랑 티격태격하면서 쉬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녹음할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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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세경 누나 덕에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녹음을 끝마쳤다.
“지금 딱 저녁시간인데 같이 드실래요?”
세경 누나가 같이 저녁을 먹자고 제안한다.
“저는 곡을 빨리 마무리 지어야되서... 여기 서휘랑 같이 드세요. 하하.”
하긴... 곡이 6월 14일 날 발매인데 빨리 마무리 지어야할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세경 누나와 나 그리고 매니저들을 대동하고 저녁을 먹으로 가기로 했다.
“어라? 혹시 피자집 가는 거에요?”
누나가 데려간 곳은 예상외로 피자집이다. 여배우들은 다들 다이어트하는 줄 알았는데...
“응. 그렇다고 내가 먹는건 아니고... 넌 피자먹고 나는 셀러드 먹을려고... 나도 이제 곧 영화 촬영해야되서 다시 다이어트해야되.”
“그래요? 그럼 누나 앞에서 아주 맛있게 먹어야겠네요. 하하”
누나의 말에 내가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그러자 누나가 내 어깨를 치면서 ‘그냥 돌아갈까?’라고 말하면서 은근히 협박한다.
“말이 그렇다는 거죠...”
피자집에 도착해서 매니저 형들, 스타일리스트 누나들과 같이 착석한다.
“형 그런 기본적인 메뉴 말고 좀 비싼거 시키죠? 어차피 누나가 사주는건데.”
“야. 내가 언제 사준다고 했어?”
“누나가 밥 먹자고 말을 꺼냈으면 당연히 사주는거 아니였어요?”
누나에게 일부러 장난스레 물어본다. 그런데 진짜 먼저 말을 꺼냈으니까 사주는거 아니였나? 결국 누나가 사주기로 하고 가장 인기 있는 피자를 시킨다.
“서휘야, 너 내 동생할래?”
피자를 먹다가 누나가 갑작스럽게 묻는다.
“동생이요? 저야 좋지만 왜요?”
“글세... 네가 엄청 편하게 느껴져서일까? 내가 원래 털털한 성격이긴 한데 그래도 이정도로 급속하게 친해지기는 쉽지 않거든. 그런 만큼 네가 편하고 너무 동생 같아서 그래.”
“글쎄요... 저는 이미 소녀시대 ‘서현’이라는 누나보다 훨씬 이쁜 누나가 실제로 존재해서 말이죠. 그래도 누나니까 특별히 허락해줄게요.”
내 말 중간에 누나의 표정이 변한다 싶어서 허락해 준다고 하자 누나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 이제부터는 너 내 동생이야. 잘됬다. 나 외동이라서 동생 좀 꼭 한번 갖고싶었는데...”
그렇게 누나와 남매의 연을 맺고 번호도 교환한다.
“내가 연락하면 꼭 답장 보내야되, 동생 알겠지?”
“알았어요. 누나. 그럼 내일 촬영장에서 뵈요.”
그렇게 누나와 내일 티저 영상을 잘 찍자고 하면서 헤어진다. 생각해보면 이런 식으로 선천심공의 덕을 보아 연예계 인맥을 만드는 것도 상당히 좋은게 아닌가 싶다. 아... 그러고 보니까 설마 누나가 세경누나랑 남매 맺었다고 질투하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