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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티저 영상 촬영을 무사히 마친 후 회사로 돌아가 FNC 엔터테이먼트 측으로 내가 작사한 가사를 보낸 후 곡 연습에 몰두했다. 그리고 6월 6일인 오늘이 주니엘 씨와 녹음하는 날이라 내가 FNC측 녹음실로 찾아가게 되었다.
FNC 엔터테이먼트에 도착하자 나를 맞아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서현 누나의 전 남편인(?) 용화 형과 나와 듀엣을 할 주니엘씨 그리고 FNC의 사장님인 한성호 사장님이다.
“안녕하세요. 서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니엘, 최준희입니다.”
“안녕? 오랜만이다. 서휘야.”
“FNC 엔터테이먼트 사장인 한성호라고 하네.”
내 인사에 차례대로 세 사람들이 안사를 해준다. 본래 이런 녹음에는 사장님까지 나올 정도의 일은 아니지만 주니엘 씨의 첫 앨범이라 그런지 사장님께서 많이 신경써주시는 눈치이다.
“내 부탁을 들어주어서 고맙네 서휘군.”
“말 편히 하세요. 사장님. 제가 나이도 어리고 아직 데뷔조차 하지도 않은 신분인걸요.”
“아니네. 이것도 사업의 연장인 만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지.”
그 후 사장님과 잠시 이번 녹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사장님께서는 일이 있으신지 이내 돌아가시고 용화 형과 주니엘 씨와 같이 녹음실로 걸어간다.
“오빠는 서휘 씨에 대해 아세요?”
“그럼. 나 서현이랑 ‘우결’도 찍었는데 당연히 알지.”
“서휘 씨는 방송에 한 번도 안 나왔었는데요?”
“서현이랑 서휘가 방송에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해서 그래. 그때도 서현이가 서휘를 굉장히 아꼈거든. 뭐 결국은 이렇게 됐지만 말이야. 그러고 보니 서현이는 잘 있지? 나중에 안부 좀 전해줘.”
그렇게 용화 형과 주니엘 씨가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간다. 바로 옆에 있는 내게 물어볼 수도 있는 것을 용화 형에게 물어보는 것을 보니 아직 내가 익숙지 않은가보다.
“그럼요. 어제도 누나한테 잔소리를 얼마나 들었는데요. 자기 관리는 철저하니까 형이나 걱정해야할 것 같아요. 하하. 아 참 그리고 주니엘 씨는 말 놓으세요. 저 보다 누나이시잖아요. 저 94년생이거든요.”
“그럴까...?”
주니엘 씨와 듀엣을, 그것도 사랑이 주제인 노래를 해야 하는 만큼 먼저 친해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에 먼저 말을 놓자고 했다.
“그런데 누나는 왜 예명이 ‘주니엘’이에요?”
“이름이 ‘최준희’거든. 그래서 그래.”
주니엘 누나와 말을 튼 후에 예명에 특별한 사연이 있나 물어봤지만 알고 보니 그냥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예명인 듯하다. 하긴... 이름이 예쁘면 본명으로 활동을 할 텐데 ‘준희’라는 이름은 중성적인지라 제 2의 아이유라 할 만큼 청순하고 여성적인 매력을 보여야 하는 누나에게는 좀 안 어울릴지도 모른다.
용화 형은 나와 준희 누나가 친해지도록 다리를 놓는게 목적이었는지 우리가 어느 정도 말을 트자 곧 돌아가고 녹음실에는 프로듀서님을 포함해 우리 셋만 남게 되었다.
“그럼 녹음을 시작해볼까요? 서휘씨 가사 보니까 거의 고칠게 없던데요? 역시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다워요. 하하”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시는지 처음부터 나를 비행기 태우시는 프로듀서님의 말에 ‘아니에요, 최고라니요... 아직 데뷔도 안한 사람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라고 쑥스럽게 말한 후 내가 먼저 녹음 부스에 들어간다.
[너와 나 친구라는 말이 어색해
연인이란 말이 어울려
오 난 처음으로 내 맘 고백할게
난 저 하늘의 별도 따줄게
네가 원한다면 뭐든지
오 난 해줄 수가 있어]
내 파트가 노래의 첫 소절이고, 고백 노래인 만큼 처음에는 말하듯이 담담하게 시작한다. 이번 노래도 가사처럼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고 고백하는 노래이다. 이번 생에서 이런 노래는 많이 불러본 만큼 이런 노래에 대한 감정 표현에도 아주 이골이 날 정도로 익숙하다.
“프로듀서님 어때요?”
“역시 검증된 신인이라 그런지 흠 잡을 데가 없는데요? 아주 좋네. 바로 다음 파트로 넘어가죠.”
원래는 이 부분 다음에 준희 누나와 화음을 맞추는 부분이지만 내가 우선 들어온 만큼 먼저 내 솔로파트를 모두 녹음하기로 했다.
[난 너만 생각하다 잠들어
꿈속에서 너만 꿈꾸다
오 난 아침을 깨운대]
1절에서 내 솔로파트와 비슷하게 2절을 부른다. 그리고 확인해보는데 첫 음이 묘하게 어긋난 느낌이 난다.
“PD님. 첫 음이 조금 이상하지 않아요?”
내 말에 프로듀서님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잘 모르겠는데? 잠시만...’이라고 말하고는 그 부분을 반복적으로 들어본다.
“으음... 조금 이상하긴 하네요. 묘하게 어긋났어요. 서휘군 아니었으면 나도 그냥 넘어갈 뻔했네... 그럼 한 번 더 불러보죠.”
아무래도 노래를 이어지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파트별로 나누기 때문에 나도 가끔 이렇게 첫 음이 어긋날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녹음된 노래를 다시 들어볼 때 첫 음을 굉장히 신경 써서 듣는 편이다.
다시 한 번 노래를 첫 음에 선경 써서 부르자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고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