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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숙소에도 가구가 들어온지 며칠이 지났다. 아직 학교 문제도 있고 해서 여기서 살기는 불편하지만 며칠 전 방학을 한 만큼 곡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여기서 살기로 했다.

집이 생기면 집들이를 하는 만큼 오늘 내 연예계 친구들을 불러서 집들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자는 몇 없고 죄다 여자밖에 없네...”

평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다가 집들이 손님 목록을 짜려고 연락처를 보는 순간 연예계 친구들 중에는 여자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남자라고는 K팝스타 친구들과 YG식구들, 중기 형, 용화 형, 영화 식구들밖에 없는 반면 여자는 YG 여가수들, 소녀시대 누나들, 94라인 친구들, 세경 누나, 보영 누나, 준희(주니엘) 누나, 지은(아이유) 누나 등등 꽤나 막강한 연예인들로 구성되어있었다.

“오해 받기 싫으면 남자 친구들 번호도 많이 얻어야겠군.”

이거는 미래의 일이고, 오늘 당장 초대할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집들이 잔치인 만큼 최대한 나와 또래의 사람들로 구성하려 한다.

[아... 그래?  SM 월드투어 때문에 못 오는구나. 알았어.]

[응. 그럼 조금 있다 봐.]

[오늘 촬영있어? 그럼 나중에 보자.]

한 명 한 명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확실히 올 수 있다고 말한 친구들은 최근 공연 일정을 끝낸 수지와 곧 앨범을 내는 지영이 밖에 없었다. K팝스타 친구들은 모두 방학을 맞아 늦게까지 트레이닝 일정이 잡혀있었고, SM은 월드투어, 중기 형은 드라마 촬영과 믿었던 세경 누나까지 ‘택시’라는 토크쇼 촬영이 있어서 못 온다고 한다.

“이렇게 인맥이 부실했나...”

갑자기 연락한 내 잘못이 있기도 하고, 다들 스케줄이 있어서 못오는 것이지만 서운한 것은 변함이 없었다.

“몇 명 오지도 않는데 오랜만에 실력 발휘나 해야겠네.”

나 포함 총 3명으로 이루어진 조촐한 집들이인 만큼 대한민국에서는 볼 수 없는, 전생에서도 많은 돈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었던 고급 전통 중국요리를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전문 주방장이 아닌지라 둘이 먹다 하나가 죽을정도의 맛은 못 내겠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화경의 경지인 만큼 활검(活劍)을 써서 일반인들보다 맛있게 요리를 할 수는 있었다. 그리고 전생에서는 아내가 없었고, 음림곡은 일인전승 문파였던지라 나 혼자 자주 요리를 해 먹었었다.

천변만환공을 써서 얼굴을 변형시키고 근처 대형 마트로 향한다. 생선과 고기와 버섯, 파,생강, 양파 등등 여러 재료를 사고 보니 어느새 카트가 가득 쌓여 있었다.

내가 할 요리는 어향육사와 몇 가지 사천 요리들 그리고 탕수육이다. 이 요리들 모두 기름기가 적고, 느끼하지 않은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어느 정도 맞을 것이다.

요리를 다 해갈 무렵 초인종이 울렸다. 수지와 지영이가 만나서 왔는지 둘이 함께 들어온다.

“자, 여기 선물!”

수지와 지영이가 함께 내민 선물은 숯과 자그마한 연못이 장식된 화분이었다.

“오, 예쁘다. 고마워.”

“그거 꽤 비싼거야. 그러니까 선물 하나만 해도 되지?”

“기대도 안했었는데 선물 줘서 고맙다. 얼른 와. 내가 너희를 위해 직접 요리를 했지.”

“네가?”

마지막 말에 둘 모두 못 믿겠다는 듯이 반문한다.

“그럼. 다 만들어가니까 집 구경하고 있어.”

애들을 풀어주고는 가서 나머지 요리를 한다. 하지만 중국 요리 특성상 요리를 하는 소리가 큰 만큼 애들도 집 구경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금방 주방으로 와버렸다.

“와 요리사 같네?”

나머지 요리를 끝내고는 애들에게 요리를 접시에 담아 건네준다.

“설마 망한건 아니겠지? 맛 없으면 나중에 다 폭로해버릴거야.”

“먹고 나중에 또 만들어달라고나 하지 마. 하하”

내 말에 애들이 음식을 먹어보더니 연신 맛있다고 칭찬을 한다. 아직까지 내 솜씨가 죽지 않은 듯하다.

“숙소 겸 녹음실이라고 하더니 엄청 좋네? 돈 꽤나 들었겠는데?”

“나도 잘 몰라. 어쨌든 회사에서 지원을 빵빵하게 해주더라고.”

수지와 지영이가 1층을 둘러보더니 연신 부럽다고 말을 한다.

“대, 대박인데?”

지영이가 내 침실을 보고는 놀란다. 원래 복층은 2층집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층은 거의 조금 넓은 다락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인테리어를 하고 벽걸이 책장과 하얀 침대, 벽걸이 TV가 들어서니 굉장히 안락한 침실로 꾸며졌다.

“이거 사진 찍어서 자랑해도 되?”

“오, 그거 좋겠다.”

내 집을 왜 자랑하냐고 물어보니 이런 사람이 자기 친구라고 자랑할려고 그런다고 말한다. 집도 다 구경하고 기타를 치면서 노니 어느덧 오후 5시가 되었다.

“이제 가야겠네...”

지영이 같은 경우는 곧 컴백하는지라 연습하러 가야한다고 한다. 수지도 지영이 따라서 나간다고 하고...

“너희 덕분에 나도 재밌게 놀았네... 잘가”

“잠깐만. 마지막으로 사진이나 찍고 가자.”

그렇게 사진을 몇 장 찍고 다시 나가려는 찰나 이번에는 수지가 내게 부탁을 해온다.

“혹시 나중에 우리 청춘불패에 놀러올 수 있어?”

“나야 좋지. 사장님한테 물어보고 갈게. 내 부탁이니까 웬만하면 들어주실거야.”

그렇게 셋 만의 조촐한 집들이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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